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동식물 Ⅲ Ⅳ Ⅴ Ⅵ
11. 행운의 새 공작
공작새는 길조로 여겨지며, 장수 동물로 알려졌다. 또한, 공원을 우아하게 장식하는 새였다.
솔로몬 왕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은 모두 수집했다고 한다. 그래서 페니키아 무역 상인들이 이집트까지 공작을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있다. “임금에게는 히람의 상선대와 함께 바다에서 활동하는 타르시스 상선대가 있었다.
이 타르시스 상선대가 세 해에 한 번씩 금과 은과 상아, 원숭이와 공작새들을 실어 왔다. ”(1열왕 10,22 참조)
12. 초대교회 믿음의 상징 물고기
박해시대에 초대교회 신자들은 암호의 한 형태로 물고기를 그려 넣어 신앙을 확인했다.
그리스어로 물고기를 ‘익투스’(ΙΧΘΥΣ)라 하는데 예수(Ιησονξ), 그리스도(Χριστοξ), 하느님(Θεον), 아들(Υιοξ), 구세주(Σωτηρ)의 첫머리 글자만을 따면 물고기 ‘익투스’(ΙΧΘΥΣ)가 되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뜻하는 ‘익투스’(ΙΧΘΥΣ)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뜻으로 신앙고백의 의미를 가졌고 초대교회 믿음의 상징이 됐다.
13. 가시면류관을 만든 가시나무
성경에 나오는 가시나무는 늘 부정적 이미지다.
주로 형벌, 무가치, 비생산적인 것을 강조하는데 쓰였다.(잠언 15,19; 히브 6,8)
가시관은 조롱과 모욕의 대명사인 동시에 인류구원을 이루는 승리의 월계관이기도 하다.(마태 27,29; 요한 19,1-5)
14. 약초로 사용한 고수풀
고수풀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해 40년 동안 광야 길을 갈 때, 하느님께서 주신 만나를 설명하는 데에 인용된 식물이다.
“이스라엘 집안은 그것의 이름을 만나라 하였다.
그것은 고수풀 씨앗처럼 하얗고….”(탈출 16,31) “만나는 고수 씨앗과 비숫하고….”(민수 11,7).
고수풀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 복통이나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데 쓰인 약초의 하나이며, 고수풀의 씨는 아주 중요한 향신료였다.
15. 이방인의 축제때 사용한 담쟁이덩굴
담쟁이덩굴은 마카베오 하권에 등장한다.
“달마다 임금의 생일이 되면 끌려가서 지독한 강요를 받아 이교 제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디오니소스 축일이 되면, 담쟁이덩굴로 엮은 관을 쓰고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행렬을 하도록 강요받았다.”(2마카 6,7)
유다인들이 이방인들 축제 때 강제로 부정한 고기를 먹고 담쟁이덩굴로 엮은 관을 써야 했으니 유쾌하게 기억하는 식물은 아니다.
16.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갈망했던 마늘
마늘은 민수기에 유일하게 등장한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민수 11,4-5)
광야에서 머무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에 싫증을 느끼고 이집트에서 먹던 고기, 생선, 파, 마늘 같은 것을 먹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이처럼 마늘은 광야에서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이 그리워한 이집트 식품 중 하나였다.
17. 평화와 안정의 무화과나무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명상하고 기도하곤 했다. 나타나엘도 무화과나무 아래서 기도를 했기에 예수님은 그를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이용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위험성을 경고하셨다.(루카 13,6-9 참조)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맺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특성으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 관계에 있는 하느님을 상징하기에, 사람이 무화과나무 아래 산다는 것은 안정과 평화의 생활을 의미한다.
18.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상징하는 뱀
성경에서 뱀은 50여 차례나 언급되는데 그 역할도 다양하다.
성경에서 뱀은 간교하고 교활하지만(창세 3,1-15 참조), 또한 지혜로운 동물(마태 10,16 참조)로 묘사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구리뱀을 쳐다보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민수 21,4-9 참조)
신약에서는 이 구리뱀을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도 한다.(요한 3,13-14 참조)
뱀은 죽음의 세력, 하느님에 의해 짓부서져 사도들의 발아래 밟히는 사탄으로도 표현한다.(로마 16,20 참조)
19. 하느님의 재앙으로 쓰인 모기
하느님께서 이집트에 재앙을 내리실때 모기가 나온다.
“지팡이를 뻗어 땅의 먼지를 쳐서 … 모기로 변하게”(탈출 8,12 참조), “아론이 지팡이를 들어 땅을 치자 먼지가
모두 모기가 되었다.”(탈출 8,13참조) 한편 “주민들은 모기떼처럼 죽어 가리라”(이사 51,6)는 말씀은 땅에 사는 사람의 목숨은 하루살이 목숨 같지만 하느님의 구원은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이다.
20. 가족과도 같은 소
성경에서 저자들은 여러 가지 상징과 비유로 소를 다양하게 이용한다.
부의 상징(창세13,2), 농사를 지을 때(1사무11,5; 6,7), 제사에 제물(레위 1,2), 계약을 맺는 의식에서도 사용했다(예레 34,18).
모세 율법에는 소 사육을 규정한다.(탈출 29,10)
소는 값비싼 가축이었기에 잔치의 과도한 사치의 증거로 비유하기도 한다.(아모 6,4: 루카 15,23)
소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곳에서 가장 친근한 동물로 함께 살아왔다.
21. 고고하고 점잖은 사슴
성경에서 사슴은 양과 같이 좋은 동물로 소개된다.
