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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아트 다큐멘터리의 향기 '
< 이타미 준의 바다 - The Sea of Itami Jun >
“그 땅에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이의 삶과
융합한 집을 짓는 것이 제 꿈이고 철학입니다. ”
경계에서 길을 만들며, '시간의 집’을 지었던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을 담은
< 이타미 준의 바다 >...
도자기를 빚는 도공의 마음으로 사람과 자연이
소통하는 집을 지은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은,
건축을 우리 삶을 담는 그릇보다는 생활 수준을 상징하는
도구로 인식하곤 하는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화두를
던져줍니다.
하여,
그가 남긴 최고의 선물 같은 건축들을 오롯이
되돌아보게 만들지요.
공항 이름을 선택한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나,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한국성을 추구했던
디아스포라 건축가였습니다.
이타미 준은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현의 시미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죠.
일제 치하 시대에 생존을 위해 도일했던 그의 부모님은
한국인의 정체성에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평생을
살았고,
그런 부모의 영향을 받은 이타미 준 역시 평생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유동룡(庾東龍)'이란 본명으로
대학교까지 다녔습니다.
또한 일정 기간마다 외국인 등록을 위해 열 손가락의
지문을 날인하는 수모를 오랜 시간 견디면서
오히려 그때마다 자신을 더욱 단련하는 계기로
삼았지요.
하지만 무송 유씨의 ‘유(庾)'가 일본에서는 없는
활자였기 때문에 책을 만들거나 건축을 발표할 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결국 그는 ‘이타미 준’이라는 예명을 짓게 되지요.
'준’이라는 이름은 의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음악가
길옥윤의 일본 예명인 ‘요시아 준’에서,
‘이타미’라는 성은 생애 최초로 이용한 공항이자,
첫번째 목적지였던 한국을 올 때 이용했던
‘이타미 공항’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큰 딸에게는 이화여대를 가라고 ‘이화’란 이름을
지어줬다고 합니다만...
바로 그 큰 딸 유일화는 설명하지요.
" '자유로운 국제인으로서의 건축가가 되자' 라는
마음으로 '이타미 준'이란 예명을 만드셨죠."
그러나 세계인이 되기까지 경계인으로서 받는 차별
또한 견뎌야 했습니다.
건축가 우경국은 이타미 준이 ‘자신은
일본에서는 조센징, 한국에서는 일본인 대우를 받는
이방인’이라며 눈물을 흘렸던 것을 회상하지요.
그럼에도 이타미 준은 ‘한국이 좋으니까
한국 국적으로 하겠다’며 정체성을 지키고,
일본 거주자이면서 한국 국적으로 문제가 생긴
미국의 출입국 관리소에서 ‘이 건축 책이 바로 건축가
이타미 준이다’라며 오직 작품으로 자신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이렇듯, 경계선에 선 채 자신만의 길을 어렵사리
개척했던 이타미 준은,
생존하는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슈발리에, 일본 무라노
도고 상, 한국 김수근 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얻으며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습니다.
이타미 준에게 건축은 그것이 세워지는 공간과 역사로
떠나는 여행이었지요.
그는 단독의 작품으로 독자적인 위용을 추구하기보다는,
건축물이 세워지는 장소의 풍토, 지역성,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존중을 기울이며
건축이 인간의 삶에 어우러져 녹아 들기를 바랐습니다.
배우 유지태의 내레이션을 감싸 흐르는,
클래식 소품과, 피아니스트이자 크로스오버 작곡가인
양방언의 음악, 그리고 가수 최백호의 노래들은,
다큐 < 이타미 준의 바다 > 에 그윽한 숨결의 감성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지요.
유지태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이타미 준이 직접
인생과 건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던 책
‘돌과 바람의 소리’ 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음악가 양방언은 건축가로서의 이타미 준과
남다른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지요.
이타미 준과 양방언 모두 도쿄 출생의
재일 한국인 예술가로,
둘다 제주도를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바람’이 중요한 예술적 영감의 근원이 되었다는
특별한 공통분모를 공유합니다.
양방언은 < 이타미 준의 바다 > 에서
‘두손미술관’과 ‘수 미술관’을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자신의 감상을 진지한 시선으로 건네지요.
