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서 절반 이상 해제
심영희
오늘 드디어 27개월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단계에서 권고단계로 변했습니다. 이것 역시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 2020년 코로나의 춘천 침범으로 전국적으로 10월부터 마스크착용 의무가 실시 되었고, 몇 개월 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지만 나는 물론이거니와 야외에 나가보면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은 눈씻고 찾아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모두 마스크에 중독된 사람들 같았습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가 되었다고 마스크를 벗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입니다. 또 해제도 되는 곳이 있고 안되는 곳이 있으니 헷갈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유행 이전에는 마스크를 써 본 적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 시행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아파트 마당에 나섰을 때 딴 세상처럼 마당이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2년 넘게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한 덕에 추운겨울에도 감기에 걸리지 않고 잘 넘어갔는데 지난해 11월에는 밤바람을 쐬는 바람에 감기에 걸려서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
마스크가 그 무섭다는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추운 겨울 밤바람을 더 무서워하고 싸움에서 지고 말았나봐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기간 동안 코로나에 걸려 목숨을 잃고, 백신접종을 한 뒤 휴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접하며 그 환경을 잘 이겨내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복받은 자 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가장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은 카페와 식당이었습니다. 들어갈 때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지만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는 내내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시간 맞춰 물러나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니 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스크를 점검해 보니 참 여러 가지 사연을 품고 있습디다.
2020년 10월부터 쓰기 시작한 마스크가 1년이 넘도록 벗을 수 없게 되자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색다른 변화를 주고자 패션마스크를 사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마음의 위로가 되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 예쁜 마스크는 어디서 났느냐고요. 서울에서 사왔다고 답했지요.
그러나 겨울에는 정말 고역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느낄 것입니다. 마스크 새로 빠져나온 입김이 안경에 서려 앞을 볼 수 없어 아예 벗어 들고 가거나 계속 닦아 쓰기를 반복합니다.
1주일에 한번씩 저에게 민화를 배우는 수강생이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비싼 마스크를 몇 번 쓰고 버리면 아까워서 어떻게 하느냐고요. 또 설명을 했지요. 이렇게 마스크 내피가 있어서 마스크 안쪽에 내피에 붙어있는 테이프로 마스크에 붙여 몇 번 쓰고 지저분하면 갈아끼우면 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런 것도 있었네요. 저는 속으로 저 비싼 마스크 몇 번 쓰고 버리면 얼마나 아까울까 해서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마스크 종류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면마스크"나 "높새 황사마스크" 보다는 "황사방역 마스크 KF94"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 최고의 마스크라고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여러 단체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민화협회에서 선물한 마스크와 춘천의 대표 축제인 "닭갈비 막국수 축제" 때 나누어준 마스크는 춘천시청에서 기증한 것입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도 여러 모양과 색깔이 있습니다.
패션마스크를 쓰다보니 그동안 받았던 마스크가 꽤 있네요. 앞으로 마스크 걱정은 안해도 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 마스크를 소중하게 모셔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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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국민들께 골고루 마스크를 보급하기 위해서 마스크 구입 요일제를 도입했습니다. 생년월일 끝자리를 기준으로 마스크 2장~5장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였습니다.
사업목적의 홍보에도 마스크가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2020년대 초에는 가장 많이 쓰인 단어가 마스크와 코로나19, 백신접종, 비대면, 거리두기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