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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태산 정상에서: 정인수, 서광용, 조석희, 신윤식, 남장현, 이인우, 하대현)
1.산행 참가자
김종민, 남장현+최영, 신윤식, 서광용(밴쿠버), 이인우, 정인수, 조석희, 하대현 이상 9 명
2.산행 시간
주차장 10:30
제 1 등산로 10:35
헬기장 11:25
정상 11:30(점심~12:45)
제 3 등산로 12:50
주차장 13:30
2.산행 落穗
선선한 가을 날씨에 때마침 滿山紅葉의 계절이라 곱게 물든 단풍 속으로 푹 파묻히는 산행을 하기에 좋은 철인데 老少 동문이 어울리는 총동문회 산행은 그야말로 야유회 산행이고 부담없이 즐기고 마시는 산행이다.
귀에 그다지 익숙치 아니한 횡성 청태산의 높이가 1,200m라 하니 제법 埈峰급이라 할만한데 산길은 꽤 부드럽다는 소식이다. 푸르고 큰 산이라는 뜻인가.....
출발지인 청태산 기슭의 휴양림의 해발이 750m쯤 된다 하니 2km 남짓쯤 떨어진 정상까지의 고도 차이가 450m정도이다.
렇다면 수월한 등산로인 듯하니 야유회 산행지로는 적당한 느낌인데 바로 피닉스 파크 스키장의 앞산이기도 하고 정상에 서면 가까운 곳에 성우 리조트의 스키 코스가 내려다 보이니 눈이 많이 내리는 곳임이 분명할 터이다. 그렇다면 바람 쌩쌩 불고 내려 쌓인 눈에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한겨울의 積雪 산행지로서도 괜찮을 것이다.
오늘 이북 지도자 式의 오랜 은둔 끝에 大隱이 나타나 큼지막한 홈 메이드 샌드위치를 선물하고 이색적으로 캐나다로부터 光用이 산행 참석을 하였지만 同期 산행 인원이 미리 신고한 예정 인원 보다 훨씬 줄어 들어 좋게 말해 오붓하지만 조금 썰렁하다.
참석 인원이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동기 자체 행사도 아닌 총동문 공식 행사에 얼마나 많고 적은 인원이 참가하느냐를 누구도 모르는 것이 답답한 현실인 것이다.
몇몇 동기들이 덕유산, 설악산으로 강도 있는 토요 산행을 했다고 들었기에 일요일 산행 참가가 어려울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이론적 불참율이 높은 사태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예약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後進的(?) 풍토에 기인하는 것이기에 조금은 답답하고 씁쓸한 현실의 한 단면이 아닌가......
지구촌 어느 곳이든 多方向으로의 동시 의사 소통이 자유로운 이 시대에 누가 나오고 누가 못 나오는지를 미리 알지 못하는 것은 답답한 현실인데 누가 나오든 안 나오든 간에 그저 입 꾹 다물고 있는 것이 能事가 아니다.
一波萬波인지 모처럼 동기 산우들의 높은 불참율(?) 때문에 귀경할 때 한 깃수 차이인 환갑을 넘긴 노장 선배 형님들이 버스를 갈아타는 문제로 일종의 勢 대결 같은 氣 싸움을 벌이기도 하였으니 한참 후배로서 지켜보는 마음이 약간 불안하기도 하였지만 세상 만사가 妙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쨌든 동문 사회에서 한 깃수 높은 끗발의 위력은 대단하고 마음에 거슬리더라도 이것을 무시하고 반발하면 동문 조직의 위계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야 바빠서 못나오면 그렇다 치더라도 그 동안의 야유회 산행마다 신형 버너와 불판을 갖춘 구이 전용 장비 一襲(일습)을 도맡아 준비해온 楊總이 빠져 무언가 헝크러진 느낌이다.
구이 장비가 시원찮아 보이니 채소나 양념이 빠진 허전한 느낌이고 얼린 생고기 자체가 맛이 떨어지고 부실한 느낌인가.......
실제로도 녹색 푸성귀와 버섯은 준비 되었으나 소금과 후추가 빠졌으니 제맛을 느끼기에 애로가 있지 않은가.....,
얼마전 동기 撞球王에 등극한 晳熙가 부실한 장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기를 쐬여가며 정성껏 구워 낸 삼겹살의 제맛을 느끼려면 양념이 꼭 필요했었는데......楊總이 집안의 좋은 행사를 집안의 문제로 표현하는 것은 무슨 緣由에서인지......
버스 차창 너머 가을 들녁에 황금 물결이 가득하니 이른바 五穀百果가 익어가는 가을 山野를 바라보는 것 자체로 마음이 흐뭇한가.....
여주를 지나며 농협을 사칭(?)하는 천마 제품 판매원에게서 천마 꿀차 한 병씩 보시를 받았는데 선전만큼 효험이 있을런지 모르지만 어쨌든 공짜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인 모양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전하는 내용을 다 들어주는 것이 조금 귀찮지만 효과 직방이라는 天麻丸까지 한 알씩 받아 드시고 모두 흐뭇한 표정이다.
750m 고지의 숲속에 자리 잡은 청태산 휴양림은 가족 단위로 캠핑과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 같다.
