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감독하기도 했던 데이비드 린 감독이
1965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시적이고 서사적인 작품으로
혁명과 전쟁 속에 피어난 한 사랑의 이야기이다.
의사이며 시인인 `유리 지바고'가 1905년 혁명 전야의 청년시대부터
1929년 모스크바 가두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질 때까지 그의 삶과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 줄거리 ]
영화는 러시아 제국의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정권이 무너지고 소비에트 연방이 건국되었던
1905년부터 1921년 사이 격동의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기간 러시아는 "피의 일요일", "1905년 혁명", "1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 "러시아 내전" 등을 겪었다.
영화는 구체적인 날짜가 언급되지 않은 1950년대 중후반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나레이션이 흐른다.
예브그라프 지바고 장군(알렉스 기네스 분)이 시인이자 의사인 이복 형제 유리 지바고(오마 샤리프 분)의 아이와
그의 연인 라리사 안티포바(라라/줄리 크리스티 분)를 찾는다.
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 이야기의 시대적 상황을 나래이션 한다.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는 그로메코가(家)에 입양되어 성장한다.
1912년 어느 겨울 밤, 크렘린 궁성 앞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데,
이후 사회의 여러 뒷면들을 접하게 되면서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고자 꿈꾼다.
그로메코가의 고명딸 토냐(제랄린 채플린 분)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열심히 의학실습에 몰두하던 중
운명의 여인 라라와 마주친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부에게 정조를 빼앗기자 사교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그에게 방아쇠를 당겨 총상을 입힌다.
유리는 다시 한번 이 여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나 라라에게는 혁명가 파샤(톰 카우트네이 분)라는 연인이 있었다.
1914년 1차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는 우연히 종군간호부로 변신한 라라와 반갑게 해후한다.
허나 그것도 잠시, 1917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는 가족과 함께 우랄 산맥의 오지 바리키노로 숨어든다.
궁핍하지만 평화가 감도는 전원 생활을 보내다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시내 도서관을 찾았을 때,
우연히 그 근처로 이주해온 라라와 다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러시아 혁명 전후의 혼란 속에서 `지바고'로 대표되는 소련 지성인의 질곡진 운명에
로맨틱한 색깔을 입히는 것은 라라와의 사랑이다.
지바고와 정혼한 여인 토냐 그로메코와의 관계는 현실로, 연인 라라와의 열애는 천상의 꿈처럼 화면을 수놓는다.
눈과 얼음에 덮여 있는 저택,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는 속에서나마 지바고와 라라가 꿈같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매니아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다.
긴 이별의 세월이 흐른 뒤, 전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뒷모습이 라라와 닮은 여인을 보고는
쫒아가다 심장병이 발작, 죽게 되는 장면은 관객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 제작 ]
촬영 배경은 러시아지만, 핀란드 (겨울 장면)와 스페인 (여름 장면)에서 촬영했다.
영화 주제곡 라라의 테마는 모리스 자르(Maurice Jarre)가 작곡,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다.
Lara's Theme - Somewhere My Love
경음악 악단을 이끌며 사랑받던 래이 콘니프.
그의 비명(碑銘)에 새겨진 곡명(Somewhere My Love)이 눈길을 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