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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서라벌 달빛마당 스크랩 경상도 가을산과 겨울산이 공존하는 토함산에서
달빛청암 추천 0 조회 122 09.11.18 12:24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무장산에서

 

물소리만이 가득한골안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 딛으며 계곡옆으로 난 길을 따른다.

서두를 것도 없고 급할 것도 없다.

계곡 물은 한동안 가물었던 탓인지, 요몇일사이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여름날처럼 풍성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그저 고분고분하게 흐르니 물소리가 자분자분해 정겹다.

내가 여기 있다는 듯 드려내려고

애쓰지도 않고 흐르는 듯 아닌듯 겸손한 사람처럼 다소곳하다.  

물소리가  조촐하고 아기자기 하니 고매한 사람의 심성을 닮은 것 같다.

어쩌면 계곡물소리도 인간의 내면을 비유하는 듯 하다.

그릇이 크면 클수록 물결의 파문이 잔잔하고

 물이 맑으면 맑을수록 투명하게 들어내듯 더욱  겸손하다.

발자국 소리보다 앞서가는 물은 제 앞을 가로막는 바위를 에돌면서

진부한 것 모두 지워 버리고 티끌 하나 없는순수한 물이 되어 아래로 아래로만 흐른다.

 

 

 

토함산초입에서

"백년?집" 

 

철모르는 이늠 벌써피었다..

군데군데 몽우리도 제법맺혀있고 여기저기 간간이 피어나고잇다.

피어야할때..

피어야할자리에서 피고..

부평초처럼 흩날려 피어나는잡초인들

 제때에  제자리서 피어야 아름답지 않을까.. 

 

 

 

산은 언제나 고요하다.

자연의 소리 중 아름답고 장엄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만

그 중에서도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과 숲이 만들어내는 화음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소리도 드물다.

숲을 스치는 바람은 자장가를 연주하다

금세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처럼 장엄한 곡으로 심신을 청량하게 씻어준다.

그 소리에 취해 숲길을 걷는지 마음길을 걷는지 알 수 없다

봄과 가을이

예전에 비해 훨씬 짧아진 것을 실감한다.

그래서인지

스쳐가는 가을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다.

가을이다 싶었는데

벌써 바람에는  한기가 들어가 있고 손이 시리다.

 

괴테의 시 사계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신이여, 왜 나는 덧없이 멸하는 몸입니까?

하고 미(美)가 물었다.
신의 대답은,

나는 오직 덧없이 멸하는 것만을 아름답게 만들었느니라.
이 말을 듣고

사랑과, 꽃과, 이슬과 청춘이

울며불며 주피터 왕 앞에서 물러났다.

낙엽은 버림으로 해서 되살아나는 내일의 희망인 셈이다.

그래서

꽃은 눈으로 지지만 낙엽은 가슴으로 진다 는

 말이 더 크게 와 닿는다

 

 

 

 

 

빛으로 타오르던 단풍들도 

이미 낙엽 되어 발 밑에 수북히 쌓였다.

시들어야 다시 태어난다.

낙엽이 지기전까지 화려함을 자랑했던

단풍이 주는 가르침이다

가을은 수렴(收斂)의 계절이고, 

돌아보는 계절이다.

수확의 기쁨이 있으며 곡식이나 과실도 

결실을 맺으며 

침장(沈藏)하는 겨울을 준비한다.

머무는 가을은 사무치게 아름답다.

수고천장(樹高千丈) 낙엽귀근(落葉歸根)

(나무의 높이가 천장이나 높을지라도 낙옆이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와 거름이 된다) 

이 말은 비로소 부질없는 꿈을 버리고 

근본을 찾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으리라.
낙엽은 미련 없이 

가볍게 삶을 마무리하는데 

우리는 낙엽에 깊은 쓸쓸함을 묻는다.

산을오르다 낙엽 한 장, 

바람 한 자락을 마주치고서도 자연의 법문을 들을 수 있다. 

 

 산길은 인생길과 다름없다. 

우리들 삶이 그렇듯이 

산행에서도  뜻하지 않은 길을 가게되거나 

계획하지 않았던 길에도 즐거움이 있음을 발견한다.
낯선 곳 일상에서는 닫히고 무뎌진 마음이 열리고, 

빈손의 자유로움도 느끼게 된다. 
또 한 걸음 물러나 

내 삶을 밖에서 담담하게 들여다 볼수있는 여유도 준다.


“앓아본 경험이 있는 의사만이 다른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그리스 속담이 있다. 
내가 강하게 서있을 때는 

다른 사람이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늘 슬픔 속에서 헤매기만 하면 우울증이고, 

반대로 늘 기쁘다고 들떠 있으면 미친거같다. 
충분히 슬퍼하되 슬픔을 

강물처럼 흘려 보낼 줄 알아야 하고, 

맘껏 기뻐하되 기쁨을 

구름처럼 흘려 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이렇듯 산행은 

우리에게 삶의 길을 보여준다.

 

 

 

 

 

 

 

 

 

 

원래는 사는 게 등산입니다. 
굴곡 있는 생활은 고통도, 기쁨도 동시에 줍니다. 
바로 산에 가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죠. 
그런데 세속은 잡음거리가 많으니, 명상 상태를 놓치게 됩니다. 
산에 가면 잡음도 없어 육체적으로 명상상태에 쉽게 도달할 수 있죠.

” 가수 김도향의 얘기다.

  

길 위에서 다른 세상을 보는 건 

우리의 삶을 좀 더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든다. 
나는 걸어야만 하는

산길 위에서 언제나 살아있음을 느낀다. 
여행은 인생과 같고, 

인생은 또 산행과도 같아 이미 생긴 길을 가기도 하고, 

새로 길을 내며 가기도 한다.
하여, 

꿈은 도전하는 자의 몫이고 

길은 언제나 떠나는 자의 것이다.

"고산자"님글옴김

 엑스포 주차장에서 치량을회수하여  경주사진동우회에서 사진전시회를하는

교육문화회관에들러 멋진 산사진을 관람하고..

 

 사계중 모든치장을  벗어던져버리고 완숙한 여인의 관능미처럼

능선의 아름다운 자태와속살을 다드러내주는 겨울산..  

내가좋아하는 흰눈이 내리는 겨울산을 기다리며

오늘산행을마감한다..

 

 

2009.11.1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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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11.18 13:06

    첫댓글 나날이 볼거리가 많아지고 내용도 깊어지는거 같습니다^^ 매번 감상 잘 하고 있습니다. 산행 안전하게 하십시요

  • 09.11.18 23:37

    사진 실력이 점점 좋아 지는것 같습니다,,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항상 즐산 하시고 좋은정보 많이 올려 주세요...

  • 09.11.19 15:20

    홀연히 혼자 여행이던 산행이던 해보고싶은데...늘 뭉처다니다 보니 자연을 심도있게 감상해볼 여유도 없이 시끌시끌~부산스럽기만하고,,,청암님이 이쁘게 올려주신 풍경이 저에게는 하나도 없네요...^^ 아름다운 자연에..청암님의 수고에 감사함 전합니다 ^^

  • 09.11.19 19:03

    감상 잘하고 갑니다^^

  • 09.11.23 22:44

    사진이 프로급이 시군요. 색감과 구도가 넘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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