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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04
칠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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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자화는 '두 번 꽃 피는 나무'로 불려요. 8~10월에 하얀 꽃(위 사진)이 피는데, 이 꽃이 지면 꽃받침(아래 사진)이 붉게 변하면서 다시 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에요. /김민철 기자
요즘 서울 시내를 걷다 보면 얼마 전 하얀 꽃이 피었는데 다시 붉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보이는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피었을 때보다 요즘처럼 붉게 변했을 때가 더 화려합니다. 근래 조경수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칠자화입니다.
흔히 칠자화를 두고 두 번 꽃 피는 나무라고 합니다. 8~10월 향기가 좋은 흰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꽃받침이 빨갛게 변하면서 꽃이 두 번 피는 것 같다고 하는 말입니다. 정말 꽃이 지면 녹색의 짧은 꽃받침이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점점 길게 자라 다시 꽃이 핀 것 같습니다. 이 붉은색 꽃받침이 늦가을 서리 내릴 때까지 남아 있습니다.
칠자화는 중국 원산지인 인동과 낙엽 활엽수입니다. 높이 4~8m까지 자란다는데 요즘 길거리에서 보이는 것은 2~3m 정도까지 자라 있습니다. 잎 주맥(잎의 가운데 있는 굵은 잎맥)이 3개나 있는 것도 특이합니다. 꽃이 피면 은은한 재스민 향이 퍼지고 꽃에 꿀도 많아 밀원식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은 나무입니다.
칠자화(七子花)라는 이름은 꽃망울이 7개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Seven-son flower'입니다. 꽃망울이 7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6개에서만 꽃이 피고 한가운데 것은 꽃망울이 아니라 꽃이 피지 않습니다. 그래서 '육자화'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칠자화는 이처럼 꽃과 꽃받침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데다 빨리 자라는 속성수(速成樹)이고, 추위, 공해, 병충해 등에 강해 최근 관상수나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습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선 이 나무를 가로수 또는 조경수로 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얘깃거리도 많은 나무이니 이름을 기억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칠자화 꽃받침이 꽃이 진 후 왜 커지고 붉어지는지 이유는 불분명합니다. 이 나무는 1980년부터 세계로 퍼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도 야생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칠자화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이 나무의 진화 전략이 자연 상태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꽃받침 등이 인간의 눈에 띄면서 세계로 퍼지고 있으니 결국 칠자화의 전략이 성공한 셈입니다.
칠자화처럼 꽃받침이 독특해 일 년에 두 번 꽃 피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가 몇 개 더 있습니다. 누리장나무도 한여름이면 넓은 잎들 사이로 하얀색 꽃을 무더기로 피운 다음, 붉은빛이 도는 꽃받침이 늦게까지 남아 또 다른 미모를 뽐냅니다. 요즘 산에서도 가끔 누리장나무 꽃받침을 볼 수 있습니다. 누리장나무는 꽃이 필 때 나무에서 독특한 누린내가 난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꽃댕강나무·중국댕강나무 등 댕강나무 종류도 꽃 못지않게 꽃받침이 예쁜 나무입니다. 역시 요즘이 댕강나무 꽃받침을 잘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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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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