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행으로 방문하기 보다는 ‘살아 보고 싶은’ 도시라고 평한다. 도시에 꼭 있었으면 하는 공간이 꼭 맞는 제자리를 찾아 있는 도시의 모양새가 세계에서 모여든 배낭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플린더스 기차역과, 고딕 양식의 성 바오로 성당, 주의회 의사당은 중후하고 아름다운 외관으로 고풍스런 분위기를 주도한다. 예스러운 건축과 대조를 이루는 현대적인 건물도 곳곳에 자리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연방광장과 빅토리아 아트센터다. 도시의 중앙광장격인 연방광장은 삼각유리를 이어 붙인 특이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관광객을 위한 정보센터가 있어 배낭여행객이라면 꼭 들러 볼만하다. 115m에 달하는 철탑구조물로, 멜버른의 상징인 빅토리아 아트센터는 사진 한 장만 찍고 스쳐 지나가기엔 아까운 장소다. 매일 정오 야외 홀에서는 클래식 콘서트가 열려 시티투어 도중 잠시 쉬었다 가기 좋고, 아트센터 내부는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전이 상시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술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빅토리아 아트센터의 외관에 이끌려 들어와서는 잠시나마 예술의 향기에 젖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빡빡한 도시에 반드시 있었으면 하는 널찍한 잔디공원이 고프다면, 피츠로이 가든을 방문하면 된다. 멜버른 시내 중심에 위치한 이곳은 1857년에 문을 열었다. 공원 전체가 잔디로 덮여 있고, 수풀이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다. 43Ha의 넓이를 자랑하는 피츠로이 공원에는 아름다운 정원의 오솔길, 16세기 튜더 양식의 미니모형 마을 ‘잉글리쉬 튜더 빌리지’ 등 곳곳에 휴식을 취할만한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시티투어로 도시의 생김을 구경했다면, 저녁시간은 야라 강 크루즈로 보내 보자. ‘크루즈’라는 이름 때문에 화려하고 거대한 뭔가를 상상했다면, 자그마한 규모에 실망할지 모르지만 멜버른을 감싸고 있는 야라 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다. |
멜버른에서 가까운 여행지로 가장 유명한 곳이 그레이트 오션 로드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다양한 풍광이 숨 가쁘게 펼쳐지는 이곳은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다. 다섯 시간은 족히 걸리는 이 코스가 전혀 지루하지 않을뿐더러, 바다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브는 몸 속까지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1850년대 골드러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소버린 힐도 빼놓을 수 없는 근교 여행지다. 이곳에 들어서면 150년 전으로 잠시 돌아간 듯한 감상에 빠져들게 된다. 금 캐러 가는 광부의 모습이며, 바에서 시비가 붙어 다투고 있는 취객하며, 플래시를 번쩍 터뜨리는 사진가 등 장난감 집을 들춰보듯 이곳저곳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멜버른은 볼거리가 많으면서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근교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청량한 바닷바람과 소버린 힐에서 재현된 골드러시의 활기, 그리고 시샘할 수밖에 없는 도시 멜버른. 호주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낯설게만 느껴졌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 보자.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남반구 특유의 쨍한 햇살을 즐기며, 말그대로 ‘고품격 배낭여행’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