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정혜원우거작(黃州定慧院寓居作)-소식(蘇軾)
황주 정혜원에 살면서 짓다
缺月?疏桐(결월괘소동) : 이지러진 달은 성긴 오동나무에 걸려있고
盡人初靜(진인초정) : 물시계 소리 고요하고 진적이 끊어졌구나
誰見幽人獨來往(수견유인독래왕) : 누가 보겠는가, 은자가 혼자 오고가는 것
??孤鴻影(표묘고홍영) : 짝 잃은 기러기 그림자만 아득하구나
驚起?回頭(경기각회두) : 놀라 일어나 고개 돌려봐도
有恨無人省(유한무인성) : 나의 처지를 살펴줄 사람 아무도 없음이 한스럽구나
揀盡寒枝不言棲(간진한지불언서) : 차가운 가지 고르더니 깃들지 않으아
寂寞沙洲?(적막사주령) : 적막한 모랫톱은 싸늘하기만 하구나
야귀림고(夜歸臨?)-소식(蘇軾)
임고로 밤에 돌아오다
夜?東坡醒複醉(야음동파성복취) : 밤에 동파에서 술마시고 깨었다가 다시 취하여
歸來?佛三更(귀래방불삼경) : 돌아오니 한밤이 된 것같아라
家童鼻息已雷鳴(가동비식이뢰명) : 집안 아이들은 이미 우뢰소리처럼 코를 곤다
敲門都不應(고문도불응) : 문들 두려도 아무도 대답이 없어
倚杖聽江聲(의장청강성) :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고 강물소리를 듣는다
長恨此身非我有(장한차신비아유) : 이 몸에 진짜 내가 있지 않음을 한탄하니
何時忘?營營(하시망각영영) : 어느 때나 악착스런 삶을 잊을 수 있을까
夜?風靜穀紋平(야란풍정곡문평) : 밤은 깊어가고 바람은 자고 잔물결은 펴지는데
小舟從此逝(소주종차서) : 작은 배로 여기서 떠나가자
江海寄餘生(강해기여생) : 강과 바다에서 여생을 부쳐보자구나
적벽회고(赤壁懷古)-소식(蘇軾)
적벽회고
大江東去(대강동거) : 큰 강이 동으로 흘러간다
浪淘盡(랑도진) : 물결은 다 씻어갔다
千古風流人物(천고풍류인물) : 천고의 풍류스런 인물들을
故壘西邊(고루서변) : 옛 성루의 서쪽을
人道是(인도시) :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三國周?赤壁(삼국주랑적벽) : 삼국시대 주랑의 적벽이라고
亂石崩雲(란석붕운) : 무너진 구름 같은 어지러운 바윗돌들
驚濤裂岸(경도렬안) : 놀란 파도 찢어진 언덕
捲起千堆雪(권기천퇴설) : 천 겹 쌓인 눈을 말아 올리는구나
江山如?(강산여화) : 강산은 그림같아라
一時多少豪傑(일시다소호걸) : 한 때 호걸들은 그 얼마나 되었던가
遙想公瑾當年(요상공근당년) : 아득히 생각건대, 공권 당시에
小喬初嫁了(소교초가료) : 소교가 처음 시집가니
雄姿英發(웅자영발) : 웅장한 자태에 뛰어난 모습이었다
羽扇綸巾(우선륜건) : 부채를 쥐고 두건을 두르고
談笑間(담소간) : 담소하던 사이
?虜灰飛煙滅(강로회비연멸) : 막강한 적군은 재되어 날리고 연기 되어 사라졌다네
故國神遊(고국신유) : 고국으로 내 넋이 달려가니
多情應笑我(다정응소아) : 다정한 사람이야 나를 비웃으리라
早生華髮(조생화발) : 너무 일찍 머리가 세었다고
人生如夢(인생여몽) : 인생이란 꿈과 같은 것
一尊還?江月(일존환뢰강월) : 한 잔 술을 도리어 강 속의 달에 붓는다
팽성야숙연자루몽반반인작차사 (彭城夜宿燕子樓夢盼盼因作此詞)-소식(蘇軾)
팽성의 밤에 연자루에 묵으며 반반을
꿈꾸다가 이 시를 짓다-
明月如霜(명월여상) : 밝은 달은 서리 같고
好風如水(호풍여수) : 좋은 바람은 물같구나
?景無限(청경무한) : 맑은 경치 끝없는데
曲港跳魚(곡항도어) : 굽은 항만에 물고기 뛰어논다
圓荷瀉露(원하사로) : 궁근 연꽃에 이슬 쏟아져도
寂寞無人見(적막무인견) : 적막하여 보는 사람 아무도 없도다
?如三鼓(담여삼고) : 북치는 소리 삼경인 듯
?然一葉(갱연일엽) :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夢雲驚斷(암암몽운경단) : 어두운 꿈속 구름에 놀라 깬다
夜茫茫(야망망) : 밤은 망망하여
重尋無處(중심무처) : 다시 찾을 곳이 없구나
覺來小園行遍(각래소원행편) : 깨어나 작은 동산을 두루 걷는다
天涯倦客(천애권객) : 하늘끝 지친 나그네
山中歸路(산중귀로) : 돌아가는 산 속 길
望斷故園心眼(망단고원심안) : 떨어진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여
燕子樓空(연자루공) : 연자루는 비어있는데
佳人何在(가인하재) : 가인은 어디에 있는가
空鎖樓中燕(공쇄루중연) : 공연히 누각에 제비만 같혔구나
古今如夢(고금여몽) : 고금은 꿈 같은 것
何曾夢覺(하증몽각) : 언제는 어찌 꿈에서 깨었던가
但有舊歡新怨(단유구환신원) : 지나간 즐거움과 새로운 원망이 있을 뿐
異時對(이시대) : 누가 딴 시대에 마주본다면
黃樓夜景(황루야경) : 누른 누각과 밤경치를
?余浩嘆(위여호탄) : 나를 위해 호탕하게 탄식해다오
병진중추환음달단대취작차편겸회자유 (丙辰中秋歡?達旦大醉作此篇兼懷子由)-소식(蘇軾)
병진중추에 즐겁게 술마시고 어침이 되어
크게 취하여 이 시를 짓고 자유를 생각하다
明月幾時有(명월기시유) : 밝은 달은 그 얼마 동안 있었던가
把酒問?天(파주문청천) : 술진을 잡고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
不如天上宮闕(불여천상궁궐) : 모르겠노라 하늘나라 궁궐에서
今夕是何年(금석시하년) : 오늘 저녁은 어느 해인가
我欲乘風歸去(아욕승풍귀거) : 나는 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으나
又恐瓊樓玉宇(우공경루옥우) : 보석 월궁위 누대와 백옥 전각이 두렵구나
高處不勝寒(고처불승한) : 높은 곳에 있어 추위를 견디지 못하여
起舞弄?影(기무롱청영) : 일어나 춤추며 맑은 그림자 희롱하니
何似在人間(하사재인간) : 어찌 인간세상에 있는 것 같은가
轉朱閣(전주각) : 붉은 누각을 돌아
低綺戶(저기호) : 비단 방 창문 나지막하게
照無眠(조무면) : 비추니 잠이 오지 않는구나
不應有恨(불응유한) : 원한이 있어서가 아닐 것인데
何事長向別時圓(하사장향별시원) : 무슨 일로 그토록 이별할 때만 둥글어지는가
人有悲歡離合(인유비환리합) : 사람에겐 기쁨과 슬픔, 이별과 만남이 있고
月有陰晴圓缺(월유음청원결) : 달에게는 흐림과 갬, 둥글어짐과 이저러짐이 있다
此事古難全(차사고난전) : 이러한 일에 두 가지가 완전히 되기는 어려워라
但願人長久(단원인장구) : 다만 바라기는, 사람이 오래 살아
千里共嬋娟(천리공선연) : 천리 먼 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같이 했으면 하노라
을묘정월이십일야기몽 (乙卯正月二十日夜記夢)-소식(蘇軾)
을묘 정월 스무 날 밤에 꿈을 적는다
十年生死兩茫茫(십년생사량망망) : 십년 동안 산자와 죽은 자가 모두가 망망하니
不思量(불사량) : 생각하지 않으려도
自難忘(자난망) : 저절로 잊을 수가 없구나
千里孤墳(천리고분) : 천리 먼리에 로운 무덤
無處話??(무처화처량) : 처량함을 이야기 할 곳도 없구나
縱使相逢應不識(종사상봉응불식) : 설사 만난다 해고 알아보지도 못하리라
塵滿面(진만면) : 진흙 먼지 가득한 얼굴
?如霜(빈여상) : 서리처럼 흰 귀밑머리
夜來幽夢忽還?(야래유몽홀환향) : 지난 밤 꿈 속에서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가니
小軒?(소헌창) : 작은 방 창가에서
正梳?(정소장) : 막 화장하고 있었다
相顧無言(상고무언) : 서로 돌아보며 말없이
惟有淚千行(유유루천행) : 눈물만 수없이 흘리고 말았다
料得年年腸斷處(료득년년장단처) : 해마다 애끊는 곳을 생각해보니
明月夜(명월야) : 달 밝은 밤
短松岡(단송강) : 작은 소나무 언덕이었지
화자유민지회구(和子由?池懷舊)-소식(蘇軾)
자유의 민디회구 시에 화답하여
人生到處知何似(인생도처지하사) : 인생이 사는 곳마다 무엇이 서로 다른가
恰似飛鴻踏雪泥(흡사비홍답설니) : 응당 나는 기러가 눈이나 진흙을 밟는 것과 같지
泥上偶然留指爪(니상우연류지조) : 진흙 위에는 우연하게 자국이 남겠지만
鴻飛?復計東西(홍비나부계동서) : 날아간 기러기가 어찌 동쪽이니 서쪽이니 따지겠는가
老僧已死成新塔(로승이사성신탑) : 늙은 스님은 벌써 죽어서 새로운 탑이 만들어졌다
壞壁無由見舊題(괴벽무유견구제) : 무너진 벽에는 옛날에 지은 시를 ?을 길이 없다
往日崎嶇還記否(왕일기구환기부) : 지난날 험한 산골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가
路長人困蹇驢嘶(로장인곤건려시) : 길은 멀고 사람은 고달프고 저는 당나귀는 이힝거리네
陌上花3(맥상화3)-蘇軾(소식)
백상화
生前富貴草頭露(생전부귀초두로) : 살았을 때 부귀는 풀 위의 이슬이요
身後風流陌上花(신후풍류맥상화) : 죽은 뒤 풍류는 길 위의 꽃이라네
已作遲遲君去魯(이작지지군거노) : 이미 느리고 느리게 되어 그대 노로 가버리니
猶敎緩緩妾還家(유교완완첩환가) : 오히려 천천히 함을 가르쳐 첩은 집으로 돌아가려네.
陌上花2(맥상화2)-蘇軾(소식)
陌上山花無數開(맥상산화무수개) : 길 위의 산 꽃은 무수히 피고
路人爭看翠輧來(노인쟁간취병래) : 길가는 사람은 다투어 보고자 수레 타고 오네.
若爲留得堂堂去(약위유득당당거) : 만일에 남을 수 있어 세월과 함께 가 버려
且更從敎緩緩歸(차갱종교완완귀) : 느릿느릿 돌아감을 가르쳐 또 다시 따르리라.
陌上花1(맥상화1)-蘇軾(소식)
陌上花開蝴蝶飛(맥상화개호접비) : 길 위에 꽃피고 나비는 날아다니고
江山猶是昔人非(강산유시석인비) : 강과 산은 오히려 옛날 같건만 옛 사람은 아니구나
遺民幾度垂垂老(유민기도수수노) : 남은 백성은 몇 번이나 흰 수염 드리워져 늙어가는지
遊女長歌緩緩歸(유녀장가완완귀) : 유곽의 여인은 길게 노래 부르며 느릿느릿 돌아가는구나
春夜(춘야)-蘇軾(소식)
봄 밤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 봄날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이니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 맑은 꽃향기에 은은한 달빛
歌管樓臺t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 : 노래와 피리 울리던 누대도 고요하고
鞭韆院落夜沈沈(편천원락야침침) : 그네 타던 정원도 밤 깊어 조용하구나.
