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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바쁜 엄마 덕분에, 늘 무의미하고 재미없는 시간을 보냈든 우리 늦둥이들.. 석가탄신일을 즈음하며, 마침 일정도 비었고 해서 정말 오랫만에 아이들이랑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멀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공부도 될수 있는곳이 없을까 생각 하다가, 봄 체험학습을 다녀온 강화도로 목적지를 정했답니다. 그맘때쯤 한창 구제역으로 강화도가 침묵에 쌓였을 즈음이라 잠시 고민도 했었지만, 사람에겐 피해가 없고 이럴때 가면 그리 고생 안하리란 생각에 고고씽~
목적지를 정하고 보니 숙소가 문제.. 며칠을 싸이트 들랑거리며 찿든중 아이들이 좋아할 특이한 외관의 펜션을 발견 했답니다. 카펜션...5개의 방 중에서 유일한 복층인 벤츠 방을 예약 했는데, 맘씨좋은 쥔장 아주머니가, 공휴일 이긴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예약을 안했더니만, 평일 요금에 카페 1만원 할인 까지 받는 좋은 조건을 해주셔서 조금 저렴히 예약도 했답니다. 홈피 사진을 보여주자 녀석들..너무너무 좋아 하더라구요..^^
석탄일이라 길이 밀릴걸 예상해, 아이들을 일찍 깨워서 밥을 대충 먹이고 출발!! (큰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친구를 데리고 갔답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반대편 차선은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더군요. 서울쪽을 완전 벗어날때까지, 그 흔한 신호등 한번 안받고 순식간에 김포 입구까지 갔더랬죠.. 목적지를 앞두고 부턴, 구제역 방제 때문에 차량들이 정체 되더라구요. 이번 여행길에서 , 아마도 20번 정도의 소독을 한것 같습니다..ㅋㅋ 첫 코스로는 강화 역사관.. 봄 체험학습으로 왔든곳 이나, 인파에 떠밀려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는 아이들의 말에 따라 선택한 곳.. 둘이서 전시관을 글도 읽어보며 보는데, 아직 어린 동생은, 그저 그 시간이 지루하나 봅니다..ㅋ 둘이서 주차장에 나가 있으니, 친구랑 갑곳돈대 까지 구경을 마치고 왔더라구요. 같이간 친구가 똑똑한데다 지식도 많아, 큰녀석에게 이것저것 역사에 대해 얘길 해주더라구요..^^;;
다음 코스로 택한 철종생가.. 제가 어렸을땐 "임금님의 첫사랑"이란 프로를 본적이 있었죠. 강화도령 원범이가, 입궁 하기 전의 얘기를 드라마로 엮었든건데 아무도 없고 정적만 흐르는 그곳에, 안내자가 나와서 두아이들을 데리고 눈 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주셔서 고맙더라구요.
3번째 코스는 강화 지석묘.. 예전에 아이들에게 많이 설명했든 고인돌.. 하점리에 가니 북방식 지석묘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고인돌을 어떻게 쌓았는지 유심히 둘러보며 이것저것 묻더라구요. 그맘때쯤 배고픈 녀석들.. 언제나처럼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서 샌드위치랑 컵라면등 기타 먹거리로 점심을 먹고, 친구의 제안에 따라 한바탕 신나게 놀았답니다. 4명이서 수건 돌리기도 하고, 얼음 땡 놀이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몸은 피곤하지만, 엄마와 함께 한다는 이유 만으로 너무도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며, 속으로 반성 좀 했답니다.^^;;
