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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4. 02.11일 등에서 37조도품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좀 더 알기 쉽게 정리하였으니, 다시 한 번 복습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의 잡아함 제57경에서 <부처님께서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精勤), 사여의족(四如意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분(七覺分), 팔정도(八正道) 등에서 이미 번뇌를 빨리 완전히 다 없애는 방법을 말했다>고 한 내용이 나왔다. 그래서 그것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정리해 올린다.
삽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 삼십칠도품법[三十七道品法]= 삽십칠보리분법(三十七菩提分法)
37조도품(三十七助道品)은 '깨달음(도, 보리)을 얻어, 열반에 이르기 위해 닦아야하는 37가지 수행법'을 말하는데, 초기불교 경전인《아함경》에서 붓다가 말하고 있는 37가지 수행법(修行法)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사실상 초기불교 수행법의 전부를 일컫는 말이다.
37가지 수행법으로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精勤), 사여의족(四如意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분(七覺分), 팔정도(八正道) 등이 있는데, 그 첫 머리 숫자인 4, 4, 4, 5, 5, 7, 8을 합하면 37이 되므로 ‘37조도품’이라고 한다.
1. 사념처( 四念處), 사념주(四念住); 身(신), 수(受), 심(心), 법(法)
① 몸[身念處신념처]: 의식을 몸에 머물게 하여 몸의 움직임이나 느낌을 알아차림 해가는 것.
② 느낌[受念處수념처]: 느낌을 알아차림하며 관찰해가는 것.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등을 관찰하여 그것들이 고통임을 깨닫는 것.
③ 마음의 상태[心念處심념처]: 현재의 마음상태를 알아차림 하는 것. 집중, 들뜸, 탐욕, 집착, 안정, 고요, 편안함, 깨어있음, 알아차림 하고 있음, 망상, 멍청함, 혼침, 힘씀, 산만함 등을 알아차림 해가는 것.
④ 몸 또는 마음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들[法念處법념처]: 현재 몸 또는 마음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들을 알아차림 하는 것. 여섯 감각기관으로 인해 생기는 번뇌와 욕구, 악의(惡意), 해태(懈怠)․혼침(昏沈), 들뜸, 회의적인 의심, 알아차림, 탐구, 노력[精進], 희열[喜], 평온[息], 집중[定], 평정[捨] 등을 알아차림 해가는 것.
2. 사정근(四精勤)
‘사정단(四正斷)’, ‘사의단(四意斷)’, ‘사단(四斷)’이라고도 한다.
‘精(정)’은 ‘정진(精進)’, 즉 ‘노력’의 뜻이고, '근(勤)'은 ‘부지런하다’는 뜻으로, 精勤(정근)은 ‘부지런히 노력한다’는 뜻이다. 또 '단(斷)'은 ‘끊는다’는 뜻으로, ‘부지런히 노력하여 악(惡)을 끊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정근(四精勤)은 악을 끊고 선(善)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네 가지수행 덕목이며, 37조도품 중 두 번째 품이다.
① 이미 생긴 악을 없애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가는 것[已生惡令永斷이생악령영단].
②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이 생기지 않도록 부지런히 노력해가는 것[未生惡令不生미생악령불생].
③ 아직 생기지 않은 선(善)이 생기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가는 것[未生善令生미생선령생].
④ 이미 생긴 선(善)이 더욱 자라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가는 것[已生善令增長이생선령증장].
3. 사여의족(四如意足) = 사신족(四神足)
‘여의(如意)’는 ‘뜻대로’라는 뜻으로, ‘신통(神通)’을 의미하고, 足(족)은 ‘구족함’, ‘갖춤’이라는 뜻이다. 즉 사여의족(四如意足)은 신통을 가져오는 삼매를 얻는 데 반드시 필요한 4가지 요인인 열망[欲욕], 마음[心], 노력[精進], 관찰사유[思惟]를 갖춰, 그것에 의해 갖가지 신통을 얻는다는 의미다. 37조도품(助道品) 중 사념처, 사정근 다음의 세 번째 품이다.
① 열망, 열의[욕여의족(欲如意足) =욕신족(欲神足]
욕(欲)은 범어 chanda의 번역으로, 희망(希望), 희구(希求), 원(願), 소원(所願), 열망(熱望), 열의(熱意), 서원(誓願) 등의 뜻이다. 즉 욕여의족(欲如意足)은 뛰어난 선정삼매를 얻겠다는 열망을 가짐으로써 선정삼매를 얻는 것이다.
