[망월동 장미꽃 / 문영길]
장엄하고 비장하여
혈흔 묻은 깃발을 흔드는 건 아니오
그냥 자유롭게 사랑하여 느끼고 싶었을 뿐
맹목의 복종이 아닌 내 땅에서 꽃으로 살아감을 실천했을 뿐
침묵이 과장한 공포에서 강요의 두려움 없는 내일을 노래했을 뿐
잊힌 함성이건만
기억하면
또 다시 대열을 짓고 주먹 쥐는
망월동 장미꽃
마른 눈물 다시 솟게 하는
최루탄보다 매운 꽃향기
망각의 아찔한 위험을 경험하니
7080세대에게
유독
더 붉게 피어나는 장미
l해설l
항쟁抗爭의 뜻은 '맞서 싸우다'는 뜻인데, 싸우는 상대가 개인이나 소규모의 단체가 아닌 엄청난 힘을 가진 나라 또는 권력 또 진실, 자유 등과 맞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띄워진 배와 같이 힘들고 어렵고 긴 세월을 의미하는 뜻에서 '항해하다', '비행하다'의 뜻을 가진 한자 항(航)을 사용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찬연히 빛나는 5·18 민중항쟁 당시 산화한 영령들이 묻혔던 곳 “망월동 묘지” 그곳 5월에 계절의 여왕도 어김없이 참배했습니다. 군화발에 짓밟혔던 장미꽃이 올해도 피어났습니다. 문영길 선생님의 詩로 만나보십시오.
-맹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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