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서울 도심에서 2만 여명이 넘는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들이 모여 잇달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방침을 집중 성토했다. 지난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민주노총 메이데이(노동절) 행사에서 2만 여명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무상의료 무상교육, 사회공공성 강화, 광우병 미국소 수입반대, 근로기준법 규제완화 개정 망언 이영희 노동부장관 퇴진 등을 촉구한데 이어 2일 저녁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서울 청계광장 집회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 2만 여명이 모여 광우병 미국 쇠고기 수입 저지 촛불시위를 강행했다. 온라인(60만명 정도)에 이어 이날 오프라인에서도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노동절 행사에 이어 수입쇠고기 저지 집회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퇴진 구호’까지 등장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출범 두 달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사태를 빚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부터 고소영, 강부자 등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의 부자내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최근 공직자 재산공개에 과정에서 실제 입증된 데에다가 청와대 수석들의 부동산 편법,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박미석 사회수석에 이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까지의 농지법 위반, 거짓위임장 문제로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날 촛불시위에 참석한 일부 노동자와 네티즌들은 “돈 있는 부자내각 관료들은 쇠고기를 먹지 않아도 되지만, 돈 없는 서민들은 그럴 수 없는 처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국민을 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민들도 먹지 않는 광우병 쇠고기를 우리 국민들에게 사 먹으라고 말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시였다. 네티즌들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왜곡 편파 보도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파이넨스 건물과 프레스센터 앞까지 네티즌들의 촛불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광우병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참석 네티즌들은 광우병 소고기 수입으로 인해 국민건강에 적신호가 올까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저지 촛불시위에 온 참석자들이 들고 있는 피켓구호도 다양했다. 이날 ‘난 살고 싶어, 2MB 국민들을 다 죽일 셈이냐’, ‘광우병 소고기 너나 먹어’, ‘재벌·땅투기·광우병·부시 프랜들리, 이명박 불도저를 폐차시키자’, ‘미친소 2MB 너나 처 드세요, 뇌에 구멍 송송 치사율 100%’, ‘먼저 처 드시고, 광우병 꼭 걸리세요, 국민들은 살고 싶습니다’, ‘함께 먹지만 아이는 몰라요, 뇌송송 구멍탁’ 등의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도 선보였다. 이날 등장한 한 피켓(대자보)에 적힌 글이 가장 눈에 띄었다. “부시를 위해 카트라이더 되고, 미국을 위해 미친소 수입하고, 광우병 위험하다고 적게 사먹으라고 하고, 내가 CEO인 대한민국 내 마음대로 하면 되고...” 이날 광우병이 걸린 사람의 모습을 한 하얀 가면도 등장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유인물도 많이 나돌았다. 한 유인물은 ‘제 아이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유인물을 제작했다’면서 ‘차라리 대운하를 하십시오’라는 글귀로 절박함 을 표현했다.
이날 한 네티즌이 나눠준 유인물에는 ▲미국인 감염 확률 30%, 한국인 감염 확률 95%(MM유전자 문제로) ▲600도가 넘는 온도에서도 포르말린에도 죽지 않으며, 땅에 묻어도, 방사선이나 자외선에도 제거 안 됨 ▲치사율 100%(부검시 사용된 의료 기구는 감염으로 버림) ▲치료제와 예방제 없음 ▲감염 증세 없음 ▲감염 후 5년~40년 뒤에 증세가 나옴(발병 후 4개월~1년내 사망)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정부는 지난 4월 18일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타결했다. 어릴 수록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희박한데 30개월이 된 소까지 수입한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에 제재를 가할 수도 없다.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소만을 수입하며 뼈조각 하나에도 수입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2일 저녁 6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행렬은 저녁 9시경 최대 인파가 모였다. 혹자는 3만 여명이라고 하고, 혹자는 2만 여명이라고 한다. 하여튼 많이 모였다.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최대의 자발적 시위 참여이다. 어제 노동절 행사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한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성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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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시가행진 광우병 쇠고기 수입중단 피켓 ©김철관 | 바로 광우병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촛불을 흔들면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진정한 호소를 이명박 대통령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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