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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120세 시대로…
인간이 늙는 이유와 장수 비결에 대해 알아본다.
죽음은 운명이다. ‘불로불사(不老不死)’는 그래서 인류가 영원히 꿈꾸는 ‘이뤄질 수 없는 염원’이다. 이집트인들은 육체가 죽은 뒤에도 정신이 돌아와 회생할 것을 기대하며 미라를 만들었고, 진시황은 불로초(不老 草)를 찾으러 전 세계를 뒤졌다.30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죽음을 정복하겠다”며 노화 연구에 15억달러를 투자했고,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120세까지 살고 싶다”며 매일 특별 식단과 함께 인체생장호르몬을 섭취하고 있다.인간은 왜 늙고 죽는 걸까. 인간에게 정해진 수명이란 있는 걸까. 여기에 많은 미래학자들이 120세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안네 리세 키예르는 2030년에, DNA 생체시계를 발견한 스티브 호바스 교수는 2050년에, 미국 노화전문연구소 벅연구소의 고든 리스고우 박사는 2100년에 120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지금, 12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 노화는 운명? 인간이 늙는 진짜 이유
노화의 원인에 대한 가설은 이미 400가지가 넘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계에서 공식 인정하는 학설은 없다. 모두 노화현상의 일부 양상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주장을 모아놓고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수명이 있다는 쪽과 주위 환경에 의해 수명이 결정된다는 쪽이 있다. 유전적 결정설 중에는 ‘텔로미어 단축 이론’과 ‘프로그램 이론’이, 환경요인설 중에는 ‘활성산소 이론’이 대두된다.아직 정답은 없다. 다만, 대다수 학자들은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타고난 유전자에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수명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활성산소 이론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의 대사 과정이나 외부 자극으로 생성된다.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호흡 과정이나 음식을 소화하는 대사 과정에서 산소가 불완전 연소돼 나오는 일종의 찌꺼기다. 우리 몸은 호흡으로 얻은 산소로 음식을 태우고 에너지를 얻는다. 산소는 최종적으로 환원돼 물이 되는데, 이 가운데 2%가량은 완전히 환원되지 않고 과산화수소, 슈퍼옥사이드 등의 활성산소가 된다.최근 활성산소는 언론이나 광고에서 노화의 원인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백해무익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양의 활성산소는 염증과 싸우고, 박테리아를 죽이며, 평활근육(인체 내부 기관과 혈관의 작용을 조절하는 근육)의 활동을 조절하는 등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 필요하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만들어지면 문제가 된다. 본래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의 독성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이 있다.
▲ 활성산소가 적게 생성돼야 노화가 억제되며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면 노화가 억제된다.
활성산소가 생기더라도 ‘항산화물질’이 분비돼 이를 무력화한다. 그러나 이 방어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세포 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세포핵에 손상을 입히고, 그 결과로 돌연변이를 유발한다.또, 세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과 지질 등에 산화 손상을 유발하는데, 이런 손상이 축적되면 노화로 이어진다. 활성산소 이론에 따르면 노화를 막는 방법은 두 가지다.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이미 생성된 활성산소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식(小食)이다. 활성산소는 음식물의 소화와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므로 음식을 적게 먹으면 활성산소가 적게 생성되고 노화가 억제된다. 활성산소를 늘리는 외부 자극(자외선, 세균감염, 스트레스 등)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이미 생성된 활성산소를 신속히 없애는 방법으로는 적절한 운동이 있다. 활성산소를 호흡과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얼핏 운동을 하면 오히려 활성산소도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운동은 활성산소에 대항하는 SOD, GSH, 카탈라제 같은 항산화물질의 분비를 더 많이 늘려 결과적으로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준다. 항산화물질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 C·E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면 노화가 억제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실이다.
★ 항산화 물질, 무엇이 있을까
아스타잔틴(Astaxanthin)- 항산화 효과가 비타민C의 65배, 비타민E의 550배에 달한다. 혈관 내피세포를 강화시키고 LDL-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기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면역 기능도 강화한다.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기미·주름살의 예방·개선에 효과 있다. 갑각류와 해조류에 풍부하다.
알파 리포익산- 모든 세포에 존재하는 지방산으로서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대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C·E 등 다른 항산화물질의 재활용에 도움을 주며, 신경세포 내 산화 손상을 막는다. 시금치·브로콜리·감자 등에 풍부하다.