멀지 않은곳의 은암 자연사 박물관을 다음 코스로 정했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걸로 예상하고 갔지만, 결과는 대대대 실망.. 흠미...입장료 아까운거.. 도대체 그리 만들어놓고 그 비싼 입장료 받는 이유를 모르겟다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가봤지만, 내 생애 최악의 장소.. 폐교를 개조 한듯한 그곳은, 주차장에도 잡초만 무성하고 전혀 손 본 흔적도 없고, 전시실 입구는 정확히 표시도 안돼있고 내부엔 심한 공팡이 냄새가 진동.. 애들 말을 빌자면, 어디선가 유령이 나올거 같은 그런 분위기.. 화석과 박제등 종류가 적진 않았으나, 얼른 나오고 싶어서 뛰쳐 나오고 말았답니다. 완전 비....추....컥~
너무 실망 한터라, 강화에 대한 이미지 급 하락 했지만, 바로 옆에 있든 화문석 체험관 가서 그나마 나아졌답니다. 전시실 아래 까지 차가 들어갈수 있었고, 2층은 화문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작품을 볼수 있고 아랫층은 체험 할수있는 넓은 공간이 있더라구요. 마침 체험이 시작돼고 있어서, 형아들만 5천원씩 주고 화문석 만들기에 들어갔는데, 보고있든 쭈니.. 울고불고 해달라고...할수없이 시켰는데 옴마나..생각외로 너무 잘하지 뭐예요.. 손재주 없고 잘 못한다고 안시키려 했든 제 자신을 반성한 시간 이었네요. 고드레 실을, 앞뒤로 오가며 넘 야무지게 짜서 완성 했답니다. 세녀석들..직접 짠걸 들어보이며 어찌나 좋아 하든지..ㅎㅎ
마지막 코스로, 강 건너 북한 땅이 바라다 보이는 평화전망대로 이동 했답니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길을 따라 5분정도 올라가야 했고, 날씨가 안개가 심해 잘 안보이더라구요. 500원 넣고 보는 망원경 역시 시야가 안좋긴 마찬가지.. 관찰하고 있을즈음 공무원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전 암것도 못봤지만, 큰녀석들은 그래도 사람들 오가는 모습도 봤다고 하는군요.. 망배단으로 나와 탱크 전시된걸 보고 전망대를 떠났답니다.
강화도에 오면서 부터 가고 싶어하든 카펜션.. 전망대를 떠나 30여분 정도 가니, 바로 덕진진이랑 붙어 있더라구요. 저만치서 오렌지 색상의 카펜션이 뵈자 애들.. 올레~~~를 외치며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오더군요. 짐을 내려놓고 주차후 오자, 이미 객실로 올라가선 계단 오르내리며 좋아서 어쩔줄 모르더군요. 쥔장에 도와주셔서 짐을 풀어놓고, 강화읍에서 구입한 케잌으로 , 작은아이의 7번째 생일잔치를 했답니다. 늘 생일이면 수수팥떡이랑 케잌을 만들어 작은 파티를 하나, 올해는 여행으로 대신 했기에 현지조달 했답니다. 나가고 싶어하는 녀석들을 잡아서, 얼른 촛불을 끄고 간단히 먹였더니 밖으로 부리나케 나가더군요.ㅋㅋ 건물 바로 옆에 살림집이 있는데, 그림처럼 이뿌게 꾸며 놨더라구요. 흔들그네도 타고, 무척 순하든 개랑 강아지랑 놀다 바닷가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걸어서 5분 거리의 갯펄로 나갔답니다. 아직은 물속이 춥다는 말에,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해도 그저 즐거워하든 녀석들.. 작은 돌을 던져보자, 퍽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미끌미끌 거리는게 신기햇나 봅니다. 비록 작은 게 몇마리 밖에 못봤지만, 그곳에서 한시간 넘게 어스름 해질때까지 놀다 숙소로 들어왔답니다.
