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어머니가 정성스레 해주신 밥에 있는 콩을 골라내다 혼이 난 기억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콩은 콩 자체로도 우리의 먹거리에 익숙한 식품이지만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된장, 간장 등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콩은 이렇게 우리의 식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고 콩으로 만든 제품을 먹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다.
오랜 옛날 전쟁 통에서도 집안의 장맛을 지켜내기 위해 장 단지를 들고 피난을 갔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이쯤되면 한국인의 정신과 삶을 영속시키는 것이 바로 ‘콩’ 이 아닐까?
하지만 한국인의 삶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콩이 큰 수난을 겪고 있기도 하다. 첨단과학의 발전과 조급함에 길들여진 사람들에 의해 우리나라 땅에서 자라는 국산 콩은 가뭄에 콩 나듯 하고 대부분이 수입 콩에 유전자 조작까지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 콩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
거의 모든 곡식이 그렇듯 콩은 야생의 들콩 (야생콩)으로부터 재배작물로 발달되었다.
원산지는 야생 콩의 자생지이기도 한 만주 남부로 보고 있다. 이곳은 본래 맥족의 발생지로 고구려의 옛땅이기도 한 곳이다. 그러니 콩의 원산지로도 보아 우리민족과 더불어 귀중한 먹거리로 정착을 했을 것이다.
콩의 재배는 삼국시대 초기로 기록하고 있으며 ‘삼국유사’, ‘신농잡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약 4000년 전부터 재배되었고, 곡식의 일종으로 주식용보다는 부식용으로 단백질의 급원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쇠고기 보다 낫다 (?) **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갈 즈음이면 논두렁 둘레에는 튼실한 콩깍지들이 맺히고 벼와 함께 익어간다. 쌀과 콩이 조화를 이루며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데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이 있을까?
콩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 있고 다른 곡류에는 부족되기 쉬운 리신(lysin)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날콩이나 날콩가루에는 단백질을 소화시키지 못하게 방해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꼭 열에 가열하거나 삶아서 이용하여야 한다.
지방함유량은 18% 정도인데, 대부분이 불포화 지방산이며 그중 반 이상이 리놀레산(linoleic acid)이다. 또 리놀레산이 잘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E가 함께 들어있어 동물성 지방의 과잉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과 혈중지질 농도를 개선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밖에 비타민으로는 B군인 티아민(thiamin), 리보플라빈(riboflavin), 비타민 B, 니아신(niacin) 등을 비교적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인체 생리작용에 도움을 준다.
무기질로는 칼륨, 인, 마그네슘, 철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콩의 단백질 함량과 소화율, 인체에 흡수되는 단백질양은 우유의 약 11배 정도이고, 콩에 들어 있는 영양 성분은 소고기 등심보다 월등하다.
** 콩은 버릴 것이 없다. **
콩은 그 조직이 단단하여 여러 가지 가공법으로 소화흡수율을 높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두부, 두유, 대두단백질을 발효한 간장, 된장 등이다. 콩은 날것으로 먹으면 거의 소화 흡수가 안되므로 반드시 가열하여 익혀 먹는 것이 좋고, 된장은 80%, 두부는 95%가 소화된다.
대두는 유지, 간장, 된장, 두부, 두유 등으로 이용되고, 있고 콩나물 원료로도 많이 이용된다.
팥은 혼식과 떡고물, 과자, 빙과 등으로 이용되고 녹두는 빈대떡, 떡고물, 청포묵 그리고 특유한 맛이 있는 숙주나물로도 많이 이용된다.
땅콩은 볶아서 간식용으로 먹거나 땅콩버터, 과자용 등으로 널리 쓰이며, 기름(낙화생유), 식용기름, 마가린, 기계유, 윤활유 등에 쓰이고, 줄기와 잎은 가축의 사료로, 땅콩껍질은 사료와 제지 원료로 사용한다.