울창한 솔숲 속에서 맑은 바람을 쐬며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기도 좋고 야외 데크에서 술 한 잔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쉬어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들꽃 피어난 길옆으로 山幕도 있으니 하룻밤 자고 가도 괜찮겠지.....
동기회 총무 鍾旻에게 뒷풀이 준비를 부탁하고 넉넉하게 뚫린 숲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단풍 사이로 밝은 햇빛 비쳐오는 가을 길이다.
정상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라 한다.
정상에 이를 때까지는 전망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고 산길은 오르막 일변도이지만 나무 아래를 걸어가는 森林浴 산행이라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살짝 단풍빛으로 물든 숲속에서 가을의 浪漫과 함께 쓸쓸함도 배어 나오는가.....
숲속을 들여다 보니 산의 오른쪽 등성이는 소나무가 그득하고 왼쪽으로는 참나무 숲이 자라고 있어 군락지가 뚜렷이 구분된다. 이런 숲이 자연림과 인공림이 합쳐진 것이리라.....
30 분만에 고도가 1,000m를 넘어 서고 왼편으로 언뜻언뜻 정상 모습이 보였다 사라진다. 땀을 조금 흘리며 계속 오르막을 올라가니 큼지막한 헬기장이 나타나고 정상이 300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부지런한 동문들이 벌써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는데 눈여겨 보니 노익장인 3 회 선배께서 앞장을 서시고 계신 것이 아닌가.....
정상에 서서 따뜻한 햇볕과 바람을 쐬며 툭 터지는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바로 남쪽으로 백덕산(1,350m)이 뚜렷하니 바로 옆 산이 사자산(1,120m)일 터인데 그 남쪽 기슭에 적멸 보궁터인 法興寺가 자리잡고 있겠지....또 하나의 겨울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곳이다.
남서쪽으로 치악 연봉들이 길쭉하게 솟아 올라 달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그 중앙에 비로봉(1,282m)의 자태가 뾰족하다.
북쪽으로는 잘 보인다던 태기산(1,261m)의 모습이 우거진 잡목에 가려있는 듯하다. 제 3 등산로 하산길에 눈여겨 볼 참인데 나중에 보니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산 너머가 태기산인가.....이 부근 산들이 모두 雪景이 특히 아름다운 산들이라 한다.
동기들이 모두 모여 정상 사진을 찍고 정상에 올라 선 흐뭇함을 만끽한다. 이 사진을 끝으로 작동 장애를 일으켰던 사진기가 작동을 멈추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산에서 산을 바라보는 느낌은 언제나 좋다.
헬기장으로 내려와 모두 둥그렇게 둘러 앉아 맛있는 산중의 음식으로 요기겸 마음의 點을 찍는다.
토실토실한 삶은 밤 몇 알과 팍신팍신한 제철 고구마 두어 개 먹으니 바로 가을이 입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寅步가 비지 찌개를 이곳까지 메고 온 정성도 무시할 수가 없어 한 숟갈씩 나눈다.
단풍 색깔의 술도 한 모금씩 나누며 느긋하게 山中의 忙中閑을 즐기니 시간이 제법 빨리 흐르며 살짝 취한 기분에 빠진다.
술의 세기가 몸무게에 비례한다고 주장하는 壯士 晳熙가 취하기에는 山上의 단풍 술이 부족한 듯하니 조금 아쉬운가.....과일 들고 커피까지 마셔 나름대로의 산중의 호화판 점심 식사를 마친다.
하산길인 제 3 등산로는 제 1 등산로 보다 더 편안한 길이다.
낙옆이 떨어져 쌓이기 시작하는 산길을 따라 쉬엄쉬엄 40 분 정도를 내려 오니 산길이 끝나고 원점 회귀 산행이 3 시간만에 끝난다. 너무 수월한 산행을 했다는 느낌이다.
鍾旻이 미리 자리를 잡아 동기 산우회 플랭카드를 걸어 놓는 수고를 하고 고기를 구울 준비를 다 해 놓았으니 고맙게도 바로 고기를 구어 들 수가 있다.
晳熙가 진중하게 한 자리에 앉아 실력 발휘를 하여 맛있게 고기를 구어내기 시작한다. 완벽한 匠人의 자세로 부실한 장비를 탓하지 않고 맛있게 구워내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고 믿음직스러운지.....
大隱이 준비한 양송이도 꼭지를 떼어 내고 버섯 물이 잘 고이도록 얌전하게 구어 내니 가을 냄새 풍기며 물이 흥건하게 흐르는 버섯 몇 알만 먹어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 느낌이다.
寅步가 늘 준비해 오는 청정 채소로 고기를 싸서 한입 우물거리고 소주로 입가심을 하니 일단 행복하다.
위스키도 한 병 열고 새송이 버섯도 구워 몇 잔씩 돌리니 조금 취하기 시작하는데 인근의 노장 선배들께 술과 음식을 권해 드리니 좋은 말씀을 들려 주시며 꽤 좋아하신다. 역시 사람은 어울려 살아야 하고 겪은대로 느끼고 살도록 되어 있는가.....