준비해간 재료로 바베큐를 차렸는데, 카펜션에선 소주를 무제한으로 준다더군요. 아쉽게도 전 소주를 못마셔서, 가져간 맥주 한 캔으로 만족해야 했답니다. 삼겹이랑 립도 구워먹고, 남은 잔 불엔 포일에 싼 고구마도 구워먹고.. 다들 가족이랑 연인끼리 와서 분위기 무르익는데, 전 밥먹고 후다닥 숙소로 들어가버린 녀석들이 먹다남긴 음식으로, 혼자서 홀짝이며 쓸쓸히 맥주를 마셨답니다..^^;;
이렇게 강화 에서의 첫날은, 좋아서 잠 못드는 녀석들을 알아서 자라 해놓고 피곤해 바로 잠들 었네요..ㅎㅎ
*************************************** 다음날 아침.. 밖이 환 해진걸 보고 녀석들을 서둘러 깨웠습니다. 보문사 가야는데, 휴일이라 늦게가면 고생하니 빨리 출발 해얀다고... 예상대로 도착하니 9시도 안됐는데, 벌써 차가 제법 왔더라구요. 배에다 차 싣는건 첨 보는 아이들.. 신기 하다며 무척 좋아하더군요. 눈에 보이는 짧은 거리 이지만, 배 뒷쪽에서 새우깡을 날려주며 갈매기 따라오는걸 즐기든 녀석들..금새 도착하니 아쉬워 하더군요. 보문사에 들어오니, 전날이 석탄일이라 연등이 주차장부터 걸려 있더라구요. 예전에 가이드 시절에 참 많이도 갔든 보문사.. 주변의 음식점과 상인들이 많이 늘어났고, 절도 조금 변했더군요. 힘들게 올라갈 아이들을 위해 , 계단 숫자를 정확히 맞추면 상금을 주겟다고 했는데, 오가며 왕복으로 셌는대도 둘다 간발의 차로 틀렸답니다..하하하~ 어른들 같으면 , 거기 있는 사람들 한테 물어 볼텐데 우직하게 하나 둘 세며 올라가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도 저렇게 꾀 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야는거 아닌가...하고 잠시 생각 했네요.. 눈썹 바위밑의 마애불을 보며 기념촬영 찰칵~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아 , 서둘러 내려 왔답니다. 아이들은 금새 올라가는데, 의외로 동생도 너무 잘가더라구요. 전 뒷쪽에 처져서 헉헉 거리며 간신히 다녀왔네요..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후,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떼우고 동막 해수욕장으로 향했답니다. 여러번갔든 태안반도나 서해안이랑은 다른 갯펄.. 질퍽질퍽하고 미끈 거리든 그곳은, 애들에겐 색다른 경험 이었답니다. 비록 조개 한마리 못잡고, 게 조차도 보질 못했으나 여벌옷 있단 소리에,뻘을 던지고 달리기도 하고 아주 머드팩을 제대로 해주신 녀석들.. 몰골이 말이 아닌데도 너무너무 좋아 하더군요. 첫날 이곳을 들려서 실컷 놀게 해줄걸...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엉망이된 몸을, 긴 줄을 서서 대충 씻고 집으로 향했답니다. 올때는 1시간 반이 걸렸지만, 집에 올땐 그 배 이상인 3시간 반이 걸렸답니다. 초지대교 훨씬 못미쳐 부터 꼼짝 않는 차들.. 입이 까다로운 큰녀석 덕에, 점심을 3시가 다돼서야 간신히 먹었답니다. 피로하고 배도 부르니 바로 골아 떨어지는 녀석들.. 힝...엄마도 졸린데, 이넘들은 드르렁 거리며 죄다 잠들어 버리고.. 김포를 오니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더니, 집에 오는 내내 비와 함께 했답니다. 어두워져서야 도착 했는데, 같이간 친구 엄마가 저녁을 꼭 사주시겟다고 해서, 대충 씻고가서 또 먹었답니다. 애들은 아직도 카펜션과 갯펄,화문석 직접 만든 얘기를 하더라구요. 조금 신경 쓰이긴 했으나, 친구를 데려가니 여러모로 좋더군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게 어디였냐고 물었더니, 세녀석들 다 한결같이 카 펜션 이었다고 하는군요..ㅎㅎ 하긴 ..제가봐도 애들이 좋아할만 했답니다..
이렇게 이틀의 알짜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혼자서 셋 건사 하긴 조금 힘들었으나, 함께한 여행길이, 오래토록 기억에 남겠죠? 후기 올리면 무료 숙박권 준다해서 써서 올렸더니, 감사 하게도 당첨 공지가 올라서, 한번 더 다녀올까 합니다. 다음번엔 저 혼자가 아닌,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가길 소망 해봅니다.. 길고 긴 후기 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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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정말 숙소 넘 이뿌네여... ^^ 7살 생일을 정말 멋지게 챙겨주셨어요~ 저도 본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