특히나 두손미술관이 선사하는 강한 어둠과
그 사이로 내려오는 빛의 아름다운 조화,
그리고 두 개의 돌 오브제에 각각 뿌리를 내리고
뻗어 나온 한 그루의 외로운 나무를 바라보며,
이타미 준의 디아스포라적 감수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됩니다.
하여, 'Treasures' 를 비롯한 'Pieces of Dream',
'Swan Yard - Home Again', 'Serenade' 등의
OST를 통해
잔잔한 마음의 표면에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울림을
주는 동시에, 공감각적 체험을 확장해주는 경험 또한
선사해주지요.
그렇게,
화면 속엔 제주도, 경계인, 또한 바람에서 받는
예술적 영감 등,
이타미 준과 그를 둘러싼 세계를 제대로 이해한
영화음악가 양방언의 혼이 어린 음악들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 2악장,
에릭 사티의 '난 널 원해(Je tell veux)' 와 시간을 초월한
침묵의 음악 '그노시엔느'(Gnossiene) 1번,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2악장' 과
'바흐를 편곡한 아다지오와 푸가' 등
건축의 '신세계'를 미려하게 감싸주는 클래식 음악,
그리고, 해금 연주곡 '가시리' 로부터 재즈 풍의 '빗물'
(김중순 곡)까지 아우르는 선율들이 찬연히 풀어지며,
결코 끝나지 않은 그의 '집'을 들여다보게 하지요.
인생의 '낭만에 대하여' 노래하는,
추억 스페셜리스트 최백호.
바로 그가 보컬로 참여한 에코브릿지의 ‘바다 끝’
(End of the Sea)과 신나는섬의 ‘마크 트웨인’ 은
마치 고독했지만 아름다웠던 노을빛 삶을 향해
찬사를 보냈던 이타미 준의 인생 이야기를 애잔하게
대변해주지요.
다큐 감독 정다운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삶의 그릇으로
빚었던 이타미 준의 건축처럼,
대상의 온기를 담으려 한 정성, 그리고 공간과 연결된
고리들을 막힘없이 맺어지게 합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아우라를
발산하는 건축물을 같이 만들자는 생각이셨던 거 같아요."
극 중 건축물 '먹의 공간' 속 파사드로 쓰인
대나무 소재에 대해 큰 딸이 묻지요.
" 아버지, 대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바뀌거나
썩지 않나요?"
이타미 준은 화답합니다.
"그걸 의도한거야.
그게 바로 시간의 맛이지!"
한국성에 대해 고민하고 파고들며,
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사람들 삶에서 영감을 얻어
달항아리를 빚듯이 치열하게 완성한,
하여, 자신만의 길을 만든 건축가 이타미 준...
그의 공간은, 곧, 우리의 바다가 되지요.
이타미 준은 말합니다.
" 건축이란 흙에 생각과 감성을 불어넣어
손으로 빚는 달항아리처럼 사람과 자연을 잇는
예술입니다. "
그렇게,
공간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디아스포라 건축가,
그 삶의 여정이 청아한 아다지오의 호흡으로 잔잔하게
펼쳐졌던 < 이타미 준의 바다 >의 피날레...
" 안녕하세요, 이타미 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李 忠 植 -
1.아트 다큐 < 이타미 준의 바다 -
The Sea of Itami Jun > 예고편
https://youtu.be/NBAkn4mNJHA
평론가 김영진은 말했지요.
" 건축 다큐멘터리 < 이타미 준의 바다 > 는
한 건축가의 일대기이자,
건축의 이상을 카메라로 섬세하게 도해(圖解)
하는 뛰어난 시각적 논평이다! "
1968년 도쿄에서 '이타미 준 건축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해왔던 아버지의 건축 사업과 그 철학을 잇고 있는
큰 딸 유이화(ITM 유이화 건축사무소 대표)...
유 대표는 얘기하지요.
“ 건축가는 두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논리적 이성적으로, 또 다른 부류는 감성적으로
접근하지요.
아버지는 후자입니다.
시를 쓰고 글을 쓰면서 마음으로 건축을 했지요.
건축주에게도 그렇게 대했으며, 감동을 주는 건축을
추구했습니다.
주택이라면 들어와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아버지는 건축을 대지의 콘텍스트(Context)를 추출해
건축가의 사상을 입력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빛이 나야 하고 따뜻한 손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이지요. "
그렇게,
한국의 전통미와 자연미를 품은 건축을
자신만의 감성과 스타일로 완성하고,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던 이타미 준...
