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영 국방대학교 명예교수/한국시니어과협 회원 2024년 3월 21일
이익(李瀷)이 저술한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젊어서 배우고 장성하여 잊어버리는 것은 일비(一費; 허비, 소모, 손상) 이고 임금에 충성하여 공로가 있으되 경솔히 저버리니 이비(二費)이며, 오래 사귄 친구를 중도에 절교하는 것은 삼비(三費)이다, 여기에는 음식과 재물을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도 허비이지만, 당사자의 출세하는 방안에는 거론될 수 없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성호(李瀷)는 이를 해석하기를, 젊어서 배우고 장성해서 잊는다면 소득이 없는 것이고(첫째 허비) 상관(上官; 조직의 장)을 섬기다가 경솔히 저버린다면 성심으로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며(역린(逆鱗)), 친구와 중간에 절교한다면, 의리(義理)로서 사권 것이 아니니(사사로운 이익개입(利益介入)) 어찌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하였다.
성호는 이를 두고 분석하기를 사람이 늙어서 애석한 것으로 삼비가 있다. 사소한 술수와 전통과 정의에 반하는 행위에 마음을 쓰는 것은 바른 정신을 허비함이요. 급하지도 않고 이익도 없는 일에 수고하는 것은 근력을 허비함이요, 허망하고 방탕하여 덧없이 늙는 것은 세월을 허비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지나고 나서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성공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자는 성심껏 노력하되 그 시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에 감투를 쓰면 돌변하는 사람은 일비(一費)에 해당한다. 즉 직위가 높아지자, 동료들을 무시하고 도외시하며 자기기 잘났다고 거드름 피우는 사람이 일비에 속한다. 선거철이 되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은 이비(二費)에 해당하며, 특히 박근혜 탄핵 때 새누리당(보수당)에서 탄핵에 가담한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앞을 내다보지 않고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결정한 것으로 이비(二費)에 해당한다. 사사로운 이익이나 이해관계 그리고 보직 때문에 친구를 배반하는 경우는 삼비(三費)에 해당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 또는 직위를 얻기 위해 친구를 헐뜯고 배반하는 사람은 요사이 허다하다. 그런 사람은 결국 뒤끝이 좋지 않았다. 후한 광무제 때 송홍(宋弘)이 말한 “ 옛사람의 말씀 중에 빈천지교불가망(貧賤之交不可忘;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된다.)을 요사이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를 실천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다 외롭고 쓸쓸하게 죽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