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세월의 징검다리 / 박종영
물살에 부대끼며 물의 깊이만큼
뿌리를 내려 수많은 발자국을 인내하는 징검다리,
애초에 사람들이 터를 잡아주며
서로 마주 보게 간격을 두는 것은
너무 가까우면 그리움이 일 때마다
돌의 융합이 흔들려 위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듬직한 발걸음이 건너가며
편편한 가슴의 가장 즐거운 곳을
가볍게 눌러주는 힘으로 야릇한 기운을 얻는다.
발걸음이 딛는 힘은 솟아오르는
탄력을 심어주는 것이어서 언제든지
반사의 힘으로 깊게 심어지는 돌의 무게,
수많은 시간 물살에 부딪히며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은빛 물방울이
반질한 징검다리 얼굴에 흩뿌려질 때,
오랜 풍상으로 얻은 생명의 뿌리는
언제나 바람의 경계에서 고독하다
오늘도 물속 가장자리 어둡고 깊은 곳에
시린 발 담근 채 외로운 세월의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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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영상시로 빛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月光 시인님.//
박종영 시인님
제가 볼일이 있어 딸내미 집에 가서 1주일 있다가 왔습니다
그리고 자주 가기도 합니다
거기는 제가 쓰는 프로그램이 없어 편지지를 못 만들어서 늦었습니다
가을 하늘처럼 맑으신 시인님 건강, 건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