레스베라트롤- 포도 껍질에서 발견되는 항산화물질로 혈소판이 혈관 내벽에 침착되는 것을 줄이고, 혈관 수축을 막아주며,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암의 발생과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으며, 혈관 및 세포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성염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라이코펜- 전립선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 있으며, 심장병 예방과 면역기능 향상 효과도 있다. 토마토· 수박· 자몽· 구아바 등 붉은색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코엔자임Q-10- ‘비타민Q’라고 부르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심혈관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보조적으로 쓰이며, 피부 노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 등 푸른 생선·현미·달걀·땅콩 등에 많다.
폴리페놀- 녹차, 흑차(black tea), 과일 같은 식물에서 추출하는 화합물로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철분·납·구리 등의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도 있다. 적정용량은 150~300mg인데, 이 정도 섭취하려면 과일과 채소를 5인분 먹어야 하므로 정제 형태로 섭취한다.
항산화 미네랄- 셀레늄과 아연이 대표적 항산화 미네랄이다. 셀레늄은 HDL-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콜레스테롤은 낮추며, 혈액 응고를 막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아연은 항산화효소인 SOD의 생성에 필요하며 암 세포 제거에 도움을 준다. 굴·장어·호박씨·깨 등에 많다.
베타카로틴-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의 전구물질로서 자외선 손상에 대한 보호 효과와 면역증진 기능이 있다. 당근·클로렐라·고추·시금치·쑥갓·케일·곶감·살구·망고·김·미역·파래·다시마 등에 풍부하다.
★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검증된 기록으로만 봤을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년 164일을 살고 간 프랑스의 장 칼망(1875~1997) 할머니다. 그는 대대로 장수하는 부유한 상인 가문에서 태어나 85세에 펜싱을 배우고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 21세부터 117세까지 무려 100년 가까이 하루 두 대씩 꾸준히 담배를 피운 애연가이기도 했다.
★ ‘21세기 불로초’는 존재할까
인간 수명이 150세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학자들의 공통적인 전제는 ‘항노화 치료제’의 등장이다. 오스태드 교수는 “소염 기능 향상이 핵심인 항노화 약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간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염증이 생기는데, 나이 들수록 염증이 쉽게 자주 생긴다. 쥐의 수명을 최대 38% 연장한 라파마이신 역시 면역억제제로 쓰이는 약물이다. 남태평양 이스터섬의 토양 세균에서 처음 발견된 이 물질은 고용량으로 쓰면 면역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데 비해 적은 양을 쓰면 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이에 앞서서는 포도주의 유효성분 ‘레스베라트롤’의 수명연장 효과가 주목받았으나, 효과가 일관되게 나오지 못하면서 끝내 ‘장수 약물’ 후보에서 탈락했다. 콜레스테롤강하제인 ‘심바스타틴’ 역시 수명연장 효과로 관심을 모았으나,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에는 한센병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댑슨’과 당뇨병치료제 ‘메트폴민’이 주목받고 있다. 댑슨은 선충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평균 수명을 30% 이상 연장하는 것으로 나왔다. 약물이 노화를 일으키는 체내 활성산소 발생을 억제한 덕분이다.메트폴민은 1920년대에 개발돼 현재까지도 당뇨병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이다. 그런데 최근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이 오래 사는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18만 명의 메트폴민 복용자들을 5년간 추적해보니, 이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메트폴민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들은 다른 당뇨병 환자보다 평균 8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세포 내 산소분자 수를 높여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다만, 이런 연구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거나 소규모 연구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동물실험에서 기대를 모은 약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는 80%가 넘는다. 레스베라트롤이나 심바스타틴처럼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 100세인들의 공통점은? ‘소식(小食)’
라파마이신이나 메트폴민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 문제가 없는 장수 비결이 있다. 바로 소식(小食)이다. 소식은 과학적으로 이견이 없는 유일한 장수 비결이다. 마치 절약 모드를 실행하면 스마트폰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는 것처럼, 적게 먹으면 수명이 연장된다. 동물 실험에서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도록 먹이를 주면서 칼로리를 40% 정도 줄이면, 대조군에 비해 수명이 30~5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소식은 100세 이상 초고령 노인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한국의 100세 이상 노인은 가장 최신 통계인 2015년 말을 기준으로 3159명에 달한다. 이들이 꼽은 가장 큰 장수 비결은 ‘절제된 식습관(39.4%)’이었다.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유전적 요인(14.2%)이 뒤를 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식품군은 채소류(53.6%)였고, 10명 중 8명가량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거나(79%)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76.7%) 답했다.
