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전국 윤동주 시 낭송대회 심사평
가을이 오는 길목은 늘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때라 마음 한 구석이 휑하기 십상인데 그걸 눈치라도 챈 냥 뜻깊은 행사에 동참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른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전국 윤동주 시낭송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다.
결실의 한 광주리를 채우기 위해 경향 각지의 애송가들이 참여하여 예선을 치르고 52명의 베테랑 낭송가들이 모여 불꽃 튀기는 본선을 벌이는 ‘가을의 시심 결투’, 시의 매력과 시의 힘이 발산하는 광양문화예술회관의 공연장은 실로 뜨겁고 아름다웠다.
고품격의 낭송으로 대회의 위상을 제고시켰음은 물론 시 낭송의 진수를 보인 참가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면서 몇 마디 심사평을 드린다.
1. 이런저런 각종 대회의 심사를 진행하면서 아쉽게 생각한 점들이 여전히 발견되었 는데 다름 아닌 시의 내용이나 주제와는 상관없이 지나친 감정의 토해냄은 지양하 기 바란다.
2. 시 낭송은 시를 창작한 작가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알아야 더욱 맛깔스러운 낭송이 될 수 있는바 창작자의 입장에서 호격어, 관형어, 부사어, 의성어나 의태어 등에 강약을 적절하게 주어야 함은 물론 장단의 호흡 조절을 하기 바란다.
3. 특히 동사, 형용사는 그 것이 갖고 있는 품사의 속성 때문에 한 음보 또는 두 음 보 이상의 휴지를 감당하는 힘이 있으니 그 점을 잘 활용하기 바란다.
4. 특정 시편들을 집중적으로 낭송하기 보다는 100여 편의 시 가운데 좋은 시가 많으 니 애정어린 시각으로 좋은 시를 발굴, 낭송하기 바란다.
이상의 몇 가지 점을 감안하고 유의하면서 우리말 문장을 잘 타고 논다면 보다 더 아름답고 절절하며 감동이 배가 되는 낭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의 품격이 높아지고 참가자의 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끝으로 대회를 마련하고 시마당의 덕석을 펴고 마느라 애쓰신 사단법인 윤동주문학연구보존회 관계자 및 실무를 담당하시고 잔치를 주관하신 천창우 박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2021년 10월 13일
심사위원장 최한선 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