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11월 4일, 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있었던 여자프로배구경기, GS칼텍스 대 흥국생명의 경기 리뷰입니다.
먼저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부터 살펴보면
지난 9월 11일 신인 드래프트 때 프로 유니폼을 입었던 신인 한수진 선수(GS, 전체 1순위)와 김채연 선수(흥국, 전체 5순위) 모두 선발 출전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김채연 선수야 흥국의 센터진 공백을 메워주는 선수라 해도, GS는 주전 이나연 세터가 있음에도 한 선수를 선택한 점이 의외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출발은 좋았습니다. 한수지 세터의 첫 토스는 표승주 선수의 득점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흥국생명은 김채연 센터의 중앙 속공으로 1대1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GS는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하는 강소휘 선수의 공격 결정력이 엉망인 가운데(공격성공률 39.47%) 듀크선수만이 고군분투했고, 반면 흥국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고른 득점분포를 가져가며 상승세를 탔습니다(정시영 7점, 공윤희-김채연 각각 5점씩).
결국 GS 차상현 감독은 한수진 세터를 뺴고 이나연 선수를 투입(1세트 17대12 시점)했는데, 따라잡기엔 점수차가 너무 컸습니다. 이나연 세터가 외국인선수 듀크와 찰떡호흡을 보여줬지만, 1세트 25 대 21로 원정팀 흥국생명이 세트를 가져갔습니다.
2세트도 흥국생명의 흐름이 좋았습니다. 흥국은 경기 초반 심슨의 서브 때 연속 7득점하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반면 GS는 한두 차례 1~2점차까지 따라갔지만 (서브)범실로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1세트 범실 7개에 이어 2세트에도 범실 10개(흥국6)를 기록하며 세트스코어 2 대 0으로 몰리는 GS입니다.
3세트에 겨우 본연의 모습을 찾은 듯한 GS칼텍스는 4세트도 8개의 블로킹을 앞세워 27 대 25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20점대 후반에 터진 김유리 선수의 블로킹 2개 등등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흥국생명은 1~2세트에 체력을 아꼈던 심슨 선수가 (3세트에는 팔팔한 활약과 결정력을 보여줬지만) 4세트 중후반부터 갑자기 흔들렸습니다. GS 선수들의 블로킹벽이 계속 심슨을 따라가는 상황에서도 4세트 막판까지 계속해서 토스가 심슨을 향하더군요. 결과론적으로 흥국이 4세트도 내줬고, 홈에서 분위기를 제대로 탄 GS가 5세트까지 잡아내며 대역전극을 완성했습니다.
■ 일단, 오늘 경기 GS칼텍스가 이기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정말 흥국생명이 이길 줄 알았습니다.
먼저 김채연 센터(1999년생, 183cm, 사진)는 신인임에도 조송화 세터와 호흡이 좋아보이더군요. 속공 5개 성공(성공률 62.5%) 모두 인상깊었습니다. 오늘 김나희 선수가 전혀 안보였는데, 오늘 같은 경기력이면 조만간 김수지 선수(現 IBK)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겠습니다.
정시영 선수와 공윤희 선수의 다섯 세트 내내 이어지는 활약상도 훌륭했습니다. 사실 최종 경기기록지를 봤을 때 예상보다 득점이 적어 놀라긴 했지만, 실제 활약은 숫자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공윤희 선수는 수비도 눈에 띄었습니다. 리시브 성공률 50%(14개, 점유율 28%)로 좋은 활약이었습니다.
부상 때문에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이재영 선수는 다섯 경기만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1세트부터 특유의 밀어넣기 득점이 나오며 감을 찾더니, 이내 타점도 회복하고 여유도 찾았습니다. 오늘 경기 22득점에 공격성공률 38%. 앞으로 더 나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반면 김해란 리베로는 물론 29개의 디그를 성공시키긴 했지만, 확실히 예전같지 않은 폼이었습니다. 두 발이 땅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몸이 무거워보였습니다. 리시브 성공률도 크게 떨어졌는데(성공률 34.55%), 해설자 말로는 해란선수가 무릎 부상을 달고있다는군요. 흥국으로서는 큰 불안요소입니다.
반면 GS칼텍스는 왜 이렇게 보는 사람 힘들게 이기나요?
2세트까지만해도 초장부터 리드를 빼앗기고, 힘들게 1~2점차까지 따라가다가는 스스로 무너지는 범실, 그리고 결정력 부족으로 세트를 내줘 팬들의 기운을 뺐습니다.
그래도 3세트에는 범실을 줄이고(GS 2대 흥국5), 서브에이스 3개까지 더해 승리했고, 4세트는 앞서 언급한대로 중앙 센터들의 블로킹벽이 일을 냈습니다. 5세트는 God 듀크의 맹활약(31득점, 공격성공률 44%)으로 쉽게 따냈습니다.
일단 외국인 선수 듀크와 함께 표증수 선수가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였습니다(24득점, 공격성공률 62.86%). 경기 초반에 표증수 선수를 좀 더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경기 초중반엔 확실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GS였습니다.
반면 강소휘 선수는 뭔가 아쉬운 느낌. 오늘 경기 16득점하긴 했지만(공격성공률 39.47%) 공격 결정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상대 유효블로킹에도 많이 걸리고, 서브에서도 (범실을 조심하려는듯) 약하게 스파이크 서브하는데 팬으로서 적응이 안되더군요.
그래도 본인과 코칭스태프가 고민해서 내린 변화(결정)일테니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사실 서브에서의 체력비축과 정확도 향상 문제는 도로공사의 이바나가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죠).
신인선수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데에는 찬성하지만, 한수지 선수는 일단 교체멤버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경기 중반, 틈틈이 교체멤버로 코트(후위)에 들어간 한수지 선수. 수비가 참 안정되었더군요. 서브도 좋고. 이제 막 프로 무대를 밟은 신인인만큼 천천히 그 기회를 넓혀갔으면 합니다. 선수 본인에게도 너무 많은 부담 주지 않고, 천천히 커가도록이요.
주전이 못해서 경기결과가 안좋다면 그 주전을 빼고 신인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도로공사의 정대영선수?), 사실 GS는 든든하고 견고한 이나연 세터가 주전으로 있잖아요. 일단 GS는 이나연 선수를 스타팅으로 쓰고, 또 GS 경기는 이나연 세터의 발동동 서브로 시작하는 것이 맛입니다. 차 감독님, 참고요~
여튼 오늘 경기, GS칼텍스를 응원하면서 봤는데, 참 심장 졸이는 한판이었습니다.
GS는 지난 컵대회부터 5세트까지 이어진 다섯 경기 모두를 승리로 가져간 기록도 세웠는데, 제발 그런 기록은 세우지 마세요.
이왕이면 깔끔하게 3대0 완승을 추천합니다, 팬으로서.
감사합니다.
사과머리 강소휘 선수. 항상 부상 조심. 그리고 언제나 신나게 당당하게 해라!
견고한 이나연 세터(왼쪽), 그리고 표승주 선수
흥국생명 선수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듀크 엄마. 모두들 엄마 품으로
첫댓글 전체 블로킹 수 GS 13 대 흥국 4. 여기서 GS는 승부처였던 4세트에 8개를 집중시켰고, 흥국생명은 이상하리만치 블로킹이 안나온 경기였습니다. 특히 4세트 막판 GS의 블로킹타임은 속된 말로 "지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