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폭으로 이루어진 이 <고사인물도>는 『한국서화유물도록 제3집』(국립중앙박물관, 1993)에 게재되어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일반인에게 일괄공개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로 고사 인물화의 전형적인 예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각 폭마다에는 화면의 내용을 밝힌 화제(畵題)가 있으며 ‘檀園’이란 묵서와 함께 주문방인(朱文方印) 1과(0.9×0.9cm)가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다. 8폭 전체에 나타난 양식적 특징을 살핌에 있어 우선 소재면에서는 8폭 중 <지단관월(指端觀月)>의 불교적 요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배경의 산수가 인물보다는 비교적 크게 부각되고 있고 고사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또 ‘동산(東山)’ ‘현수(峴峀)’ ‘동정(洞庭)’ ‘운대(雲臺)’등의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경관이 아름다운 곳을 그리고 있다. 묵법(墨法) 및 설채(設彩) 경우 인물?바위?산?나무 등에는 농묵보다는 담묵을 사용하고 담청(淡靑)?담홍(淡紅)을 함께 쓰고 있다. 필치에 있어서는 대상의 윤곽을 비교적 세필(細筆)로 구사하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또 구도면에서는 답답함이나 산만함을 배제하여 정돈된 구성을 보이는데, 화면을 꽉 채우기 보다는 화면상단에 여백을 남기기도 하고 한쪽 부분에 경물을 배치하는 시원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 8폭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이러한 특징을 중심으로 각 폭에 대한 고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