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道에 가까운 길
上善(상선은) 若水(약수니)
水(수가) 善(선이라는 것은) 利萬物(이만물하면서도) 而不爭(이부쟁하며)
處(처함에는) 衆人之所惡(중인지소오니)
故(고)로 幾於道(기어도니라).
居(거함에) 善地(선지요), 心(심은) 善淵(선연이며),
與(여함에) 善人(선인하고), 言(언은) 善信(선신이요),
正(정하다는 것은) 善治(선치인 까닭이요), 事(사에는) 善能(선능하며),
動(동함에) 善時(선시인데) 夫唯不爭(부유부쟁하니)
故(고로) 無尤(무우니라).
정말 제대로 사는 것은 물과 같으니,
물이 제대로 산다는 것은
모든 것에게 이롭게 하면서도 제가 했다는 것이 하나도 없고,
그 머무는 곳은 언제나 모든 사람이 꺼리는 곳이니,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머무는 자리는 언제나 제대로 된 곳이며,
마음 씀은 그윽하고, 어울림에는 다사로우며, 말은 미덥기만 하고,
바룸에는 제대로 균형이 잡혀 있고, 일은 능숙하며 움직임은 때에 맞는데,
도무지 다투려고 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뒤탈이 없다.
上善若水(상선약수),
많은 이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붓글씨로 쓴 것을
표구하여 걸어놓고 있는 글귀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물처럼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묻자면
쓴 웃음이 나오곤 하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한 때 인연이 되어 청주 여자교도소에
한 해 동안 매주 오가며 강의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 교도소에, 그것도 여자 교도소에 들어가는 낯섦과 어색함,
그리고 생전 처음 겪는 교도소 출입 절차를 거쳐
안으로 들어가 강당으로 가는 동안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중 으뜸인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좋다는 글귀는 모두가 교도소 벽에 걸어 놓았다는 겁니다.
누가 한 무슨 훌륭한 말, 아무 때 나온 훌륭한 글들이
곳곳에 나붙어 있는데 거기가 교도소이고,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이 오가며 늘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입안에 쓴 물이 괴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많은 이들이 上善若水(상선약수),
또는 上善如水(상선여수: 백서본에는 이렇게 되어 있음)를 써 붙이고 산다는 것과
교도소 벽에 있는 명구(名句) 명문(名文)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서 善(선)을 ‘제대로’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善(선)에도 거의 이런 번역을 할 참입니다.
언제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무튼 이 글자가 본래는
‘제대로’, 또는 ‘잘’이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고 합니다.
도덕경을 가만히 읽으면서 도덕경에 나오는 대부분의 善(선)은
이렇게 풀면 크게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그렇게 해석을 하기로 한 겁니다.
그리하여 上善若水를 ‘상선약수’라고 읽지 않고
중간을 끊어 上善(상선은) 若水(약수)라고 읽게 된 겁니다.
참으로 제대로 사는 것은 물과 같다,
또는 참으로 제대로 된 것은 물과 같다는 정도로 해석을 하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어서 물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