종필(縱筆)-소식(蘇軾)
붓을 마음대로
寂寂東坡一病翁(적적동파일병옹) : 동파는 적적한 한 병든 늙은이
白鬚蕭散滿霜楓(백수소산만상풍) : 서리 맞은 단풍 같이 흰 수염 쓸쓸히 흩어진다
小兒誤喜朱顔在(소아오희주안재) : 어린 아이 젊은 사람 있는 줄로 잘못알고 반기나
一笑那知是酒紅(일소나지시주홍) : 우스워라, 술 취해 붉은 줄을 어찌 알까
춘야(春夜)-소식(蘇軾)
봄 밤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 봄밤의 시간은 천금의 값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 꽃에는 꽃향기, 달에는 달그림자
歌管樓臺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 : 노래와 음악 즐기던 누대는 말소리 잦아들고
?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 그네 뛰던 후원에는 밤이 깊어만 간다
동난이화(東欄梨花)-소식(蘇軾)
동편 난간의 배꽃
梨花淡白柳深靑(이화담백류심청) : 배꽃은 희고 버들꽃은 푸르다
柳絮飛時花滿城(유서비시화만성) : 버들개지 흩날릴 때, 배꽃은 떨어진다
??東欄一株雪(추창동난일주설) : 슬프다, 동쪽 난간에 핀 눈 같은 배꽃
人生看得幾淸明(인생간득기청명) : 사람은 일생에 몇 번이나 맑고 밝은 것을 볼까나
定惠院海棠(정혜원해당)-蘇軾(소식)
정혜원 해당화
江城地?蕃草木(강성지장번초목) : 강성 땅은 습기가 많아 초목이 번성하는데
只有名花苦幽獨(지유명화고유독) : 오직 한 그루 이름난 꽃 있어 그윽한 외로움에 괴로워라
?然一笑竹籬間(언연일소죽리간) : 대 울타리 사이에서 방긋 한번 웃는데
桃李漫山總?俗(도리만산총추속) : 산에 가득한 복숭아와 오얏꽃은 모두 속되다
也知造物有深意(야지조물유심의) : 또한 조물주에게도 깊은 뜻이 있어
故遣佳人在空谷(고견가인재공곡) : 그러므로 미인을 고요한 빈 골짜기로 보낸 것이네
自然富貴出天姿(자연부귀출천자) : 자연스런 부귀한 모습 자연스런 자태의 표출이며
不待金盤薦華屋(부대금반천화옥) : 금화분에 담아 부귀한 집에 보내지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朱脣得酒暈生?(주순득주훈생검) : 붉은 입술이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듯
翠袖卷紗紅映肉(취수권사홍영육) : 푸른 소매 깁이 말려 붉은 살결이 드러나듯 하다
林深雲暗曉光遲(림심운암효광지) : 숲이 깊고 구름이 어두워 새벽빛 들기 더디고
日暖風輕春睡足(일난풍경춘수족) : 빛은 따뜻하고 바람은 가벼워 봄 잠 자기에 좋구나
雨中有淚亦悽慘(우중유루역처참) : 빗속에 눈물 있어 또한 처량하고
月下無人更淸淑(월하무인갱청숙) : 달빛 아래 아무도 없으니 더욱 맑고 깨끗하다
先生飽食無一事(선생포식무일사) : 선생은 배부르게 먹고 할 일도 없어
散步逍遙自?腹(산보소요자문복) : 문을 나서 산보하며 자기 배를 만진다
不問人家與僧舍(불문인가여승사) : 그러나 인가나 절간을 가리지 않고
?杖鼓門看脩竹(주장고문간수죽) : 짚었던 지팡이로 문을 두드리고 긴 대나무를 바라본다
忽逢絶艶照衰朽(홀봉절염조쇠후) : 갑자기 아름다운 꽃을 대하자 늙고 쇠퇴한 비춰져
歎息無言?病目(탄식무언개병목) : 말없이 탄식하며 병든 눈을 닦는다
陋邦何處得此花(루방하처득차화) : 시골 마을 어느 곳에서 이 꽃을 얻었을까
無乃好事移西蜀(무내호사이서촉) : 호사가가 서촉 땅에서 옮겨온 것이 아닐까
寸根千里不易到(촌근천리불역도) : 한 치 나무뿌리를 천리 길 옮겨오기 쉽지 않으니
銜子飛來定鴻鵠(함자비래정홍곡) : 틀림없이 기러기나 고니가 씨를 물고 날아왔을 것이다
天涯流落俱可念(천애유락구가념) : 하늘 멀리 떠나있어 서로 동정 할 수 있느니
爲飮一樽歌此曲(위음일준가차곡) : 한잔 술을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른다
明朝酒醒還獨來(명조주성환독래) : 내일 아침, 술이 깨어 또 혼자 오면
雪落紛紛那忍觸(설락분분나인촉) : 눈처럼 꽃잎이 지리니 어찌 만져볼 수나 있으랴
?枝歎(려지탄)-蘇軾(소식)
여지에 대하여 탄식하다
十里一置飛塵灰(십리일치비진회) : 십리마다 역을 두어 먼지와 재를 날리게 하고
五里一?兵火催(오리일후병화최) : 오리마다 봉화대 두어 전쟁을 재촉했다
顚坑?谷相枕藉(전갱부곡상침자) : 구덩이에 떨어지고 골짜기에 넘어져 시체들은 서로 포개어 흩어지니
知是?枝龍眼來(지시려지용안래) : 여지와 용안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飛車跨山?橫海(비차과산골횡해) : 나는 듯 빠른 수레로 산 넘고, 매처럼 빠른 배로 바다 건너서인지
風枝露葉如新採(풍지노엽여신채) : 가지에 부는 바람이며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새로 따온 듯하다
宮中美人一破顔(궁중미인일파안) : 궁중의 미인이 이것을 보고 한번 웃었지만
驚塵?血流千載(경진천혈유천재) : 놀란 먼지와 뿌린 피는 천년을 두고 흐른다
永元?枝來交州(영원려지래교주) : 후한 화재 때의 여지는 교주로부터 왔고
天寶歲貢取之?(천보세공취지부) : 현종 때에는 해마다 공물로써 부주로부터 바쳐졌다
至今欲食林甫肉(지금욕식림보육) :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이임보의 고깃살을 먹어버리고 싶다하지만
無人擧觴?伯遊(무인거상뢰백유) : 여지의 공물을 막으려한 당백유에게 술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我願天公憐赤子(아원천공련적자) : 바라기는 하늘은 백성을 가엾게 여기어
莫生尤物爲瘡?(막생우물위창유) : 특산품을 생산하여 백성의 괴로움 되게 하지 마시고
雨順風調百穀登(우순풍조백곡등) : 비 순조롭고 바람 적당하여 온갖 곡식 잘 여물어
民不飢寒爲上瑞(민불기한위상서) : 백성들이 굶주리고 춥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君不見武夷溪邊栗粒芽(군불견무이계변률립아)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무이산 냇가의 좁쌀 같은 차 싹을
前丁後蔡相籠加(전정후채상롱가) : 앞에선 정위가, 뒤에선 채양이 서로 뜯어 다렸지
爭新買寵各出意(쟁신매총각출의) : 새로운 것을 다투고 좋은 것을 사는데 각자 마음을 써서
今年鬪品充官茶(금년투품충관다) : 올해에도 품질을 겨루어 조정에 바치는 차가 되었다
吾君所乏豈此物(오군소핍기차물) : 우리 임금에게 부족한 것이 어찌 이런 물건이겠는가
致養口體何陋耶(치양구체하누야) : 입과 몸만 기르게 함은 얼마나 비루한 일인가
洛陽相君忠孝家(낙양상군충효가) : 낙양의 재상 전유연 같은 충효로 이름 난 집안에서마저
可憐亦進姚黃花(가련역진요황화) : 가련하게도 요황이란 모란꽃을 바친다니
?國夫人夜遊圖(괵국부인야유도)-蘇軾(소식)
괴국부인이 밤에 노는 그림
佳人自?玉花?(가인자공옥화총) : 미인이 스스로 옥화마의 고삐를 잡으니
翩如驚燕踏飛龍(편여경연답비룡) : 놀란 제비처럼 펄럭이며 나는 용처럼 뛰어 오른다
金鞭爭道寶釵落(금편쟁도보채락) : 금 채찍으로 길을 다투다 보석 비녀 떨어뜨리니
何人先入明光官(하인선입명광관) : 어느 사람이 먼저 명광궁에 들어갈까
宮中?鼓催花柳(궁중갈고최화류) : 갈 나라의 북은 꽃과 버들을 재촉하는데
玉奴絃索花奴手(옥노현색화노수) : 양귀비는 비파를 치고 양양왕는 손으로 북을 친다
坐中八姨眞貴人(좌중팔이진귀인) : 조주에선 여덟째인 괵국부인이 진정한 귀인이라
走馬來看不動塵(주마래간부동진) : 말을 달려와 보아도 먼지조차 일지 않았다
明眸皓齒誰復見(명모호치수복견) : 밝은 눈과 흰 이를 가진 미인을 누가 다시 볼까
只有丹靑餘淚痕(지유단청여루흔) : 오직 단청 그림에만 눈물 흔적이 남아있구나
人間俯仰成古今(인간부앙성고금) : 인간의 일 순식간이 지금이 옛날이 되니
吳公臺下雷塘路(오공대하뢰당로) : 임금의 무덤도 오공대 아래에서 놔동의 길가로 옮겨진다
當時亦笑張麗華(당시역소장려화) : 덩시 또한 장화려를 보고 미소 지었으니
不知門外韓擒虎(부지문외한금호) : 문 앞에 한금호 장군이 와 있는 줄을 알지도 못하고서
驪山(여산)-蘇軾(소식)
君門知天深幾重(군문지천심기중) : 임금 계신 궁문은 하늘처럼 몇 겹이나 될까
君王如帝坐法官(군왕여제좌법관) : 임금은 천제처럼 정전에 앉아있다
人生難處是安穩(인생난처시안온) :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곧 안온한 곳이거늘
何爲來此驪山中(하위래차려산중) : 무엇 때문에 이곳 여산 속에 왔을까
複道凌雲接金闕(복도능운접금궐) : 복도는 구름 위로 높고 금장식한 대궐과 붙어있고
樓觀隱煙橫翠空(누관은연횡취공) : 누각의 모습은 안개에 가리어 푸른 하늘 위에 비껴있다
林深霧暗迷八駿(림심무암미팔준) : 숲은 깊고 안개는 어두워 여덟 필 준마를 괴롭히고
朝東暮西勞六龍(조동모서노륙룡) : 아침엔 동, 저녁엔 서쪽으로 여섯 용마를 괴롭게한다
六龍西幸蛾眉棧(륙룡서행아미잔) : 여섯 필 임금의 행차 서쪽으로 아미산 사다리로 가니
悲風便入華淸院(비풍편입화청원) : 슬픈 바람이 곧 화청궁으로 불어든다
霓裳蕭散羽衣空(예상소산우의공) : 예상우의 곡도 쓸쓸히 깃털 옷처럼 공중으로 흩어지고
?鹿來遊猿鶴怨(미록래유원학원) : 고라니와 사슴이 놀러오고 원숭이와 학이 슬피운다
我上朝元春半老(아상조원춘반로) : 내가 조원각에 올라보니
滿地落花無人掃(만지낙화무인소) : 땅에 가득한 떨어진 꽃잎 쓰는 사람 없도다
鞨鼓樓高掛夕陽(갈고루고괘석양) : 갈고루는 높이 솟아 지는 해 걸려있고
長生殿古生靑草(장생전고생청초) : 장생전은 오래되어도 푸른 풀이 돋았구나
可憐吳楚兩醯鷄(가련오초양혜계) : 가련한 오나라와 초나라의 임금들 모두가 하루살이 운명
築臺未就已堪悲(축대미취이감비) : 축대가 다 되지도 않았는데 슬픔을 금할 수 없도다
長楊五?漢幸免(장양오작한행면) : 장양궁과 오작궁을 지은 한나라 무제는 다행히 면하였고
江都樓成隨自迷(강도누성수자미) : 강도에 미루를 지어 수나라는 스스로 미혹했다
由來流連多喪德(유래유연다상덕) : 예부터 끝없이 즐기면 모두 덕을 잃었으니
宴安?毒因奢惑(연안짐독인사혹) : 잔치에서 짐독을 편히 먹는 것이니 사치에 마혹되어서네
月夜與客飮酒杏花下 (월야여객음주행화하)-蘇軾(소식)
달밤 손과 살구꽃 아래서 술을 마시다
杏花飛簾散餘春(행화비렴산여춘) : 살구꽃은 발로 날아들어 남은 봄마저 흩어버리고
明月入戶尋幽人(명월입호심유인) : 밝은 달은 방에 들어 숨어사는 이를 찾는다
?衣步月踏花影(건의보월답화영) : 옷을 걷고 달빛 아래를 거닐며 꽃 그림자를 밟으니
炯如流水涵靑?(형여유수함청빈) : 흐르는 물이 푸른 개구리밥을 적시듯 밝다
花間置酒淸香發(화간치주청향발) : 다투어 가지 휘어잡으니 향기로운 꽃이 눈처럼 떨어져
山城薄酒不堪飮(산성박주불감음) : 이 산성의 막걸리는 마실만한 것이 못 된다
勸君且吸杯中月(권군차흡배중월) : 술잔 속의 달을 마시라고 그대에게 권하노니
泂蕭聲斷月明中(형소성단월명중) : 퉁소소리도 끊기고 달빛만 밝구나
惟憂月落酒杯空(유우월락주배공) : 오직 달이 져서 술잔이 비어질까 걱정이네
明朝卷地春風惡(명조권지춘풍악) : 내일 아침 땅을 말 듯 한 봄바람이 모질게 불면
但見綠葉棲殘紅(단견녹엽서잔홍) : 푸른 나무 잎 속에 지나 남은 꽃잎들만 보이네
遊三遊洞(유삼유동)-蘇軾(소식)
삼유동에 노닐다
凍雨??半成雪(동우비비반성설) : 진눈깨비 펄펄 절반만 눈 되어 날리는데
遊人?冷蒼崖滑(유인창냉구애골) : 한량들 신은 차갑고 푸른 바위 벼랑은 미끄럽소
不辭携被巖底眠(불사휴피암저면) : 이불 가지고 바위 아래 잠자는 것도 좋지만
洞口雲深夜無月(동구운심야무월) : 동굴 어귀에 구름 깊어 밤에 달 보이지 않는다오
楊康功有石狀醉道士爲賦此詩 (양강공유석장취도사위부차시)-蘇軾(소식)
양강공에게 돌이 있는데 술취한 도사의 모양이어서 이 시를 짓는다
楚山固多猿(초산고다원) : 초나라 산에는 본래 원숭이가 많아
靑者?而壽(청자힐이수) : 파란 것은 약고 오래 산다
化爲狂道士(화위광도사) : 그것이 미친 도사로 변하여
出谷恣騰蹂(출곡자등유) : 산골짜기를 멋대로 뛰어다닌다
誤入華陽洞(오입화양동) : 화양동으로 잘못 들어가
竊飮茅君酒(절음모군주) : 주인 모군의 술을 훔쳐 마셨다네
君命囚巖間(군명수암간) : 주인은 그것을 암석에 가두어
巖石爲械杻(암석위계뉴) : 암석이 바로 형틀이 되었네
松根絡其足(송근락기족) : 솔뿌리가 그 발에 얽히고
藤蔓縛其?(등만박기주) : 등나무 덩굴은 그의 팔을 얽었네
蒼苔?其目(창태미기목) : 푸른 이끼는 그의 눈을 가리고
叢棘?其口(총극경기구) : 가시덤불은 그의 입을 막았다
三年化爲石(삼년화위석) : 삼년 만에 돌로 변하니
堅瘦敵瓊玖(견수적경구) : 옥돌과 같이 강파르다
無復號雲聲(무복호운성) : 다시는 구름 위로 높이 소리치지 못하는데
空餘舞杯手(공여무배수) : 춤추는 잔 든 손만 남아있구나
樵夫見之笑(초부견지소) : 나무꾼은 이것을 보고 웃고
抱賣易升斗(포매이승두) : 가져다 곡식 몇 되에 팔았다네
楊公海中仙(양공해중선) : 양공은 바닷가 신선이라
世俗焉得友(세속언득우) : 속된 세상에서 어찌 벗을 얻을 수 있겠는가
海邊逢姑射(해변봉고사) : 바닷가에서 신선을 만났으니
一笑微?首(일소미면수) : 웃으며 고개를 약간 굽히네
胡不載之歸(호불재지귀) : 어찌 싣고 돌아오지 않고
用此頑且醜(용차완차추) : 완고하고 추하게 행동하랴
求詩紀其異(구시기기이) : 시로써 기 기이함을 적어달라고 하니
本末得細剖(본말득세부) : 본말을 자세히 파헤쳤다
吾言豈妄云(오언기망운) : 내 말이 어찌 망령되리까
得之亡是?(득지망시수) : 세상에 없는 노인에게서 들은 것이라네
司馬溫公獨樂園(사마온공독락원)-蘇軾(소식)
사마온공 독락원
靑山在屋上(청산재옥상) : 푸른 산이 지붕 위에 있고
流水在屋下(유수재옥하) : 흐르는 물은 지붕 아래에 있다
中有五畝園(중유오무원) : 가운데는 다섯 이랑의 정원이 있어
花竹秀而野(화죽수이야) : 꽃나무와 대나무 우거져 들판 같다
花香襲杖?(화향습장구) : 꽃향기 지팡이와 신에 젖어들고
竹色侵盞?(죽색침잔가) : 대나무 빛 술잔 속에 들어왔다
樽酒樂餘香(준주낙여향) : 통술을 마시며 남은 봄 향기 즐기며
