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관절과 손의 시진, 뼈의 촉진
손목관절과 손은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고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동작을 완수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섬세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관절이다.
1. 시진 (Inspection)
시진을 할 때 손의 자세를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쉬고 있는 손의 자세는 손허리손가락관절(MP joint)과 손가락사이관절(IP joint)이 약간 구부러져 있으며 손가락은 거의 나란히 놓여 있게 된다.
다른 손가락과 비교해서 한 손가락이 펴져 있으면 이 손가락의 굽힘근힘줄(flexor tendon)은 손상이 되었거나 끊어져 있음(단열, tearing)을 의심할 수 있다.
손의 아치는 내재근(intrinsic muscle)에 의하여 받쳐져 있다.
손의 내재근이 마비되거나 위축되면 손바닥의 정상적인 형태는 소실되어 오목한 곳이 없이 편평해진다.
△ 손과 손목관절의 두 개의 가로아치(횡아치, transverse arch)
손의 아치는 엄지두덩을 올려 주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을 잘 잡을 수 있게 한다.
정상적으로 손가락 사이에는 약간의 피부막(물갈퀴, web)이 형성되어 있으며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는 좀 더 넓은 피부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피부막이 비정상적으로 손가락의 먼쪽 부위까지 붙어 있으면(합지증, syndactyly) 손가락의 벌림 운동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 제한된다.
손등에서 손허리손가락관절(MP joint) 사이의 계곡을 살펴보면 양쪽 손등은 대칭으로 되어 있다. 손허리손가락관절은 주먹을 꽉 쥐었을 때 관찰하며 반대쪽 손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손톱의 색깔이나 일반 상태 역시 병적인 문제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시진을 하는 동안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된다. 정상적인 손톱의 색깔은 핑크색이며 청백색이나 흰색의 손톱밑[조상(爪床, nail bed)]은 빈혈이나 순환장애를 나타내는 것이다. 상태가 양호한 손톱은 갈라지거나 반점이 없으며 손톱 밑의 반월모양은 백색으로 나타난다.
병적 상태의 손톱은 숟가락모양이나 곤봉모양을 나타낸다. 숟가락모양의 손톱(spoon nail)은 약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손톱이 우묵하게 들어가 있고 보통 심한 손톱무좀(조진균증, fungus infection) 때문에 초래된다.
곤봉모양의 손톱(clubbed nail)은 돔 형태로 정상보다 넓고 크다. 이것은 대부분 손톱 밑의 연부 조직이 비대해졌기 때문이며 호흡기나 선천성 심장질환을 의미하는 수도 있다.
2. 뼈의 촉진
△ 손목뼈(손등면)
자뼈붓돌기와 노뼈붓돌기는 손목관절 촉진의 기본점이 된다. 노뼈붓돌기는 손바닥을 앞쪽으로 향한 해부학적 자세로 했을 때 손의 가쪽에 있다. 노뼈붓돌기는 자뼈붓돌기보다 먼쪽 방향으로 길다.
검사자가 노뼈붓돌기의 맨 끝 부분을 만져볼 때 가쪽 가장자리에 있는 작지만 분명한 도랑(groove)을 만져볼 수 있다.
손배뼈는 손뿌리의 노뼈쪽에 위치한다. 이 뼈는 snuffbox의 밑바닥에 있다. 손배뼈는 몸쪽 수근열에서 제일 큰 뼈이며 모든 손목뼈 중에서 가장 골절이 잘 되는 뼈이다. 손목관절을 자쪽으로 굽히면 손배뼈는 노뼈붓돌기 아래로 미끄러져 나오게 되어 만져 볼 수 있다.
큰마름뼈는 손뿌리(수근)의 노뼈쪽에 위치하며 제1 손허리뼈(중수골)와 관절을 이룬다.
snuffbox에서 하방으로 움직이면 큰마름뼈와 제1 손허리뼈 관절을 만져 볼 수 있다.
관절모양은 말안장과 같고 엄지손가락 도랑의 바로 몸쪽(proximal)에 있다.
노뼈결절에 해당하는 리스터 결절(Lister's tubercle)은 노뼈붓돌기에서 자뼈붓돌기까지 가로지르는 손목 등쪽의 약 1/3되는 노뼈쪽에 있다. 이것은 작고 세로로 놓여 있으며 뼈의 돌기나 결절과 같이 느껴진다.
리스터의 결절에서 손 등쪽으로 움직여 보면 손목뼈 중에서 제일 크고 가장 두드러진 제3 손허리뼈의 기저부와 만나게 된다.
알머리뼈(capitate)는 노뼈결절과 제3 손허리뼈 사이의 먼쪽 손뿌리열(원위 수근열, distal carpal row)에 위치한다. 이것은 모든 손목뼈 중에서 제일 크며 제3 손허리뼈 기저부의 바로 몸쪽에서 만져 볼 수 있다.
