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버스에 다 타고 대성 석가사에서 나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주지 스님이 우리 버스 안으로 들어오셨다. 처음에는 주지 스님이 우리한테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 전체 (25명)가 낸 보시금이 3200루피(우리나라 돈 64,000원) 밖에 안 됬기 때문에... 그러면 일인당 평균 우리나라 돈 2,780원을 낸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네팔에서는 일반적으로 화장실 욕실이 있는 방을 한사람 기준으로 네팔루피 50-100루피(우리돈 1,000-2,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네팔 거지도 1인당 100루피는 낸다... 관광할 때는 돈을 펑펑 쓰면서 이런 데는 조금 쓴다고 거지 취급하냐며 막 화를 내셨다. 그리고 법사님 보고 "당신은 나쁜 사람이야, 나쁜 사람! 다시는 이런 사람들 데려오지 마시오! 당신도 오지 마시오!" 하고 크게 화를 내며 나가셨다.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 다른 호텔처럼 차라리 돈을 정해 놓던지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보시(도네이션)의 의미가 없어 보였다. 더군다나 우리는 스님 말처럼 여행을 호강하며 돈을 펑펑 쓰며 다닌적도 없고, 1달 여행하며 200-250달러(우리 돈 30만원) 정도로 생활하려는 중, 고,대학생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아무튼 스님이 화를 내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갑작스런 소동으로 예정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 출발했다. 먼저 룸비니에 있는 룸비니 동산에 가서 아쇼카 석주도 보고(어딜 가든 간에 있어서 이젠 별로 재미없음.) 마야 부인이 부처님을 낳으셨다 해서 만들어진 마야 부인당도 가봤다. 약 40분을 둘러보고 네팔 제 2의 휴양지 포!카!라로 버스를 타고 떠났지만, 우리 그룹 중에 떨어진 사람들이 있어서 이상호 선생님이 내려서 룸비니 동산에서 기다려 네팔 버스를 타고 같이 오시기로 하셨다. 룸비니와 포카라는 269km정도 떨어져 있어서 우리나라 같으면 시속 100km로 달려서 3시간 안에 도착하겠지만, 그 길은 꼬부랑 꼬부랑 산길이라 버스를 타고 8~9시간을 갔다. 가는 길은 그리 지겹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바깥 경치가 너무 멋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바위와 초록색 물결, 은빛 고운 모래.. 정말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있는 곳은 작년에 묵었던 펭귄 호텔이다. 여러 사람들이 여기서 자서 값도 싸고 숙소도 좋다. 저녁은 중국 집에 가서 맛있게 먹고 왔다.(짜장면, 짬뽕이 없어서 아쉬웠다.) 내일은 자유시간이니까 포카라를 돌아다녀봐야지.
<1월 14일/월> 포카라에서...
자유시간이라 돌아다니고 싶은 데를 맘껏 돌아다닐 수 있다. 먼저 작년에도 자전거를 빌렸던 데에서 자전거를 40Rs에 빌리고 아침은 처음 가보는 식당에 가서 스패셜 블렉 페스트를 먹었는데 나오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정말 맛있었다.
오늘 느꼈는데, 사람들이 돈 쓸려고 미친 것 같다. 인도에선 20일간 100달러 썼는데, 룸비니하고 포카라 3일 됐는데 거의 50달러 다 쓴 사람도 있다. 모두들 여태까지 안 샀던 선물들을 사기 때문일 것이다. 숄, 지갑 등 여러 가지를 사는데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다. 아무리 돈 쓰고 싶어도 10$ 숄을 30$ 씩이나 주고 사야 했을까?(장안 중학교 2학년 지홍석이라고 절대 말 못함) 나는 오늘 T-shirt를 맞추고 선물은 trekking하고 난 후에 살려고 한다. 점심은 버팔로 스테이크, 저녁은 하와이 스테이크 등 정말 화려하게 먹고 한국으로 전화하러 갔다. 나는 아까 전화했는데, 내가 먹은 식당 옆에 있는데가 더 싸서 기분이 매우 나쁘다. 진수 그놈은 거의 아마 인도 온 사람중에 가장 오래 했을 것이다. 약 10분 엄청난 금액...
그 다음은 성우 형이 전화를 했는데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형이 인도 를 여행할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그 때 나도 서울에 계시는 할머니에게 잘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와 이상호 선생님의 카지노와 tiger라는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카지노하니까 사람들이 가짜 돈을 걸어도 다 미쳐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돈만 보면...