碁局消長夏(기국소장하) : 바둑을 두며 기나긴 여름을 보낸다
洛陽古多士(낙양고다사) : 낙양은 예부터 선비가 많아
風俗猶爾雅(풍속유이아) : 풍속은 아직도 우아함이 남아있다
先生臥不出(선생와불출) : 선생은 세상에 나오지 않아
冠盖傾洛社(관개경낙사) : 관 쓰고 수레 탄 명사들이 낙사로 몰려든다
雖云與衆惡(수운여중악) : 비록 여러 사람들과 즐긴다 하나
中有獨樂者(중유독락자) : 그 속에 홀로 즐기는 것이 있나니
才全德不形(재전덕불형) : 재주가 완전해도 덕은 나타내지 않아
所貴知我寡(소귀지아과) : 귀한 것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적은 것이라네
先生獨何事(선생독하사) : 선생은 홀로 무슨 일을 하시어서
四海望陶冶(사해망도야) :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다스려 주기를 바라는가
兒童誦君實(아동송군실) : 아이들도 선생의 자 “군실”을 외우고
走卒知司馬(주졸지사마) : 하인들도 선생의 성 “사마”를 안다
持此欲安歸(지차욕안귀) : 이런 명성을 지니고서 선생은 어디로 가시려는가
造物不我捨(조물불아사) : 주물주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各聲逐我輩(각성축아배) : 명성이 우리를 좇은 것이니
此病天所?(차병천소자) : 이러한 병을 얻은 것은 하늘이 붉은 표식을 한 것이네
撫掌笑先生(무장소선생) : 손뼉을 치며 웃어주나니, 선생이
年來效暗啞(년래효암아) : 근래에 벙어리 흉내를 내시고 있는 것을 말이요
和陶淵明擬古(화도연명의고)-蘇軾(소식)
도연명의 의고 시에 화운하다
有客?我門(유객구아문) : 어떤 나그네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
繫馬門前柳(계마문전류) : 문 앞 버드나무에 말을 맨다
庭空鳥雀?(정공조작조) : 빈 뜰에는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門閉客立久(문폐객입구) : 문은 닫혀있어도 나그네는 오랫동안 서있네
主人枕書臥(주인침서와) :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
夢我平生友(몽아평생우) : 평생의 벗을 꿈꾼다
忽聞剝啄聲(홀문박탁성) : 갑자기 벗기고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驚散一杯酒(경산일배주) : 한 잔 술에 놀라 달아나버린다
倒裳起謝客(도상기사객) :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과 하니
夢覺兩愧負(몽각양괴부) : 꿈에서 깨니 우정을 저버린 것 부끄러웠다
坐談雜古今(좌담잡고금) : 앉아서 고금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니
不答顔愈厚(불답안유후) : 답하지 못하니 얼굴 더욱 무안하다
問我何處來(문아하처래) :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我來無何有(아래무하유) : 나는 무하유 꿈나라에서 왔노라 했다네
綠筠軒(녹균헌)-蘇軾(소식)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 식사에 고기가 없을 수 있다 해도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 거처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안 되네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수척해지지만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
人瘦尙可肥(인수상가비) : 사람이 수척해지면 살찌게 하지만
士俗不可醫(사속불가의) : 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가 없다
傍人笑此言(방인소차언) : 곁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비웃지만
似高還似癡(사고환사치) : 고상한 것 같지만 바보 같다 하네
若對此君仍大嚼(약대차군잉대작) : 만약 이 대나무를 대하고서도 크게 먹는다면
世間那有楊州鶴(세간나유양주학) : 세상에 어찌 양주학 같은 신선이 있을까
足柳公權聯句(족류공권련구)-蘇軾(소식)
유종권 련구에 사족을 붙이다
人皆苦炎熱(인개고염열) : 사람들 모두 더위를 괴롭다하나
我愛夏日長(아애하일장) : 난 여름날이 긴 것이 좋다네
薰風自南來(훈풍자남내) : 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오니
殿閣生微凉(전각생미량) : 전각엔 잔잔하고 시원한 바람이 인다
一爲居所移(일위거소이) : 한번 사는 곳을 옮기게 되면
苦樂永想忘(고락영상망) : 백성들의 고락을 영영 잊어버리네
願言均此施(원언균차시) : 원컨대 이러한 혜택을 고루 나누어
淸陰分四方(청음분사방) : 맑은 그늘을 온 세상에 고루 나누었으면
和韋蘇州詩寄鄧道士 (화위소주시기등도사)-蘇軾(소식)
위소주의 시에 화운하여 등도사에게 부친다
一杯羅浮春(일배나부춘) : 한잔의 나부춘 술을
遠餉採薇客(원향채미객) : 멀리 산 속의 숨어사는 도사에게 보내노라
遙知獨酌罷(요지독작파) : 아마 혼자 술 다 마시고
醉臥松下石(취와송하석) : 취하여 소나무 아래 바위에 누워있으리
幽人不可見(유인불가견) : 숨어사는 도사는 만날 수 없으나
淸嘯聞月夕(청소문월석) : 맑은 휘파람 소리는 달밤에 들려온다
聊戱庵中人(료희암중인) : 암자에 앉은 그대에게 장난삼아 묻노니
空飛本無迹(공비본무적) : 공중을 날아다녀 본래 자취가 없겠지
황주정혜원우거작(黃州定慧院寓居作)-소식(蘇軾)
황주 정혜원에 살면서 짓다
缺月?疏桐(결월괘소동) : 이지러진 달은 성긴 오동나무에 걸려있고
盡人初靜(진인초정) : 물시계 소리 고요하고 진적이 끊어졌구나
誰見幽人獨來往(수견유인독래왕) : 누가 보겠는가, 은자가 혼자 오고가는 것
??孤鴻影(표묘고홍영) : 짝 잃은 기러기 그림자만 아득하구나
驚起?回頭(경기각회두) : 놀라 일어나 고개 돌려봐도
有恨無人省(유한무인성) : 나의 처지를 살펴줄 사람 아무도 없음이 한스럽구나
揀盡寒枝不言棲(간진한지불언서) : 차가운 가지 고르더니 깃들지 않으아
寂寞沙洲?(적막사주령) : 적막한 모랫톱은 싸늘하기만 하구나
야귀림고(夜歸臨?)-소식(蘇軾)
임고로 밤에 돌아오다
夜?東坡醒複醉(야음동파성복취) : 밤에 동파에서 술마시고 깨었다가 다시 취하여
歸來?佛三更(귀래방불삼경) : 돌아오니 한밤이 된 것같아라
家童鼻息已雷鳴(가동비식이뢰명) : 집안 아이들은 이미 우뢰소리처럼 코를 곤다
敲門都不應(고문도불응) : 문들 두려도 아무도 대답이 없어
倚杖聽江聲(의장청강성) :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고 강물소리를 듣는다
長恨此身非我有(장한차신비아유) : 이 몸에 진짜 내가 있지 않음을 한탄하니
何時忘?營營(하시망각영영) : 어느 때나 악착스런 삶을 잊을 수 있을까
夜?風靜穀紋平(야란풍정곡문평) : 밤은 깊어가고 바람은 자고 잔물결은 펴지는데
小舟從此逝(소주종차서) : 작은 배로 여기서 떠나가자
江海寄餘生(강해기여생) : 강과 바다에서 여생을 부쳐보자구나
楊康功有石狀醉道士爲賦此詩 (양강공유석장취도사위부차시)-蘇軾(소식)
양강공에게 돌이 있는데 술취한 도사의 모양이어서 이 시를 짓는다-蘇軾(소식)
楚山固多猿(초산고다원) : 초나라 산에는 본래 원숭이가 많아
靑者?而壽(청자힐이수) : 파란 것은 약고 오래 산다
化爲狂道士(화위광도사) : 그것이 미친 도사로 변하여
出谷恣騰蹂(출곡자등유) : 산골짜기를 멋대로 뛰어다닌다
誤入華陽洞(오입화양동) : 화양동으로 잘못 들어가
竊飮茅君酒(절음모군주) : 주인 모군의 술을 훔쳐 마셨다네
君命囚巖間(군명수암간) : 주인은 그것을 암석에 가두어
巖石爲械杻(암석위계뉴) : 암석이 바로 형틀이 되었네
松根絡其足(송근락기족) : 솔뿌리가 그 발에 얽히고
藤蔓縛其?(등만박기주) : 등나무 덩굴은 그의 팔을 얽었네
蒼苔?其目(창태미기목) : 푸른 이끼는 그의 눈을 가리고
叢棘?其口(총극경기구) : 가시덤불은 그의 입을 막았다
三年化爲石(삼년화위석) : 삼년 만에 돌로 변하니
堅瘦敵瓊玖(견수적경구) : 옥돌과 같이 강파르다
無復號雲聲(무복호운성) : 다시는 구름 위로 높이 소리치지 못하는데
空餘舞杯手(공여무배수) : 춤추는 잔 든 손만 남아있구나
樵夫見之笑(초부견지소) : 나무꾼은 이것을 보고 웃고
抱賣易升斗(포매이승두) : 가져다 곡식 몇 되에 팔았다네
楊公海中仙(양공해중선) : 양공은 바닷가 신선이라
世俗焉得友(세속언득우) : 속된 세상에서 어찌 벗을 얻을 수 있겠는가
海邊逢姑射(해변봉고사) : 바닷가에서 신선을 만났으니
一笑微?首(일소미면수) : 웃으며 고개를 약간 굽히네
胡不載之歸(호불재지귀) : 어찌 싣고 돌아오지 않고
用此頑且醜(용차완차추) : 완고하고 추하게 행동하랴
求詩紀其異(구시기기이) : 시로써 기 기이함을 적어달라고 하니
本末得細剖(본말득세부) : 본말을 자세히 파헤쳤다
吾言豈妄云(오언기망운) : 내 말이 어찌 망령되리까
得之亡是?(득지망시수) : 세상에 없는 노인에게서 들은 것이라네
司馬溫公獨樂園(사마온공독락원)-蘇軾(소식)
사마온공 독락원
靑山在屋上(청산재옥상) : 푸른 산이 지붕 위에 있고
流水在屋下(유수재옥하) : 흐르는 물은 지붕 아래에 있다
中有五畝園(중유오무원) : 가운데는 다섯 이랑의 정원이 있어
花竹秀而野(화죽수이야) : 꽃나무와 대나무 우거져 들판 같다
花香襲杖?(화향습장구) : 꽃향기 지팡이와 신에 젖어들고
竹色侵盞?(죽색침잔가) : 대나무 빛 술잔 속에 들어왔다
樽酒樂餘香(준주낙여향) : 통술을 마시며 남은 봄 향기 즐기며
碁局消長夏(기국소장하) : 바둑을 두며 기나긴 여름을 보낸다
洛陽古多士(낙양고다사) : 낙양은 예부터 선비가 많아
風俗猶爾雅(풍속유이아) : 풍속은 아직도 우아함이 남아있다
先生臥不出(선생와불출) : 선생은 세상에 나오지 않아
冠盖傾洛社(관개경낙사) : 관 쓰고 수레 탄 명사들이 낙사로 몰려든다
雖云與衆惡(수운여중악) : 비록 여러 사람들과 즐긴다 하나
中有獨樂者(중유독락자) : 그 속에 홀로 즐기는 것이 있나니
才全德不形(재전덕불형) : 재주가 완전해도 덕은 나타내지 않아
所貴知我寡(소귀지아과) : 귀한 것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적은 것이라네
先生獨何事(선생독하사) : 선생은 홀로 무슨 일을 하시어서
四海望陶冶(사해망도야) :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다스려 주기를 바라는가
兒童誦君實(아동송군실) : 아이들도 선생의 자 “군실”을 외우고
走卒知司馬(주졸지사마) : 하인들도 선생의 성 “사마”를 안다
持此欲安歸(지차욕안귀) : 이런 명성을 지니고서 선생은 어디로 가시려는가
造物不我捨(조물불아사) : 주물주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各聲逐我輩(각성축아배) : 명성이 우리를 좇은 것이니
此病天所?(차병천소자) : 이러한 병을 얻은 것은 하늘이 붉은 표식을 한 것이네
撫掌笑先生(무장소선생) : 손뼉을 치며 웃어주나니, 선생이
年來效暗啞(년래효암아) : 근래에 벙어리 흉내를 내시고 있는 것을 말이요
和陶淵明擬古(화도연명의고)-蘇軾(소식)
도연명의 의고 시에 화운하다
有客?我門(유객구아문) : 어떤 나그네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
繫馬門前柳(계마문전류) : 문 앞 버드나무에 말을 맨다
庭空鳥雀?(정공조작조) : 빈 뜰에는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門閉客立久(문폐객입구) : 문은 닫혀있어도 나그네는 오랫동안 서있네
主人枕書臥(주인침서와) :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
夢我平生友(몽아평생우) : 평생의 벗을 꿈꾼다
忽聞剝啄聲(홀문박탁성) : 갑자기 벗기고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驚散一杯酒(경산일배주) : 한 잔 술에 놀라 달아나버린다
倒裳起謝客(도상기사객) :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과 하니
夢覺兩愧負(몽각양괴부) : 꿈에서 깨니 우정을 저버린 것 부끄러웠다
坐談雜古今(좌담잡고금) : 앉아서 고금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니
不答顔愈厚(불답안유후) : 답하지 못하니 얼굴 더욱 무안하다
問我何處來(문아하처래) :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我來無何有(아래무하유) : 나는 무하유 꿈나라에서 왔노라 했다네
綠筠軒(녹균헌)-蘇軾(소식)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 식사에 고기가 없을 수 있다 해도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 거처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안 되네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수척해지지만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
人瘦尙可肥(인수상가비) : 사람이 수척해지면 살찌게 하지만
士俗不可醫(사속불가의) : 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가 없다
傍人笑此言(방인소차언) : 곁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비웃지만
似高還似癡(사고환사치) : 고상한 것 같지만 바보 같다 하네
若對此君仍大嚼(약대차군잉대작) : 만약 이 대나무를 대하고서도 크게 먹는다면
世間那有楊州鶴(세간나유양주학) : 세상에 어찌 양주학 같은 신선이 있을까
