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강사 91. 팍스 구글, 팍스 페이스북, 팍스 코리아나와 TGIF
“아몬드가 죽으면 무엇이 되나요?” 다이아몬드. “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폭포는?“ 나이아가라.
세계 2차 대전이 끝나자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다. 19세기 영국의 식민 통치를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ica)’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개념은 고대 로마의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개념을 응용한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는 미국 주도하의 평화를 뜻하는데, 미국의 정치, 경제의 영향력 아래서 세계가 평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팍스 로마나는 기원전 1세기 말 제정을 수립한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약 200여년 정도의 평화 시기를 말하는데 흔히 "로마 지배하의 평화"라고도 한다. 이 당시의 로마의 국력은 최절정기에 도달하였고 세상의 물산은 로마로 집중되었다. 당시 로마제국은 좋았겠지만 그 영향력 하에서 지배당하는 국가의 입장에서는 평화가 아니라 악몽이었을 것이다. 로마가 소유한 대포와 비슷한 성능의 무기는 개발하거나 거래하지 못하게 하였고, 무역거래도 자유무역 협정 같은 것으로 로마에 유리하게 강요하였고, 고분고분하지 않은 위성국은 금융제재를 가하여 경제 발전을 막았었을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로마인들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로마인이 커다란 문명권을 형성하고 오랫동안 그것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팍스 로마나를 확립하였는지는 아직까지도 정답이 없다.
21세기 정보시대(첨단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세대가 나타났다. 이른바 TGIF세대. TGIF는 ‘신이여 감사합니다. 오늘은 금요일입니다(내일은 놉니다)’, ‘Thanks God. It's Friday today'. 주 5일 근무 실시로 금요일이 황금의 날이 된 것인데, 이를 상표로 쓰는 식당도 있다. 인터넷 시대에 딴지일보나 나는 꼼수다(나꼼수) 세대를 한국의 TGIF세대라고 부른다. 이 TGIF는 토요일, 일요일 놀아서 신난다는 것이 아니다. T는 트위터, G는 구글, I는 아이폰, F는 페이스북. 이제는 니코틴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보다 TGIF가 더 무섭다고도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중독성이 술과 담배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미국 시카고대 윌하임 호프만 교수팀).
개인용컴퓨터 운영체재는 이미 팍스 윈도 시대가 되었다. 구름책시대(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는 이름만 달라진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나가 나타났다. 팍스 구글, 팍스 페이스북, 그런데 팍스 사이월드, 팍스 다음, 팍스 네이버, 팍스 코리아나는 없다. 구글은 G메일·유튜브·구글플러스 등의 개인 정보를 통합해 사생활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는 ‘빅브라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정보시대, 구름책시대, 인터넷시대의 지배자는 실체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지배자는 있지만 지배당하는 사람이나 지배당하는 단체, 사회, 국가 국민은 피지배나 종속당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새로운 지배자는 실체가 모호하다. <<모든 것의 구글화 (The Googlization of Everything)>>의 저자 시바 바이디야나단은 “구글이 진실을 작위적으로 결정하고, 인간의 지각능력도 떨어뜨리고 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구글을 세상을 들여다보는 렌즈 같은 존재로 숭상한다”고 지적했다. 팍스 로마나에서는 로마가 지배자인 것을 아니까 식민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식민 통치 받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노예 상태를 벗어날 가망이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잘 모르는 사이에 점점 종속의 소용돌이로 빨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성과 LG는 안드로이드 폰에 이어 안드로이드 TV, 안드로이드 냉장고까지 개발하고 있다. ‘로열티 폭탄’이 터지지 않더라도, ‘모든 것의 구글화(구글라이제이션)’로 구글은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독점할 것이다. 구글 이용자는 구글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고객이 아닌, 구글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제품이라는 것을 이용자 자신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구글 검색창을 통해 편협한 세상을 파악하고, 구글 광고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전자신문의 장지영 모바일정보기기팀장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능가하는 ‘경제와 문화 수탈’은 이미 시작됐다. ‘시일야 방성대곡 (是日也放聲大哭)’과 같은 만시지탄의 곡소리가 다시 나오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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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전자신문 2012/2/6, [프리즘] 구글라이제이션, 장지영 기자
http://www.etnews.com/news/opinion/2554689_1545.html
[참고] 세계일보 2012/2/4, 김현주 기자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술이나 담배 중독성보다도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경영대학원 부스스쿨의 월하임 호프만 교수팀은 블랙베리를 이용해 독일 위르츠버그에 거주하는 성인 205명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잠이나 성욕 등 저항이 불가능한 충동 다음으로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1주일간 하루 14시간 내 7차례 트윗이나 이메일 등을 보낸 후 30분 이내 다른 욕구와 충돌하거나 이를 확인하지 않으려는 의지 등을 넘어 이를 확인하고 회신하는지 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강력한 욕구를 느끼며 대부분 이 내용을 확인했다. 호프만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이유는 정보가 매우 유용한데다 확인하는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임혜린 기자, 매경이코노미 제1643호
<<당신이 꼭 알아둬야 할 구글의 배신>>…구글이 보여주는 왜곡된 세상, “지금까지 구글은 사람들이 구글을 다루는 것보다 사람들을 훨씬 잘 다루고 있다.” 2012.02.06
미국의 검색엔진 구글은 ‘구글러(GOOGLER)’ ‘구글하다(GOOGLE)’와 같은 파생된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다른 책들이 구글의 성공 비결을 주로 다룬 데 비해 이 책은 구글이 이용자를 대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구글이 단순한 검색엔진이 아니라고 말한다. 구글 이용자들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무한한 정보를 공짜로 캐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구글은 이용자 선호도와 행동 양식을 수집해 광고 수단으로 활용한다. 검색을 통해 드러난 소비자 취향과 욕망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공개되고 가공된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구글 이용자는 구글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고객이 아닌, 구글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제품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한 구글의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고 덧붙인다. 구글을 통해 보는 세상은 사람들이 정작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진실이 아니라, 구글이 보여주고 싶은 세상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