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차 무이산, 의흥 차문화 답사 후기(1편)
매년 무이산과 의흥 차문화 답사를 가지만 이번처럼 소수인원이 가기도 드물고 가는 곳마다 배움의 기쁨과 행운을 얻고 오기가 쉽지 않은데 6박7일간의 짧은 여정이 꿈 같았다.
지금 무이산은 차향과 꽃향이 서로 앞다투며 코를 자극하고 쏙쏙 올라오는 싱그러운 찻잎 물결 사이로 아낙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마냥 부럽다.
여장을 푼 이튿날, 소종홍차 발원지 동목촌(복건성 무이산 숭안현, 해발 700m이상, 연평균기온 18도)으로 가는길은 여느때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았다.
세계 차산업이 시작된 이 곳은 지금은 길이 닦여 차가 다니지만 옛날에는 좁고 험한 먼 길을 무거운 광주리를 양어깨에 짊어지고 찻잎을 나르고 팔러 수없이 오갔을 고달픈 삶의 역사가 알알이 박힌 곳이다. 그래서 늘 서늘하고 처연한 생각마저 드는 곳이 동목이다.
준덕차창을 방문해 금준미(고 해발 지역의 싹을 따서 만든 홍차)의 창제자 양준덕사장의 안내로 소종홍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배웠다. 매년 보고 듣지만 또 새롭고 다른 차류와 상통하는 부분을 알게되는 뿌듯함은 함께 나눌 이들을 생각하면 기쁨은 배가 된다.
소종홍차 모차 만드는 법은, 채엽-위조-유념-발효-과홍과-복유(다시 비비기)-홍건(훈연건조)이다.
소나무 장작불로 훈증을 해서 훈연향이 나는 소종홍차는 '청루'라는 특수한 목재건물에서 차를 만든다.
지하 아궁이에서 불을 때고 1층 건조실 바닥에는 소나무 연기와 열기가 올라오도록 벽돌로 긴 타원형의 골을 만들어 벽돌을 여닫으며 연기양을 조절한다.
천장은 건조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많은 양의 차를 건조할 수 있도록 대나무 체반을 서로 어긋나게 걸치도록 하였다.
2, 3층 바닥은 대나무로 만든 발을 깔아서 열기와 연기가 소통되도록 하였고 출입문을 여닫아 열기를 조절한다. 2층은 비워두고 3층에서 위조(찻잎 시들리기)를 한다. 4층은 차의 양이 많을때 위조실로 이용한다.
위조는 실내온도 30~40도, 두께 3~5cm로 쌓아 날씨와 습도에 따라 15분 마다 뒤집기 하면서 3~5시간 정도를 하는데, 찻잎을 손으로 쥐어서 덩어리가 질 정도와 청향이 나기 시작하면 완성이다.
유념은 잎 표면을 80%이상 파괴시켜 차즙이 나오도록 형태를 만들고, 발효는 대나무로 짠 광주리에 차를 담고 젖은 천을 덮어 잎온도가 30~40도가 되도록 3~5시간 진행한다.
다음 과정인 과홍과는 솥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향을 높이는 작업으로 과거 녹차 제조법의 영향으로 보인다. 낮은 온도에서 3~5분간 짧게 하고 느슨해진 모양을 다시 비벼 완정한 형태를 이루도록 한 후 홍건하는데, 소나무 장작을 센 불에 지펴 10시간 정도 훈증하면 소종홍차 특유의 계원향이 형성되고 초제과정이 끝난다.
완성된 모차는 크기를 분별하고 찌꺼기와 잡질을 골라내어 상품으로 완성 한다.
중요한 것은 완성 한 후에도 1년이 경과해서 화기가 빠진 후에 출고하고 그때 마셔야 몸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다. 금새 만든 신차는 향미가 높아 많은 이들이 찾고 즐기지만 실상은 그것이 불맛이라는 것과 동시에 화기로 인해 우리 몸을 해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