足柳公權聯句(족류공권련구)-蘇軾(소식)
유종권 련구에 사족을 붙이다
人皆苦炎熱(인개고염열) : 사람들 모두 더위를 괴롭다하나
我愛夏日長(아애하일장) : 난 여름날이 긴 것이 좋다네
薰風自南來(훈풍자남내) : 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오니
殿閣生微凉(전각생미량) : 전각엔 잔잔하고 시원한 바람이 인다
一爲居所移(일위거소이) : 한번 사는 곳을 옮기게 되면
苦樂永想忘(고락영상망) : 백성들의 고락을 영영 잊어버리네
願言均此施(원언균차시) : 원컨대 이러한 혜택을 고루 나누어
淸陰分四方(청음분사방) : 맑은 그늘을 온 세상에 고루 나누었으면
和韋蘇州詩寄鄧道士(화위소주시기등도사)-蘇軾(소식)
위소주의 시에 화운하여 등도사에게 부친다
一杯羅浮春(일배나부춘) : 한잔의 나부춘 술을
遠餉採薇客(원향채미객) : 멀리 산 속의 숨어사는 도사에게 보내노라
遙知獨酌罷(요지독작파) : 아마 혼자 술 다 마시고
醉臥松下石(취와송하석) : 취하여 소나무 아래 바위에 누워있으리
幽人不可見(유인불가견) : 숨어사는 도사는 만날 수 없으나
淸嘯聞月夕(청소문월석) : 맑은 휘파람 소리는 달밤에 들려온다
聊戱庵中人(료희암중인) : 암자에 앉은 그대에게 장난삼아 묻노니
空飛本無迹(공비본무적) : 공중을 날아다녀 본래 자취가 없겠지
양관곡(楊關曲)-소식(蘇軾)
暮雲收盡溢淸寒(모운수진일청한) : 저문 구름 다 걷혀 맑고 찬 기운 넘치고
銀漢無聲轉玉盤(은한무성전옥반) : 은하수는 소리없이 옥쟁반처럼 옮아간다
此身此夜不長好(차신차야부장호) : 이 몸은 이 밤을 오래 즐기지 못하리니
明月明年何處看(명월명년하처간) : 내년에는 이 밝은 달을 어디서 구경하리오
유금산사(遊金山寺)-소식(蘇軾)
금산사에서
我家江水初發源(아가강수초발원) : 내 고향 강산 처음 발원하여
宦遊直送江入海(환유직송강입해) : 돌아 흐르다가 바로 강이 바다로 든다
聞道潮頭一丈高(문도조두일장고) : 들으니, 조수 머리 한 장이나 높고
天寒尙有沙淚在(천한상유사누재) : 날은 추워도 모랫벌에 눈물은 남아있다네
中?南畔石盤陀(중령남반석반타) : 중령 남쪽 암반 절벽에
古來出沒隨濤波(고내출몰수도파) : 예부터 거센 파도 따라 나타나고 사라진다
試登絶頂望鄕國(시등절정망향국) : 정상에 올라 고을 바라보면
江南江北靑山多(강남강배청산다) : 강남 강북에 푸른 산이 많기도 하여라
羈愁畏晩尋歸楫(기수외만심귀즙) : 나그네 늦어서 돌아갈 배 찾아 걱정인데
山僧苦留看落日(산승고류간낙일) : 산승이 애써 만류하여 지는 해를 바라본다
微風萬頃?文細(미풍만경위문세) : 가는 바람에 온 물에 잔잔한 물결일고
斷霞半空魚尾赤(단하반공어미적) : 하늘에 걸린 단층 노을에 물고기 꼬리가 붉다
是時江月初生魄(시시강월초생백) : 이 시간 강위로 달이 처음 떠오르고
二更月落天深黑(이경월낙천심흑) : 어두운 밤 달은 지니 하늘은 어둡구나
江心似有炬火明(강심사유거화명) : 강 한가운데에는 횃불이 있는 듯 밝고
飛焰照山棲烏驚(비염조산서오경) : 나는 듯한 불빛 산을 비추니 산새들이 놀란다
?然歸臥心莫識(창연귀와심막식) : 창연히 돌아와 누우니 내 마음 알지 못하나니
非鬼非人意何物(비귀비인의하물) : 내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무엇인지 모르겠다
江山如此不歸山(강산여차부귀산) : 강산이 이같아서 돌아가지 아니하니
江神見怪驚我頑(강신견괴경아완) : 강신은 괴이하여 내 고집에 놀라는구나
我謝江神豈得已(아사강신개득이) : 강신에 사과하는 일 어찌 그치리오
有田不歸如江水(유전부귀여강수) : 밭이 있어도 강물처럼 돌아가지 않으리라
등매역통조각2(登邁驛通潮閣)2-소식(蘇軾)
짐내역 통조각에서
餘生欲老海南村(여생욕노해남촌) : 여생을 해남 고을에서 늙으려 했더니
帝遣巫陽招我魂(제견무양초아혼) : 하늘이 무양을 보내어 나의 넋을 부르는구나
杳杳天低?沒處(묘묘천저골몰처) : 아득한 하늘 아래로 송골매는 출몰하는 곳
靑山一髮是中原(청산일발시중원) : 푸른 산 속 한 머릿결 그곳이 중원 땅이로다
등매역통조각1(登邁驛通潮閣)1-소식(蘇軾)
짐내역 통조각에서
倦客愁聞歸路遙(권객수문귀노요) : 고달픈 나그네 돌아갈 길 멀다는 말 수심겨워 듣고
眼明飛閣俯長橋(안명비각부장교) : 눈 앞은 환하고, 날 듯한 높은 누각에서 긴 다리 굽어본다
貪看白鷺橫秋浦(탐간백노횡추포) : 백로가 가을 포구 건너가는 것을 탐스럽게 바라보다
不覺靑林沒晩潮(부각청림몰만조) : 푸른 숲이 저녁 조수에 가라앉는 것을 깨닫지도 못했다
정월이십일여반곽이생 (正月二十日與潘郭二生)-소식(蘇軾)
정월 이십 일에 반과 곽 두 사람과
東風未肯入東門(동풍미긍입동문) : 봄바람 아직 동문으로 들지 않으려 하니
走馬還尋去歲邨(주마환심거세촌) : 말을 달려 다시 지난 해 들은 고을 찾는다
人似秋鴻來有信(인사추홍내유신) : 사람은 가을 기러기처럼 틀림없이 찾아오나
事如春夢了無痕(사여춘몽료무흔) : 일이란 봄날의 꿈 같아 흔적없이 사라진다
江城白酒三杯?(강성백주삼배엄) : 강성의 흰 술 석잔의 짙은 맛에
野老蒼顔一笑溫(야노창안일소온) : 시골 노인 검붉은 얼굴 한 웃음에 밝아진다
已約年年爲此會(이약년년위차회) : 해마다 약속한 우리의 이 모임이니
故人不用賦招魂(고인부용부초혼) : 친구여, 다시 불러들일 노래 필요 없도다
서리세남소화추경1(書李世南所?秋景)1-소식(蘇軾)
이세남이 그린 가을경치 그림에 적다
野水參差落漲痕(야수삼차낙창흔) : 들 물길 들쭉날쭉 물이 불었던 흔적
疎林?倒出霜根(소림기도출상근) : 성긴 숲 얼기설기 서리 맞은 뿌리들
扁舟一櫂歸何處(편주일도귀하처) : 작은 배 노저어서 어디로 돌아가나
家在江南黃葉邨(가재강남황섭촌) : 내 집은 강남 땅 황엽촌에 있다오
숙해회사(宿海會寺)-소식(蘇軾)
해회사에 묵으며
籃輿三日山中行(남여삼일산중행) : 남여를 타고 삼일을 산속을 가니
山中信美少曠平(산중신미소광평) : 산 속은 정말 아름다우나 넓은 땅이 적구나
下投黃泉上靑冥(하투황천상청명) : 아래로는 황천물 떨어지고 위로는 푸른 하늘
線路每與?猿爭(선노매여노원쟁) : 실처럼 뻗은 길은 언제나 원숭이돌과 다투는구나
重樓束縛遭澗坑(중누속박조간갱) : 여러 층의 누각이 매어있고 골짜기를 만나니
兩股酸哀飢腸鳴(양고산애기장명) : 두 다리는 아파 애처롭고 배는 고파 소리가 나는구나
北渡飛橋踏彭?(배도비교답팽갱) : 북으로 높은 다리 건너니 밟는 걸음이 삐걱거리고
?垣百步如古城(요원백보여고성) : 둘러싼 담장은 백 걸음이나 되어 옛성과 같구나
大鍾橫撞千指迎(대종횡당천지영) : 큰 종을 치니 백 사람의 천 손가락이 맞아주고
高堂延客夜不?(고당연객야부경) : 높다란 방에는 손님을 맞아 밤에도 빗장 걸지않았구나
杉槽漆斛江河傾(삼조칠곡강하경) : 사목에 옷칠한 욕조에는 강물을 담았서
本來無垢洗更輕(본내무구세경경) : 본래도 없던 때 씻으니 다시 더 가벼워진다
倒牀鼻息四?驚(도상비식사린경) : 침상에 쓰러지니 코고는 소리에 사방이 놀라는데
?如五鼓天未明(담여오고천미명) : 마치 오경의 북소리 같은데 날이 밝지 않는구나
木魚呼粥亮且淸(목어호죽량차청) : 목어는 아침 죽 먹어라 부르니 그 소리 밝고도 맑은데
不聞人聲聞履聲(부문인성문리성) : 사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신발 소리만 들리는구나
음호상초청후우2(飮湖上初晴後雨)2-소식(蘇軾)
호수 위에서 술마시는 데 처음은 개다가 뒤에 비가 내리다
水光??晴方好(수광렴염청방호) : 물 빛은 넘실대고 날은 개어 좋은데
山色空?雨亦奇(산색공몽우역기) : 산 색은 쓸쓸한데 보슬비도 절묘하도다
欲把西湖比西子(욕파서호비서자) : 서호를 가져자가 서시에 견주려 하니
淡粧濃抹總相宜(담장농말총상의) : ?은 화장 짙은 단장 모두가 서로 어울린다
음호상초청후우1(飮湖上初晴後雨)1-소식(蘇軾)
호수 위에서 술마시는 데 처음은 개다가 뒤에 비가 내리다
朝曦迎客?重岡(조희영객염중강) : 아침 해빛 손님을 맞아 겹친 봉우리에 곱고
晩雨留人入醉鄕(만우류인입취향) : 저녁비 사람을 머물게 하여 술취하게 하는구나
此意自佳君不會(차의자가군부회) : 스스로 즐거운 이 마음을 그대는 모르리니
一杯當屬水仙王(일배당촉수선왕) : 한 잔 술잔을 마땅히 수선왕에게 권하여 보리라
상윤도중유회전당기술고2 (常潤道中有懷錢塘寄述古)2-소식(蘇軾)
상주와 운주 길가에서 전당을 그리며 술고에 부치다
草長江南鶯亂飛(초장강남앵난비) : 강남에 풀 무성하고 꾀꼬리 어지러이 나는데
年來事事與心違(연내사사여심위) : 해마다 일들은 내 마음과 어긋나는구나
花開後院還空落(화개후원환공낙) : 꽃은 후언에 피어 다시 쓸쓸히 지는데
燕入華堂怪未歸(연입화당괴미귀) : 제비는 대청에 들어와 돌아가지 않음이 이상하구나
世上功名何日是(세상공명하일시) : 세상의 부귀공명 어느 날에나 찾아오나
樽前點檢幾人非(준전점검기인비) : 술 앞에 두고 헤아려보니 몇 사람이나 잘못되었던가
去年柳絮飛時節(거년류서비시절) : 지난 해 버들솜 날릴 때를 생각해보니
記得金籠放雪衣(기득금농방설의) : 금빛 새장에서 흰 비둘기 날려주던 생각이 나는구나
석창서취묵당(石蒼舒醉墨堂)-소식(蘇軾)
석당서취묵당-소식(蘇軾)
人生識字憂患始(인생식자우환시) : 인생은 글자를 알면서 우환이 시작되니
姓名?記可以休(성명추기가이휴) : 성명이나 대강 적을 수 있으면 그만둠이 좋도다
何用草書誇神速(하용초서과신속) : 어찌하여 초서르 배워서 빠른 것을 자랑하여
開卷??令人愁(개권창황령인수) : 책을 펴면 당혹하게 사람을 근심하게 만드는가
我嘗好之每自笑(아상호지매자소) : 나도 일찍이 놓아는 하나 매변 스스로 웃노니
君有此病何能?(군유차병하능추) : 그대도 이 병이 있으니 어찌 고치겠는가
自言其中有至樂(자언기중유지낙) : 이 속에 지극한 즐거움 있다고 스스로 말하여
適意不異逍遙遊(적의부리소요유) : 마음대로 되는 것이 소요의 세계와 같다고 하는구나
近者作堂名醉墨(근자작당명취묵) : 요즈음 지은 집을 취묵당이라 이름지었으니
如飮美酒消百憂(여음미주소백우) : 좋은 술 마신 것처럼 온갖 근심 사라진다는 뜻과 같으리라
乃知柳子語不妄(내지류자어부망) : 유자의 말이 허탄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노라
病嗜土炭如珍羞(병기토탄여진수) : 병들면 흙이나 숯이 산해진미보다 좋다는 것을
君於此藝亦云至(군어차예역운지) : 그대는 이 예술에 지극하다 말할 수 있나니
堆牆敗筆如山邱(퇴장패필여산구) : 버린 붓 담장에 쌓은 것이 산처럼 많도다
興來一揮百紙盡(흥내일휘백지진) : 흥이 일어나 한번 흰 종이에 휘두르면
駿馬?忽踏九州(준마숙홀답구주) : 준마가 잠깐 사이에 천하를 밟고 지나간 것 같도다
我書意造本無法(아서의조본무법) : 나의 글씨 법도 없이 쓴 글이라
點?信手煩推假(점화신수번추가) : 마음대로 쓴 점과 획을 번거롭게 추천하고
隻字片紙皆藏收(척자편지개장수) : 글씨 하나 종이 한 조각 모두를 거두어 두는가
不減鍾張君自足(부감종장군자족) : 종요와 장지에 못하지 않은 그대는 스스로 충분하지만
下方羅趙我亦優(하방나조아역우) : 나도 이제야 아래로 나휘와 조습보다는 나으리니
不須臨池更苦學(부수림지경고학) : 못가에 나가 애써 배울 필요는 없도다
完取絹素充衾?(완취견소충금주) : 비단 전부 가져다가 이불이나 말들어 채우리라
신축십일월십구일(辛丑十一月十九日)-소식(蘇軾)
신축십일월심구일에
不飮胡爲醉兀兀(부음호위취올올) :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어찌 술 주정인가
此心已逐歸鞍發(차심이축귀안발) : 이 마음 벌서 돌아가는 말을 따라 떠나버리네
歸人猶自念庭?(귀인유자념정위) : 돌아가는 사람은 오히려 집 생각만 하는데
今我何以慰寂寞(금아하이위적막) : 지금 나는 무슨 수로 이 적막한 마음 위로할까
登高回首坡壟隔(등고회수파롱격) : 산에 올라 고개 돌려 멀리 떨어진 언을 보니
但見烏帽出復沒(단견오모출복몰) : 오직 검은 모자만 보였다 말았다 하는구나
苦寒念爾衣?薄(고한념이의구박) : 심한 추위에 너의 갓옷 얇은 것 생각하며
獨騎瘦馬蹈殘月(독기수마도잔월) : 혼자서 수척한 말 타고 새벽달을 밟는구나
路人行歌居人樂(노인항가거인낙) : 나그네는 걸으며 집안 사람 즐거움 노래하니
童僕怪我苦悽惻(동복괴아고처측) : 종들은 내가 슬퍼함을 이상히 여기는구나
亦知人生要有別(역지인생요유별) : 인생에 이별이 있음도 알고 있지만
但恐歲月去飄忽(단공세월거표홀) : 세월이 지나감이 너무나 빠르니 두렵기만 하다
寒燈相對記疇昔(한등상대기주석) : 차가운 등잔 불빛 마주보며 옛날을 기억하노니
夜雨何時聽蕭瑟(야우하시청소슬) : 어느 때라야 밤비 쓸쓸히 내리는 것을 들을까
君知此意不可忘(군지차의부가망) : 그대가 이 마음 잊어서는 아니됨을 안다면
愼勿苦愛高官職(신물고애고관직) : 부디 높은 관직에 집착하여 괴로워 말아시주게
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소식(蘇軾)
6월 27일 날 망호루에서 취하며 적다
黑雲飜墨未遮山(흑운번묵미차산) : 검은 구름 먹을 뒤집어 아직 산을 가리지 못하고
白雨跳珠亂入船(백우도주란입선) : 흰 빗물은 진주가 뛰어 오르 듯 난잡하게 배에 든다
卷地風來忽吹散(권지풍래홀취산) : 땅을 휩쓰는 바람 갑자기 불어와 흩어 버리니
望湖樓下水如天(망호루하수여천) : 망호루 아래의 물빛은 넓은 하늘 처럼 푸르기만 하다
박명가인(薄命佳人)-소식(蘇軾)
박명한 여인
雙頰凝?髮抹漆(쌍협응소발말칠) : 두 뺨은 젖이 엉긴 듯, 머리는 옻칠한 듯
眼光入簾珠白樂(안광입렴주백락) : 눈빛은 발로 들어 구슬처럼 또렷하구나
故將白練作仙衣(고장백련작선의) : 짐짓 흰 비단으로 선녀의 옷을 만들어도
不許紅膏汚天質(불허홍고오천질) : 붉은 연지로 원래의 바탕 더럽히지 못하는구나
吳音嬌軟帶兒癡(오음교연대아치) : 오나라 사투리 귀엽고 부드러워 어린 티 나고
無限間愁總未知(무한간수총미지) : 무한한 인간의 근심 전혀 알지도 못하는구나
自古佳人多薄命(자고가인다박명) : 예부터 가인은 운명이 기박한 사람 많다지만
閉門春盡楊花落(폐문춘진양화락) : 닫은 문에 봄도 다 가니 버들 꽃이 지는구나.
이 시는 작자가 항주(抗州),
양주(楊州) 등의 지방 장관으로 있을 때 절에 갔다가 나이 삼십이 갓 넘었다는
어여쁜 여승(餘乘)을 보고 그녀의 아름다웠을 소녀시절을 연상하며 미인의 운수가 기박함을 글로 쓴 것이다.