1. 한국 100세 노인의 한상차림은 ‘쌀밥+된장국+배추김치+나물반찬’-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팀은 건강하게 100세 이상 장수한 노인 71명의 식단을 토대로 ‘한국 장수인의 식사 특징’을 분석했다. 여기서도 장수 노인 대부분이 적게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5세 이상 한국인 영양권장량과 비교했을 때 칼로리는 80.9%를 섭취하고 있었고, 비타민A(93.4%)와 비타민C(128.4%)를 제외한 나머지 영양소도 권장량의 70% 정도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빠뜨린 영양소는 거의 없었다.영양소의 질적 지수(INQ)는 1점 만점에 전체 평균 0.93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밥(98.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부침(95.2%), 조림(95.2%), 나물(93.7%) 등의 순이었다. 반면 싫어하는 음식으로는 장아찌(55.6%), 죽(46%), 젓갈(42.9%), 튀김(41.3%) 등을 꼽았다. 식사형태로는 일품요리나 ‘밥+국’ 또는 ‘밥+반찬’ 대신 ‘밥+국+반찬’으로 구성된 형태가 61.2%로 가장 많았다. 주식은 쌀밥(73%), 국·찌개의 경우 채소·두부를 넣은 된장국(47%)을 가장 선호했다. 김치는 배추김치(51%)를, 반찬 중에는 나물(42%)을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채소류의 섭취율은 3%로 매우 저조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100세 노인들의 기본 상차림은 쌀밥에 된장국, 배추김치와 나물 반찬 정도로 정리된다.이들의 건강습관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장수 노인(100%)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대부분(92.1%)이 세 끼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79%)이 비흡연자였고, 흡연을 하더라도 흡연량이 많지 않았다. 음주 역시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고(75%), 하더라도 한 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이 55%였다. 눈에 띄는 것은 영양제나 건강식품 섭취 여부다. 대부분(77.4%)이 별도로 건강식품을 챙겨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무병장수의 열쇠 小食, “활동량 떨어지는 40세에 시작하라”- 소식의 장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사람과 유전형질이 93% 일치하는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20년간 진행된 연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불과 1년 전까지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똑같이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2012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연구에서는 소식이 장수에 효과 없다는 결론이, 2014년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에서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이런 논란은 지난해 1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두 편의 연구를 재검토한 결과가 발표되면서 마무리됐다. 위스콘신대학 연구진은 소식이 장수에 효과 없다는 기존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연구를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1~23세 원숭이 121마리 중 6~23세 성인 원숭이의 경우에는 소식이 수명연장 효과가 있었지만, 1~5세에 해당하는 어린 원숭이 그룹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23세 성인 원숭이 중에서도 특히 소식을 한 수컷 원숭이의 경우, 평균 수명이 37.1세로 붉은털원숭이의 평균 수명보다 약 9년이나 더 오래 살았다. 반면 소식 한 1~5세 어린 원숭이의 평균 수명은 24.5세로 소식하지 않은 원숭이의 평균 수명(27.2세)보다 오히려 짧았고, 조기 사망의 위험도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로잘린 앤더슨 교수는 “소식은 분명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다만, 소식을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15~19세 전후다.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도 성장기 아동·청소년은 충분히 먹어줘야 건강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소식을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40세부터 시작하라고 권장한다. 중년으로 넘어가면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이 함께 떨어져 몸에 잉여 에너지가 쌓인다. 쓰이지 못한 에너지는 혈관에 쌓여 비만·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때 소식을 시작하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 각종 질환과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노화 연구 관련 세계적 권위자인 전남대 박상철 연구석좌교수는 “100세 이상 노인을 살펴보면 고혈압·관절염·위장병을 앓는 사람은 많지만,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당뇨병은 비만과 강력하게 연결된 생활습관병인데, 결국 잉여 에너지가 비만과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식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신체활동이 떨어지고 잉여 에너지가 많은 40~50대부터는 장수를 위해서 소식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3. 얼마나 먹어야 소식일까- 국제학술지 ‘노인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 권장 열량의 25%를 줄였을 때 생물학적 연령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다. 성인 하루 권장 열량은 남성이 2500kcal, 여성이 200kcal이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25%는 각각 625kcal, 500kcal이다.소식은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섭취 칼로리를 정확히 25% 줄이기 힘들다면, 간단한 방법이 있다. 평소 두 끼에 먹던 양을 세 끼로 나눠 먹는 것이다. 이때 반찬보다 밥의 양을 줄여야 영양 손실 없이 섭취 칼로리만 낮출 수 있다.고기·채소 반찬은 평소 먹는 양만큼 먹어야 비타민·칼슘 같은 필수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채울 수 있다. 