검사자는 환자의 손목관절을 중립위로 하고 알머리뼈 부위를 눌러보면 약간 함몰된 것을 느끼게 되는데 실제로 이것은 알머리뼈 자체의 커브로 형성된 것이다.
반달뼈는 알머리뼈의 바로 위에 있으며 두번째로 골절이 잘 되고 탈구도 잘 되는 뼈이다. 이 뼈는 몸쪽손뿌리열(근위 수근열, proximal carpal row)에 있으며 위로는 노뼈와 아래로는 알머리뼈와 관절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 뼈는 노뼈결절의 바로 아래에서 만져 볼 수 있다. 환자에게 손목관절을 굽히고 펴게 하면 반달뼈와 알머리뼈에서 관절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기본자세로 검사자의 손가락을 자뼈와 노뼈붓돌기 위에 놓고 양쪽을 비교해 본다. 자뼈붓돌기는 노뼈붓돌기 만큼 먼쪽(distal)으로 뻗어 있지 않으나 노뼈붓돌기보다는 더 돌출되고 두툼하다. 해부학적 자세에서 볼 때, 자뼈붓돌기는 손목관절 안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쪽 뒤쪽(medial posterior side)에 위치한다.
세모뼈(삼각골, triquetrum)는 몸쪽손뿌리열(근위 수근열)에 있으며 자뼈붓돌기 바로 아래에 있다. 세모뼈를 쉽게 만져보려면 세모뼈가 자뼈붓돌기 밑에서 밖으로 움직이도록 손을 노쪽 빗김(radial deviation)시킨다. 그렇게 해도 세모뼈는 콩알뼈(pisiform) 밑에 있기 때문에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세모뼈는 손상 받기 쉬우며 모든 손목뼈 중에서 골절의 빈도는 세 번째로 높다.
△ 손목뼈(손바닥면)
세모뼈의 손바닥 측에 콩알뼈(두상골, pisiform)를 살펴보면 작고 콩알같이 생긴 뼈가 만져지는데 이 뼈에는 자쪽손목굽힘근힘줄(flexor carpi ulnaris tendon)이 부착되어 있다.
갈고리뼈의 후크(hook of the hamate)는 콩알뼈에서 약간 먼 노쪽에 있다. 이 위치를 알기 위하여 검사자의 엄지손가락의 손가락사이관절을 콩알뼈 위에 놓고 엄지손가락 끝을 환자의 엄지와 검지 사이의 피부막을 향하여 놓는다.
그 다음 엄지손가락 끝을 환자 손바닥에 놓는다. 갈고리뼈의 후크는 엄지손가락 끝 바로 밑에 있다. 그러나 이 후크는 연부 조직층에 묻혀 있기 때문에 이 윤곽을 찾아보려면 꽉 눌러 보아야 한다.
손허리뼈(metacarpals)는 검지손가락에서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차례로 만져본다. 환자의 손등에 검사자의 엄지손가락을 올려놓고 손바닥에는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제2 손허리뼈 첫마디(기저부)에 놓고 이 뼈의 전체길이를 따라 만져본다. 손등에서 노뼈쪽의 손허리뼈는 거의 피부 아래에 있어서 쉽게 만져볼 수 있다.
제2, 제3 손허리뼈는 거의 피하에 있고 쉽게 만져진다.
제2, 제3 손허리뼈는 움직이지 않는다(안정성).
제4, 제5 손허리뼈는 움직일 수 있다.
제1 손허리뼈는 anatomic snuffbox에서 손허리손가락뼈관절(MP joint)까지 계속 만져본다. 제1 손허리뼈는 다른 손허리뼈 보다 굵고 짧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손허리뼈 양쪽 끝의 관절에서 일어나는 압통은 특별히 주의를 요한다.
손허리뼈에서 먼쪽으로 이동하면 방추상의 관절(손허리손가락관절, knuckles)을 만져 볼 수 있다. 굽히면 관절이 노출되어 손허리뼈의 융기(condyle)를 쉽게 만져 볼 수 있게 되고 관절선은 더욱 분명해진다.
손허리손가락관절(metacapo-phalangeal joint)을 굽히면 제2 손허리뼈머리(head of second metacarpal)을 쉽게 만져 볼 수 있다.
손에는 각각 열네 개의 손가락마디뼈가 있다. 엄지손가락에는 두 개, 다른 손가락에는 세 개씩 있다. 첫마디뼈(기절골)와 중간마디뼈(중절골, proximal and middle phalanges)는 몸쪽손가락사이관절(PIP joint)을 형성하고 끝마디뼈(말절골)와 중간마디뼈(distal and middle phalanges)는 먼쪽손가락사이관절(DIP joint)을 형성한다.
※ 참고 문헌 : Stanley Hoppenfeld. 《척추와 사지의 검진》 대학서림. 2014. 94~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