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버기들의 (코리아둘레길+동서트레일) 5,350km 도전기. 그 38번째 이야기
해파랑길 변형 27코스 부구∼봉평해수욕장
● 일시: 2026.8.4.(일), 맑음
● 경로: 부구삼거리∼원자력홍보관∼해양박물관~죽변항~봉평해수욕장
※ 스탬프 함: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336-5 부근
● 거리: 17.5km
● 시간: 5시간 30분
대프리카 탈출기
언제부터인가 '대프리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이 신조어는 대구의 무더운 여름을 조롱하는 동시에 더위에 대한 시민들의 지친 심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아프리카에 살아보지 않아서 아프리카가 얼마나 더운지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한낮에 길거리에 나서면 숨이 컥컥 막힌다.
좁은 땅덩어리 어딘들 다를까마는, 뚜버기들 무더위 탈출을 위해 해파랑길 27코스 울진 해변으로 향한다. 아침부터 뜨거운 태양은 불볕을 쏟아붓는다. 그러나 에어컨 켜놓고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땀을 흘리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뚜버기들이다.
이번 코스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코스이긴 하지만, 오늘은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경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걸음마다 쏟아지는 비지땀은 곧바로 옷을 적시고, 뜨거운 바람은 마치 한여름 한증막에 든 기분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뚜벅뚜벅 천천히 걷는다. 오히려 더위를 이겨내는 쾌감과 자연 속에서 느끼는 상쾌함이 짜릿하다.
함께 걷는 뚜버기들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지만, 눈빛에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우리 모두 대프리카 출신 아니든가?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거 같아 보인다.
해수욕객보다 해수욕장 관리 요원이 더 많은 한적한 봉평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는 전신이 흠뻑 젖었고 몸은 지쳐 물먹은 숨처럼 무겁다. 하지만, 시원한 바닷바람과 푸른 바다를 보는 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뜨거운 햇살 아래 땀 흘리며 힘겹게 걸어온 보람을 느낀다.
원전을 우회하는 아시안하이웨이 6호선 구간은 차로 이동하는 바람에 도보 거리가 짧아 일찍 도착하여 봉평해수욕장에서 모처럼, 실로 모처럼, 바닷물에 몸을 담가 몸의 열기를 식혀보기로 한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그 해수욕이란 걸 해본 건 20대 후로 베트남 낫짱 해변, 태국 피피섬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이번 해파랑길 27코스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뚜버기들의 의지와 끈기를 시험하는 여정이었다. 염장군과 맞짱 뜨면서 우리 스스로 대단하다고 느끼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떤 어려운 여건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국토 종주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여정이었다.
대구 더위는 여전히 혹독하지만, 대구인들은 언제나 이 더위를 이겨 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이겨낼 것이다. 우리 뚜벅이들도 강인한 대구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국토 종주에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해파랑길 27코스 ▲ 울진 북면에서 죽변을 잇는 길이다. 부구삼거리에서 출발해 옥계서원유허비각과 죽변등대를 지나 죽변항 입구에 이르는 울진 구간 내 가장 짧은(9.2km) 코스다. 어촌마을과 유적지, 울진 도심 등 다양한 울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길이다. 거리를 짧게 구성한 구간은 주변에 들릴 곳이나 볼거리가 많을 거라 보면 거의 틀림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 2008년 동해와 독도에 대한 종합적 해양과학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동해연구소는 세계 대양의 축소판인 동해를 품고 있는 연구 현장이자, 국가·사회·지역이 필요로 하는 동해와 독도의 현안을 풀어내는 중요한 연구 거점이다.
용의 꿈길 ▲ 먼 옛날, 오직 승천만을 꿈꾸던 용이 있었다. 승천을 위해 기나긴 세월을 견디며 바닷속을 헤집고 다녔고, 기어코 용암이 둘러싸여 있는 이곳 용소에서 승천의 소망을 이루었다. 선인들은 이곳을 '용이 노닐면서 승천한 곳'이란 의미로 '용추곶'이라 불렀다. 이곳 대나무 숲은 신라시대 화랑이 왜구를 막기 위해 상주한 곳이며, 숲을 뒤덮은 대나무들은 임진왜란 때 화살의 재료로도 활용되기도 했다.
