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울음과 물소리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산사람을 유혹 하는 산길을 찾아간다. `다시 찾은 근교산팀'이 이번에 답사한 운주계곡은 원 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산행자들에겐 색다른 감흥을 불 러 일으키게 한다. 사람의 키를 넘는 풀들이 `열병하듯' 서 있는 사잇길을 끝 없이 걸으며 곤충들의 울음소리와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는 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밀양시 청도면 요고리 회골마을에서 시작, 운주골로 올라 화악산-밤티재-삼면 봉-봉수대 등을 거쳐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동으로 하산하는 이번 산길은 ` 고행'을 각오하고 올라야 한다. 산행시간만도 8-9시간을 잡아야 하고 오르고 내리는 산행로가 가팔라 힘든 산행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새로운 산길이면서도 산행로가 비교적 뚜렷해 산길을 찾는데 시간을 허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산행은 요고저수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회 골마을까지 가야 시작된다. 마을 앞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오르는 포장도로를 따르면 산길로 접어든다. 이 길을 15분 정도 따르면 계류를 건너야 산길이 연 결된다. 지금부터는 계류를 끼고 오르는 산길로 물을 벗삼아 달릴 수 있다. 땀 이 흐르면 물로 내려가 땀을 씻을 수도 있다.
땀을 훔친뒤 20여분 산행로를 힘겹게 올라서면 오두막에 선다. 오두막을 끼고 바위를 넘어서면 동굴 `굿당'을 만난다. 이곳에서 전면의 계류를 건너야 산길 이 이어진다. 50여분 오르막길을 힘겹게 올라서면 바위전망대다. 지금까지 달 려 온 계곡길을 이곳에서 처음으로 되돌아 볼 수 있다.
다시 길을 재촉한다.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20여분 따르면 마지막 물줄 기를 지나게 된다. 혹 식수가 부족한 사람은 이곳에서 수통을 가득 채워야 한 다. 이후 산길은 복잡하게 연결된다. 10여분 오르다 만나지는 갈림길에선 오른 쪽, 다시 10여분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올라야만 연결된다. 이곳에서 2분여 오르면 청도 남산과 화악산의 주능에 올라선다. 첫 갈림길에서 화악산 정상이 왼쪽에 있다고 해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는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한다(국제신문 리본 참고).
주능에선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여기부터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여러 산악회의 리본을 만날 수 있다. 20여분을 신나게 달리면 정상석이 선 화 악산(931.5m)에 닿는다. 이곳은 사방이 열려있어 주위의 경관을 살피기에 좋 다. 밀양 창녕 달성 등지에 솟은 산들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오고 밀양과 청도 시가지도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산길은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산길이 가파른데다 곳곳에 바위가 걸 려 있고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시야를 가려 오르막 길 못지않게 까다롭다. 내 리막길이라고 쉽게 생각했다가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조심해 내려서 야 한다.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40-50분은 내려가야 임도가 있는 밤티재에 닿는다.
지금까지의 산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임도의 오른쪽, 청도군 청도 읍 상리로 하산해도 좋다. 마을까지는 40-50분 정도면 내려설 수 있으나 교통 편이 여의치 않다. 오후 6-7시 사이에 청도로 가는 버스편이 있으나 요즈음은 방학이 돼 운행하지 않을 때도 많다.
삼면봉으로 오르려면 남산 가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청도군 청 도읍 고수동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잡아야 하는 만큼 마음을 다잡고 올라야 한다. 밤티재에서 남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나 길이 험해 상리쪽으로 20-30m 내려가 왼쪽 비탈로 올라 왼쪽으로 트래버스하는 길로 오르 는 것이 좋다. 처음 5분 정도는 길이 험하나 이 지점만 통과하면 산길을 찾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산길이 가파른데다 삼면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어서 중간에 한두번은 쉬어서 올라야 한다. 그대로 오른다면 50여분, 중간의 바위전 망대에서 쉬었다 오른다면 60-70분은 잡아야 한다.
삼면봉에서 남산까지는 20분 거리다. 시간과 체력이 허용하는 사람은 상봉까지 다녀와도 좋으나 이번에는 봉수대로 해 하산하는 코스로 산길을 잡았다. 삼면 봉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10여분 내려서면 한재고개이고 여기서 능선으로 올 라 25분쯤 가면 이정표가 선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아래 봉수대로 해 동쪽 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보현사길을 선택한다. 봉우리를 2-3개 넘어 풀숲 사이 길을 60-70분을 걸으면 임도에 닿는데 외길이어서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으 나 무성하게 자란 풀숲에 길이 가려 있다는 점을 유념해서 걸어야 한다. 임도 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과수원쪽으로 가다 다시 오른쪽으로 틀어 내려가면 청도군 청도읍 고수동에 닿고 도로에서 15분쯤이면 청도역까지 갈 수 있다.
# 교통편
산행시간을 고려한다면 오전 10시 버스는 너무 늦고 오전 6시 40 분 차는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주계곡으로 해 화악산∼삼면봉으로 종주하는 산행코스를 완주하려면 밀양역에서 봉고버스를 대절할 수 밖에 없다. 밀양역을 빠져 나오면 역전에 (주)진일렌트카 사무실이 있다. 이곳에서 15인승 렌트카를 이용할 수 있다.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 창녕으로 가는 24번 국도를 타고 청도면소재지 못미쳐 오 연교에서 우회전, 밀양청소년연수원 미리벌교장으로 들어서면 산행기점인 요고 리 회골마을까지 갈 수 있다. 대절요금은 3만원 정도이나 사람수가 많으면 조 금 더 요구한다(진일렌트카 0527-354-2001). 하산해서는 청도역에서 열차를 이용하면 되는데 오후 7-10시까지 3-4편이 운행 돼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열차시간이 많이 남을 경우엔 청도역 주변에 있는 메기추어탕집에 들러 요기를 해도 좋다. 가격은 3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