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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12시쯤 타올 미술관에 도착해 약 2시간 가량 돌아보고
도고온천 가기 전에 이요가쓰리(일본 전통 홀치기염색) 회관을 들르려 했었답니다.
http://e-hime.jp/kasuri/iyokasuri.php
하지만 길을 헤매고 타올미술관에서 너무많은 시간을 보내지라 가스리 회관까지는 조금 무리인 것 같았지만
어차피 도고온천에서 그리 멀지않기에 근처까지 가서 전화를 하니 아니나다를까 이미 입장 마감시간이 지났다네요.
어쩔 수 없지요. 그냥 도고온천으로 고고~~
일단 우리의 숙소인 도고 프린스 호텔에 체크인부터 합니다.
도고 프린스는 료칸형 온천호텔로 이렇게 화실이 배정되었네요.
아마도 우리가 저녁식사를 하고오면 저 테이블은 치워지고 푹신한 이부자리가 깔려있겠지요.
다른 분들은 도고온천을 둘러보시기로 하고
백진님과 저만 차를 반납하기 위해 JR 마쓰야마역 근처에 있는 도요타 사무실로 갔습니다.
작은 흠집하나 없이 무사히 반납. 휴~~
그래도 운전을 백진님과 둘이서 교대로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백진님!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렌터카 사무실에서 전차 역을 요상하게 알려주는 바람에 역 앞에서 아주 잠깐 헤맸네요.
그런데 급하게 건널목을 건너려다가 백진님 다리 인대가 탈이 난 듯합니다. ㅠㅠ
에고... 여행 막바지에 이게 왠일이래요.
절뚝 절뚝....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잠시 쉬었다가 겨우 몸을 추스려 도고온천행 전차에 오릅니다.
시내를 관통해 천천히 가다보니 도고온천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약 20~30분 정도 걸린 듯합니다.
도고 온천역에서 하차!
역을 나오면 카라쿠리 도케이(시계)가 바로 보이는군요.
매 정시가 되면 영화 트렌스포머에 나오는 변신 자동차처럼 시계가 변신을하며 나쓰메소세키의 소설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시계랍니다.
내일 시간이 되면 한번 구경해 보려고요.
옆으로 여행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족탕도 있네요.
약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고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지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 등장하는 온천장의 모델로 더 잘 알려진 도고 온천장 본관의 모습입니다.
온천장으로는 최초로 지정된 중요 문화재답게 그야말로 역사와 전통이 물씬 풍겨나는군요.
이곳에서의 온천은 내일로 미루고...
막 들어오는 도고 프린스 호텔의 셔틀버스에 오릅니다. 사쿠라 버스군요. 예쁘네요~
다들 백진님 방에 모였습니다. 몸 상태에 대해 걱정스런 마음들....
예전에 수지침 공부를 하신 베쓰님이 압봉을 손 곳곳에 붙여주고 다리 쪽으로는 파스를 붙이는 것으로 응급조치를 합니다.
체크인 때 저녁 식사 시간을 지정하는데 우리는 7시 30분으로 되어있어
룸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4층의 레스토랑으로 내려갔습니다.
각 테이블마다 손님의 이름이 적혀있는 지정석이네요.
석식은 역시나 가이세키로 제공되고요.
기본 상차림만 찍었더니 좀 썰렁~하지만 풀코스로 음식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특이한 점은 도미 요리가 많이 나온다는 점. 밥도 도미가 얹혀진 밥이 나오더군요.
사시미는 얼음 접시에... 아기자기하게 나오는 요리들을 요것저것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불러요.
일본은 지방마다 특색있는 맥주가 있다는 거 아시죠?
도고온천에 왔으니 도고 맥주를 마셔봐야지요. 우리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기념하며... 건배!!!
앗, 사진은 맥주가 아니라 식전주로 나온 매실주였네요.
식사 후 방에 돌아오니 우렁각시가 다녀가셨어요.
예상대로 테이블이 한쪽으로 치워지고 이부자리 두 채가 얌전히 깔려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온천 즐기기~
도고 프린스 호텔은 대욕장이 있는 3층과 노천탕이 4층이 별도로 분리되어있습니다.
따라서 노천탕을 가기 위해선 옷을 입고 나와 다시 4층으로 올라가야하는 것이 좀 불편합니다.
하지만 4층 노천탕에도 간단한 샤워시설이 있으니 귀찮으신 분들은 4층만 가셔도 되실 듯합니다.
온천을 하고 나오니 온 몸이 노곤노곤....
룸메이트인 차돌님.... 안녕히 주무세요!
★ 비록 여행사 관련 포스팅이긴 하지만 도고 프린스 호텔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해 놓았네요.
http://blog.tnttour.co.kr/220477237745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6시에 다같이 도고온천에 가기로 해 나와보니 이미 다들 모여 계시네요.
다행히도 백진님은 자고 일어나니 한결 나아졌다고 하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1층 로비에 보면 이렇게 도고온천에 가는 사람들을 위해 타올과 비누가 든 바구니를 걸어놓고
자유롭게 들고 나갈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프론트에서 도고온천을 갈 거냐고 물어보기에 그렇다고 했던니 이번에는 봉고차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네요.
