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행 명 : 제138회 정기산행 및 추모산행(故 이윤직님)
◈ 산 행 지 : 설악산(1707.9m)
◈ 소 재 지 : 강원도 인제군, 속초시, 양양군
◈ 산 행 일 : 2004. 11. 14. (일)
◈ 산행방식 : 워킹횡단
◈ 산행일정 : 문화예술회관(03:15) →한계령(07:00)→산행시작(07:30)
→1307봉 →서북능선갈림길→1401봉→1460.8봉 →끝청
→추모제장소(11:00) →중청 →대청봉(12:50) →중식(13:00)
→오색(17:00) →저녁(홍천20:00) →대구(24:00)
◈ 산행거리 : 약 16km 정도
◈ 산행시간 : 9시간 30분(점심, 추모제 포함)
◈ 참 가 자 : 25명
김추원회장님, 안도사님, 왕님, 최병각님, 김상발님, 이미경님, 김상욱님,
임정숙님, 최영철님, 허브님, 김재곤님, 성연숙님, 김성권님, 전미숙님,
민병인님, 김정훈님, 이영숙님, 산길로님, 성경환님, 이성하님, 이재근님,
김영자님, 박복희님, 장정인님, 권용우님,
◈ 참 가 비 : 30,000원
◈ 날 씨 : 겨울날씨 같지 않고 너무 따스하고 화창했음
◈ 교 통 편 : 32인승 리무진버스
[故 이윤직님 추모제]
[故 이윤직님 추모사]
추 모 사
옷깃을 여미며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당신과의 안타까운 이별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이었던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을 추모하고자 모였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황당하고 허망한 일이 있나요.
지구를 거꾸로 돌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당신의 넉넉한 그 웃음, 차분한 그 목소리 다시 들을 수만 있다면......
설악산 산행을 떠나기 전날 안 실장 같이 가자고 했던 당신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어찌 이렇게 무심하게 떠날 수가 있단 말입니까?
비보를 접한 날, 나뿐만 아니라 당신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은 人生無常을 느끼며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 부회장! 당신을 떠나 보내는 애절함에 빈소를 지키며 소리없는 통곡과 울부짖음을 내뱉던 선배, 동료, 후배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던가요? 빈소를 찾은 저도 할말을 잊은 채 당신의 미소짓는 影幀만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답니다.
당신은 영주 출신으로 학업에 정진하여 78년도에 대구시 공무원으로 임용되셨지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기억되시는 분이셨지요? 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바보스러울 만큼의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었고, 어머님이 병환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주말이면 한시라도 곁을 떠나지 않고 간병한 소문난 효자였으며, 한 집안을 책임있게 이끌어 가는 가장이요, 자상한 남편이었으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다정다감한 아빠였습니다.
또한 지난 46년의 생애 속에서도 旅程山岳會의 부회장 직책을 맡아 동분서주한 당신은 진정한 우리 산악인들의 귀감이었지요?
그 바쁜 가운데도 여정 산악회의 산행에 자주 참석하신 대구 등산 학교 회원들의 고마움 때문에 前 주에 설악산을 다녀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또 대등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설악산으로 산행을 간다더니 이렇게 不歸의 客이 되어 돌아올 줄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습니까?
당신을 닮아 착하디 착한 아내와 그 사랑스런 딸 형민이, 아들 원규를 놔두고 어떻게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그냥 훌쩍 떠나 버리신 단 말입니까? 참으로 야속하기도 합니다.
착한 아내, 사랑스런 아들과 딸이 오열하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아직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이렇게 홀연히 떠나야만 하셨습니까? 이제 한창 꽃을 피워야 할 때에 이렇게 가셔야만 하십니까? 이제 누가 이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메꾸어 갈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이 부회장! 당신의 빈소는 쓸쓸하지가 않았습니다. 당신의 訃音을 전해 듣고 달려온 발걸음들은 한없이 이어졌습니다.
당신을 그리는 마음들이,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이, 당신의 떠남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을 당신 자신도 모르셨을 것입니다.
이제 이 부회장에게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은 이승에서의 모든 고뇌와 슬픔을 훌훌 벗어버리시고 하나님의 품에 안겨 편히 쉬라는 것 뿐입니다.
당신이 떠나면서 남겨 놓은 것들은 우리들이 힘을 합쳐 하나하나 풀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하늘 나라에서 다시 만나 당신과 함께 가지 못했던 산행 이야기를 나누도록 합시다. 부디 편안히 잠드십시오. 친구여......
2004년 11월 14일
여정산악회 안근호 拜
<마지막잔을 올리는 김재곤 산행부장님>
[추모산행후 한마디]
고(故) 이윤직 부회장님의 추모산행을 다녀와서
한 달 전 설악산 단풍을 보고자 산행을 하던 중 함께 갔던 이윤직 부회장님이 불귀의 객이 된 후 제 생활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바로 제 앞에서 쓰러진 분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영원히 잠들게 된 후의 일들은…. 속초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쓰고 돌아온 후 며칠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그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 날 함께 산행을 하셨던 분들도 마찬가지 였을 거라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사는게 참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한순간에 갈 삶인데 아등바등하며 살았다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라 생각되어 산행은 더더욱 할 수 없었고, 매일 검은 옷만 입고 지냈습니다. 술자리도 되도록 물리치고. 다른 분들은 몰라도 제 자신 스스로 그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늘 추모 산행을 마치면서 이제는 제 일상의 삶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추모산행만 아니었다면 정말 즐거웠을 산행. 화창한 날씨 속에서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걷는 걸음들…. 이 윤직 부회장님은 평소 즐겨하시던 산행 중에 가셨으니 어쩌면 운이 좋은 분이 아니셨나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추모산행에 참여해 주신 분들, 추모산행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 일 뿐만 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오랜 만에 홈피에 들어와 이렇게 글 남깁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게 건강 유의 하시길 빕니다
- 2004. 11. 16. 세실리아 김영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