유씨이외생구필적(柳氏二外甥求筆跡)-소식(蘇軾)
유씨 두 외조카 피적을 구하기에
退筆如山未足珍(퇴필여산미족진) : 버린 붓이 산처럼 쌓여도 그리 대단하지 않아
讀書萬卷始通神(독서만권시통신) : 책 읽은 것이 만 권은 되어야 신명이 통한다네
君家自有元和脚(군가자유원화각) : 그대 집안에 전해오는 좋은 “원화계” 필법 있으니
莫厭家?更問人(막염가계경문인) : 그 필법을 싫어하여 다시 남에게 묻지 말아야 하네
음호상초청후우(飮湖上初晴後雨)-소식(蘇軾)
호수에서 술마시니 날이 개었다 다시 비
水光??晴方好(수광렴염청방호) : 물빛 반짝이며 날이 개어 막 좋아은데
山色空?雨亦奇(산색공몽우역기) : 산빛이 어둑해지며 비 내려도 절묘하구나
若把西湖比西子(약파서호비서자) : 서호 호수를 월나라 서시라면
淡粧濃抹總相宜(담장농말총상의) : ?은 화장과 짙은 분칠이 서로 잘 어울린다
우중유천축영감관음원 (雨中遊天竺靈感觀音院)-소식(蘇軾)
천국사 영감관음원에서
蠶欲老(잠욕로) : 누에는 늙어가고
麥半黃(맥반황) : 보리는 반쯤 익었구나
前山後山雨浪浪(전산후산우낭낭) : 앞산에도 뒷산에도 낭낭히 비내린다
農夫輟?女廢筐(농부철뢰여폐광) : 농부는 쟁기를 거두고 그 아낙은 광주리를 팽개치는데
白衣仙人在高堂(백의선인재고당) : 흰 옷 입은 관음 선인이 불당에 가부좌하고 있구나
속려인행(續麗人行)-소식(蘇軾)
深宮無人春日長(심궁무인춘일장) : 깊은 궁궐엔 아무도 없는데 봄날은 길고
沈香亭北百花香(심향정북백화향) : 침향전 북쪽에는 온갖 꽃이 향기롭다
美人睡起薄梳洗(미인수기박소세) : 미인이 잠에서 일어나 머리 빗고 세수하는데
燕舞鶯啼空斷腸(연무앵제공단장) : 제비는 춤추고 꾀꼬리 우니 공연히 애간장 끊어진다
畵工欲畵無窮意(화공욕화무궁의) : 화공이 그려내려니 생각이 무궁하여
背立春風初破睡(배립춘풍초파수) : 등 뒤로 부는 바람에 이제 잡을 깨었구나
若敎回首却?然(약교회수각언연) : 만약에 머리 돌려 씽긋 웃게 하였다면
陽城下蔡俱風靡(양성하채구풍미) : 양성과 하채의 귀공자들 모두가 바람에 쓰러지듯 하였으리라
杜陵飢客眼長寒(두릉기객안장한) : 두릉의 배고픈 나그네 눈이 늘 헐벗었고
蹇驢破帽隨金鞍(건려파모수금안) : 절름발이 노새 타고 떨어진 모자 쓰고 비단 안장 귀족 따라다녔지
隔花臨水時一見(격화임수시일견) : 꽃 건너 물가에서 가끔씩 미인을 한번 보았지만
只許腰肢背後看(지허요지배후간) : 오직 허리와 다리를 등 뒤에서 보았을 뿐이라메
心醉歸來茅屋裏(심취귀래모옥리) : 심취하여 자기의 초가집에 돌아와
方信人間有西子(방신인간유서자) : 비로소 세상에 서시같은 미인이 있는 것을 믿게 되었네
君不見孟光擧案與眉齊(군불견맹광거안여미제)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맹광이 음식 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바치는 것을
何曾背面傷春啼(하증배면상춘제) : 어찌 얼굴 등지고 봄빛에 마음 아파 울지 않았으리오
유미당폭우(有美堂暴雨)-소식(蘇軾)
유미당에 폭우가 내리다
遊人脚低一聲雷(유인각저일성뢰) : 유람객 발 아래서 한 바탕 우뢰소리
滿座頑雲撥不開(만좌완운발불개) : 자리에 가득한 구름 흩어지지 않는구나
天外黑風吹海立(천외흑풍취해립) : 하늘 밖 먹구름 불어 바닷물에 멈추고
浙東飛雨過江來(절동비우과강래) : 절동 땅에 날리는 비, 강 건어 오는구나
十分?艶金樽凸(십분렴염금준철) : 가득 넘치는 강물은 잔에 술 넘친 듯
千杖鼓??鼓催(천장고갱갈고최) : 장대 같은 빗줄기 소리는 난타하는 오랑캐 북인 듯
喚起謫仙泉灑面(환기적선천쇄면) : 신선 이백을 불러 오듯 샘물은 얼굴을 씻고
倒傾鮫室瀉瓊?(도경교실사경괴) : 기울어진 교인의 집에 진주가 쏟아지는가
제서림벽(題西林壁)-소식(蘇軾)
서림사 벽에 제하다
橫看成嶺側成峰(횡간성령측성봉) : 가로 보면 고개, 세로 보면 봉우리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 멀고 가까운 곳 높고 낮 곳, 보는 곳 따라 다르네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 여산의 진면목은 알 수 없는 건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 내가 이 산 속에 있어서라네
강상간산(江上看山)-소식(蘇軾)
강 위에서 산을 바라보며
船上看山如走馬(선상간산여주마) : 배 위에서 산을 보니 말 탄 기분이라
?忽過去數百群(숙홀과거수백군) : 수백 마리 무리가 갑자기 지나가는구나
前山?牙忽變態(전산사아홀변태) : 앞산이 상앗대처럼 갑자기 모양이 변하고
後嶺雜沓如驚奔(후령잡답여경분) : 뒷고개 놀라서 달아나는 듯 몰려든다
仰看微徑斜?繞(앙간미경사료요) : 좁은길 쳐다보니 시스듬이 산을 감고
上有行人高??(상유행인고표묘) : 길 위에 높고도 아득하게 행인이 걸어간다
舟中擧手欲與言(주중거수욕여언) : 배 안에서 손을 들어 함께 말을 걸려니
孤帆南去如飛鳥(고범남거여비조) : 외로운 돛단배 나는 새처럼 남으로 날아간다
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소식(蘇軾)
유월 이십 칠일 망호루에세 취하여 적다
黑雲?墨未遮山(흑운번묵미차산) : 먹은 쏟은 듯 검은 구름이 아직 산을 가리지 않았는데
白雨跳珠亂入船(백우도주란입선) : 흰 빗줄기 튀어올라 구슬 되어 어지러이 배 안에 들어오네
卷地風來忽吹散(권지풍래홀취산) : 땅을 쓸어버리듯 바람불어왔다가 갑자기 불리어 흩어지는데
望湖樓下水如天(망호루하수여천) : 망호루 아래의 호수물빛은 하늘 같구나
어잠령조동년야옹정(於潛令?同年野翁亭)-소식(蘇軾)
어잠의 조 동년의 야옹정에서
山翁不出山(산옹불출산) : 산옹은 산을 나가지 않고
溪翁長在溪(계옹장재계) : 계옹은 언제나 골자기에 있으나
不如野翁來往溪山間(불여야옹내왕계산간) : 산옹이 계곡을 오가며
上友?鹿下鳧?(상우미록하부예) : 상류의 사슴과 하류의 새들과 벗함만 못하니라
問翁何所樂(문옹하소락) : 야옹에게 묻기를, 즐기는 것이 무엇이길래
三年不去煩推?(삼년불거번추제) : 삼년 동안이나 떠나지 않아 번거롭게 떠나도록 하는가 하니
翁言此間亦有樂(옹언차간역유락) : 야옹이 말하기를, 이곳에도 즐거움이 있으니
非絲非竹非蛾眉(비사비죽비아미) : 음악도 아니고 미인도 아니라네
山人醉後鐵冠落(산인취후철관락) : 산사람 취한 뒤에는 관리 벗겨 떨어지고
溪女笑時銀櫛低(계녀소시은즐저) : 골짝 여인 웃을 때면 은빗도 흘러내릴 정도로 웃는다네
我來觀政問風謠(아래관정문풍요) : 내가 여기와서 정치를 살피고 민요를 물으니
皆云吠犬足生?(개운폐견족생리) : 모두가 말하기를, 짖는 개도 할 일 없어 족히 고리털이 생기니
但恐此翁一旦捨此去(단공차옹일단사차거) : 다만 두려우니, 이 노인 하루 아침에 이곳을 떠나
長使山人索寞溪女啼(장사산인삭막계녀제) : 산사람이 허전해 하고 골짝녀를 울게 할까 걱정이라네
후석고가(後石鼓歌)-소식(蘇軾)
冬十二月歲辛丑(동십이월세신축) : 신축년 겨울 십 이 년에
我初從政見魯?(아초종정견노수) : 나는 정치에 종사하여 노나라 공자의 사당을 참배했다
舊聞石鼓今見之(구문석고금견지) : 예부터 석고문에 대해 들어오다 이제야 이것을 보니
文字鬱律蛟蛇走(문자울률교사주) : 문자른 구불구불하여 교룡과 뱀이 다리는 듯하다
細觀初以指??(세관초이지화두) : 자세히 보고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배 위에 써보면서
欲讀嗟如箝在口(욕독차여겸재구) : 읽어보려 했으나 입에 재갈을 물린 긋 아무말도 못했다
韓公好古生已遲(한공호고생이지) : 한공은 옛 것을 좋아하나 늦게 태어났다 했지만
我今況又百年後(아금황우백년후) : 나는 이제 그보다 백년이나 늦게 태어났음에야 어찌하리
强尋偏旁推點?(강심편방추점화) : 억지로 편방을 찾고 점획을 추정해보았으나
時得一二遺八九(시득일이유팔구) : 열 글자 중에 한 두 글자는 알았으나 여덟 아홉 글자는 모르겠다
我車旣攻馬亦同(아거기공마역동) : “나의 수레는 이미 공격하였고 말도 그러하였다”와
其魚維?貫之柳(기어유서관지류) : “그 물고기는 서어가 잡히는데 버들로 그것을 꿰었다”는 말이었네
古器縱橫猶識鼎(고기종횡유식정) : 옛 기물 여러 가지 여기저기 있으나 오직 솥만 알아보았으니
衆星錯落僅名斗(중성착낙근명두) : 많은 별들 어지러이 많으나 겨우 북두칠성 이름만 아는 것과 같네
模糊半已隱瘢?(모호반이은반지) : 석고의 글씨 절반이 이미 흉터나 굳은 살 같이 모호해져
詰曲猶能辯??(힐곡유능변근주) : 꾸불꾸불해져 마치 사람 몸의 발 쥐꿈치와 팔꿈치 겨우 구별할수 있는 것같았다
娟娟缺月隱雲霧(연연결월은운무) : 아르마운 조각달이 구름과 안개 속에 숨은 듯하고
濯濯嘉禾秀??(탁탁가화수랑유) : 싱싱한 좋은 곡식의 싹이 강아지 풀같도다
漂流百戰偶然存(표류백전우연존) : 수 백년 전쟁 속에 떠돌다가 우연히 살아남아
獨立千載誰與友(독립천재수여우) : 천년동안을 홀로 우뚝서서 누구와 벗하는가
上追軒?相唯諾(상추헌힐상유낙) : 위로는 헌원씨와 창일과 맞먹을 정도이고
下??斯同?누(하읍빙사동구누) : 아래로는 이양수나 이사의 소전은 새 새끼나 젖먹이 같도다
憶昔周宣歌鴻雁(억석주선가홍안) : 옛날 주나라 선왕의 공덕을 노래한 “홍안”편과
當時?史變??(당시주사변과두) : 당시에 주사가 과두문자를 대전으로변화시킨 일이 생각나게 한다
厭亂人方思聖賢(염난인방사성현) : 혼란을 싫어하여 사람들이 성현을 생각하니
中興天爲生耆?(중흥천위생기구) : 하늘이 중흥을 생각하여 노련한 정치가를 내셨도다
東征徐虜??虎(동정서노감효호) : 동쪽으로 서나라 반란자들을 칠 때 포효하는 호랑이 같았고
北伐犬戎隨指嗾(배벌견융수지주) : 북쪽으로 견융을 정벌하여 손까락 부리듯 하였다
象胥雜遝貢狼鹿(상서잡답공낭녹) : 통역관원들에게 오랑캐들 잡다하게 몰려들어 여우와 사슴들을 공납하였고
方召聯翩賜圭?(방소련편사규유) : 방숙과 소호 장군의 날렵한 활동에 천자께서 옥술잔과 기장술을 내리셨다
遂因鼓?思將帥(수인고비사장수) : 마침내 고비 모양의 비석을 만들어 훌륭한 장수를 기린 것이지
豈爲考擊煩??(개위고격번몽수) : 어찌 치고 두드리게 하여 맹인들을 번거롭게 했겠는가
何人作頌比嵩高(하인작송비숭고) : 어떤 사람이 친송하는 노래를 지어 시경의 “숭고”편과 겨루게 했는가
萬古斯文齊??(만고사문제구루) : 만고에 영원한 이 글은 구루산의 우왕비와 같게 되었도다
勳勞至大不矜伐(훈노지대부긍벌) : 선왕의 공적과 수고는 지극히 위대했지만 자랑하지 않았고
文武未遣猶忠厚(문무미견유충후) : 문왕과 무왕 시대와 가까워 아직도 충성스럽고 인정이 두터웠다네
欲尋年歲無甲乙(욕심년세무갑을) : 연대를 알아보려햐도 갑을과 간지도 전혀 없으니
豈有名字記誰某(개유명자기수모) : 어찌 이름자로 누군가를 기록하함이 있겠는가
自從周衰更七國(자종주쇠경칠국) : 주나라가 쇠잔한 뒤로 다시 일곱 나라가 일어났으나
意使秦人有九有(의사진인유구유) : 진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를 차지하게 하였다
掃除詩書誦法律(소제시서송법률) : 진시왕은 시경과 서경을 없애버리고 법률을 외우게 하고
投棄俎豆陳鞭杻(투기조두진편뉴) : 제사를 버리고 패찍과 형틀만 들어놓았다
當年何人佐祖龍(당년하인좌조룡) : 당시에는 어떤 사람들이 황제를 보좌하였는가
上蔡公子牽黃狗(상채공자견황구) : 상채 땅의 공자인 이사는 누런 개를 끌었고
登山刻石頌功烈(등산각석송공렬) : 황제는 산에 올라가 돌에 새겨 공로를 친송하였다
後者無繼前無偶(후자무계전무우) : 진시왕 뒤로는 이를 계승할 자 없었고 전에도 짝이 없었다
皆云皇帝巡四國(개운황제순사국) : 모두에 써있기를, 황제는 사방을 순수하여
烹滅强暴救黔首(팽멸강포구검수) : 강포한 자를 삶아죽이고 백성을 구하리라 고 했다
六經旣已委灰塵(륙경기이위회진) : 육경은 이미 재와 먼지로 되어버렸으니
此鼓亦當遭擊?(차고역당조격부) : 이 석고비도 마땅히 쳐주숴졌어야 했으리라
傳聞九鼎淪泗上(전문구정륜사상) : 진시황제는 하우시대의 구정이 사수에 빠져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欲使萬夫沈水取(욕사만부침수취) : 일만 장정들에게 빠진 물 속에서 건지게 했다
暴君縱欲窮人力(포군종욕궁인력) : 폭군이 비록 사람들의 힘을 다해보았으나
神物義不?秦垢(신물의부오진구) : 신성스런 물건인 솥은 의리 때문에 진시왕에게 더럽혀지지 않았다네
是時石鼓何處避(시시석고하처피) : 이러한 시대에 석고비는 어디에 피해있었던가
無乃天工令鬼守(무내천공령귀수) : 하늘의 공력으로 귀신이 지키게 하지 않았을까
興亡百變物自閒(흥망백변물자한) : 인간의 흥망은 백 번을 변해도 사물은 스스로 한가하니
富貴一朝名不朽(부귀일조명부후) : 부귀는 하루 아침이나 이름은 영원히 썩지 않는다
細思物理坐嘆息(세사물리좌탄식) : 만물의 이치 자세히 생각하며 앉아서 탄식하노니
人生安得如汝壽(인생안득여여수) : 인생도 어찌하면 그대처럼 영원히 살 수 있겠는가
서왕정국소장연강첩장도 (書王定國所藏煙江疊?圖)-소식(蘇軾)
왕국정이 소장한 연강첩장도에 서하다
江上愁心千疊山(강상수심천첩산) : 강 위의 수심스런 마음. 천겹 산봉우리
浮空積翠如雲煙(부공적취여운연) : 하늘에 솟은 푸른 기운이 구름과 안개 같구나
山耶雲耶遠莫知(산야운야원막지) : 산인지 구름인다 멀어서 알지 못하다가
煙空雲散山依然(연공운산산의연) : 안개 걷히고 구름 걷히니 산이 의연하구나
但見兩崖蒼蒼暗絶谷(단견량애창창암절곡) : 양 언덕 짙푸르니 골짜기는 어둑한데
中有百道飛來泉(중유백도비내천) : 그 속에는 여러 가래로 날아떨어지는 샘물이 있도다
?林絡石隱復見(영림락석은복견) : 숲과 돌에 얽혀 숨었다가 다시 보이며
下赴谷口爲奔川(하부곡구위분천) : 아래로 골짜기 어귀에 이르러 여울을 이루었구나
川平山開林麓斷(천평산개림록단) : 산이 열리고 냇물 평평한데 숲 기슭 가파른 곳에
小橋野店依山前(소교야점의산전) : 작은 다리와 시골 주막이 산을 붙어 눈 앞에 보인다
行人稍度喬木外(항인초도교목외) : 행인은 조금씩 교목 밖으로 건너가고
漁舟一葉江呑天(어주일섭강탄천) : 가랑잎 같은 고깃배 뜬 강은 하늘에 하늘이 잠겨있다
使君何從得此本(사군하종득차본) : 그대는 어띠서 이 그림을 구했는가
點綴毫末分淸姸(점철호말분청연) : 붓 끝으로 놀리어 맑고 고운 경치를 가려냈구나
不知人間何處有此境(부지인간하처유차경) : 인간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을까
徑欲往買二頃田(경욕왕매이경전) : 바로 가서 이 경의 밭을 사고 싶구나
君不見武昌樊口幽絶處(군부견무창번구유절처) : 그 대는 보지 못했는가, 무창 번구의 고요하고 깊숙한 곳을
東坡先生留五年(동파선생류오년) : 동파 선생이 여기서 오 년을 머물러 살았다네
春風搖江天漠漠(춘풍요강천막막) : 봄바람 살랑살랑 강물을 흔들고 하늘은 아득하고
暮雲卷雨山娟娟(모운권우산연연) : 비 걷힌 저문 구름에 산빛은 곱기만하다
丹楓?鴉伴水宿(단풍번아반수숙) : 단풍나무 속을 나르는 까마귀는 물을 짝하여 잠이 들고
長松落雪驚晝眠(장송낙설경주면) : 눈 내린 긴 소나무는 낮잠을 깨운다
桃花流水在人世(도화류수재인세) : 복숭아꽃 흐르는 물 이 세상에 있는데