사슴에 대한 가장 유명한 성경 구절은 시편 42,2-3이다.
생명의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목마른 새끼에게 먹일 물을 애타게 찾는 암사슴에 비유해 노래한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좋은 짐승(신명 12,15)으로 소개되며, 장차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누리게 될 하느님 백성을 상징하기도 한다.(이사 35,6)
사슴은 언제나 고고하고 점잖은 동물의 이미지이다.
22. 축복의 근원이 된 밀
성경에 밀이 처음 나오는 대목은 창세기인데, 아브라함이 나그네를 자기 천막에 초대하여 고운 밀가루로 빵을 구어 손님을 접대한 후 자식을 얻는다. 그래서 밀은 축복의 근원이 된다.(창세 18,1-15 참조) 밀은 중요한 농작물(신명 8,8)이며, 하느님 제단에 드리는 제물용 빵을 만드는 재료였고(탈출 29,2) 건축재 비용을 지불하는 수단이기도 했다.(1열왕 5,25)
신약 성경에서는 밀을 신앙에 비유(요한 12,24; 마태 13,24-30 참조)한다.
23. 이집트인들이 즐겨 먹던 식물이자 음료인 수박
성경에는 단 한 번 민수기에 수박이 등장한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불평을 터뜨리며 이집트 땅에서 먹던 음식을 생각하는 대목에서 수박이 등장한다.(민수 11,4-6 참조)
이집트에서는 4000년 전부터 재배된 사실이 오늘날 남아 있는 벽화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집트인들에게 수박은 식물인 동시에 음료이면서 또한 약이 되기도 했다.
수박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열을 식히는 중요한 과일이다.
24.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박하
유다인의 율법서에는 향료식물, 약용식물 등의 십일조를 회당에 바치는 규정이 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세세한 율법도 잘 지키면서도 정의와 자비와 신의 같은 율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예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율법의 내용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율법까지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박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율법의 참다운 정신에서 벗어난 것을 꾸짖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서 두 번 등장한다.(마태 23,23; 루카 11,42 참조)
25.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인 보리
성경에서 보리는 가난의 상징으로 쓰였다.
미디안족이 가난하고 겸손한 기드온을 업신여겨 보리빵으로 비유하는 대목이 나온다.(판관 7,12-15 참조)
보리 수확 때 보리 이삭을 주워 나오미를 봉양하는 룻의 이야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룻 2,1-23참조)
보리는 죄악과 연관되기도 하며 비열한 사람, 하찮은 것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민수 5,14-15 참조)
신약 성경에서는 하찮게 여겼던 보리빵이 하느님 축복으로 큰 능력이 됨을 보여준다.(요한 6,1-15)
26. 정의를 심판하시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사자
성경에서 사자는 정의를 심판하시는 하느님을 표상한다.(욥 10,16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재앙을 가져오는 암흑 세력이나(1베드 5,8 참조), 사악한 자를 덤불 속의 사자(시편10,9 참조)로 비유하고, 임금의 분노를 사자의 으르렁거림으로(잠언 19,12 참조) 비유한다. 또 유다 지파를 사자 새끼(창세 49,9 참조)로 사자들을 심판의 수단(1열왕 13,26 참조)으로 표현한
다. 그래서 사자를 나라의 흥망성쇠, 선과 악, 전능함과 약함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27. 하느님의 어린 양
양은 성경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동물이다.
성경에서 양을 치는 목자에 대한 언급은 백번이 넘게 나온다. 이렇게 양과 목자가 영적 진리를 위한 비유로 등장할 만큼 양은 히브리인들의 삶에서 중요한 동물이었다.
양은 희생 제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에 비유했다.(요한 1,29)
28. 온순하고 영리한 코끼리
성경에 코끼리는 상아를 가진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 코끼리가 팔레스티나에 서식했었다고 본다.
솔로몬은 상아로 왕좌를(2역대9,17 참조) 만들었고, 아합 왕은 상아 궁(1열왕 22,39 참조)을 지었다고 한다.
아가서에서는 은유적으로 상아를 표현했다.(아가 5,14 참조) 마카베오기에서는 코끼리 기병을 이용한 돌격 상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1마카 6,34-37.43-47 참조) 대개는 코끼리를 길들여 성벽이나 성문을 공격할 때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29. 용맹스럽고 신성한 말
성경에서 말은 용맹과 전쟁, 재난을 상징한다.
말은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었기에 군사적 힘과 국가적 안전의 상징이 됐다.(시편 20,8 참조) 그런데 하느님은 군마를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으셨다.(신명 17,16 참조; 20,1참조) 오히려 이스라엘 역사에서 주님은 당신이 기마와 병거보다 우월하심을 보여주셨다.(탈출 14,28 참조) 말이 가진 특징으로 공격성과 완고함, 미련함을 들 수 있는데 이 특징들을 이스라엘 백성에 비유해서 언급한다.(예레 8,6; 5,8; 잠언 26,3 참조)
30. 거룩한 나무 아카시아
이스라엘 백성은 아카시아 나무를 신성하게 여겼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성막 건설에서 제단, 증거궤, 성막의 널판 등을 모두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었다.(탈출 25,10 참조)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킨 뒤 홍해를 건너 시나이 광야에 이르러 하느님께 예물로 드리라고 한 품목에 아카시아 나무가 들어있다.(탈출 25,5 참조) 예수님이 처형되신 십자가 나무도 물론 가설이지만 성서적 근거로 볼 때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었다고 보는 이도 있다.
글_ 「성경 속 동식물」 |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