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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노래
길손조병설
지나고 보니 꽤 긴 길이었다 피아니시모로 물가를 지나 크레센도로 벌판을 달려 포르테로 고개를 올랐다 때론 갈림길에서 망설이다가 길을 잘못 들어 되돌이표로 돌아가 다시 시작도 했고 모진 세월 이겨낸 후 스타카토로 으스대기도 했다 피어나는 꽃, 이 꽃 저 꽃 황홀한 꽃에 반음으로 마음 설렌 적도 있었고 여름 날 언덕길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반 박자 쉼표 하나에도 고마워했다 떨어지는 나뭇잎, 외진 길에 날은 저물어 달빛 소나타로 흐르기도 하고 흰눈 내리는 밤, 잠 못 이루며 긴 연가곡으로 지난 세월을 달랜 적도 있다 지금은 두 소절 간주 중, 나머지 길은 세 박자 라르고로 천천히 가고 싶다 드디어 길이 끝나 바다가 보이면 리따르단도로 숨을 고르다가 두 박자 길게 쉬고 배에 오르고 싶다 하늘로 열린 바닷길은 피아니시시모로 항해하고 싶다
Song For Peace/Kit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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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시이면서, 음악용어를 이해하기도 좋은 시입니다.
정음님에게 제 마음이 전달되었나 봅니다.ㅎ..
자작시가 아름답습니다....
크로바님 마음이 아름다운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