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자장암(慈藏庵)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773
자장암은 통도사 창건주 자장율사가 수도하던 곳이다.
법당은 암벽을 의지하여 서향하였고, 그 옆에는 1896년에 조각된 약 4m의 거대한 마애불이 있다.
법당 뒤쪽 암벽에는 석간수가 나오는데 자장율사가 손가락으로 바위에 구멍을 뚫어 금개구리를 살게 하였다는 소위 금와공이 있어 유명하다.
“축서산 통도사의 자장암 곁의 커다란 암벽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만한 구명이 있는데, 그 속에 작은 개구리가 있다. 몸은 청색이고 입은 금색인데 어떤 때는 벌이 되기도 하여 그 변화하는 것을 헤아릴 수 없다. 여름철에 바위가 과열되면 뜨겁기가 솥과 같으나 그 위를 자유로이 뛰어다닌다. 사승이 이를 일러 금개구리라 하더라. 그런데 이 금개구리는 도무지 산문 밖을 나가지 아니한다고 하므로 한때 어떤 관리가 그 말을 믿지 아니하고 그 개구리를 잡아 함속에 넣어 단단히 닫고서 손으로 움켜쥐고 돌아가다가 도중에 열어보니 없어졌다. 세간에 전하기를 그 개구리는 자장율사의 신통으로 자라게 한 것이라 말한다.”
이능화, <<조선불교통사>> 하권 <승유어급현화금와조>
현재 자장암에는 관음전과 수세전, 자장전이 위치하며, 관음전에는 관세음보살과 영산회상도,신중탱 등이 봉안되었다.
관음전 안의 바위
양산 통도사 자장암의 관음전은 자연을 법당 안으로 두면서 그대로 자연과 함께 하는 경우입니다. 관음전 어간문 밖에서 시작한 바위는 문 안쪽 법당 마루에도 날카로운 날을 세우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불편할 것 같은데 법당 마루 중요한 곳에 자리 잡은 칼바위, 왜 그대로 두었을까? 그것은 이 관음전이 들어선 자리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음전 뒤쪽 바위가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고 관음전 자리가 바로 거북이 몸통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꼬리가 출입문에 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꼬리가 다 묻히도록 땅을 다져 법당을 지으면 너무 높아지고, 그렇다고 꼬리를 없애고 지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꼬리를 살려서 법당을 짓다 보니 지금의 법당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차가운 바위도 생명으로 여겨 불편을 감수한 자장암 관음전, 그 마음 때문에 관음전을 참배하는 순간 우리는 말 없는 법문을 보게 됩니다.
목경찬, <<들을수록 신기한 사찰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