그는 제주도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했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도쿄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갔지요.
2. 이타미 준의 아름다운 제주 건축물 여행
- '수,풍,석 미술관' 과 '방주교회'
https://youtu.be/YiaXPhcDZ1s
감독 정다운은 다큐 <이타미 준의 바다> 를 통해,
손의 흔적과 온기를 중시한 건축가 이타미 준에 대해
섬세하고 진솔하게 접근하여,
장소의 고유한 풍토, 지역성, 그리고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시간을 담았던 그의 건축 철학
과 특성을 온전히 담아냈지요.
바람의 움직임, 또한 돌, 물, 흙 등 자연 그대로의
물성을 살리고,
빛이 들어오는 가운데에서도 그늘을 위한 여백을
잊지 않으며,
그 조화로움 속에서 사람들을 위로하는 공간들로
조형했던 이타미 준...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의 마음으로 건축에
손의 온기와 감성을 녹여냈던 그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은 제주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디아스포라 건축가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제주도에서 마지막 건축 열정을 불태웠던 이타미 준은,
‘포도호텔’, ‘수,풍,석 미술관’, ‘방주교회’ 등
건축 유산으로 자리할 제주의 명소들을 지었죠.
그 모두가 손의 온기가 묻어있는 달 항아리와 같은 건축,
도시 속에서 자연의 야성미를 사유케 하는 건축,
지역성과 시간성이 어우러진 건축물입니다.
< 건축가 이타미 준의 길 - 'Itami's Timeline '>
시간과 기억으로 함께 채워질 ‘집’을 짓기를 원했던
이타미 준.
그는 건축이 서게 될 대지에서 구하는 원석 같은 재료들,
자연과 인간을 잇는 매개로서 생명력 가득한 공간을
쌓아 올렸지요.
해서, 지역성과 공간의 결을 따른 재료들이 손의
온기가 깃든 이타미 준의 설계와 함께 자연과 소통하며
살아있는 ‘집’이 됩니다.
*온양미술관(1982)
충청도의 낮은 돌담과 미음자형 한옥에서 영감을 받아,
한옥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그 지역의 황토를 활용해
직접 만든 벽돌로 지은 공간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건축을 고민하며, 한국의 ‘미’를 살렸으나
일본의 ‘선’으로 오해 받았던 미술관입니다.
*석채의 교회(1991)
이타미 준은 훗카이도 도마코마이시의 겨울 한파와
풍경에 꺾이지 않고 견디는 건축, 자연적인 건축을
하고자 했지요.
이러한 강인한 염원을 불어넣는 조형감각으로
구현된 ‘석채의 교회’는 돌을 쌓아 완성했습니다.
*먹의 공간(1998) / 먹의 집Ⅱ(2006)
처음엔 3층 빌딩으로 재건축할 계획이었는데 외부의
벚나무 두 그루가 건물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주인 같아
보인다고 판단,
교토에서 대나무를 공수하여 파사드로 사용하며
벚나무와 대나무의 건축으로 변경, 개조하였죠.
계절에 따른 벚나무의 변화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색을
띄고 썩어가는 대나무를 통해 ‘시간의 집’을 짓는
이타미 준의 가치관을 보여줍니다.
*포도호텔(2001)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인 오름과 제주 민가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발생적인 식물인 포도의
형상을 따서 설계한 호텔이지요.
밖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 낮은 레벨로, 안에서는
제주의 마을이 올레길을 따라 펼쳐지듯 건축되어
제주의 풍광과 어우러지며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 포도호텔 -
'이타미 준의 흔적을 따라 걷는 건축 예술 가이드'
https://youtu.be/yIvHAi3oflQ
*수(水) 미술관(2006)
제주도를 상징하는 물이란 소재를 주제로 건축한
미술관으로, 사각의 강인한 입방체에 제주도 형상의
타원형을 도려내어 하늘의 움직임을 수면에
투영시켰습니다.
수변에는 이타미 준이 직접 골라 배치한
돌 오브제를 마치 벤치와 같이 놓아두어 사람들이
그 돌에 앉아 무심(無心)이 되었으면 하는 그의 바람을
담아냈지요.
*풍(風) 미술관(2006)
오두막 개념으로 한쪽 입면이 활처럼 호를 그리는
나무 상자를 설계하여 나무판의 틈새로 바람이 통과하면
풀벌레 소리에 묻히는 산들바람부터 현을 문지르는 것
같은 강한 바람 소리까지 매번 다른 소리와 만납니다.