② 마음[염여의족(念如意足)= 심념신족(心念神足)= 심신족(心神足)]
‘念(염)’, ‘心念(심념)’은 범어 citta의 번역으로, ‘마음[心]’이라는 뜻이다. 즉 염여의족(念如意足)은 마음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챙기며, 마음에 초점 맞춰,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뛰어난 선정삼매를 얻는 것이다.
③ 노력[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 = 정진신족(精進神足)= 권신족(勸神足]
뛰어난 선정삼매를 얻기 위해 한 눈 팔지 않고, 늘 꾸준히 노력해감으로써 삼매를 얻는 것이다.
④ 관찰사유[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 = 사유신족(思惟神足)= 관신족(觀神足)]
여기서 사유(思惟)는 범어 mīmāmsyā의 번역인데, 이것은 ‘깊이 관찰해가는 것’, ‘숙고(熟考)해 감’의 뜻으로, ‘사유(思惟)’, ‘관(觀)’, ‘관찰(觀察)’, ‘고찰(考察)’ 등으로 한역된다. 즉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은 몸과 마음을 꾸준히 관찰해가면서 거기에 탐욕, 화, 짜증, 산만, 들뜸 등의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그 현상뿐만 아니라 그 원인까지도 관찰사유하여 깨달아감으로써 뛰어난 삼매를 얻는 것이다.
4. 오근(五根)
지혜를 얻어 열반을 성취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하는 다섯 가지 요소: 믿음[信], 노력[精進], 알아차림[念], 선정[定], 지혜[慧]
1) 믿음[信]: 믿음은 ① 부처님께서 이루신 깨달음과 열반의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믿음, ②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와 고집멸도(苦集滅道)로 일컬어지는 부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 ③ 사념처관(四念處觀), 팔정도 등으로 제시되는 붓다의 수행방법에 대한 믿음, ④ 나도 부지런히 수행해가면 부처님처럼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2) 노력[精進]: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늘 꾸준히 알아차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야한다. 노력은 힘을 줘서 용을 쓰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은근히, 꾸준히, 고요하고도 편안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3) 알아차림[念]: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있어야 한다. 알아차림의 대상은 현재, 여기에서의 몸[身], 느낌[受], 마음의 상태[心], 몸과 마음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들[法]이다.
4) 선정[定]: 삼매, 집중, 마음이 한 대상에 머물러 있음, 부동심(不動心), 멈춤[止], 쉼[息],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있음, 고요[空寂], 평온, 정서적 안정. 반대 개념은 산만(散漫), 산란(散亂), 망상의 상태다.
5) 지혜[慧]: 밝게 앎[明知], 현재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 즉 내 몸과 마음의 행위와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들과 그 원인에 대해 밝게 알고 있는 것이다. 반대 개념은 치암(痴暗), 무지(無知), 무명(無明), 즉 내 자신에 대한 어두움이고, 그 어두움은 잡념, 망상, 멍청함, 졸음 등으로 인해 알아차리지 못하고 현재의 몸과 마음을 놓친 것이 원인이다.
이 다섯 가지는 선법(善法)이 생겨나 자라게 하는 근본, 바탕, 뿌리[根]가 되므로 ‘오근(五根)’이라고 한다.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선법을 얻기 어렵다. 또 이 다섯 가지는 차례대로 불신(不信), 나태함[懈怠], 방일(放逸), 들뜸[掉擧], 산만[散亂], 무명(無明), 무지(無知) 등을 치유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근(根)’이라고 일컫는다. 오근은 37조도품 가운데 다섯 번째인 오력(五力)과 같은 것인데, 오력은 오근이 번뇌를 깨뜨림으로써 세어진 오근의 작용을 의미한다. 오력(五力)은 예리한 바탕의 사람이 닦는 것이고, 오근(五根)은 아직은 둔한 바탕의 사람이 닦는 것이다.
5. 오력(五力)
깨닫기 위해 반드시 길러야 하는 다섯 가지의 힘. 오근을 갖춰 꾸준히 닦은 결과, 그 힘이 좋아진 상태. 37도품 중 제 다섯 번째 덕목이다.
오력(五力): 1)믿음의 힘[信力], 2)노력의 힘[精進力], 3)알아차림의 힘[念力], 4)선정의 힘[定力], 5)지혜의 힘[慧力].
