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우승팀이 막 결정된 시점입니다. 아직 포스트시즌과 챔피언 결정전이 남아있는 2017-18 여자프로배구입니다.
문득 지난해 봄이 떠오르더라구요. 굵직굵직한 FA들의 연쇄 이동과 대형 트레이드의 연속으로 정신도 없었고, 또 흥미진진했던 오프시즌이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다가오는 봄에 FA가 되는 선수들엔 누가누가 있는지? 또 어느 팀이 어떤 선수들을 눈독들일 지 궁금해졌습니다.
아직 KOVO에서 공식적으로 FA명단을 공시한 건 아니지만, 현재 시중에 돌고 있는 예비 FA 명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도로공사 : 최은지
IBK기업은행 : 최수빈, 노란, 김미연
현대건설 : 김세영
GS칼텍스 : 이소영, 김유리
KGC인삼공사 : 한수지, 박상미
흥국생명 : 한지현

제가 생각하는 이번 예비 FA 명단 中 Best Six 입니다.
솔직히 김수지 센터, 김해란 리베로, 박정아 레프트, 황민경 라이트 등등이 팀을 옮겼던 직전 시즌에 비하면 (FA시장에서) 공급이 참 단촐해 보입니다. 어찌 팬들 입장에서 보면 맥이 풀릴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보면 각 구단들의 수 싸움이 훨씬 치열해질 수도 있겠지요? 항상 일정 정도의 수요는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번 FA시장부터 시행될 FA 등급제에 대한 논의도 일단 차치하고, 그냥 재미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이번 정규시즌 우승팀 도로공사는 탄탄한 전력을 자랑합니다.
외국인 선수 이바나와의 재계약은 당연해 보이고, 이에 쌍포를 이루는 박정아 선수도 건재하죠.
주전 이효희 세터와 정대영 센터는 현재 실력으로만 보면 1~2 시즌 더 뛰어도 괜찮음직 한데, 만약 이번 시즌 챔피언에 오르게되면 영예롭게 은퇴를 선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백전노장들이니까요.
만약 두 선수가 은퇴한다해도 올시즌을 기준으로 '이바나-박정아-문정원-배유나-임명옥' 다섯 명에 세터는 이원정, 센터는 정선아 선수가 충분히 자리를 메워줄 수 있습니다. 레프트 최은지 선수가 FA로 떠난다 해도 도로공사엔 하혜진-전새얀 등 예비자원이 많죠.
크게 보강이 필요한 자리가 보이진 않는데, 그래도 한 자리 하자면... 1986년생 임명옥 선수가 버티고 있는 리베로 포지션이네요. (이번 FA시장에 세터 자원은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지현 선수나 노란 선수를 노려보겠습니다. 만약 임명옥 선수도 은퇴한다는 가정하에 1998년생 백채림이나 99년생 정경은 선수에게 코트를 맡기기엔 부담이 커보입니다.
2위팀 IBK기업은행의 올시즌 가장 큰 약점은 리베로였죠.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최수빈-노란 더블 리베로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긴 했지만, 그래도 직전 시즌 남지연 리베로에 비해 무게감이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일단 IBK는 김미연 선수의 잔류를 위해 노력하겠죠. 고예림 선수가 발전을 거듭하곤 있지만 메디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되었고, 레프트에 마땅한 대안이 안보이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한지현>최수빈'으로 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노란 선수에 한지현 리베로를 노려볼만 해보입니다.
3위팀 현대건설은 두고두고 레프트 포지션에서의 공격력 강화와 벤치의 깊이 보강이 숙제입니다.
일단 은퇴하지 않는다면 1년 정도 재계약을 노려봄직한 김세영 선수 문제는 뒤로 미뤄두고, 벌써부터 많은 팬들이 노래를 부르는 대로 IBK 김미연이나 GS 이소영 선수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기본적인 공격력이 있고, 수비도 어느 정도 되니까요.
- 이다영 선수뿐인 세터 자리를 걱정해 설마 KGC 한수지 선수를 데려와 다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는 복잡한 경우는 안 생기겠죠?
- 박상미나 최수빈 선수도 레프트 포지션에서 공격도 가능하긴 하지만, 기본 포지션이 리베로이고 참..... 그 공격력이...
4위팀 GS칼텍스는 기본적으로 이소영 선수 잔류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만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또 없고, 그녀의 부상 복귀 후 팀 분위기나 성적이 올시즌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 이소영 선수가 이적한다면 김미연 선수 잡아야죠!
일단 이소영-강소휘-듀크(또는 새로운 외국인선수) 3각 편대에 표승주 선수는 조커로 활용하기로 하고, 센터 포지션에 김유리 선수도 눌러앉혀야죠? 문명화 선수가 올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혼자서는 안됩니다. KGC 한수지 선수 영입에는 지출이 크겠죠? 현재 GS칼텍스는 선수단 재구성보다 선수들의 건강과 조직력 극대화가 우선으로 보입니다.
5위팀 KGC인삼공사는 일단 팀의 상징과도 같은 한수지 센터 잔류가 최우선일 겁니다. 그 다음은 공격력 보강이죠. 다음 시즌 알레나 선수도 팀을 떠날 예정입니다. 그래서 더 시급한 숙제이고요(2년 계약 만료).
그래도 고민지 선수가 날카로운 서브와 공격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와중으로, 김미연이나 이소영 선수가 온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지민경 & 한송이 & 이연주 선수에 비해 차라리 도로공사 최은지 선수(184cm)가 나아보이기도 하고요. 쏠쏠한 활약을 해줄 겁니다.
6위팀 흥국생명도 이재영-외국인선수와 호흡을 맞춰줄, 삼각편대의 마지막 퍼즐이 필요합니다.
부상에서 돌아올 신연경은 수비에서 확실히 더 돋보이는 선수이고, 공윤희 선수는 키에 비해 개인적으론 아직 많이 아쉬운 수준입니다. 수비나 공격에서 많이 단조롭고 뻣뻣합니다. 또 김미연이나 이소영 선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김나희 선수 특유의 이동공격이 올시즌 확 사라진 상황에서 신인 김채연과 중앙에서 호흡을 맞춰줄 김유리 or 한수지도 좋구요.
김해란 선수가 버티고 있는 리베로 포지션에선 개인적으로 '남지연<한지현'이라고 보는데, 걱정입니다. 한지현 선수를 팀을 떠나고 싶겠죠.
이번 예비 FA명단을 살펴봤을 때 포지션이 다양하지 못해 시장 예측도 단조롭게 되었습니다. 현재 각 팀마다 보강해야할 부분이 확실히 드러나있고 또 많은 부분 겹치고 있습니다. 세터 자원은 아예 없고,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팀은 이소영 or 김미연 둘 중 한 명, 센터 포지션은 한수지 or 김유리 둘 중 한 명(김세영 선수는 은퇴 또는 재계약 가능성이 99%라고 봄). 나머지는 다 수비적인 성향의 선수들입니다. 요즘 도로공사에서 다시 종종 기회를 얻고 있는 최은지 선수는 크게 특출나진 않아도, 또 벤치가 약한 팀에서는 쏠쏠한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자원입니다. FA등급제도 시행되니까 부디 미아가 되거나 해서 은퇴하지 말고 계속 볼 수 있길 희망합니다.
가볍게 한 번 둘러봤는데, 한 번 지켜보죠. 다가올 FA 시장!
첫댓글 오늘(2일), KOVO에서 공식적으로 FA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위에 적은 10명에 시은미(인삼공사) 선수가 추가돼 총 11명입니다. 또한 1~3차까지 최종 계약(교섭)기간은 5월 31일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