걸어서 15~20분 정도라 슬슬 걸어내려가도 되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차에서 내릴 때 기사 아저씨가 작은 봉투를 하나 주면서 온천이 끝나고 나면 전화를 하라는데
가만보니 겉에 전화요금이라고 적혀있고 안에는 10엔자리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세상에나~~
정말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이네들의 친절에는 수시로 일본을 다니는 저조차도 감탄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도고온천장 본관 입장료는 400엔. 내부는 전형적인 동네 목욕탕이고 세면도구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호텔에서 들고나온 바구니 안에 비누가 왜 들어있었는지를 알겠네요.
아침 일찍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도고 온천에서 온천을 했다는데 의의를....^^
온천을 마치고 나오면 현관에 놓여있는 오래된 공중전화 박스.
내릴 때 준 동전을 이용해 호텔에 전화를 합니다.
"우리 온천을 마쳤으니 데리러 와 주세요~"
그런데 여행자들에겐 아쉬운 소식. 이곳 도고온천 본관 건물을 내년부터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네요.
약 10년에 걸쳐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곳 도고 온천이 유명한 이유중 또 하나는 바로 나츠메소세키의 소설 '봇짱(도련님)'의 무대라는 점일 것입니다.
도고온천은 실제로 나츠메소세키가 마츠야마 근교에서 교사 생활을 할때 자주 찾던 곳이라고 합니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네요.
전화한지 불과 5분만에 호텔 봉고가 우리를 데리러 왔네요.
그래도 온천에 미련이 남은 우리는 프린스 호텔 족탕에서 잠시 노닥노닥...
스태프로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발 닦으라고 수건을 챙겨주십니다.
아이구 친절하시기도 하지~ 바구니에 있는 걸로 써도 되는데...
호텔에 들어서니 또 다른 직원은 잽싸게 바구니를 받아듭니다. 와우~
방에 들어서니 차돌님께서는 벌써 일어나서셔 채비를 거의 마치셨습니다.
저는 여름엔 얼굴에 땀이 너무나 많이 흐르기 때문에 거의 화장을 하지않는고로 준비할 것이 별로 없네요.
어제 저녁식사를 했던 장소에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프린스 호텔의 아침 식사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에요.
든든히 아침을 챙겨먹고 짐을 챙겨 내려와 체크아웃.
큰 트렁크는 호텔 프론트에 맡기고 가벼운 차림으로 호텔을 나섭니다.
다시 또 아까 그 왕자님 캐릭터 봉고차로....
일단 도고온천역 아케이드 초입에 있는 안내센터부터 들어가 마츠야마 지도를 챙기고
혹시 한국인 전용 리무진버스의 무료 탑승권을 얻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NO! 하지만 기사님께 이야기 해보면 태워줄 수도 있다네요.
'에구... 아가씨, 그런 애매한 대답은 나도 해유~'
아무튼 오늘 5시 30분 비행기이니 3시까지는 마츠야마 시내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마침 카라쿠리 시계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걸로 보아 곧 시계가 열릴 듯합니다.
먼저 시침이 마돈나로 바뀌고 지붕이 서서히 올라갑니다.
마침내 2단이었던 시계가 4단으로 바뀌고 창문들이 튀어나오며 봇짱의 모든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공연(?)은 약 5분정도 벌어지고 캐릭터들은 서서히 원래의 자리로 들어가는군요.
이 시계는 1994년 도고온천 본관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었다고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션은 봇짱 열차 타기!
소설 속에 등장했던 모습 그대로 운행을 하는 마츠야마의 명물 봇짱열차입니다.
우리는 마츠야마의 전차를 하루종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일일권을 구입했습니다. 500엔.
한번 타는데 160엔씩이니까 세번만 타도 본전이에요.
그런데 봇짱 열차를 타려면 별도로 300엔을 더 내야한다네요. 일일권 없이 봇짱 열차 티켓을 구입하면 500엔.
그런줄 알았음 일일권 구입을 하지않았을텐데... ㅠㅠ
봇짱열차가 들어오자 기다리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순번표를 받지않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뛰어가 받아오는 바람에 입석으로 겨우 타게 되었네요.
봇짱 열차티켓을 구입하실 땐 꼭 시간을 말하고 번호표도 달라고 하세요.
검표원들도 예전 복장으로...
표를 검사하고 나가는 직원에게 '포토~' 했더니 어정쩡한 포즈를 취해 전차 안의 모든 사람들이 웃습니다.
마츠야마 관광의 중심부.... 오카이도에서 하차!
마쓰야마 성을 올라가려고 해도 여기에서 내려야 해요.
차돌님과 저는 그냥 아케이드를 돌아보기로하고
다른 분들은 마츠야마성을 다녀와 1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결국 다른 분들도 되돌아오셔서
다함께 아케이드 쇼핑을하며 슬슬 걸어서 다카시마야 백화점까지 이동을 하기로 했지요.
미니 크로와상 초코크로로 유명한 산마르크 카페입니다.
봇짱 커피숍
마츠야마 관광은 이렇게 오카이도 쇼핑으로...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드럭스토어랍니다.