1)믿음의 힘[信力]: 오근을 갖춰 수행해가면서 약간의 체험도 하고, 또 꾸준히 붓다의 말씀인 경전도 읽으면서 믿음이 견고해져, 그 믿음의 힘으로 온갖 그릇된 견해를 물리치는 것이다.
2)노력의 힘[精進力]: 꾸준히 노력한 결과 노력이 익숙해져, 더 이상 힘을 들여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차림이 잘 되어, 나태, 해이 등이 끼어들 틈이 없게 된 것이다.
3)알아차림의 힘[念力]: 꾸준히 알아차림을 닦은 결과, 알아차림이 확립되고, 알아차리는 힘이 좋아져, 언제나 알아차림을 할 수 있어, 방일(放逸)이 끼어들 틈이 없게 된 것이다.
4)선정의 힘[定力]: 꾸준히 선정을 닦은 결과, 그 힘이 좋아져, 아주 견고한 삼매를 얻어, 고요와 평온이 지속되어, 더 이상 산만, 들뜸, 잡념, 번뇌, 망상 등이 끼어들 틈이 없게 된 것이다.
5)지혜의 힘[慧力]: 알아차림과 사유를 통하여 지혜를 꾸준히 닦은 결과, 그 힘이 좋아져,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현상까지도 볼 수 있는 밝은 눈을 갖게 되어, 더 이상 어리석음, 무명(無明), 집착 등이 끼어들 뜸이 없게 된 것이다.
이 다섯 가지의 힘은 불신, 의심, 나태, 게으름, 방일, 들뜸, 동요, 산만, 어두움, 어리석음, 미혹, 집착 등 지혜를 가로 막는 악(惡)을 깨뜨릴 수 있는 힘이 있으므로 ‘오력(五力)’, 즉 ‘다섯 가지 힘’이라고 한다.
「청정도론」에서는 오근(五根), 오력(五力)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기서 특별히 믿음과 지혜의 균형을 권한다. 믿음은 강하지만 지혜가 약한 자는 미신(迷信)이 되고, 근거 없이 믿는다. 지혜는 강하지만 믿음이 약한 자는 교활한 쪽으로 치우쳐, 약으로 인해 생긴 병처럼 치료하기가 어렵다. 믿음과 지혜,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룸으로써 믿을 만한 것을 믿는다. 고요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선정은 게으름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선정은 강하지만 노력이 부족한 사람은 게으름에 의해 압도된다. 노력은 들뜸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노력은 강하지만 선정이 약한 자는 들뜸에 의해 압도된다. 선정이 노력과 짝을 이룰 때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노력이 선정과 짝을 이룰 때 들뜸에 빠지지 않는다.”
즉 믿음(saddha)은 지혜(paññā)와 짝을 이뤄야 하고, 선정(samādhi)은 노력(vīriya)과 짝을 이뤄야 한다. 알아차림(sati)은 다른 기능들과 짝을 이룰 필요는 없지만 지속적이어야 하고, 한결같고, 하루 종일 끊어짐이 없이 행하고 있어야 한다. 이 알아차림은 다른 네 가지 기능이 제각기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흔히 우리는 어떤 욕심을 가지고, 용을 쓰면서 알아차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열의가 과도하게 되어, 기운이 위로 뜨고, 고요와 이완상태가 깨지고, 긴장상태가 되어, 쉽게 피곤할 뿐더러 때로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알아차림 하는 데 있어 절대로 욕심이 끼어들면 안 된다. 어떤 상태, 어떤 경지를 얻겠다든지[貪], 무엇을 사라지게 하겠다는 마음[瞋]이 끼어 있어서는 안 된다.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탐진치로부터 벗어나 알아차림 해가야 한다. 경전에 무원(無願, 원하는 것 없이), 무탐(無貪, 탐하는 것 없이), 무욕(無欲, 욕심 없이), 무구(無求, 구하는 것 없이), 무착(無着, 집착하는 것 없이) 등의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들은 모두 같은 말이고,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떤 것도 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 욕심 없이 알아차림 해가라는 뜻이다. 만약 욕심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알아차림 해가겠다는 열의다. 그 알아차림에 대한 열의도 또한 과도하거나 집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편안하게 이완된 가운데 고요하게 알아차림 해가야 한다.
