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하프 연주
소년 목동 다윗이 궁중 악사가 되어 사울 왕의 곁에서 아름다운 하프 연주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모든 신하가 모인 자리에서 다윗이 사울 왕의 곁에 놓여 있는 하프를 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저것은 쓸모없는 하프다. 저것을 만들어 준 자가 나를 속여서 엉뚱한 소리만 내게 만들었거든"하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다윗이 그 하프를 꼭 타고 싶다고 말하자, 사울 왕은 마지못해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그 하프를 잡고 하프 줄에 손가락을 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하프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연주가 끝났을 때 다윗의 하프 연주를 들었던 사람들의 눈에는 저마다 눈물이 글썽거렸고, 너나 할 것 없이 참으로 아름다운 선율이었다고 칭찬했습니다.
사울 왕은 다윗에게 "다른 사람들이 그 하프를 탔을 때는 듣기 싫은 음률이 흘러나왔는데, 네가 그 하프를 타니 참으로 아름다운 음률이 흘러나오는구나. 너는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운 선율을 낼 수 있지?"하고 물었습니다.
다윗이 대답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노래를 하프로 연주하려 했지만, 저는 하프로 하여금 제 노래를 연주하게 했을 따름입니다. 저는 하프가 아직 어린 나무였을 때 가지 위에서 작은 새가 노래하고, 따스한 햇살로 일광욕을 즐기던 기쁨을 일깨워 주었고, 또 어느 날 사람들이 톱으로 그를 벨 때 얼마나 슬펐던 지를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하프에게 그 죽음이 그냥 헛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하프는 그렇게 잘려진 나무였지만, 그 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물하는 훌륭한 악기가 되었으니까요. 그러자 하프는 저의 말을 알아듣고 기뻐하면서 자기의 노래를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