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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천생사 석불스님은 "남북관계는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세종시는 천년의 역사를 여는 장소가 된다"고 말했다. | 지난 해 대통령 선거를 앞 둔 11월 중순. 새누리당 세종시당 김고성 위원장은 주역풀이라며 A4 용지 두 장을 내밀었다. 숫자를 더하고 곱한 내용이 들어있었지만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냐”하고 그냥 지나쳐버렸다. 김 위원장이 전해준 말은 “박근혜 후보가 분명히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이었고 “못 믿겠으면 12월 19일에 보라”고 장담했다.
그러고 나서 올해 5월. 김고성 위원장과 다시 만났다. 우연히 이뤄진 점심식사 자리였다. 그는 “김대표, 내가 분명히 된다고 했었지. 그렇게 되지 않았나”하면서 자랑삼아 예언서 얘기를 또다시 끄집어내었다.
당시 예언서는 구미 천생산 천생사 석불스님이 작성한 것이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관계여서 박근혜 후보의 사주팔자를 넣었더니 “나무 목(木)자가 들어간 인물이 다음 대권을 쥐고 우리나라도 크게 성장해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라는 풀이를 받아들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석불스님의 풀이는 숫자와 한자를 조합해 복잡다기(複雜多岐)했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결론 부분, 즉 ‘나무 목(木)자가 이름에 들어있는 박(朴)근혜 후보가 대권을 잡는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았다.
김 위원장은 석불스님이 써준 주역풀이를 우연한 기회에 당 간부들에게 전했다. 두 장을 복사해 선거책임자와 당 요직 한 인사에게 슬쩍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전달 여부와 선거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예언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에서 발행하는 ‘VISION’이라는 월간 잡지에 ‘기획특집’으로 천생사 석불스님 얘기를 다뤘다. 그걸 보고 김고성 위원장이 다시 기자를 만나 예언서를 화제로 삼은 것이었다.
‘VISION’잡지는 두 쪽에 달하는 지면을 할애해 ‘구미 천생사 석불스님, 박근혜 대통령 당선 예언 적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여기에는 석불스님이 예언했던 2008년 ‘김정일 건강 이상설’, 2008년 ‘숭례문 방화사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등 국내문제에다 2010년 ‘일본 쓰나미 사건’등도 적어놓았다.
이 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광복절을 전후해서 남과 북이 하나로 뭉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개성공단 철수와 잇단 북한의 적대 행위, 그리고 대한민국의 일관된 ‘신뢰 프로세스’ 정책 등으로 평행선을 긋던 남북관계에 전혀 예기치 않았던 북한 측의 현충일 전격 대화 제의가 떠올랐다. “정말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하는 긍정의 생각이 앞서면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지게 되었다.
석불 스님은 “2015년은 보름달처럼 둥글게 남과 북이 만나는 완성의 해”라고 예언했다. 그는 7일 오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문제는 반드시 풀리고 핵문제도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우리민족은 아름다운 사람들이어서 애국가 가사처럼 하느님이 보호한다”라고 말했다. 또, “세종시는 천년의 역사를 여는 곳이어서 청와대도 내려오고 국회도 내려오게 된다” 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상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낸 곳이어서 크게 융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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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사 전경 |
첨단 과학이 하느님이 만들어 준 인체의 조직까지 재생시키는 세상에 석불스님의 예언은 ‘뚱딴지’같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남북관계의 화해무드와 세계로 향하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통일은 계량화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 우리민족이 더 융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지만 석불스님의 말을 믿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