武陵豈必皆神僊(무능개필개신선) : 무릉도원이 어찌 반드시 신선세계에만 있다더냐
江山淸空我塵土(강산청공아진토) : 강산은 맑고도 고요한데 나는 진토에 있어
雖有去路尋無緣(수유거노심무연) : 가는 길 있다해도 찾아가려니 방법이 없도구나
還君此?三嘆息(환군차화삼탄식) : 그대에게 이 그림을 돌려보내고 세 번을 탄식하노니
정혜원해당(定惠院海棠)-소식(蘇軾)
정혜원 해당화
江城地?蕃草木(강성지장번초목) : 강성 땅에는 덥고 습하여 초목이 무성한데
只有名花苦幽獨(지유명화고유독) : 오직 외로움에 고통스런 이름난 꽃이 있다
?然一笑竹籬間(언연일소죽리간) : 대나무 울타리 사이로 쌩긋 한 번 웃으니
桃李漫山總?俗(도리만산총추속) : 산에 가득한 배나무, 오얏나무 모두가 거칠고 속되다
也知造物有深意(야지조물유심의) : 또한 알겠노라, 조물주에게 깊은 뜻이 있어
故遣佳人在空谷(고견가인재공곡) : 일부러 미인을 보내어 빈 골짜기에 있게 하였음을
自然富貴出天姿(자연부귀출천자) : 자연스런 부귀한 모습 하늘이 내린 자태라
不待金盤薦華屋(부대금반천화옥) : 금쟁반에 담지 않아도 화려한 집에 보낼 만하다
朱脣得酒暈生?(주순득주훈생검) : 붉은 입술 술마시어 볼이 달아오른 듯
翠袖卷紗紅映肉(취수권사홍영육) : 푸른 소매 걷어올린 깁에 붉은 속 살 비치는 듯하다
林深霧暗曉光遲(림심무암효광지) : 숲 깊고 안개 자욱하여 새벽 햇빛 더디어
日暖風輕春睡足(일난풍경춘수족) : 날 따뜻하고 바람 가벼워 봄잠 충분하다
雨中有淚亦悽愴(우중유누역처창) : 비 내리면 눈물 흘려 또한 처창하기도 하나
月下無人更淸淑(월하무인경청숙) : 달빛 아래 사람이 아무도 없어 더욱 맑고 깨끗하다
先生食飽無一事(선생식포무일사) : 선생은 배불리 먹고 아무런 일 없어
散步逍遙自?腹(산보소요자문복) : 천천히 여기저기 거닐며 자기 배를 만져본다
不問人家與僧舍(부문인가여승사) : 인가나 절을 가리지 않고
?杖敲門看修竹(주장고문간수죽) : 짚고다닌 지팡이로 대문을 두들겨 들어가 대숲을 구경한다
忽逢絶艶照衰朽(홀봉절염조쇠후) : 갑자기 절세의 아름다운 꽃이 늙고 쇠한 자신의 얼굴 비추자
歎息無言?病目(탄식무언개병목) : 말없이 탄식하며 병든 눈을 문지른다
陋邦何處得此花(누방하처득차화) : 누추한 시골 어디에서 이른 꽃을 얻었을까
無乃好事移西蜀(무내호사이서촉) : 호사가가 서촉에서 옮겨온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寸根千里不易致(촌근천리부역치) : 한치 길이의 뿌리를 천리 멀리 옮겨오기 쉽지 않으니
銜子飛來定鴻鵠(함자비내정홍곡) : 씨를 물고 날아온 것은 반드시 기러기나 고니일 것이다
天涯流落俱可念(천애류낙구가념) : 하늘 끝 먼곳으로 흐러왔으니 서로 동정할 만하니
爲飮一樽歌此曲(위음일준가차곡) : 한 잔 술을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른다
明朝酒醒還獨來(명조주성환독내) : 내일 아침 술 깨어 다시 혼자 오면
雪落紛紛那忍觸(설낙분분나인촉) : 분분히 눈 내리듯 떨어지니 어찌 만져나 보겠는가
여지탄(?支嘆)-소식(蘇軾)
여지를 탄식한다
十里一置飛塵灰(십리일치비진회) : 십리에 한 역을 두어 먼지 날리며 달리고
五里一?兵火催(오리일후병화최) : 오리에 푯말 세워 봉화대 횃불로써 재촉했다
顚??谷相枕藉(전갱부곡상침자) : 구덩이에 떨어지고 골짜기에 넘어져 서로 포개져 낭자했으니
知是?支龍眼來(지시려지룡안내) : 이는 여지와 요안을 가져오기 위함임을 알겠다
飛車跨山?橫海(비거과산골횡해) : 나는 듯 수레가 산을 넘고 매같이 빨리 바다 건너와
風枝露葉如新採(풍지노섭여신채) : 바람 이는 가지 이슬 맺힌 잎이 금방 꺾어온 것 같구나
宮中美人一破顔(궁중미인일파안) : 궁중 미인의 한 번 웃는 얼굴에
驚塵?血流千載(경진천혈류천재) : 놀란 흙먼지 뿌려진 피는 천년동안 흘러내리는구나
永元?支來交州(영원려지내교주) : 영원 연간에는 교지를 교주에서 가져오고
天寶歲貢取之?(천보세공취지부) : 천보 연간에는 해마다 부주에서 공물로서 가져왔다
至今欲食林甫肉(지금욕식림보육) : 지금도 이 일을 시캔 재상 이임보의 살을 먹고 싶다고 하나
無人擧觴?伯游(무인거상뢰백유) : 술잔을 들어 당백유에게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我願天公憐赤子(아원천공련적자) : 우리들은 원합니다, 하늘은 어린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莫生尤物爲瘡?(막생우물위창유) : 특산물을 내어 멍들고 부스럼 반들지 마소서
雨順風調百穀登(우순풍조백곡등) : 비 순조롭고 바람 적당하여 온 곡식을 여물게 하시어
民不飢寒爲上瑞(민부기한위상서) : 백성이 굶주리고 헐벗지 않음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君不見武夷谿邊粟粒芽(군부견무이계변속립아)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무이산 계곡의 좁살 같은 싹을
前丁後蔡相籠加(전정후채상농가) : 정진공과 채군모가 서로 차를 생산하여
爭新買寵各出意(쟁신매총각출의) : 신제품을 다투고 총애를 사는데 마음을 써서
今年鬪品充官茶(금년투품충관다) : 올 해에도 품질을 다투어 조정에 납품을 하였다
吾君所乏豈此物(오군소핍개차물) : 우리 임금이 부족한 것이 어찌 이러한 물건이며
致養口體何陋耶(치양구체하누야) : 입과 몸만 봉양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비루한가
洛陽相君忠孝家(낙양상군충효가) : 낙양 재상이며 충효의 집안에서
可憐亦進姚黃花(가련역진요황화) : 또한 요황이란 꽃을 바친다니 가련하기만 하구나
괵국부인야유도(?國夫人夜游圖)-소식(蘇軾)
괵부인 야유도
佳人自?玉花?(가인자공옥화총) : 미인이 직접 옥화마의 재갈을 물리니
翩如驚燕?飛龍(편여경연답비룡) : 놀란 제비 날렵하고 나는 용처럼 달린다
金鞭爭道寶釵落(금편쟁도보채낙) : 금 채찍으로 길을 다투다가 비녀가 떨어지니
何人先入明光宮(하인선입명광궁) : 어느 사람이 먼저 명광궁에 들어가나
宮中?鼓催花柳(궁중갈고최화류) : 궁중에서는 갈고 북이 꽃버들 재촉하고
玉奴絃索花奴手(옥노현색화노수) : 옥노는 비파 뜯고 화노는 갈고를 치는구나
坐中八姨眞貴人(좌중팔이진귀인) : 좌중에서는 여덟 이모 정말로 귀인이라
走馬來看不動塵(주마내간부동진) : 말 달려 와 보아도 먼지하나 일지 않는구나
明眸皓齒誰復見(명모호치수복견) : 밝은 눈빛 흰 치아 누가 다시 볼 수 있나
只有丹靑餘淚痕(지유단청여누흔) : 오직 단청 그림에만 눈물자국 남아있다
人間俯仰成今古(인간부앙성금고) : 인간세상 앙부간에 이제가 옛날 되나니
吳公臺下雷塘路(오공대하뇌당노) : 오공대 아래의 뇌당로가 되었구나
當時亦笑張麗華(당시역소장려화) : 당시에도 진후주가 장려화에 빠져
不知門外韓擒虎(부지문외한금호) : 문 밖에 수나라 장수 한금호가 있는 줄 모른 것을 비웃었다네
박박주이수1(薄薄酒二首1)-소식(蘇軾)
묽은 술-
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 : 묽고 묽은 술이라도 차보다는 낫고
??布勝無裳(추추포승무상) : 거칠고 거친 삼베옷이라도 치마 없는 것보다 낫고
醜妻惡妾勝空房(추처악첩승공방) : 추한 아내와 악한 첩이라도 빈 방에 혼자 있는 것보다 낫다
五更待漏?滿霜(오경대누위만상) : 새벽에 서리 가득 낀 신 신고 조회 시간 기다리는 것은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 (부여삼복일고수족배창량) : 삼복 더위에 해 높이 솟도록 잠자며 북창의 시원한 바람에 만족함보다 못하며
珠?玉?萬人相送歸北邙 (주유옥합만인상송귀배망) : 구슬 저고리와 바지 입고 만인의 환송받으며 북망산으로 돌아가는 것이
不如懸?百結獨坐負朝陽 (부여현순백결독좌부조양) : 누더기 기운 옷입고 따뜻한 아침 햇살에 앉아 있는 것보다 못하니라
生前富貴死後文章(생전부귀사후문장) : 살아서 부귀 누리고 죽은 뒤 문장 남기나
百年瞬息萬世忙(백년순식만세망) : 백년도 순식간이고 만세도 빠르기만 하구나
夷齊盜?俱亡羊(이제도척구망양) : 백이숙제와 도척도 모두다 본성을 잃은 삶이니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兩都忘 (부여안전일취시비우낙량도망) : 지금 눈 앞의 일에 한 번 취하여 옳고 그름과 근심 즐거움을 모두다 잊어버림만 못하니라
증사진하충수재(贈寫眞何充秀才)-소식(蘇軾)
초상화 그리는 수재 하충에게
君不見潞州別駕眼如電(군부견로주별가안여전) : 그대는 못보았는가, 노주별가의 눈빛이 번개빛 같고
左手?弓橫撚箭(좌수괘궁횡년전) : 왼손에 활 걸고 화살 비껴 잡고있는 초상화를
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우부견설중기려맹호연) : 또 못보았는가, 눈 내리는 가운데 나귀탄 맹호연이
皺眉吟詩肩聳山(추미음시견용산) : 찌푸린 눈썹으로 시를 읊을 때 산처럼 솟은 어깨를 한 그림을
飢寒富貴兩安在(기한부귀량안재) : 추위와 굶주리는 자와 부귀한 자들이 모두 어디에 있는가
空有遺像留人間(공유유상류인간) : 공연히 초상화 만들어 세상에 남아있을 뿐인 것을
此身常擬同外物(차신상의동외물) : 이 몸은 항상 세상 밖의 사물과 함께 하여
浮雲變化無?跡(부운변화무종적) : 뜬 구름처럼 변화하여 종적을 없애고자 하노라
問君何苦寫我眞(문군하고사아진) :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하여 고통스럽게 내 초상화를 그리려는가 하니
君言好之聊自適(군언호지료자적) : 그 일이 좋아서 잠시 스스로 즐기는 것이라 그대는 말하였지
黃冠野服山家容(황관야복산가용) : 누런 모자에 시골 옷 입은 산골사람의 모습으로 그린 것은
意欲置我山巖中(의욕치아산암중) : 나를 산 바위 속에 두려는 마음이구려
勳名將相今何限(훈명장상금하한) : 공훈과 명성있는 장군과 재상들 지금은 무슨 구별이 있는가
爲寫褒公與鄂公(위사포공여악공) : 포공 단지현과 악공 위지경덕의 초상화나 그리게나 그려
상원시연(上元侍宴)-소식(蘇軾)
대보름 잔치-소식
(蘇軾)
淡月疏星?建章(담월소성요건장) : 맑은 달, 성긴 별들 건장궁을 둘러싸고
仙風吹下御爐香(선풍취하어로향) : 시원한 바람은 궁궐 향로로 불어든다.
侍臣鵠立通明殿(시신곡립통명전) : 신하들은 통명전에 늘어서 있는데
一?紅雲捧玉皇(일타홍운봉옥황) : 한 떨기 붉은 구름은 옥황을 받든다.
서조보지소장문여가화죽삼수1 (書晁補之所藏文與可?竹三首1)-소식(蘇軾)
조보지가 소장한 여가 문동의 대나무 그림에 적음
與可?竹時(여가화죽시) : 여가 문동이 대나무 그릴 때
見竹不見人(견죽부견인) : 대나무를 보지만 사람은 보지 않아.
豈獨不見人(개독부견인) : 어찌 사람만 보지 않을까
?然遺其身(탑연유기신) : 홀연히 그 몸까지 버린다.
其身與竹化(기신여죽화) : 그 몸과 대나무와 하나 되어
無窮出淸新(무궁출청신) : 끝없이 청신한 기운을 낸다.
莊周世無有(장주세무유) : 장주가 이미 세상에 있지 않으니
誰知此疑神(수지차의신) : 그 누가 이러한 얽힌 정신을 알아주나.
서강월(西江月)-소식(蘇軾)
世事一場大夢(세사일장대몽) : 세상일은 한바탕의 커다란 꿈
人生幾度新凉(인생기도신량) : 인생에서 몇 번이나 새로운 차가움을 겪었다.
夜來風葉已鳴廊(야래풍엽이명낭) : 밤에 바람불어 잎은 떨어져 이미 복도를 울리나니
看取眉頭?上(간취미두빈상) : 희어진 눈썹과 귀밑머리를 보고 매만진다.
우거정혜원지동(寓居定惠院之東)-소식(蘇軾)
정혜원의 동쪽에 우거하며
원제 * 寓居定惠院之東雜花滿山有棠一株土人不知貴也
江城地?蕃草木(강성지장번초목) : 간성에는 땅이 습하여 초목이 무성한데
只有名花苦幽獨(지유명화고유독) : 오직 유명한 꽃 있어 깊은 외로움에 괴롭다.
?然一笑竹籬間(언연일소죽리간) : 씽긋이 웃는 미소 대울타리 사이로 보이고
桃李漫山總?俗(도리만산총추속) : 산에 가득한 복숭아와 자두나무 거칠고 속되다.
也知造物有深意(야지조물유심의) : 조물주의 깊은 뜻을 또한 알겠노니
故遣佳人在空谷(고견가인재공곡) : 일부러 미인을 빈 골짜기로 보냈구나.
自然富貴出天姿(자연부귀출천자) : 자연스러운 부귀한 모습 바탕에서 나와
不待金盤薦華屋(부대금반천화옥) : 금 쟁반에 담아 화려한 집에 모실 것도 없어라.
朱脣得酒暈生?(주순득주훈생검) : 붉은 입술로 술을 마셔 불그레한 빛 뺨에 돌고
翠袖卷紗紅映肉(취수권사홍영육) : 파란색 깁 소매 걷으니 붉은 빛 비취는 살.
林深霧暗曉光遲(림심무암효광지) : 숲은 깊고 안개 자욱하여 새벽빛이 늦게 나고
日暖風輕春睡足(일난풍경춘수족) : 날은 따뜻하고 바람은 가벼워 봄잠이 만족하다.
雨中有淚亦悽愴(우중유누역처창) : 빗속에 눈물 있어 또한 처창하여라.
月下無人更淸淑(월하무인경청숙) : 달빛 아래 사람 없어 더욱 맑고 깨끗하다.
先生食飽無一事(선생식포무일사) : 선생은 배불리 먹고 맡은 일이란 하나 없어
散步逍遙自?腹(산보소요자문복) : 여기저기 산보하면서 자기 배나 만진다.
不問人家與僧舍(부문인가여승사) : 인가인지 절간인지 묻지도 않고
?杖敲門看修竹(주장고문간수죽) : 지팡이 짚고 가서 문 두드리고 대나무 바라본다.
忽逢絶艶照衰朽(홀봉절염조쇠후) : 홀연히 아름다움 만나 늙고 시든 몸 비추어보고
歎息無言?病目(탄식무언개병목) : 탄식하며 말없이 병든 눈만 닦아본다.
陋邦何處得此花(누방하처득차화) : 구석진 고장에서 어디서 이런 꽃을 얻어왔나
無乃好事移西蜀(무내호사이서촉) : 호사가가 서촉 땅에서 옮겨왔지 않았을까.
寸根千里不易致(촌근천리부역치) : 한 치의 뿌리라도 천리 길 가져오기 쉽지 않으리니
銜子飛來定鴻鵠(함자비내정홍곡) : 씨 물고 날아왔으니 필시 기러기나 고니일 것이다.
天涯流落俱可念(천애류낙구가념) : 하늘 끝에 흘러 떨어진 처지이니 모두가 외롭고
爲飮一樽歌此曲(위음일준가차곡) : 한 잔의 술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明朝酒醒還獨來(명조주성환독내) : 내일 아침 술 깨어 다시 혼자 돌아오면
雪落紛紛那忍觸(설낙분분나인촉) : 백설처럼 어지럽게 떨어짐을 어찌 혼자 견디리오.
월야여객음행화하 (月夜與客飮杏花下)-소식(蘇軾)
달밤 손님과 살구꽃 아래서 술 마시며
杏花飛簾散餘春(행화비렴산여춘) : 살구꽃 주렴에 날리니 남은 향기 흩어지는데
明月入戶尋幽人(명월입호심유인) : 밝은 달이 창에 들어와 한가한 사람 찾는다.
?衣步月踏花影(건의보월답화영) : 옷 걷어 올리고 달 아래 거닐며 꽃그림자 밟으니
炯如流水涵靑?(형여류수함청빈) : 흐르는 물이 푸른 개구리밥 적시는 듯이 훤하다.
花間置酒淸香發(화간치주청향발) : 꽃 사이에서 술을 따르니 맑은 향기가 풍기는데
爭挽長條落香雪(쟁만장조낙향설) : 긴 가지 휘어 당기니 눈같은 꽃이 떨어진다.
山城酒薄不堪飮(산성주박부감음) : 산 속 고을 탁주라 마시기 어렵다면
勸君且吸杯中月(권군차흡배중월) : 권하노니, 장차 술잔 속의 달을 마시게나.
洞簫聲斷月明中(동소성단월명중) : 퉁소소리 달 밝은 곳으로 멀어져가니
惟憂月落酒杯空(유우월낙주배공) : 오직 달 지고 술잔 빌까 걱정이어라.
