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기능 정지사태, 전면쇄신이 필요하다]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가정폭력 사건 발생시 현장에 직접 출동 또는 출동한 지역경찰에 대해 전화코칭 등을 통해 가정폭력 신고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을 발대하여,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지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추진…
경찰서, 지구대·파출소를 대상으로 ‘가정폭력 인식개선 및 처리절차 교육’ 등을 통해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력이 향상…
현장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단계별 사건 처리 방법과 피해자 지원체계 등을 수록한 「가정폭력 현장대응 매뉴얼」 및 「여청청소년 수사팀 매뉴얼」을 제작·배부하고, 가정폭력전담경찰관과 1366센터 상담사 합동 워크숍을 통해 현장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하였다.”
2016 경찰백서에 따르면, 경찰은 가정폭력 전담수사관, 교육, 매뉴얼 제작·배부 등을 통해 ‘전문성 제고’및 ‘현장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경찰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해서 그래요.”
“여자도 드세서 자꾸 대들어서 그런다.”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일이 이렇게 된 거다.”
-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경찰의 말,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해시태그 캠페인 중
한국여성의전화가 11월2일에 만난 경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가해자 남편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하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심지어 ‘전문성’ 있다는 여성청소년계 경찰이었음에도, ‘여기가 뭐 하는 곳이냐?’며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대한 이해도 전무한 상태에서 ‘아이를 만나게 해주면 그냥 갈 것이라며’, ‘가해 남편’을 대변하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났음에도 ‘사과’ 한 마디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토록 부끄러운 민낯이 우리가 만나는 경찰의 현주소이다.
배우자에 의한 폭력피해자 1만명 중 단 100명만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100명 중 1.7명만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나마 신고를 해서 만나는 경찰에 의해 오히려 2차 피해를 경험한다면 누가 신고를 할 수 있을까
한국여성의전화는 경찰에 의한 2차 피해를 증언한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한 글 중 일부를 모아 사례집 ‘11월 2일의 경찰 대응, 그 전과 후에 관한 112개의 증언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을 제작하였고, 경찰청 및 17개 지방경찰청에 전달하였다.
경찰은 이를 뼈아픈 자기 성찰의 토대로 삼아 공권력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 및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과 집행을 통해 여성폭력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온전한 변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정폭력 사건에 공권력이 ‘이제는’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때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1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