음식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후 뇌의 포만감 중추가 자극돼 배부름을 느낄 때까지 약 20분이 걸리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하면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소식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무턱대고 한 번에 소식을 시작하기보다는 4~6주에 걸쳐 천천히 양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갑자기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가 적어지면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밥상에서 숟가락을 치우고 젓가락만 사용하면 소식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 번에 섭취하는 음식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밥 먹는 속도가 느려지고, 적당량을 지킬 수 있다. 국물 대신 건더기를 먹게 돼 국물의 염분과 지방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밥보다 반찬을 먼저 먹는 것도 좋다. 보통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지만, ‘채소-고기-밥’ 순으로 식사를 하면 포만감 높은 채소를 먼저 먹게 돼 식사량이 자연스레 줄어든다. 이밖에도 ▲TV 보며 식사하지 않기 ▲작은 그릇에 담아 먹기 ▲탄산음료 끊기 ▲후식이나 사이드 메뉴 삼가기 등의 습관을 들이면 소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효과적이다.
★ 노화 연구 권위자가 전하는 비결 5가지
소식 외에도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이 있다.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의 이카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박상철 교수는 이들의 공통점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1 부지런해라- 100세 노인들은 공통적으로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방에만 앉아 있으면 신체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된다. 노인의학에서 최근 주목받는 개념으로 ‘노쇠’가 있다. 나이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근력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기능 저하가 노쇠다. 근력이 약해지면 자꾸 넘어질 뿐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치매가 쉽게 온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근육량과 근력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더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력이 늘지 않고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2 적응하라- 세상이 변하면 그 변화를 궁금하게 여기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그에 따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려는 시도만으로 뇌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뇌의 능력은 20대 중반에 최고조에 이른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장수하려면 중년 이후 두뇌 운동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세상 변화를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최신 기사를 읽고 스마트폰으로 손주들과 영상통화할 줄 아는 노인이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3 느껴라-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감없이 발산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없애야 한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 100세인 연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90세 이상 노인 88명 중 남성 72%, 여성 52%가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한다고 답했다. 다양한 감정 중에서도 분노·슬픔 같은 부정적 증상을 속으로 삭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임상심리학과 연구진이 성인 520명을 조사했더니,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서툰 사람일수록 두통·근육통·소화불량 같은 ‘신체화 증상’이 쉽게 나타났다.
4 적절함을 알아라- 적절하다고 여기는 정도에서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 과식·과음을 피하고 운동도 적절하게 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고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효과는커녕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돼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60대 이상이면 ‘중(中)강도’의 운동이 적당하다. 체조나 아쿠아로빅, 골프, 가벼운 근력운동 등이다. 이런 중강도 운동은 매일 해야 좋다.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하지 않으면서 신진대사와 심폐기능,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체력이 더욱 떨어지는 70대 이상에선 빠르게 걷기가 적당하다. 1분에 120보씩 30분 정도 걷고,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을 10분간 한다. 운동이 번거롭다면 계단 오르내리기, 바닥 쓸기, 청소기 돌리기 같은 일상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일본의 연구에서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 하루 3000~4000보 걷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어울려라- 세계의 장수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정서적 안정감과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공동체적 삶을 꾸려간다. 이탈리아 사르데냐는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며, 할머니가 손자를 돌보고 손자가 커서 그 할머니를 돌보는 삶을 산다. 일본 오키나와의 경우 계모임 성격의 ‘모아이’를 통해 5~6명의 친구와 죽을 때까지 교제하며 가족처럼 지낸다. 100세 안팎의 노인들은 여전히 모아이를 통해 궂은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는 제7안식교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이들은 종교를 중심으로 공동체적 삶을 이어간다. 70세 이상 노인 14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호주 연구에서는 친구관계가 좋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22%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생물학적으로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