언젠가부터 동전파스를 비롯 이런저런 상비 약품들 구입이 점점 늘어나는군요.
마쓰야마는 감귤로 유명한 고장이랍니다.
감귤 쥬스와 감귤 아이스크림은 먹어봐야지요.
현지인들에게는 유명한 곳인가보네요. 우리도 그 무리에 섞여 이것저것 사서 맛을 봤습니다.
감귤 아이스크림도 감귤 쥬스도... 맛있군요.
생활용품점...
도라야키 전문점.... 여기도 맛있어요.^^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도착한 시간은 한시가 막 넘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점심을 먹을거에요. 일본에 왔으니 스시를 먹어보자는 의견에 따라 스시집을 찾아봅니다.
백화점 8층 식당가에 있던 스시 전문점에 들어가 세트메뉴 중 하나를 시켰습니다.
엄청나게 맛있다 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무난한....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저에게 스시는 역시 오타루가 정답이지요. ^^;
점심 식사 후 세팀으로 나뉘었습니다.
베쓰님은 찾는 매장이 미츠코시 백화점에 있어 미츠코시 백화점으로....
백화점 쇼핑을 하고픈 홍사님과 명해성님은 다카시마야 매장을 돌아보시고...
차돌님과 백진님 그리고 제가 찾은 곳은 다카시마탸 백화점 옥상의 대관람차!
외국인들은 여권만 보여주면 무료로 탑승이 가능합니다.
대관람차 같은 건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함께 탔던 기억이 있지만 아이들이 크고나서는 탈 일이 거의 없었지요.
관람차 안에서 마츠야마시 전경을 보니 생각보다는 큰 도시네요.
멀리서나마 마츠야마 성도 봐주고요.
도고 프린스호텔에서 2시 50분에 모두 집합!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준 버스 시간표에 따르면 한국인 전용 리무진 버스가
프린스 호텔 앞에서 3시 5분에 정차한다고 하니 일단 기다렸다가 리무진 버스 기사님께 태워달라고 해보고
만약 안되면 도고온천역으로 가서 3시 27분 출발하는 일반 리무진을 탈 계획입니다.
이윽고 3시 5분..... 그런데 10분이 넘도록 기다려도 리무진 버스가 오지를 않네요.
3시 27분 출발 버스마저 놓치면 아무래도 곤란할 것 같아 도고온천으로 가려고 셔틀버스에 오르는데
호텔 직원 아저씨 한 분이 극구 우리를 붙잡습니다.
우리는 그냥 도고온천에서 일반 리무진을 타겠다고 하고, 아저씨는 아직 무료 리무진 버스가 안왔으니 기다리라고하고
서로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도로로 뛰어나가며 지나가던 버스를 잡는 겁니다.
우리 호텔 앞을 지나치던 버스는 차를 돌려세웠고 아저씨는 우리의 캐리어를 양 손에 들고 뛰면서 외칩니다.
"리무진 버스입니다. 빨리 오세요."
짐을 다 싣고 기사 아저씨에게 우리 손님이니 잘 부탁한다는 말까지 건넨 후
우리가 무사히 버스에 오르는 걸 지켜보시고서야 비로소 안도하는 모습이더군요.
얼떨결에 버스에 오른 후 뒤에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
짜증까지 냈음에도 끝까지 우리를 붙잡고 기어이 리무진 버스를 태워주던 아저씨의 프로정신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버스 시간표만 제대로 적혀있었어도 그런 헤프닝은 없었을텐데...
어쨌든 아저씨 덕분에 편안하게 무료 리무진 버스를 타고 마쓰야마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마쓰야마 공항은 워낙 작아서 수속을 밟는데 그다지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 마쓰야마 공항에 취항하던 아시아나가 곧 마쓰야마 노선을 폐지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다카마츠 공항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을텐데 그러면 아무래도 마츠야마까지 오기가 조금 더 어려워지겠지요.
막상 떠나려니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방문하지 못했던 이요 카스리회관도, 도베야키 도예관도 아쉬움으로 남지만
꽉찬 4박 5일 일정으로 마치 열흘 이상 돌아다닌 듯한 느낌의 이번 시코쿠 여행은
나름 아트투어로 알차게 보고 즐기고 많은 것을 느꼈던 여행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찾는 여행에 동행했던 우리 멤버들....
차돌님, 명해성님, 베쓰님, 홍사님, 백진님께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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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늘 떠날 때마다 설레면서도 새롭고... 돌아올 때는 마음 한조각을 떨구고 온 것처럼 어딘가 허전합니다.
하지만 나오시마 여행은 영혼이 한뼘쯤 자란 듯한 뿌듯한 마음이 되어 돌아오게 되지요.
서두에도 말씀드렸듯이 삼년째 매년 찾고 있는 곳입니다만
나오시마를 다녀오고나면 제 일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마법에 걸리게됩니다.
자연이 곧 예술이고, 일상이 곧 예술이 되는 마법....
그 마법이 주문이 풀릴 쯤이면 저는 또 다시 나오시마로 떠날 여행 가방을 싸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