내일은 포카라의 花!!!
trekking을 간다. 작년에는 사랑콧을 갔지만, 이번에는 담푸스라는 곳을 올라간다. 가서 땀 좀 빼고 와야지.
<1월 15일/화> Trekking
오늘은 포카라의 花! Trekking을 한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시간을 잘못 알아가지고 조금 늦게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약 15분 쯤 가니까 담푸스로 가는 입구가 나왔다. 입구 앞에는 짜이 가게가 있었는데, 거기서 특별한 것을 보았다. 바로 버팔로 육포!!!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나게 비싼 육포! 그런데 버팔로 육포라니... 어떤 아줌마가 사 드시길래 조금 뺐어먹었는데 소금간을 안 해서 맛이 떨떠름하고 이빨이 무진장하게 아팠다. 가게에서 조금 쉰 후, 담푸스 입구로 들어갔다. 담푸스는 사랑콧과 달리 올라가는 길이 가파른 계단이 많았다. 말로 들으면 뭐가 안 쉬워 보이랴? 올라가는데, 정말 땀이 막 나오고, 너무 힘들어서 7분,13분,8분 이런 간격으로 쉬었다. 정말 와 보지 않으면 담푸스가 얼마나 오르기 힘든지 모를 것이다.
겨우겨우 2시간에 거쳐 담푸스 정상에 올라가니 히말라야 봉우리 중 하나인 물고기 꼬리 모양의 마추피추가 눈에 들어왔는데, 정말 멋있었다. 정상에는 꼬맹이들이 구슬갔다가 네팔식 구슬 치기를 하는데 우리의 민속놀이 연구가 이상호 선생님이 걔와 시합을 했다가 다 잃으셨다. 나도 그 꼬마한테 구슬을 사서 했는데 도저히 못 당할 정도였다. 나중에는 구슬을 사서 그 꼬마가 내 스승이 돼 구슬치기를 알려줘서 서희 누나랑 사람들이 내려갈 때까지 구슬치기를 했다. 유치해 보이지만, 해보면 정말 재밌다. 약 50분에 거쳐 내려갔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 할머니 숄과 머플러를 샀는데 할머니가 맘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열량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스패셜 스테이크로 모자라는 열량을 채웠다. 아까서부터 비가 오는데 정말 무섭게 내린다.
먹고 들어와 형들과 게임을 하는데 되게 재밌었다. 내일은 마지막 포카라의 자유시간이니까 즐길만큼 즐기고 추억을 남겨 가야지.
<1월 16일/수> 포카라의 마지막 날...
포카라의 마지막 날이면서 자유시간인 오늘!
어제의 비가 많이 그치긴 했지만 아침까지 계속 내린다. 비는 와도 밥은 먹는다!!!! 버터 토스트를 시켜서 짜이와 함께 먹었는데 빨리 나오고 정말 맛있었다. 비가 와서 자전거를 빌려도 소용이 없어서 숙소로 돌아와 이상호 선생님의 tiger를 어른들과 했다. 형들은 이기겠는데, 어른들은 정말 못 이기겠다. 빗소리가 작아지자 나가서 그저께 빌렸던 자전거보다 비싼 쇼바가 달린 자전거를 빌려서 타며 돌아다녔다. 역시 비싼 걸 타니까 착용감이 달랐다. 법사님이 추천해주신 선물 가게에 가서 할머니, 엄마, 외숙모, 이모, 고모를 위한 손으로 직접 만드는 팔찌 총 5개 사고 옆집에 가서 Black tea(짜이 만드는 차)4개와 캘린더(달력) 5개를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샀는지 정말 후회가 된다. 우리나라 공휴일 기념일 같은 건 하나도 안 적혀있는데 말이다. 이렇게 사고 전화도 하고 엄마 아빠 히말라야 산이 그려져 있는 커플티(?) 도 맞추고 하니까 50$ 환전했던 돈이.... 어쩔 수 없이 환전소에 가서 또 50$을 바꿨다. 아이고, 내 돈... ㅜ.ㅜ
오늘은 마지막 밤이고 해서 어른들과 함께 네팔 민속공연 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다른 식당의 가격의 약 1.7배 정도!!!! 엄청난 거다. 하지만 비싸긴 해도 네팔 민속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재밌고 음악도 경쾌하고... 나중에 한 번 더 보고 싶다.
(스테이크를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내일이면 포카라를 떠나 카트만두로 간다. 정말 포카라는 좋았는데... 아쉽다. 네팔 제 2의 휴양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