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강사 75. 안데르센 박물관은 어디에. 미국? 덴마크?
안방에서 손바닥으로 따귀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옆방에서 영자는 가슴이 콩당콩당. 아침부터 부부싸움 시작? 이번에는 엄마가 패나? 아님 아빠가 또? 안방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빠가 스킨 바르는 중.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의 도시, 전차의 도시, 낭만의 도시, 안개의 도시, 바람의 도시. 캘리포니아 주 면적은 40만 3971평방Km로 남북한 22만 1336평방Km의 거의 두 배. 샌프란시스코 시내 18번가와 발보아 교차점에 있는 한일관 앞에 도착. 한일관의 한식 음식은 우선 맛있고 정갈하고 종업원 서비스도 좋았다. 서울에 있는 유명한 한일관의 지점인가? 어쩜 이리도 맛깔난 음식일까? 가지 수가 많지도 않은데 반찬마다 공이 들어있다.
저녁을 마치고 한일관 식당문을 나서니 강재성 박사가 반갑게 맞아준다. 원로 교수 품위가 우러나오는 모자를 쓰고서. 2004년도 1월 초에 IBEC2004(International Business and Economy Conference) 세미나에 참가하여 ‘The Development and Diffusion of technology in the Publishing Industry’ 논문을 발표하러 왔을 때는 강박사가 마침 한국에 잠시 들어가는 바람에 만나질 못했었는데.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의 중간에 있는 뉴아크(Newark)의 코트야드매리어트(Courtyard Marriott) 호텔에서 샤워하고 누워있는데 박세복 형님이 과일과 과자와 사탕을 한 무더기 들고 찾아왔다. 며칠간 신선한 과일을 못먹어 비타민씨가 필요했는데... 원래 캘리포니아 과일이 맛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내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내려가서 만나기로 했는데 오늘밤에 습격을 왔다. 감명... 또 감명. 뚱보강사가 감동 먹었다. 몇 년 전에 산호세에서 만날 때는 형수님이 스탠포드대학 근처에서 맛있는 점심도 사주고. 그 때도 감동 먹었었는데...
해안가의 환상적인 페블비치 골프장을 보고나서 차를 달려 중국식 뷔페 식당에서 점심. 남쪽으로 계속 내려오다 산타바바라(Santa Barbara) 못 미쳐 덴마크 민속마을인 솔뱅(Solvang, CA)에 도착. 솔뱅은 거리 지정된 구역에만 주차하면 주차비 무료. 솔뱅은 1910년 덴마크의 식민지(Danish-American colony)를 설립하기 위해 덴마크계 미국인이 중서부의 9000 에이커 땅을 구입하여 세운 도시(1 acre = 약 1224평 = 약 4046 평방m). 덴마크 정착민들이 이주하면서 이 마을을 덴마크어로 "Sunny Field" 라는 뜻의 'Solvang'이라 이름 붙였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은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일을 했다. 1819년에는 연극 배우의 꿈을 품고 코펜하겐으로 갔으나, 변성기 이후 목소리가 탁해지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가난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서 문법과 맞춤법이 엉망인 그의 연극대본은 극단주에 의해 반송되었기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적 고통이 컸었다. 다행히 그의 재능을 알아본 국회의원 요나스 콜린의 후원으로 라틴어 학교에 입학했고, 1828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안데르센은 ‘즉흥 시인’(1834년작)으로 문학계의 호평을 받았고, 1835년부터 1872년까지 발표한 총 160여편의 동화 작품은 모두 유명해졌다. ‘분홍신, 눈의 여왕,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엄지공주’ 등이 유명하다. 특히 ‘성냥팔이 소녀’는 가난하게 자라서 구걸까지 해야 했던 안데르센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이고, ‘미운 오리 새끼’는 안데르센이 작가로 데뷔한 후에도, 그의 출신 때문에 천대를 받은 상처가 문학으로 표현된 작품이었다(위키백과 참고).
1989년 Kathy 와 Gary Mullins가 '미운오리새끼 재단(Ugly Duckling Foundation)'을 설립하면서 책들과 공예품등을 기증하여 ‘안데르센 박물관(Hans Christian Andersen Museum)' 이 솔뱅에서 시작되었다. 안데르센이 2살부터 14살 때까지 살았던 덴마크의 오덴세(Odense) 지방의 집 모형이 있고, 안데르센의 동상과 안데르센의 책들, 그리고 일대기가 잘 정리되어 있다. 풍차는 물론 전통 빵집, 초콜렛 가게, 선물가게 등 덴마크 냄새가 물씬 나는 거리 풍경이 끝내준다. 한국말로 기념품을 판매하는 미국 아주머니가 인상 깊었다. 덴마크에도 1905년에 안데르센의 유품을 모아 개관한 안데르센 박물관(H.C. Andersen Museum)이 퓐(Fyn)섬 오덴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