明朝捲地春風惡(명조권지춘풍악) : 내일 아침 땅을 말 듯이 불어오는 심한 봄바람에
但見綠葉棲殘紅(단견녹섭서잔홍) : 다만 푸른 잎 속에 남은 꽃만 남아 있을 것이리라.
백보홍이수1(百步洪二首1)-소식(蘇軾)
백 걸음이나 되는 물줄기
長洪斗落生跳波(장홍두낙생도파) : 긴 물결 떨어지고 물결은 튀어 오르고
輕舟南下如投梭(경주남하여투사) : 가벼운 배는 북 실 던지듯 남쪽으로 내려간다.
水師絶叫鳧雁起(수사절규부안기) : 사공의 절류에 오리와 기러기 놀라 날고
亂石一線爭磋磨(난석일선쟁차마) : 거친 돌도 부딪히며 한 줄로 굴러 떨어진다.
有如?走鷹?落(유여토주응준낙) : 토끼가 달아나는 토끼 향해 수리가 떨어지듯 하고
駿馬下注千丈坡(준마하주천장파) : 준마가 천리 비탈길을 치달아 내려온다.
斷絃離柱箭脫手(단현리주전탈수) : 가야금 줄이 끊어져 나가고 화살이 손을 떠나듯
飛電過隙珠?荷(비전과극주번하) : 틈 사이로 번개 날고 구슬이 연꽃에 떨어진다.
四山眩轉風掠耳(사산현전풍략이) : 사방 산들은 휘돌고 바람이 귀를 스치고
但見流沫生千渦(단견류말생천와) : 수많은 여울 이는데 포말만이 눈에 보인다.
?中得樂雖一快(험중득낙수일쾌) : 험한 곳에서 즐거움 얻어 온통 상쾌한데도
何意水伯?秋河(하의수백과추하) : 어쩌자고 물의 신, 하백은 가을 강을 자랑하나.
我生乘化日夜逝(아생승화일야서) : 나의 삶도 조화신 따라 밤낮으로 흘러가서
坐覺一念逾新羅(좌각일념유신나) : 앉아서 한 생각에 신라로 건너가노라.
紛紛爭奪醉夢裏(분분쟁탈취몽리) : 취한 중에 분분하게 다투어 살면서
豈信荊棘埋銅駝(개신형극매동타) : 어찌 가시가 구리 낙타 상을 파묻은 사실 알겠는가.
覺來俯仰失千劫(각내부앙실천겁) : 깨어나 고개를 드니 천겁이 지났고
回視此水殊委蛇(회시차수수위사) : 흘러온 이 물결 돌아보니 많이도 굽이친다.
君看岸邊蒼石上(군간안변창석상) : 그대여 강변의 짙푸른 바위 위를 보라
古來?眼如蜂?(고내고안여봉과) : 천고의 상앗대 눈길이 벌집 같아라.
但應此心無所住(단응차심무소주) : 오로지 이 마음 머물 곳 없어
造物雖?如吾何(조물수사여오하) : 조물주가 부리더라도 난 어쩔 수가 없어라.
回船上馬各歸去(회선상마각귀거) : 배를 돌리고 말에 올라 각자가 떠나가는데
多言??師所呵(다언뇨뇨사소가) : 부질없이 많은 말이라, 사공이 꾸짖는다.
음호상초청후우(飮湖上初晴後雨)-소식(蘇軾)
호수 위에서 마시고 처음 갠 후 비
水光??晴方好(수광렴염청방호) : 물빛이 출렁이니 개어서 좋고
山色空?雨亦奇(산색공몽우역기) : 산색이 희뿌여니 비 또한 기이하다.
欲把西湖比西子(욕파서호비서자) : 서호를 서시와 비교해 보면
淡?濃抹悤相宜(담장농말총상의) : 단아한 화장, 짙은 치장이 어울린다.
세아희작(洗兒?作)-소식(蘇軾)
아이 씻는 날 장난 삼아
人皆養子望聰明(인개양자망총명) : 사람들은 모두 자식을 기르며 총명하기를 바란다
我被聰明誤一生(아피총명오일생) : 나는 총명을 입어 일평생을 망쳐버렸도다.
惟願孩兒愚且魯(유원해아우차노) : 오직 바라기는, 이 아이가 어리석고 둔하여
無災無難到公卿(무재무난도공경) : 재앙 없고 어려움 없이 평범한 세상부귀 누렸으면.
한식우이수1(寒食雨二首1)-소식(蘇軾)
한식날 내린 비
自我來黃州(자아내황주) : 내가 황주에 온 이래
已過三寒食(이과삼한식) : 이미 세 번의 한식이 지난다.
年年欲惜春(년년욕석춘) : 해마다 봄을 아쉬워 하나
春去不容惜(춘거부용석) : 봄은 떠나며 아쉬운 마음 몰라준다.
今年又苦雨(금년우고우) : 올해도 장마비 내리고
兩月秋蕭瑟(양월추소슬) : 두 달 동안이나 가을날처럼 스산하다.
臥聞海棠花(와문해당화) : 누워서 듣자니, 해당화가
泥?燕脂雪(니오연지설) : 연지같고 눈같다가 진흙에 떨어진 것을
暗中偸負去(암중투부거) : 몰래 훔쳐 등에 지고 떠났나니
夜半眞有力(야반진유력) : 밤이 깊어서 정말 힘이 있었나
何殊病少年(하수병소년) : 내 모습 병든 소년과 어찌 다른가
病起頭已白(병기두이백) : 병에서 일어나니 머리는 이미 백발이구나.
한식우이수2(寒食雨二首2)-소식(蘇軾)
한식날 내린 비
春江欲入戶(춘강욕입호) : 봄 강물이 집으로 넘어드니
雨勢來不已(우세내부이) : 비 내리는 상황이 그리지 않는구나.
小屋如漁舟(소옥여어주) : 작은 내 집이 고깃배 같아
??水雲裏(몽몽수운리) : 물과 구름 속에 아득하다.
空?煮寒菜(공포자한채) : 빈 부엌에서 찬 나물이라도 삶으며
破?燒?葦(파조소습위) : 부서진 부뚜막에 젖은 갈대라도 불태워본다.
那知是寒食(나지시한식) : 오늘이 한식날인지 어찌 알랴
但感烏銜紙(단감오함지) : 다만 까마귀 물고다니는 명전을 보고 느꼈도다.
君門深九重(군문심구중) : 임금 계신 곳은 아홉 겹 깊은 문
墳墓在萬里(분묘재만리) : 조상님 분묘는 만 리 먼 곳에 있구나.
也疑哭途窮(야의곡도궁) : 막다른 길에 울기라도 해볼까
死灰吹不起(사회취부기) : 싸늘히 식은 재가 불어도 불붙지 않는다.
장지호주희증신노 (將之湖州?贈莘老)-소식(蘇軾)
장차 호주로 가면서 장난삼아 신노에게 주다
餘杭自是山水窟(여항자시산수굴) : 요주은 자연적으로 산수굴인데
仄聞吳興更淸絶(측문오흥경청절) : 어렴풋이 들으니 오흥은 더욱 맑고 뛰어나단다.
湖中橘林新著霜(호중귤림신저상) : 호수의 감귤 숲에는 새로 흰 서리 붙어있고
溪上苕花正浮雪(계상초화정부설) : 계곡 위의 초화는 한참 눈처럼 떠 있도다.
顧渚茶芽白於齒(고저다아백어치) : 고저한의 차 싹은 이보다 희고
梅溪木瓜紅勝頰(매계목과홍승협) : 매화 개곡의 모과는 뺨보다도 붉어라.
吳兒膾縷薄欲飛(오아회누박욕비) : 오나라 사람의 회를 짜른 것이 가늘어 나는 것 같고
未去先說?涎垂(미거선설참연수) : 떠나지도 않았는데 맛이 있어 먼저 침이 떨어진다.
亦知謝公到郡久(역지사공도군구) : 사공이 고을에 왔음이 오래 되었음도 알아
應怪杜牧尋春遲(응괴두목심춘지) : 두목이 봄을 늦게 찾음이 정말 괴이하도다.
?絲只可對禪榻(빈사지가대선탑) : 귀밑머리털은 오직 선탑을 대해야 하니
湖亭不用張水嬉(호정부용장수희) : 호수의 정자에서는 물놀이를 베풀 필요가 없느니라.
유씨이외생구필적(柳氏二外甥求筆跡)-소식(蘇軾)
유씨 두 외 조카가 글씨를 요구하여
退筆如山未足珍(퇴필여산미족진) : 버린 붓 산처럼 많아도 대단할 것 못되고
讀書萬卷始通神(독서만권시통신) : 만권의 책을 읽어야 비로소 신명이 통한단다.
君家自有元和脚(군가자유원화각) : 그대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필법 있으니
莫厭家?更問人(막염가계경문인) : 그 가보를 버리고 다시 남에게 묻지 말게나.
화자유민지회구(和子由?池懷舊)-소식(蘇軾)
자유와 민지에서 옛날을 떠올리며
人生到處知何似(인생도처지하사) : 사람이 이러는 곳마다 무엇과 같다 할까
應似飛鴻踏雪泥(응사비홍답설니) : 기러기 날아다가 진득한 눈 위에 잠깐 밟는 것.
泥上偶然留指爪(니상우연류지조) : 진흙 위에 우연히 손자국 남겼으되
鴻飛那復計東西(홍비나복계동서) : 기러기 하늘 날음이 어찌 동서를 구별하랴.
老僧已死成新塔(노승이사성신탑) : 늙은 스님 이미 죽고 새로운 탑 하나 생겼는데
壞壁無由見舊題(괴벽무유견구제) : 무너진 벽에는 옛글씨를 찾아볼 길 없구나.
往日崎嶇還記否(왕일기구환기부) : 지난 날 기구했던 일 여전히 기억하는가
路上人困蹇驢嘶(노상인곤건려시) : 길에 사람 지치고 절름거리며 노새가 울음을.
징매역통조각(澄邁驛通潮閣)-소식(蘇軾)
징매역의 통조각에서
餘生欲老海南村(여생욕로해남촌) : 해남촌에서 여생을 늙어려니
帝遣巫陽招我魂(제견무양초아혼) : 천제는 무양을 시켜 혼백을 부른다
杳杳天低?沒處(묘묘천저골몰처) : 아득히 낮은 하늘 송골매 사라진 곳
靑山一髮是中原(청산일발시중원) : 중원은 청산의 한 오라기 실같아라
혜숭춘강효경(惠崇春江曉景)-소식(蘇軾)
혜승의 춘강 효경
竹外桃花三兩枝(죽외도화삼량지) : 대숲 밖, 복사꽃 두세 가지
春江水暖鴨先知(춘강수난압선지) : 따뜻한 봄물을 오리가 먼저 안다
蔞蒿滿地蘆芽短(루호만지노아단) : 쑥은 땅에 가득, 갈대 움 돋으니
正是河豚欲上時(정시하돈욕상시) : 지금이 곧 복어 올라올 때로구나
화공밀주오절1(和孔密州五絶1)-소식(蘇軾)
見邸家園留題(견저가원류제) -소식(蘇軾)
大?傳聞載酒過(대패전문재주과) : 커다란 깃발로 술 싣고 지나는 소문 듣고
小詩未忍著?磨(소시미인저전마) : 보잘것 없는 시를 차마 벽돌에 세기지 못한다
陽關三疊君須?(양관삼첩군수필) : 양관의 세 첩 시를 그대는 반드시 간직하라
除却膠西不解歌(제각교서부해가) : 교서에서 제하여 버리면 노를 알지 못하리로다
화공밀주오절2(和孔密州五絶2)-소식(蘇軾)
春步西園見寄(춘보서원견기)-소식(蘇軾)
歲歲開園成故事(세세개원성고사) : 세세로 동산 열어 옛일을 이루고
年年行樂不辜春(년년항낙부고춘) : 해마다 행락함을 봄을 탓하지 않는다
今年太守尤難繼(금년태수우난계) : 금년엔 태수가 잇기 더욱 어려우니
慈愛聰明惠利人(자애총명혜리인) : 자애와 총명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시라
화공밀주오절3(和孔密州五絶3)-소식(蘇軾)
東欄梨花(동난리화)-소식(蘇軾)
梨花淡白柳深靑(이화담백류심청) :
배꽃 담박하나 버들은 짙게 푸르고
柳絮飛時花滿城(류서비시화만성)
: 버들솜 흩날릴 때, 배꽃은 성안에 가득
??東欄二株雪(추창동난이주설) :
쓸쓸한 동쪽 난간, 두 그루 눈같은 배나무
人生看得幾淸明(인생간득기청명) :
인간 한평생에 몇 번 청명한 시절을 맞을까
화공밀주오절4(和孔密州五絶4)-소식(蘇軾)
和流杯石上草書小詩 (화류배석상초서소시)-소식(蘇軾)
蜂腰鶴膝嘲希逸(봉요학슬조희일) : 벌 허리 학무 릎, 미인이라 조롱하고
春蚓秋蛇病子雲(춘인추사병자운) : 봄지렁이 가을 뱀, 병자에겐 구름이라
醉裏自書醒自笑(취리자서성자소) : 취하여 적어보다 깨어나면 웃는다
如今二絶更逢君(여금이절경봉군) : 지금의 두 절구로 다시 그대를 만난다
화공밀주오절5(和孔密州五絶5)-소식(蘇軾)
堂後白牡丹(당후백모단)-소식(蘇軾)
城西千葉豈不好(성서천섭개부호) : 성 서녘 나뭇잎 어찌 좋지 않으랴
笑舞春風醉?丹(소무춘풍취검단) : 봄바람에 웃으며 춤추니 취한 뺌이 붉도다
何似後堂?玉潔(하사후당빙옥결) : 어찌하여 후당이 빙옥처럼 깨끗하여
遊蜂非意不相干(유봉비의부상간) : 날아다니는 벌떼들을 말릴 생각 없겠는가
제서림벽(題西林壁)-소식(蘇軾)
서림벽에 제하다
橫看成嶺側成峯(횡간성령측성봉) : 가로 보면 고개, 곁에선 산봉우리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 원근고저가 제각기 같지 않구나
不識廬山眞面目(부식여산진면목) : 여산의 참 모습 알지 못하나니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 다만 이 몸이 여산 속에 있어서라네
음호상초청후우1(飮湖上初晴後雨1)-소식(蘇軾)
비갠 뒤 처음 맑아 호서에서 술 마시며
朝曦迎客?重岡(조희영객염중강) : 아침 햇빛 손님 맞아 언덕마다 가득
晩雨留人入醉鄕(만우류인입취향) : 저녁비 사람을 잡아 주막에 들었도다
此意自佳君不會(차의자가군부회) : 이런 마음 기꺼워함을 그대는 모르리
一杯當屬水仙王(일배당속수선왕) : 한 잔 술을 수선왕에게 권해야 하리라
음호상초청후우2(飮湖上初晴後雨2)-소식(蘇軾)
비갠 뒤 처음 맑아 호서에서 술 마시며
水光??晴方好(수광렴염청방호) : 갠 날씨 좋고 물빛 출렁거리는데
山色空?雨亦奇(산색공몽우역기) : 산빛은흐릿한데 비내리는 경치도 좋아
欲把西湖比西子(욕파서호비서자) : 비내리는 서호를 서시에에 견준다면
淡粧濃抹總相宜(담장농말총상의) : 엷은 화장 짙은 화장 모두가 어울리도다
초동작(初冬作)-소식(蘇軾)
초겨울에 짓다
荷盡已無擎雨蓋(하진이무경우개) : 연꽃 다말라 비막을 덮개 없고
菊殘猶有傲霜枝(국잔유유오상지) : 국화는 시들어도 서리 이기는 가지 있다
一年好景君須記(일년호경군수기) : 한 해의 좋은 경관 그대는 기억하라
正是橙黃橘綠時(정시등황귤록시) : 유자가 누렇고 귤나무 푸른 지금이니라
자보조유이암(自普照遊二庵)-소식(蘇軾)
보조사에서 두 암자를 유람하다
長松吟風晩雨細(장송음풍만우세) : 큰 소나무에서 바람을 읊으니 저녘에 보슬비 내리고
東庵半掩西庵閉(동암반엄서암폐) : 동쪽 암자는 반쯤 가려있는데 서쪽 암자는 닫혀있도다
山行盡日不逢人(산항진일부봉인) : 종일토록 산을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나지 못했는데
??野梅香入袂(읍읍야매향입몌) : 자욱한 들판의 매화나무, 그 향기 옷소매로 들어온다
居僧笑我戀淸景(거승소아련청경) : 절에 사는 스님은 내가 맑은 경치 좋아함 알고 웃으시나
自厭山深出無計(자염산심출무계) : 산이 깊어 나갈 길 없음을 나 스스로는 싫어노라
我雖愛山亦自笑(아수애산역자소) : 나는 비록 산을 좋아하면서, 또한 스스로 비웃고
獨往神傷後難繼(독왕신상후난계) : 정신이 상함에 혼자 다녀온 뒤로는 계속하기도 어렵다