두 시간 정도의 뒷풀이 시간이 지나고 예정 보다 한 시간 빠르게 마무리 교가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
선배들과 함께 탄 버스의 승차 인원이 26 명인지라 자리가 널널한데 조금 비좁게 온 모 깃수선배들께서 집행부에 귀경 버스 자리를 재배치 해 달라고 요구를 한 듯 하다.
우리가 탄 버스로 옮겨 타고 싶어 우리와 함께 타고 오신 선배들께서는 다른 버스로 옮겨 타 주십사 하는 이야기인데 같이 온 선배들께서 일언지하에 옮겨 타기 싫다고 거절하시니 그것으로 상황 끝이다. 바로1 년 위 선배들의 결정이시다.
돌아오는 길은 차가 막혀 자칫 지루한 길이 될 수 있는데 마침 經綸 있고 博識한 형님들의 인생 강의를 개인 교습으로 받게 되는 시간은 제법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듣고 보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고 저 정도로 인생에 엀힌 이야기를 폭 넓고 깊게 하려면 어느 정도와 수준까지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형님은 한 시간에 6km 속도로 잠실대교에서 김포대교까지는 간단히 걸으신다는 駿足이자 산행의 達人이시고 생물학 전공이라신데 기억에 남을 몇 마디 名言도 남기신다.
인간은 호르몬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동물이고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50%씩 상호 지배적이라는데 인생에서 부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색다른 경험과 좋은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해외 旅行이라는 말씀이시다.
또 탄천을 따라 걸으면서 보고 들은 것을 말씀하시는데 집오리 암컷과 철새 오리 수컷이 만나 새끼를 낳아 길러 새끼가 자라게 되면 새끼는 아빠 철새를 따라 북쪽으로 날라 가고 엄마 집오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한다. 이것도 자연의 법칙인가......
또 이 세상에서 제일 신뢰하게 되는 사이는 夫婦사이도 아니고 父母와 子息 사이도 아니고 F1(본인)과 F3(손자,손녀) 사이라는데 아직 경험이 없으니 판단할 수가 없다.
꽤 오랜 동안 情談이자 鼎談을 나누며 술 한 잔 마시는 재미있는 시간이 지나가는데 이유 없이 사납게 으르렁 거리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보다 얼마나 다행인가......
돌아오는 길 내내 申공외 몇몇 동기들과 죽이 맞는 몇몇 선배들의 주도로 老壯이 격의 없이 어울리는 떠들석한 술자리가 이어지고 휴게소마다 맥주, 소주가 보충이 되니 조금씩 醉行의 길을 가게 되는 모습이다. 지나치지만 않으면 괜찮으리.....
오늘 도우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 寅步가 약간 취한 정신에 物質과 反物質의 대칭성 개념에 대해 설명을 해 주니 고마울 따름인데 무식한 南모로서는 도저히 이해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無心 거사가 기분이 좋은지 압구정에서 저녁 삼아 칼국수 布施를 제의하니 不敢請이언정 固所願인데 시간도 적당하게 시장기가 돌기 시작하는 일곱시 반 정도이다.
서로 격의 없는 情談을 나누며 만두와 국수로 소주 몇 모금 더 하고 긴 하루를 끝낸다.
無心 거사가 하루 세 번 이상 作善을 하고 모기도 잡아 죽이지 말고 쫓아 보라는 스님과 함께 생활하는 중이니 곧 得道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술 한 잔 마시고 생각해 보니 선배의 말씀 중 過年한 딸들이 빨리 좋은 배필을 만났으면 하는 부모의 인간적인 바램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요즘 세태에서는 기본적으로 때가 이르기를 기다려야 한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도와 주어야 하나.....
章
2008.10.
(산행 시작)
(정상에서 바라본 백덕산의 모습)
(나무 박사 19회 형님과 함께, 10월 26일 서건회 주관 오서산 억새 산행에 오라는 말씀)
(횡성 방림의 골짜기와 백덕산쪽 풍경)
(정상주 한 잔 마시고)
(성우 리조트 넘어 비로봉과 치악의 줄기)
첫댓글 예약문화 지적은 백번 지당하신 말씀......소생도 한달전 약속이라 어쩔수는 없었지만,당일아침 가능한한 여주휴게소에 맞춰보려했는데 한두명 움직이는게 아니다보니 내 마음대로 안되네요........
예전보다 참석인원이 적어, 조금 아쉽게 되었군요... 소생이라도 頭數 counting에 一助했어야 했는데... 前日의 大靑山行시 下山길에 五色돌다리에 치여 힘을 못쓰고.... 南公과 통화하던 그 시간. 횡성에서 양평으로 歸京中이었읍니다.....
南嶺 산우님 산행기 보며 혹시나 본인의 산행시 행위로 마음의 상처가 생긴 분이 있으면 꼭 반성할 수 있도록 연락 주기 바랍니다. Vancouver 에 온 서광용 동기에게 산행 참가 감사 말씀 전하며 언제나 행복하도록 노력하고, 지금 행복 하다고 모두가 소리칩시다.
총 9명이라 우찌 이런일이... 단합대회를 한 번 하던지 살풀이를 한 번 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