제주의 바람을 담아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하는 치유의
공간인 바람 미술관이지요.
*석(石) 미술관(2006)
단단한 상자 안, 암흑 속에 의도적으로 빛의 구멍을 내어
하트의 모양인 듯한 인공의 꽃으로 삼았지요.
그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빛을 주연으로 연출한다는
환상을 주며 관람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 속
심연을 바라보고 여행하게 하는 명상의 공간으로
설계했습니다.
*두손미술관(2007)
한국의 도자기와 조선의 민화, 금속공예품, 신라금동불,
백자 항아리 등 시간과 역사를 상징하는 유물들을,
견고한 흙 상자 속의 암흑과 빛 속에서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아 건축된 대지의 미술관.
기도하는 손의 형상으로 표현했지요.
*방주교회(2009)
드라마틱한 제주 하늘의 움직임과 빛의 변화에 영감을
받아, 상부의 조형이 하늘과 조응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완벽한 하늘의 표정과 빛과 구름의 흐름을 담은 건축으로
평가되며 빛과 바람, 자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타미 준의 건축세계를 보여주었죠.
3. 정다운 감독의 인터뷰
< 이타미 준의 바다 The Sea of Itami Jun >
https://youtu.be/MjOJ9pctVJk
영국에서 ‘건축과 영상’을 공부한 정다운 감독.
그녀는 무려 8년에 걸쳐 건축 다큐멘터리
< 이타미 준의 바다 > 를 제작했지요.
정감독은 이타미 준이 '건축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따뜻한 치유와 위로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합니다.
영화는 일본과 한국, 그중에서도 제주를 오가며,
이타미 준의 삶을 주변 지인들의 회고와 그가 지었던
건축물을 통해 조명하고 있지요.
이타미 준의 큰 딸인 건축가 유이화, 일본의 건축가
구마 겐고와 반 시게루 등이 자료영상과 함께
그와의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이타미 준이 처음으로 공사를 맡았던 아파트의 주인,
저렴한 가격에 설계를 해줬던 주점의 사장 들도
등장하지요.
그러나 영화 주인공은 사람도 건물도 아닌,
이타미 준이 그토록 건물에 담고 싶어 했던
바로 '자연과 그 주변의 정서'입니다.
정다운 감독은 설명하지요.
“이타미 준은 ‘땅의 위치마다 다른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들어라' 라고
강조했습니다.
표제에 '바다'를 넣은 것도, 바다에는 물과 돌, 바람이
함축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였어요."
다큐멘터리지만 이례적으로 ‘배우’가 출연합니다.
이타미 준을 연상시키는 노인과 손자 같은 아이
(정다운 감독의 아들이 5살부터 10살 때까지 성장하며
출연)가 중간중간 등장하지요.
노인 역할은 국민대 명예교수를 지낸 건축가
박길룡이 맡았습니다.
아이는 영화 말미에 노인에게 묻지요.
“할아버지, 여행이 어땠어요?”
정다운 감독은 얘기합니다.
“ 한마디 대사 외에 아이와 노인의 시선,
작품 안에서의 반응은 연출하지 않고 그대로 담았지요.
단순히 재연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인생을 되돌아보는 메타포(은유)로 작용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감독 정다운은 시간과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영화 속 미장센에 대한 연구와,
인간의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사람과 공간을 영상으로 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요.
“자연을 품은 건축,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공간을
추구한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
< 이타미 준의 바다 > 는 그가 전하는 시간의 건축과
삶을 찾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그녀는 얘기하지요.
'지금 우리들에게 건축이란 무엇일까.
서서히 변화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개발과
부동산이란 돈의 가치, 무계획적으로 난립하는 건물들과
그로 인해 천편일률적으로 느껴지는 도시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그러나 제주도의 '수,풍,석 미술관'과 '포도호텔'은
이러한 일반론적 건축의 느낌과 달리,
사람과 자연이 소통하게 하고, 손의 온기가 담긴 따스함을
전한다.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은 우리에게
자연과 색다르면서 또 조화롭게 소통하는 명상적인 공간이
되는 건축적 유산을 남겼다.