6. 칠각지(七覺支), 칠각분(七覺分), 깨달음을 위한 7요소
칠각지(七覺支), 칠등각지(七等覺支), 칠각분(七覺分), 칠보리분(七菩提分), 칠각(七覺)이라고도 한다. 37조도품 중 여섯 번째 덕목.
覺(각)은 ‘깨달음’이라는 뜻이고, 支(지)는 ‘요소’라는 뜻이다. 즉 ‘칠각지’란 ‘깨닫기 위해 꼭 갖춰야하는 일곱 가지 요소’라는 뜻이다. 도(道)와 과(果)를 성취하여 열반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깨달음의 일곱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① 알아차림[念覺支]: 알아차림[念, sati]. 관찰대상인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아차림 해가는 것. 몸동작, 몸의 느낌, 마음의 느낌, 집중, 집착, 긴장, 초조, 불안, 이완, 고요 등의 마음 상태, 생각, 의도, 느낌 등을 알아차림 해가는 것.
② 관찰, 탐구[擇法覺支]: 택법(擇法)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法]에 대한 관찰, 탐구를 의미한다. “택법(擇法)”의 ‘擇(택)’은 ‘관찰한다’, ‘구별한다’, ‘식별한다’, ‘안다’는 뜻이다. 擇(택)의 산스크리트원어는 ‘pravicaya'이고, 빨리어 원어는 ‘vicaya'인데, 이것은 ‘관찰’, ‘사유관찰’, ‘고찰(考察)’, ‘조사’, ‘탐구’, ‘분석’, ‘분별(分別)’ 등으로 번역되고, 영어로는 ‘discriminate’, ‘investigate' 등으로 번역된다. 法(법)은 관찰대상인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의미한다. 즉, 택법(擇法)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法]을 제대로 알기 위해 세밀하게 관찰하여, 그 특성을 알아가는 활동이다. 예컨대 ‘이것은 마음이고, 이것은 물질이다.’ ‘이것은 일어남이고, 이것은 사라짐이다.’ ‘이것은 항상(恒常)하지 않는 것’이며, '이것은 '나'가 아니다', '이것은 또한 '내 것'도 아니다'는 식으로 대상을 세밀하게 관찰해서 그 특성을 분명하게 알아가는 것이다.
③ 노력[精進覺支] : 노력[精進]. 알아차리고 관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가는 것. 不休精進(불휴정진). ‘노력[精進]’이란 매순간 열의를 가지고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려고 노력[精進]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언제나 주의를 자신 안으로 기울여, 깨어있기 위해 노력해가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깨어있을 수가 없어, 멍함에 떨어지거나, 졸거나, 단순히 편안함에만 머물러 있게 되어, 깨달음을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다. 하지만 이 노력도 너무 강하게 하면 기운이 위로 떠서 고요함이 깨지고, 너무 느슨하게 하면 마음이 해이해져 알아차림을 게을리 하여, 혼침이나 방일에 떨어지게 된다. 노력은 적당한 세기로, 고요한 가운데, 꾸준히, 끊어지지 않고 하루 종일 계속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④ 기쁨[喜覺支] : 기쁨, 환희, 희열[喜, prīti, piti]. 온전한 집중상태인 선정에서 오는 대단한 기쁨. 삼매에 들어 마음이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에서 벗어남으로 인해 생기는 대단한 기쁨[喜]. 이것은 초선정과 제2선정에 머물러 있을 때 생긴다. 선법(善法)을 얻은 데서 오는 희열, 법열(法悅). 경전에 ‘離生喜樂(이생희락)’, ‘定生喜樂(정생희락)’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탐심[貪], 진심[瞋], 치심[痴]을 완전히 벗어나 알아차림 해갈 때 생기는 기쁨을 말한다.
⑤ 평온[輕安覺支]=쉼[息覺支] : 몸과 마음이 가뿐[輕]하고 편안[安]한 것. 평온[息, 輕安]은 마음이 바깥 대상을 끊고 자신 안에 고요히 머묾으로써 편안히 쉬어진[息] 상태를 말한다.
⑥ 집중[定覺支] : 집중, 선정(禪定), 정(定), 고요, 삼매. 집중 또는 선정은 마음이 하나의 대상에 고정[定]되어 움직이지 않는 상태다. 온전한 집중, 선정이 이루어지면 마음이 산란하거나 방황하지 않고, 평온, 고요, 희열, 행복 등을 체험하게 된다.
