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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파티마병원 박대진 안과과장 양막고정링 이용 봉합없이 눈수술 | ||||||||||
그러나 아무리 미세한 봉합이라도 돌출된 매듭부위가 있거나 매끈하게 잘리지 못한 실이 남아 있으면 실밥을 뺄 때까지 환자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불편하거나 이물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파티마병원 안과 박대진(38) 과장은 태반 속 양수를 쌓고 있던 얇은 양막을 안구조직접합제를 이용해 백내장과 외안부 눈 수술을 봉합 없이 시술하는 앞선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얇은 실리콘 테두리에 양막을 덧씌운 ‘양막 고정링’을 이용한 수술기법은 임상현장에 응용하고 있는 그만의 유일한 시술법이다.
“양막은 안구의 상피조직 재생, 흉터 억제, 염증 등을 줄여주는 물질로 회복을 빠르게 도와 거의 모든 안과 수술에 효과적입니다.” 각막과 결막 조직으로 이뤄진 안구 외안부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노출성, 바이러스성, 세균 및 진균성 각막염에서부터 각막궤양, 검은자위 위로 흰자위가 점차 덮여지는 각막의 결막화, 익상편(군날개), 화학적 손상, 안구표면 화상, 지속성 각막상피결손 등이 생길 수 있다. 이같은 외안부 손상에 대해 양막 고정링을 이용한 수술은 환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뿐 아니라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구표면손상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린아이의 경우 웬만한 안과수술은 전신마취 후 시행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그럴 필요가 없는 거죠.” 얇은 실리콘 재질에 유연성이 높은 양막 고정링은 눈이 작은 환자들에게도 적응성이 뛰어난다는 게 지난 한 해에만 60여례 수술을 통해 얻은 성과이다. 박 과장은 조만간 임상결과들을 묶은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2005년 미국 학회에 참석했다가 처음 양막렌즈란 걸 봤습니다. 순간 안과적 수술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귀국 후 환자에게 적용했더니 탁월한 효과였습다.” 양막렌즈를 통해 박 과장은 안과의사로서 시술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2001년 전문의 취득 후 이미 백내장과 외안부 수술만 약 1천여례의 경험을 쌓고 있던 그는 안과적 수술에서 양막의 이용효과를 일찌감치 간파했던 것. 문제는 비용이었다. 외국의사가 고안한 양막렌즈는 개당 100만원이 넘어 환자들에게 선뜻 권할 만한 것이 못됐다.
“중고교 시절 손재주가 있어 각종 과학경연대회에서 입상했고, 어려선 블록과 미술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죠.” 그후 의사길을 선택한 박 과장은 국내에 있는 양막재질만 갖고 직접 수술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기로 작정했으며, 머리를 싸맨 끝에 양막고정링을 고안한 것이다. 이 제품 가격은 수입품의 20%밖에 안돼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확 덜어줜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수술 때마다 만들어 쓰는 링은 클립형 모델과 함께 도화지에 그린 설계도를 기본으로 대량 생산을 준비중이다.
“제가 안과를 선택한 까닭은 외래에서 진단과 더불어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메스를 들고 하는 수술적인 처치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나 약물, 외상 등으로 인해 눈과 입, 항문 등 예민한 점막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경우 손상 각막이나 결막을 약물치료와 병행해서 수술적 처치를 하면 훨씬 더 예후가 좋아지죠.” 안구질환에 대한 치료욕심 외에도 박 과장은 가슴이 따뜻해지려고 노력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2006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 온 후 그는 병원측에 캄보디아 바탐방시에 의료센터를 건립토록 건의, 올해 안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의학으로 충분히 시각을 회복할 수 있는 백내장 환자들이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인해 맹인으로 살아가는 걸 보고 가슴에 상처만 안고 돌아왔습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프로필=△1971년 달성 화원 출생 △96년 경북대 의대 졸업 △97년 파티마병원 인턴 수료 △98~2001년 파티마병원 레지던트 수료 △2001년 안과 전문의 취득 △파티마병원 안과과장 △익상편 등 논문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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