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입맛
나는 음식을 가려 먹는 편이다.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다는 말이다.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입맛’이라는 글에서 이미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주로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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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먹는 음식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다.
밥반찬과 술안주와 간식거리가 그 것이다.
먼저 밥반찬으로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김장 김치, 멸치 볶음, 말린 갈치 볶음, 두부 지짐, 굴비 구이 등이 있고, 국이나 찌개 종류는 된장국, 매생이 국, 김치찌개, 생태찌개, 생선 매운탕 등을 좋아한다.
그리고 끼니때마다 생선 구이를 빼놓지 않고 먹는 편인데, 주로 갈치나 고등어, 조기, 전어 에 국한되어 있다.
월출산방에서의 전원생활이 시작된 2년의 기간 중 주말에는 아내가 밥상을 차려주고, 주중에는 아침, 저녁 두 끼를 내 손으로 차려 먹는데, 위에서 열거한 메뉴들로 상을 채운다.
평균적인 식단의 예를 들면, 찰흑미가 들어간 쌀밥, 국이나 찌개 한 종류, 생선 구이 한 가지, 그리고 반찬들인데 김치는 김장 배추김치만 유독 좋아하고 무김치는 거의 먹지 않는 편이다. 결코 빠지지 않는 반찬 주에 멸치볶음이 있고, 그밖에 채소로 만든 반찬이 서너 가지 더 놓인다. 호박 볶음, 오이 무침, 갓 김치, 물외 조림(나나스케), 무 채 김치, 가지 볶음 등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우리 집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것들이다.
텃밭에는 배추, 고추, 오이, 가지, 상추, 호박, 부추 등을 가꾸는 데 김장 김치의 재료도 대부분 우리 텃밭에서 생산한다.
우리 텃밭 채소 농사의 특징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심지어는 퇴비조차도 거의 시비한 적이 없을 정도이다.
사람들은 유기농업을 하려면 퇴비를 많이 시비해야 한다고 충고하지만 우리 텃밭은 내 고집대로 3년 동안 무 농약, 무 비료의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 까닭은 차나무를 심은 밭고랑에 채소를 재배하기 때문인데, 내 평소 지론이 차나무를 야생 상태로 키우겠다는 것이고, 따라서 밭고랑에 짓는 채소 농사도 차나무 농사 원칙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도 고추 농사를 큰 병 치르지 않고 그런대로 수확을 하였는데, 작년에는 그렇게 수확한 무공해 고추로만 김장을 할 수 있었고, 올해도 그렇게 무 농약 고추로 김장을 담글 계획이다. 우리 집 반찬의 자랑이라면 이런 김장 김치처럼 농약이나 화학비료로부터 오염이 덜 된 청정 식품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술안주로 즐기는 음식으로는 으뜸이 생선회이다.
제철에 맛볼 수 있는 저렴하고, 풍부한 해산물이 대상인데, 늦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병어,
7월에는 민어, 가을 초입에는 전어, 겨울이 되면 숭어회를 즐겨 먹는다.
강진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3년 전부터는 이곳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인 전어와 숭어가 술안주의 주종을 이룬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강진읍에 나가서 생선회를 떠오는데, 장터 부근의 영랑횟집이 단골집이다.
전어회의 경우 만 오천 원을 내면, 1kg을 생선회를 떠서 주는 데 초장과 겨자까지 함께 넣어준다.
그 1kg의 회는 서너 명이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니 경제적인 부담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숭어회도 비슷한 값이면 사먹을 수 있다.
나는 늘 이런 생선회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먹기를 즐기는 데 그 까닭은 생선회와 같이
술을 먹다보면 음주 운전이 염려되기 때문에 집밖에서는 가급적 술도 자제하는 편이다.
가끔씩 학교에서 생선회를 먹는 회식을 할 경우에는 생선회는 먹어도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생선회 다음으로 즐겨먹는 술안주로는 피라미와 민물 새우튀김, 굴 전,김치 전, 말린 바다 장어 볶음 등이 있다. 이런 술안주는 대개 아내가 요리를 할 때 먹을 수 있고, 나 혼자 있을 때 술 생각이 나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인스턴트 만두 찜이나 달걀 프라이가 술안주가 되곤 한다.
술은 집에서 담근 복분자주를 애용하는 편이다.
올해도 1.8L 들이 소주 20병 정도를 복분자주로 담굴 만큼 복분자주 마니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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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간식으로 즐기는 음식으로는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 흑 마늘, 배나 감, 참외, 수박 같은 과일이나 채소, 가끔씩 오징어나 만두, 마카로니 같은 과자로 군것질도 한다.
이와 같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는 몇 가지 원칙들이 들어있는 데, 그것들은 주로
음식을 먹는 장소로 우리 집을 선호한다는 것과 아내가 직접 조리한 음식을 편애하고, 농약이나 비료를 적게 사용한 음식을 가려 먹는 다는 특징이 있다.
또 가급적이면 가공된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선호한다.
첫댓글 덕분에 방문한 저희들까지 무공해 메뉴로 함께 나눌수 있는 식탁
행복했어요. 그러나 안주인이신 숙모님을 힘들게 하네요
이번 방문때도 말린 갈치 조림 다동내고 왔으니 어찌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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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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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여수팀 보기만 해두 놀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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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