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룡곡산(虎龍谷山) 2010.02.17
2월 셋째주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는 직장산악회 시산제 준비로
산행예정지인 "호룡곡산"으로 사전답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GPS를 검색해보니 무의도로 여객선이 왕복하는 잠진도 선착장 까지는
안산에서 약 한시간 정도가 소요 되겠다.
(사진원본 보기 : 사진클릭http://blog.daum.net/mypgbum 내블로그)
산객의 발길에는 항상 설렘이 서려있듯이.. 자동차도 막힘없는 도로를 따라
엷은 회색구름으로 분장한 먼 바다를 시야에 걸어두고 인천대교를 달리고 있다.
매시간 30분 간격(15분/45분 출발)으로 여객선을 운행하고 있다.
한시간만에 점진도 선착장에 도착해 표를 예매하고 바로 여객선에 오른다.
이동시간 이라고 해봐야 뱃머리를 돌리고 나면 바로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이다.
정말이지 오줌누고 돌아서면 목적지인데... 예전에도 요금이 턱없이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쩌겠는가? 2014년쯤 교량설치 예정이란다.
큰무리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바로 산행들머리가 시작된다.
산행시간은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선착장까지 종주코스로
3시간이면 호젓하게 산행을 마칠수 있으며 수도권에서는 공항철도를 이용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올수 있는 당일 코스로 전혀 손색이 없다.
무의도의 지명 유래는 옛날 안개가 많이 낀 날 이 섬을 지나다 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형상이나 아름다운
춤사위의 모습으로 보여져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사실 무의도 보다는 실미도로 더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68년 1·21사태 직후 대북 첩보·타격부대 양성 차원에서 창설한 특수부대원들이
인천에서 16㎞ 떨어진 무인도에 들어가면서 3년이 넘게 계속된 지옥훈련과
비인간적인 대접 등에 불만을 품은 23명의 부대원들이 71년 8월 23일 새벽
기간요원들을 살해하고 인천 송도에서 버스를 탈취하여 서울로 진입하면서
벌어졌던 비극적인 사건의 중심이 되기도 했던곳이다.
이 과정에서 버스 안에서 수류탄 자폭으로 15명이 숨지고 2명은 군·경에 의해
사망했으며 6명이 부상했으나 2명은 병원에서 숨지고 4명은 군사재판을 거쳐
총살된 사건으로 한국사회에 북파 목적의 무장첩보부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해준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 바로 이곳 실미도(實尾島)이다.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도에 위치한 국사봉(230m)은
서해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괴암절벽의 비경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국사봉에서 조망해본 호룡곡산이 주변의 섬들과 어우러져 있다.
산행기점에서 국사봉까지는 약 한시간 정소가 소요된다.
빽빽한 소나무와 숲을 헤치고 정상에 서면 하나개, 큰무리 해수욕장과
바다위에 낮게 떠있는 작은 섬들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발치 아래로 하나개 해수욕장과 "천국의계단"셋트장이 보이고
그 뒤로 덕적도와 자월도가 희미하게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국사봉에서 다시 내려다본 "실미도" 아픔의 세월을 파도에 씻고나면
언젠가는 그 상처도 흔적없이 아물고 아득한 전설로만 기억될 것이다.
먼 바다는 아직 구름에 빠져있지만 그리움은 늘 밀물처럼 다가온다.
섬에서 마주하는 바다도 출렁대는 파도 만큼이나 그리움이 견고하다.
갯벌에 남아있는 파도의 흔적이 오늘은 핏줄처럼 섬세하다.
저멀리 곱게 부서지는 금빛 노을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호룡곡산은 소사나무의 군락지이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풍광사이로 절재된 분경처럼 현란하지 않은
소사나무를 보면 겨울의 정적 분위기에 평온함이 묻어난다.
바다를 병풍처럼 에워싼 섬안에서
눈쌓인 숲길을 걷는 일도 정겹고 평화롭다.
산의 높 낮이에 상관없이 지척에 작은 섬들과 바다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먼저 안도감이 드는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국사봉 전망대에서 조망된 하나개 해수욕장
"국사봉" 전망대를 뒤로하고 이제 "호룡곡산"으로 올라서야 한다.
호룡곡산 정상이다.
해발로 치자면 244m지만 바다에서부터 기점을 잡았으니
그리 호락호락한 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더 오를곳이 없으니
더 내려가야 한다는 역설적인 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맑은날에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관문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며 남으로는 서산반도가, 북으로는
강화도 교동섬을 넘어 연백반도와 옹진반도가 수평선 너머
시야에 들어오는 곳으로 전망과 경관이 빼어난곳이다.
앞에 보이는 섬이 소무의도다. 광명선착장으로 하산을 하면서
시산제 장소를 잡기로했다. 인원이 80명이니 장소도 신경을 써야한다.
샘꾸미 선착장에서 큰무리선착장 까지는 봉고버스가 운행된다.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버스정류장에서 기사에게 전화를 하면
약 10분이면 도착을 한다. 버스비는 천원이다.
어느덧 겨울 햇살은 길보다 먼저 산을넘어 버렸다.
한낮 다 타고남은 미열을 잔잔한 은빛 물결로 갈무리 하는 동안
겨우내 찬바람에 움츠렸던 내가슴도 벌겋게 물들고 있다.
2010. 02. 18 (호룡곡산 답사기)
정태춘-떠나가는_배.mp3
첫댓글 노래좋고.바다좋고.그림좋고.....ㅋㅋㅋㅋㅋ
인천공항 옆이야...가고 싶으면 이야기해라 경수야 조개구이나 먹고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