不如西湖飮美酒(부여서호음미주) : 차라리 서호에서 좋은 술을 마심만 못하나니
紅杏碧桃香覆?(홍행벽도향복계) : 붉은 살구, 푸른 복숭아의 향기가 내 상투를 덮는구나
作詩寄謝採薇翁(작시기사채미옹) : 시를 지어 고사리 캔 늙은이에게 부치어 사과하나니
本不避人那避世(본부피인나피세) : 본래 사람도 피하지 못하면서 어찌 세상을 피할 수 있겠는가
수조두가(水調頭歌)-소식(蘇軾)
明月幾時有(명월기시유) : 명월은 언제부터 있었던가
把酒問靑天(파주문청천) : 술잔을 잡고 푸른 하늘에 묻노라
不知天上宮闕(불지천상궁궐) : 천상의 궁궐을 알지 못하니
今夕是何年(금석시하년) : 오늘 저녁은 어느 해인고
我欲乘風歸去(아욕승풍귀거) : 나는 바람을 타고 돌아 가고자 하나
唯恐瓊樓玉宇(유공경루옥우) : 오로지 누대와 집이 높은 곳에서
高處不勝寒(고처부승한) : 추위를 견디지 못할까 두렵도다
起舞弄淸影(기무농청영) : 일어나 춤추어 맑은 그림자 희롱하노니
何事在人間(하사재인간) : 어찌 인간세상에 있음과 같으리오
轉朱閣(전주각) : 붉은 누각을 돌리고
低綺戶(저기호) : 비단 지게문 낮추고
照無眠(조무면) : 환히 비추니 잠이 오지 않는다
不應有恨(부응유한) : 한이 있음에 응하지 않으니
何事長向別時圓(하사장향별시원) : 무슨 일로 길이 이별할 때의 둥근 달을 향할까
人有悲歡離合(인유비환이합) : 사람은 헤어지고 만남을 슬퍼하고 즐거워하지만
月有陰晴圓缺(월유음청원결) : 달은 그늘과 맑음과 둥글어 짐과 이지러짐이 있으니
此事古難全(차사고난전) : 이 일은 진실로 온전히 하기 힘드는구나
但願人長久(단원인장구) : 다만 원 하노니, 사람이 오래오래 살아
千里共嬋娟(천리공선연) : 천리 먼 곳에도 함께 아름다웠으면 좋노라
납일유고산방혜근혜사이승 (臘日遊孤山訪惠勤惠思二僧)-소식(蘇軾)
납일에 고산에 유람하며 혜근과 혜사 두 스님을 방문하다
天欲雪雲滿湖(천욕설운만호) : 눈이 오려는지 구름이 호수에 가득한데
樓臺明滅山有無(누대명멸산유무) : 누대가 명멸하고 산도 보이지 않는다
水淸石出魚可數(수청석출어가삭) : 물이 맑아 드러난 물고기도 헤리겠고
林深無人鳥相呼(림심무인조상호) : 숲이 깊어 사람 하나 없는고 새들만 서로 불러댄다
臘日不歸對妻?(납일부귀대처노) : 납일에 돌아가 처자를 대하지 못하노라
名尋道人實自娛(명심도인실자오) : 명분은 도인을 찾아가나 실제는 스스로 즐기나니
道人之居在何許(도인지거재하허) : 도인의 사는 곳은 어디 쯤에 있는가
寶雲山前路盤紆(보운산전노반우) : 보운산 앞, 길은 서로 얽혀있도다
孤山孤絶誰肯廬(고산고절수긍려) : 외로운 산은 외롭게 막혀있어 누가 집인들 지을까
道人有道山不孤(도인유도산부고) : 도인에게 도가 있어 산은 외롭지 않고
紙窓竹屋深自暖(지창죽옥심자난) : 종이 창살 대나무집은 깊숙하여 절로 따뜻하도다
擁褐坐睡依團蒲(옹갈좌수의단포) : 털옷을 껴안고 앉은 채로 잠들며 이불로 삼고
天寒路遠愁僕夫(천한노원수복부) : 날은 차고 길은 멀어 나를 슬퍼게 하는데
整駕催歸及未?(정가최귀급미포) : 말을 정비하고 돌아가기 재촉하여 미포에 다다르다
出山廻望雲木合(출산회망운목합) : 산을 나와 구름과 나무가 닿는 것을 바라보니
但見野?盤浮圖(단견야골반부도) : 오직 들판의 송골매가 부도를 도는 것만이 보인다
?遊淡薄歡有餘(자유담박환유여) : 이 유람이 담박하나 기쁨이 있었으니
到家恍如夢??(도가황여몽거거) : 집에 돌아오니 황홀하고 꿈같이 아련하다
作詩火急追亡逋(작시화급추망포) : 시를 지음은 급하니 도망한 자를 잡는 것같으니
淸景一失後難摹(청경일실후난모) : 맑은 경경을 일단 잃어버리면 다시 묘사하기 어렵도다
유령은고봉탑(遊靈隱高峯塔)-소식(蘇軾)
영은 고봉탑에서 놀다
言遊高峯塔(언유고봉탑) : 여기 고봉탑에서 노니라.
?食治野裝(욕식치야장) : 아침 식사를 하고 들옷을 입었다
火雲秋未衰(화운추미쇠) : 여름 구름은 가을로 아직 쇠하지 않아
及此初旦?(급차초단량) : 이곳에 오니 새벽에는 서늘하도다
霧?巖谷暗(무비암곡암) : 안개가 날리니, 바위 골짜기 어둑해지고
日出草木香(일출초목향) : 해가 뜨니 초목이 향기롭도다.
嘉我同來人(가아동내인) : 나와 함께 온 사람도
久便雲水鄕(구편운수향) : 오랫동안 곧 자연을 고향 삼았도다.
相勸小擧足(상권소거족) : 좀 더 걷자고 서로를 권하는데
前路高且長(전노고차장) : 앞길은 높고도 멀기만 하도다.
古松攀龍蛇(고송반룡사) : 오래된 소나무, 용과 뱀같은 뿌리를 붙잡고
怪石坐牛羊(괴석좌우양) : 기암괴석, 소와 양같은 바위에 앉았도다.
漸聞鐘磬音(점문종경음) : 점점 들려오는 종소리와 경쇠소리
飛鳥皆下翔(비조개하상) : 나는 새는 모두가 아래로 날아간다.
入門空有無(입문공유무) : 대문에 들어가도 쓸쓸히 아무 것도 없고
雲海浩茫茫(운해호망망) : 구름 낀 바다는 넓고도 망망하도다.
惟見聾道人(유현농도인) : 오직 보이는 것은 귀먹은 도인이며
老病時絶糧(노병시절량) : 늙고 병들어 때때로 식량도 없도다.
問年笑不答(문년소부답) : 나이를 물어도 웃기만하며 답하지 않고
但指穴藜牀(단지혈려상) : 다만 구멍 난 명아주 의자만 가리킨다.
心知不復來(심지부복내) : 다시 찾아올 수 없음을 마음으로 알기에
欲歸更?徨(욕귀경방황) : 돌아가려다가 다시 방황하게 되는구나.
贈別留匹布(증별류필포) : 증별로서 한 필 베를 남겨두었는데
今歲天早霜(금세천조상) : 올 해의 날씨는 일찍 서리가 내리는구나.
단오편유제사득선자 (端午?遊諸寺得禪字)-소식(蘇軾)
단오날 여러 저을 편력하여 선언을 얻다
肩輿任所適(견여임소적) : 견여가 이르는 곳에 맡겨
遇勝輒流連(우승첩류련) : 좋은 경치 만나면 문득 구경한다.
焚香引幽步(분향인유보) : 향을 태우고 한가히 거닐며
酌茗開淨筵(작명개정연) : 차를 마시며 고요한 자리를 연다.
微雨止還作(미우지환작) : 이슬비는 그쳤다가 다시 내린다.
小窓幽更姸(소창유경연) : 작은 창가 그윽하고 더욱 곱기까지 한다.
盆山不見日(분산부견일) : 둥근 산에 해는 보이지 않고
草木自蒼然(초목자창연) : 초목은 저대로 푸르기만 하다
忽登最高塔(홀등최고탑) : 문득 가장 높은 탑에 오르니
眼界窮大千(안계궁대천) : 시야는 대천세계에까지 닿는구나.
卞峯照城郭(변봉조성곽) : 변산의 봉우리는 성곽을 비추고
震澤浮雲天(진택부운천) : 진택 못에는 구름 낀 하늘이 떠있다
深沈旣可喜(심침기가희) : 침중하여 참으로 기뻐할만 하며
曠蕩亦所便(광탕역소편) : 광대하여 또한 편안한 곳이구나.
幽尋未云畢(유심미운필) : 좋은 경치 찾기를 아직 그치지 말라 하니
墟落生晩煙(허낙생만연) : 쓸쓸한 촌락에서 저녁연기 피어오른다.
歸來記所歷(귀내기소력) : 돌아와 거쳐 온 곳을 적으려니
耿耿淸不眠(경경청부면) : 정신이 형형하고 맑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道人亦未寢(도인역미침) : 도인도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하니
孤燈同夜禪(고등동야선) : 외로운 등불에 밤 참선을 함께 하노라
무산(巫山)-소식(蘇軾)
瞿塘??盡(구당이리진) : 구당은 이어지다 다하고
巫峽?嶸起(무협쟁영기) : 무협이 가파르게 일어난다.
連峯稍可怪(연봉초가괴) : 연이은 산봉우리 괴이하고
石色變蒼翠(석색변창취) : 돌 빛은 푸른빛으로 변하는구나.
天工運神巧(천공운신교) : 하늘의 공교함은 신비한 기술 부려
漸欲作奇偉(점욕작기위) : 점차로 기이한 위용을 만들어간다
?軋勢方深(앙알세방심) : 삐걱거리는 기세는 막 깊어지고
結構意未遂(결구의미수) : 결구는 아직 뜻을 다하지 않아
旁觀不暇瞬(방관부가순) : 방관할 겨를도 없었도다.
步步造幽邃(보보조유수) : 한걸음씩 깊숙한 곳으로 다가가
蒼崖忽相逼(창애홀상핍) : 푸른 언덕은 문득 서로 가까워진다.
絶壁凜可悸(절벽늠가계) : 절벽은 싸늘하게 두려워지는데
仰觀八九頂(앙관팔구정) : 올려다보니 여덟이나 아홉 봉우리
俊爽凌顥氣(준상능호기) : 흰 구름 기운 헤치고 준상하게 보인다.
晃蕩天宇高(황탕천우고) : 하늘 높은데 빛은 강에 가득하고
奔騰江水沸(분등강수비) : 빠르게 흐르는 강물은 위로 치솟는다.
孤超兀不讓(고초올부양) : 외롭게 우뚝하여 서로 양보하지 않아
直拔勇無畏(직발용무외) : 곧게 뽑혀 두려움 없이 용맹스럽도다.
攀緣見神宇(반연견신우) : 절벽을 올라가 신사를 보며
憩坐就石位(게좌취석위) : 돌제단에 올라가 앉아서 쉬노라
??隔江波(참참격강파) : 높고도 험한 강의 물결이 건너 있어
一一問廟吏(일일문묘리) : 묘당을 관리하는 관리에게 일일이 물었다
遙觀神女石(요관신녀석) : 신녀석을 아득히 바라보니
綽約誠有以(작약성유이) : 아름다웠으니 정말로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俯首見斜?(부수견사환) : 고개 숙여 물 속의 비스듬한 산 그림자 보니
拖霞弄修?(타하농수피) : 안개를 당기며 수건처럼 가지고 논다
人心隨物變(인심수물변) : 사람은 마음은 물건을 따라 변하나니
遠覺含深意(원각함심의) : 깊은 뜻을 품고, 원대함을 깨닫는다.
野老笑我旁(야노소아방) : 시골 노인은 내게 웃음을 보내며 곁에 있는데
少年嘗屢至(소년상누지) : 소년시절 일찍이 여러 번 이곳에 와서
去隨猿?上(거수원노상) : 원숭이를 따라 올라갔다가
反以繩索試(반이승색시) : 새끼줄로 찾다가 돌아왔도다.
石筍倚孤峯(석순의고봉) : 바윗가 대순은 외로운 봉우리에 붙어있어
突兀殊不類(돌올수부류) : 우뚝하여 특별히 그 유래가 없도다.
世人喜神怪(세인희신괴) : 세상 사람들은 그 신괴함을 좋아하여
請說驚幼穉(청설경유치) : 논설이 유치함에 놀랄 것이나
楚賦亦虛傳(초부역허전) : 초의 부도 허접하게 전하여지는 것이다
神女安有是(신녀안유시) : 어찌 신녀가 있을 수 있겠는가
次問掃壇竹(차문소단죽) : 다음으로 제단을 청소하는 대나무에 대하여 물으니
云此今尙爾(운차금상이) : 이것은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 한다.
翠葉紛下垂(취섭분하수) : 푸른 잎이 어지럽게 아래로 드리워지고
婆娑綠鳳尾(파사녹봉미) : 녹색의 대나무 잎은 너풀거린다.
風來自偃仰(풍내자언앙) : 바람이 불어오니 저절로 쓰러지고 발려 올려짐이
若爲神物使(야위신물사) : 신성스런 사물이 시키는 것 같았다
絶頂有三碑(절정유삼비) : 절정에는 세 개의 비가 있었는데
詰曲古篆字(힐곡고전자) : 문자는 힐곡한 옛 전서이었으니
老人那解讀(노인나해독) : 노인이 어찌 해독할 수 있겠는가
偶見不能記(우견부능기) : 우연히 보아도 기록할 수가 없었다.
窮探到峯背(궁탐도봉배) : 끝까지 찾아 봉우리 뒤에까지 이르러
採斫黃楊子(채작황양자) : 캐서 쪼갠 황양자가 있도다.
黃楊生石上(황양생석상) : 황양자는 돌 위에서 자라나고
堅瘦紋如綺(견수문여기) : 견고하고 말라서 무늬가 곱다
貪心去不顧(탐심거부고) : 탐하는 마음이 없어져 다시 보지 않고
澗谷千尋?(간곡천심추) : 물 흐르는 골짜기에는 천 길 넘는 밧줄이 거려있었다
山高虎狼絶(산고호낭절) : 산이 너무 높아 호랑이와 승냥이도 없고
深入坦無忌(심입탄무기) : 깊이 들어가면 평탄하여 기피할 것도 없었고
溟?草樹密(명몽초수밀) : 어둑하고 더부룩한 풀과 나무만이 빽빽했다
蔥?雲霞?(총천운하니) : 부들은 우거지고 구름과 노을은 흥건하고
石竇有洪泉(석두유홍천) : 돌구멍에는 큰 샘물이 솟았다
甘滑如流髓(감골여류수) : 달콤하고 미끄럽기가 흐르는 골수 같아
終朝自??(종조자관수) : 아침내내 스스로 손 씻고 양치질 한다
冷冽淸心胃(냉렬청심위) : 물은 차가워 마음과 위장을 깨끗이 한다.
浣衣?樹梢(완의괘수초) : 옷을 세탁해서 나뭇가지에 걸고
磨斧就石鼻(마부취석비) : 숫돌에 도끼를 갈았다
徘徊雲日晩(배회운일만) : 배회하노라니 구름 속 해가 저문다.
歸意念城市(귀의념성시) : 돌아갈 마음에 성안 도시를 생각하니
不到今十年(부도금십년) : 돌아가지 못한 지가 십년이 되었구나.
衰老筋力憊(쇠노근력비) : 노쇠하고 늙어 근력이 피로하여
當時伐殘木(당시벌잔목) : 당시에 채벌하여 남은 나무
芽?已如臂(아얼이여비) : 그 싹이 이미 팔뚝만 하다고 한다.
忽聞老人說(홀문노인설) : 홀연히 노인의 하는 말 듣고
終日爲歎?(종일위탄위) : 종일토록 탄식하며 한숨쉰다.
神仙固有之(신선고유지) : 신선은 원래부터 있는 것이니
難在忘勢利(난재망세리) : 곤란한 점은 세도와 이익을 잊는데 있도다.
貧賤爾何愛(빈천이하애) : 가난하고 천함을 네가 어찌 좋아할까
棄去如脫?(기거여탈사) : 이를 버린다는 것은 신발을 벗는 일과 같도다.
嗟爾若無還(차이야무환) : 아, 그대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絶糧應不死(절량응부사) : 식량이 떨어진다 해도 마땅히 죽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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