죽변등대 ▲ 죽변등대는 1907년 일본군이 러시아군의 침략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프랑스인이 설계하여 건립되어 1910년 11월 24일 최초로 점등되었다. 죽변등대는 죽변곶 또는 용추곶이라 불리는 곳에 위치. 우리나라 동해 항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울릉도와 직선 거리상 최단 거리에 있다. 불빛은 20초마다 35㎞ 거리까지 이른다.
성황사 ▲ 성황사는 천연기념물 제158호 향나무를 '신수'로 하는 할아버지 서낭으로, '향나무 성황당'이라고도 한다.
후정리 성황당 향나무 ▲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297-2번지에 있는 수령 500년의 향나무다. 민속학적·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아 1964년 천연기념물 제158호로 지정되었다.
봉평리 신라비 비문 내용 ▲ 당시 울진지방은 신라 왕경으로부터 노인촌으로 불렸는데, 신라는 울진 지역민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지만, 성에 불을 내고 중앙 정부에 항거하였다. 법흥왕은 대군을 일으켜 평정한 후 13명의 고위관리와 함께 사후 처리를 의논해서 결정하였다. 이때 결정한 사항의 집행을 담당한 자는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와 거벌모라(울진) 도사와 실지(삼척) 도사였고, 이 일을 총괄적으로 주관한 자는 실지(삼척) 군주였다. 그들은 대노촌(거벌모라)에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중앙 정부에 저항한 자들에게 처벌로 장 60대와 장 100대를 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화하고 이를 비에 새기게 하였다. 비문을 쓴 사람과 새긴 사람은 왕경인이고, 비를 세우는 데 필요한 노동력은 거벌모라(울진) 출신이 제공하였다.
▲ 죽변등대
▲ 후정리 성황사 향나무
▲ 봉평해수욕장
▲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
첫댓글 ㅡ life & study
대프리카 출신, 뚜버기님들의 행군기는 더위를 이겨내려는 것 보다 나이를 거슬러 올라 가려고 하는 뜨거운 열정이 빚어낸 한편의 서서시입니다.
ㅡ 김진아
서울도 대구못지않게 갈수록 더 더워져요. 빌딩 자동차열기때문 같아요. 친구분들과 즐겁게 국토여기저기 다니시니 너무 좋아보입니다👍
ㅡ 송준각
나이가 들면 덜 더우신가 봅니다 ㅎㅎ
4일은 더위가 최고조인데 역시 대단하시고 부지런한 선배님 덕분에 울진투어 잘했습니다.
* 예임회 한번쯤 들려주셨으면 ㅠㅠ 얼굴 뵙고 싶습니다~^^
ㅡ 정규린
입추라지만 무척 덥습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트레킹이 되시길
늘 응원하겠습니다 .
ㅡ 황병율
대프리카 어원이 재밌네
이 무더위에 해파랑길 도전은 존경스럽고
감탄할 일이지만
혹여나 건강을 헤칠까
걱정도 됩니다
아무튼 자랑스럽네.
ㅡ 권기정
재직시 한전의 의뢰로 영광, 고리, 월성, 울진의발전소 내및 주변 지역에서 조류조사를 4-5년간 한적이 있어 익숙한 지역 아라 새삼 반가웠다. 그 흔한 모텔 조차 없는 황량한 곳이라 고생이 많았는대, 뚜버기 일정을 보니 화려하게 보인다.
ㅡ 허영숙
여름을 가르는
뚜버기님들
더위는 산바람에 보내시고
가을은 옷깃에 담아 오소서.
ㅡ 양영순
안녕하세요?
날씨가 더워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을텐데
5시간 반이나 걸으셨다니
놀랍습니다.
좋은곳에 많이 다니시고
건강하세요.
너무 더웠으나 보람있었습니다. 너무 더워 물배 채운 거하고 봉평신라비박물관에 들른 게 특기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