** 우리가 먹는 콩 **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콩은 그 종류가 50여 가지에 이른다. 콩은 흔히 용도에 따라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을 담그는데 쓰는 장류콩, 콩나물로 키워 먹는 콩나물콩, 밥에 두어 먹는 밥밑콩, 그리고 밭에서 갓 따낸 풋콩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 완두콩
완두콩은 풋완두를 꼬투리 째 먹는 방법과 열매를 까서 먹는 방법이 있는데, 풋완두의 꼬투리에는 카로틴과 비타민C, 알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다른 콩류보다도 비타민A,C와 식물성 섬유가 많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가 있어 많이 먹을수록 좋다. 탄수화물이 강낭콩보다 많고 단백질도 많은 편이라 우수한 식품이다. 꼬투리가 짙은 녹색을 띠고 윤기가 있으며 판자처럼 얇고 곧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고 구부리면 쉽게 부러지는 것이 신선하다.
* 강낭콩
강낭콩은 흰콩과 빨간 콩이 있고 성분이나 맛은 동일하다. 제철에 사서 밥에 넣어 먹거나, 샐러드용으로 먹으면 맛이 좋다.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한 단백질, 칼슘, 비타민 B, E 등이 많아 우수한 영양공급원이다.
흰콩으로는 된장, 고추장, 간장, 콩가루, 두부 등 많은 가공품이 만들어지고 콩자반을 해먹기도 한다. 조리하기 전에 4~5시간 동안 4배 정도의 물을 붓고 충분히 불려야 삶을 때 무르게 삶을 수 있다.
빨간 강낭콩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맛이 부드럽고, 과자나 떡에 응용해 먹기도 한다. 식물성 섬유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밥에 같이 넣어 먹으며 훨씬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
* 서리태
검정콩의 한 종류로서 겉은 검정색이고 껍질을 벗기면 속이 파랗다. 밥에 넣어 먹으면 훨씬 고소하고 좋다.
* 서목태
껍질은 까맣고 크기는 보통 검정콩보다 훨씬 작아 마치 쥐눈 같다고 쥐눈이콩이라고 한다. 전에는 약콩이라고 해서 식용으로 안 먹었으나 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 밤콩
밥에 넣어 먹는 콩. 삶으면 고소한 냄새가 나고 밤처럼 부드러워 밤콩이라고 한다.
* 청태
흰콩과 성분은 같고, 껍질 색깔이 파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 땅콩
땅콩은 중국에서 왔다고 하여 호콩, 남경두라고도 한다.
지방 45~50%, 단백질 20~30% 포함되어 있고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여 영양가가 매우 풍부한 식품에 속한다. 땅콩은 습한데 두면 독성이 강한 곰팡이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 녹두
녹두의 주성분은 당질이 45%이고 그 대부분이 전분이지만 단백질도 21% 정도 함유하여 영양가가 높다. 향미가 좋아서 청포(녹두묵), 빈대떡, 떡소, 떡고물, 녹두죽, 숙주나물 등으로 이용되며 인도에서는 신경계통의 약용으로 쓰인다.
** 콩으로 하는 다이어트 **
1. 초콩 다이어트
콩은 잘 씻어 말린 후 콩이 담겨질 만큼 식초를 붓고 밀폐용기에 넣고 2~3일 후 식초가 많이 흡수되면 식초를 조금 더 넣는다. 이렇게 하기를 2~3번 하면서 2주 정도를 기다리면 콩이 식초에 절여진다.
반드시 식사를 한 후 15알 정도를 씹어서 먹고 물도 충분히 마신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먹을 경우에는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극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할 수도 있으니 냉장 보관하도록 한다.
2. 팥 다이어트
붉은 팥에는 비타민 B, B1 등의 비만 억제 효과가 뛰어난 비타민과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팥을 깨끗이 씻어 삶은 후 팥 건더기와 국물도 함께 공복에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하루 적정량은 200cc 정도이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소화 장애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콩으로 다이어트를 할 때 주의점으로는 다른 식품보다 인(P)의 함량이 많으므로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는 제한해야 한다. 또 인은 칼슘의 섭취와 대사에 경쟁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과도한 인의 섭취는 칼슘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 가지 식품으로만 병을 고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건 몸에 또 다른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몸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