그의 건축은 지역의 풍토와 역사를 존중하면서,
그곳에서 세대를 이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을 표현하고,
나아가 빛과 어둠의 오묘한 조화와 끊임없이 변하는
빛 그림자의 조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사람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겸허한 규모에 부드러운
어둠을 품고 겸손하게 자리잡은 그의 작품들은
한 예술가의 고독한 영혼을 나지막하게 내비친다.
그리고 그의 공간들은 그 안에 잠시나마 머무른 사람들,
역시 존재론적 고독감을 가진 현대인들의 마음에
따스한 위로로 승화되어 전달된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품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60대가 되어서 세계를 향한 묵직한 울림을 전한
건축가가 되기까지,
경계에서 길을 만든 이타미 준-유동룡의 시간과 공간을
담아, 지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
4. 드보르작 교향곡 9번 e단조, Op.97.
'신세계'(New World)
- 첼리다비케 지휘 뮌헨 필하모니커,1991
https://youtu.be/_9RT2nHD6CQ
- 2악장 라르고(Largo), 'Going Home'
: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니커
https://youtu.be/Uzqh6dptL4c
5. 에릭 사티의 '난 널 원해'(Je te veux)
- 소프라노 카리나 가우빈(Karina Gauvin)
: 앙상블 카프리스(Ensemble Caprice)
https://youtu.be/ZSwUZ_I5z0s
- Daniel Varsano의 비디오
: 필립 앙트르몽 피아노
https://youtu.be/_NL8Xq_W_o0
6.에릭 사티의 그노시엔느(Gnossiennes)1(2,3)
https://youtu.be/aTi9czvLa-4
7.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K.581'
- 알렉산더 카르보나레
https://youtu.be/5fBBT14ycWU
8. 모차르트 편곡 'Adagios & Fugues, K.405'
/ 바흐의 평균율 BWV. 878
-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Akademie für Alte Musik Berlin)
https://youtu.be/5X7a997aWeY
9. 에코브릿지의 '바다 끝'(End of the Sea)
- 최백호 노래
https://youtu.be/GhjtRvanFas
- 최백호 노래 Live
https://youtu.be/OtYK4l7A6D0
10. 신나는섬의 '마크트웨인'
- 최백호 노래
https://youtu.be/5yGDrpy3fmo
첫댓글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타미 준은
200 여점의 회화 작품을 남겼지요.
회화와 건축을 분리하지 않았던 그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는 ‘화가이자 건축가’라고 했죠.
재일교포 화가 곽인식을 스승이자 아버지로 모셨고,
이우환과도 어울렸습니다.
이타미 준의 회화는 거의 붓이 아닌,
손으로 그린 그림이지요.
딸 유이화는 아버지를 이렇게 추억합니다.
“아버지는 매일 밤 약주 한잔을 하신 뒤,
재즈를 틀어놓고서는 그림을 그리셨지요.
캔버스에 손을 올려놓은 뒤 ‘나는 이렇게 연주해’
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도 끝까지 컴퓨터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 도면을 그렸지요.
이런 때일수록 손의 흔적을 알려야 하고
손의 온기로 만드는 건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게지요."
영화 개봉하자마자 봤어요~~~아충식님의 개시글 너무 훌륭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 지면에 처음으로 댓글 주신 지젤님,
감사합니다~~
"이타미 준은 내면의 어둠을 뛰어넘어 역사를
초월했다"는 내레이션 속,
서울대 도서관을 허물 때 나온 벽돌을 재활용하는
식의 상처입은 도시를 치유하는 따뜻한 건축...
잘 만들어진 공간은 그곳에 깃든 사람을 분명
행복하게 할 터,
제주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그리움을 담은
주변인들의 인터뷰는 참 좋았지요.~
"내 스스로가 아름다워야 내 작품도
아름답다"는 이타미 준의 신조...
'수(물), 풍(바람), 석(돌)미술관'은
이타미 준과 핀크스 골프클럽 김홍주 회장이
술자리에서 의기투합해 만들었지요.
'삼다도 제주'를 담을 수 있는 건축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타미 준의 말에,
김홍주는 무릎을 치며 즉석에서 제안했다고
합니다.
"제가 선생님의 생각(컨셉)을
1억원에 살테니 착수하시지요..."
이 '수,풍,석,(水,風,石) 미술관'은
다른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3개의 건물 자체가 미술품이자,
명상의 공간으로 자리합니다.
가을에 비오토피아 가려고 예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