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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포항 고속도로 김제 휴게소 인근 새만금 방향 전경. 이 구간은 향후 조성될 현대자동차 투자 부지와 직접 연결돼 핵심 교통망 역할을 하게 된다. /전북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북 새만금 투자가 단순한 청사진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현대차 투자를 계기로 새만금을 인공지능(AI)과 로봇, 수소 산업이 융합된 미래 첨단 산업의 심장부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투자의 파급 효과를 새만금 한곳에 가두지 않고, 전북 도내 14개 시·군 전체의 동반 성장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도 짰다.
◇첫걸음 뗀 ‘지방 주도 성장’
전북도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그리는 새만금의 미래는 AI와 로봇, 수소가 맞물려 돌아가는 첨단 산업 생태계다. 지난 2월 치러진 대규모 투자 협약은 정부 5개 부처와 광역지자체, 민간 기업이 단일 투자 건에 공동 서명한 전례 없는 사례로 꼽힌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모두 이를 ‘첨단 산업 주도 성장과 지방 주도 성장이 만난 구체적인 첫걸음이자 모범 사례’로 꼽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전북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앵커 기업(선도 기업)인 현대차가 새만금에 입주하면 부품 업체와 협력 업체의 연쇄 이동이 뒤따른다. 소재·부품·장비 산업과 전력 인프라, 물류 모빌리티 산업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 전북도는 이 과정에서 광역 교통망 확충까지 이끌어내 이번 투자를 서남해안권 지역 균형 발전의 촉매제로 삼을 계획이다.
◇2027년 첫 삽 뜬다… 주요 정책 금융 지원까지
전북 역대 최대 규모인 9조원대 투자는 현재 세부 사업 계획을 다듬으며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목표는 2027년 주요 시설 착공, 2029년 준공이다. 전북도는 지난달 부서장 17명이 모인 추진 상황 보고회를 열고 인허가와 기반 시설 지원 현황을 점검했다. 현대차투자지원단을 컨트롤타워로 삼아 단계별 진행 상황을 챙기고, 새만금개발청과 주기적인 소통을 통해 막힌 현안을 풀고 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국내 주요 정책금융기관과 잇따라 금융 지원 협약을 맺었다. 다수의 공적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참여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의 엄청난 규모와 국가적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북도 역시 이에 발맞춰 AI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지원하고, 로봇 기업 전용 임대 공장과 공동 물류 창고를 짓는 등 맞춤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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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새만금을 방문한 한성숙(오른쪽에서 세 번째)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지역 일정으로 새만금을 방문해 이원택(오른쪽에서 두 번째)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국가산단 7공구 현장을 찾아 조성 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14개 시·군 맞춤형 역할 분담
정부 차원의 공조도 병행되고 있다. 국무조정실 주도의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지난 4월부터 정기 회의를 열어 새만금을 글로벌 수준의 ‘규제 프리존’으로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무인차와 첨단 로봇 등 신기술을 제약 없이 시험해 볼 수 있는 실증 무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곧바로 반영하기 위한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난 7월 24일 새만금개발청에서는 국무총리 주재로 현대차를 비롯한 새만금 입주 기업과 도내 피지컬 AI 관련 기업들이 모인 대규모 간담회가 열렸다. 기업들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산업 기반 시설 확충과 인허가 기간 단축, 연구·개발(R&D) 지원을 건의했다. 간담회 직후 참석자들은 현대차 투자 예정지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직접 둘러보며 향후 개발 계획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북도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14개 시·군 전체를 아우르는 산업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군산·김제·부안 등 새만금 인접 지역은 넓은 부지와 항만을 활용한 핵심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면 자동차 부품 공장이 많은 전주·익산·완주·정읍은 기존 산업을 AI와 로봇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조 혁신’ 기지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자연환경이 뛰어난 동부권은 농생명 산업과 관광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실증 거점으로 역할을 나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러한 첨단 산업 인프라가 온전히 작동하고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를 뒷받침할 인재가 필수”라고 말했다.
◇“결국 사람이 경쟁력”… 정주 여건 대폭 개선
이에 따라 전북도는 대규모 투자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수한 인재를 정착시키기 위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는 인력난과 정주 여건 해결에 사활을 걸었다.
우선 근로자들의 쾌적한 생활 환경을 위해 협력업체 기숙사 임차비를 지원하고, 부르면 달려오는 수요응답형 버스(DRT)를 도입해 교통 편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국토교통부, 새만금개발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추진되고 있다.
인재 양성도 현장 맞춤형으로 전면 개편한다. 지역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통해 당장 공장 가동에 투입할 수 있는 실무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북대에는 기업 맞춤형 계약학과를 신설해 로봇과 AI 분야의 심도 있는 공동 연구와 기술 협력을 주도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29일 “꼼꼼한 준비 하나하나가 모여야 새만금이 진정한 첨단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가 새만금을 넘어 전북 전체의 폭발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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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엽 기자
조선일보에서 2016년부터 전주주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북 지역 14개 시군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