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즐거운 경험을 참 많이 한 하루였습니다.
다둔마을 산책로와 마을안길을 걸으며 물봉선, 선비철죽, 구절초, 산초나무, 용담 등 아름다운 꽃들을 즐겼으며
새빨간 구기자와 산수유의 자태에 폭 빠지기도 했고, 밤, 대추 등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 수확의 기쁨(?)을
느끼고 맛나게 먹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추는 단물을 한껏 머금고 있었으며, 왜이리 많고 또 따기도 쉽게 길가에 검붉게 익어서 나뭇가지가 쉴 정도여서
우리는 이번 산책을 '대추체험산책'이라 명명했습니다.
지나는 길목마다 만나는 주민들께서는 우리를 붙잡고 이런저런 정담을 이야기하고 차한잔 꼭 하고가라고 붙잡는 통에
시간이 늦어졌습니다만, "아! 이런 것이 바로 다둔마을의 정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래서 외지인들이 마을로
찾아와 둥지를 트는 이유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마을을 한바퀴 돌고는 오는 10월 18일(토) 마을에 들어선 미술관인 '불이재' 개관기념 전시회와 음악회 및 퍼포먼스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는 쥔장 정화석 화백을 마을이장님과 함께 만났습니다.
※ 不離在라고 한 것은 동학의 지주정신 최시형의 ‘인간은 한울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한울은 인간에게서 분리되어
있지 않다[人不離天, 天不離人]’라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정화석 화백은 이번이 10번째 개인전이며 다둔의 미술관에서는 첫번째 개인전으로 의미가 깊고, 보통 개인전은
인사동에서 하면 되지만 다둔에 터를 잡고 출발하는 만큼 지인들을 초청하고 싶은 마음에서 처음으로 전국의
지인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가지겠다고 합니다.
정화백은 마을에 미술관을 준비해온 것이 어느새 7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며 이제는 어느정도 마음에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작품을 전시하고, 그동안 삶의 동반자 지인들을 초청하여 전시회와 음악회 및 퍼포먼스 등을 하겠다고
합니다.
우리 포럼에서는 정화백이 개인적으로 전시회를 할 경우 주차문제, 쓰레기 문제, 소음문제 등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 괴리감, 소외감 등을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이로인해 주민과의 갈등의
시작될 수 있고 오해의 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오히려 주민들과 친해지고
이해하고 하나되는 기회로 만들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전시회를 마을사업과 연계함으로써 마을활성화의 단초로 삼을 수 있다면 주민들은 전시회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문제시 삼지 않을 것은 물론, 주차관리, 쓰레기 처리, 소음이 아니라 음악으로 듣는 것으로
발전하여 전시회 행사를 지원하고 도와줄 것이며,
이러게 된다면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예술가' 라는 우리주민과는 다른 족속이라는 거리감을 줄여 동질감을 느끼고
동기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 하였으며,
정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고 마을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며,
그 이유는 7년이란 오랜 세월 준비한 것은 앞으로 이곳 다둔마을에서 남은 예술인생을 다하고 싶어서 이기 때문이며,
마을에서 살고자 한다면 지역의 주민들과는 더없는 친척처럼 친구처럼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하며 포럼의 제의에
의기투합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을의 모든 가구에 정화백이 작업하는 청자로 문패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마을을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가꾸는데도 동참하여 예술가적 안목을 지원키로 하였는데, 일테면 마을입구에 조형물
설치, 마을펜션 공간과 볼품없는 사방댐 및 마을 곳곳에 도판을 이용해 가우디의 건축물처럼 가꾸는 방안 등의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겠다는 약속도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저녁때 주민들이 모두 모인 교육시간을 활용하여 정화백이 마을에 들어온 이유,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
마을에서 남은 예술인생을 보내고 싶다는 의지, 전시회의 의의와 주민들의 협조 등 그동안 기회가 없어 말하지 못하고
오해로 이어질 수 있던 모든 것들을 말하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에 대해 주민들도 정화백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시회는 물론 앞으로 정화백을 도와주며 문화가 있는 재미있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고 마음을 열고 환영하였습니다.
한편, 우리 포럼에서도 마을행복의 추진력을 더하기 위해 전시회 전날인 10월 17일(금)에 '08년 10월 정기포럼을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사전답사는 김주원 박사, 김기업 차장, 박미리 대표, 구진혁 대표 외 1인 등 몇 안되는 회원이 참여했지만
여느 정기포럼 못지 않은 수확을 얻은 것 같아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조금 섭섭한 것은 마을에서 개발한 '산채피자'를 못먹은 것이 아쉽네요.
10월 17일 정기포럼 날 먹어볼 수 있겠지.....^^
모쪼록 다둔마을에서 10월 18일 개최되는 전시회가 마을 축제가 되어 주민들의 즐거움은 물론 마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어 행복 다둔마을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와~~제게 너무 고맙고 익숙한 분들이 계시네요!! 빨리 가고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