⑦ 평정[捨覺支] : 평정[捨]. 평정(平正)은 마음이 탐내는 마음인 집착과 화내는 마음인 싫어함을 벗어난 상태로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단지 알아차려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예컨대, 내 안에 고요함, 편안함, 집중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좋아하여, 그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신체적 통증이나 더위, 잡념, 졸음, 혹은 수행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 올라온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짜증을 내거나 그것을 없애려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그것을 알아차림 해야 할 하나의 대상으로 받아들여, 그 대상의 특성을 관찰해갈 뿐이다. 이런 평정의 마음은 수행에 대한 견해를 바르게 가졌을 때 가능하다. 수행의 목적은 집중이나 편안하게 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힘을 키워, 지혜를 얻어,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특질을 바로 이해하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떤 상태를 원하거나 만들려고 하는 욕심 없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만 해가는 것이 수행이다. 수행에 대한 견해가 바르고, 욕심이 끼어들지 않은 바른 마음가짐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몸이나 마음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으로도 반응하지 않고, 싫어하는 마음으로도 반응하지 않는다. 일어나는 것이 어떤 것일지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알아차림 해갈뿐이다. 그래서 늘 마음이 고요하고, 차분하여,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도 동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고요를 '위빠사나 사마디'라고 하며, 이 사마디의 상태에서만 지혜가 생겨날 수 있다. 捨(사)는 싫어하는 마음[苦]도, 좋아하는 마음[樂]도 없는 청정한 마음상태, 즉 不苦不樂(불고불락)의 상태다. 경전에 ‘捨念淸淨(사념청정)’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이러한 평정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무원(無願), 무탐(無貪), 무욕(無欲), 무구(無求), 무착(無着) 등은 모두 같은 말인데,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떤 것도 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 욕심 없이 알아차림 해간다는 뜻이다.
도(道)와 과(果)를 성취하여 열반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깨달음의 일곱 요소[칠각지]’라고 하는 구성요건을 갖춰야 한다. 일곱 요소 중 알아차림과 법에 대한 관찰, 노력은 수행을 시작하는 데 꼭 있어야하는 요소들이다. 이 세 가지를 기본으로 하여 수행해가면 다음에 나타나는 것이 ‘기쁨[piti]’이라는 요소다. 기쁨의 단계에서 기쁨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알아차림 해가면 다음 단계인 평온[息, 輕安]의 단계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수행자들이 평온의 단계에 이를 때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게 된다. 마치 단잠을 자는 것과 같은 평온함이 너무 좋아, 그것이 열반인 줄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수행자가 가야할 길은 멀다. 이 상황에서 멈추게 되면 퇴보하여, 그 다음 단계인 집중이라는 깨달음의 요소에 이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승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혼자 힘으론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평온에서 벗어나 집중이 되었을 때도 평정[捨]이라는 깨달음의 요소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집중을 알아차려가야 한다. 수행자에게 알아차림을 쉬고, 휴식하는 경우는 없다. 편안한 곳에 머물러 쉬고 있다고 해서 저절로 수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온 속에 쉬고 있다고 해서 깨달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수행자가 최종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평정[捨]에도 머물지 않고, 계속 알아차림 해가면 결국에는 도과에 이르게 된다.
이상의 깨달음의 일곱 요소는 수행을 시작해서 열반으로 가는 깨달음의 전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깨달음은 고요한 곳에 머물러 편안히 쉬고 있다가 어느 한 순간에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칠각지, 즉 ‘깨달음의 일곱 요소’라고 하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야 이루어진다.
이 깨달음의 일곱 요소는 알아차림 명상의 꽃이다. 알아차림이 깊어짐에 따라 이것들이 순서대로 나타나서 결국은 이 일곱 요소가 동시에 고루 다 갖춰지고, 상호 균형 속에서 완전히 자랐을 때 비로소 열반을 성취한다. 또한 이 일곱 요소는 명상상태의 건강성을 진단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수행이 완숙 단계에 접어들면, 스스로 이 일곱 요소로써 자신의 명상상태를 점검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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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원장님의 오근 오력에 대한 글 다시 한 번 잘봤습니다! 명지 합장 ..._()_
37조도품은 화엄경 십지품에서 구경을 했었는데, 다시 원장님께서 여러번 설명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