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달라졌어요! (brunch.co.kr)
밥이 달라졌어요!
매일매일 밥 ᆢ밥의 안단테!(건새우&톳&양송이버섯의 밥)
어느 날부터
글 쓰는 작가가 밥 하는 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 작가!
밥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어.카페도 나오지 않아!
모임도 나오지 않아!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며 밥 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니 웃기지.
늙어서 주책이야!"
카페에서 같이 글 쓰는 동료가 여기저기 수다를 떨고 다녔다.
며칠 전부터
달콤하고 달달한 밥이 먹고 싶었다.시원하고 담백한 밥이 먹고 싶었다.
"이런 밥 있을까!
만들어 먹어봐야 맛을 알지."
나는 노트북 앞에서 저녁에 먹을 밥 생각에 푹 빠져 있었다.
"시원한 건 건새우!
달콤한 것도 건새우!
그럼담백한 것은 톳!
달달한 것은 양송이버섯!
새우와 양송이가 만나 달콤하고 달달한 맛을 낼 거야.시원하고 담백한 맛은 새우와 톳이 만나 맛을 내겠지.
좋아!
한 번 해보자."
나는 에코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양송이버섯!
건새우!톳!또 살게 뭐가 있을까."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살 것을 생각했다.
"내일은
달래와 노루궁뎅이버섯밥을 해 먹자."
내일 먹을 밥까지 생각한 나는 신호등이 바뀌자 룰루랄라 신나게 걸었다.
"히히히!
<밥이 달라졌어요>
웃겨!
다들 웃긴다고 하잖아.
나는생각보다 진지한데 말이야!"
제법 근사한 제목 같았다.
야채 코너에서
양송이버섯, 톳을 찾아 에코백에 넣었다.건어물 코너에서 건새우를 넣고 계산대를 향했다.
"내일 밥 할 재료는 내일 사자!
그래야
싱싱한 재료로 밥 하지."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향했다.
쌀을 씻었다.
저녁에 손님이 와 4인분 기준에 맞게 쌀을 씻어 밥솥에 넣었다.
봉지에서 재료를 꺼냈다.
양송이버섯, 건새우, 톳을 꺼내 밥솥에 넣을 수 있도록 깨끗이 씻었다.
"무얼 먼저 넣어야 할까!
쌀 위에 제일 먼저 올려야 할게 무얼까."
밥솥을 식탁에 올려놓고 고민했다.
"어차피!
폭풍우가 몰아칠 거야!
거센 파도도 멈추지 않을 테지."
하고 생각한 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쌀 위에
건새우와 양송이버섯을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 톳을 올리고 한 컷 사진을 찍었다.
<밥의 안단테>!(양송이버섯, 건새우, 그 위에 톳)
"이거!넘치지 않겠지.물이 넘치면 밥맛이 덜할 텐데.설마!무슨 일 있을까."나는 걱정반 호기심반 망설였다.
"어떤 맛일까!
<밥의 안단테>가 연주를 시작하겠지.
히히히!
좋아 좋아."
밥솥 전원코드를 꼽았다.
이제
기다리면 된다.
"또
뭘 해야 할까.그렇지!된장국을 끓여야지.건새우와 청경채 넣은 된장국을 끓이자!"밥 짓는 동안 나는 또 바빠졌다.
냉장고에서 건새우와 된장을 꺼냈다.
야채 서랍에서 청경채도 꺼내 씻었다.
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바다!
새우가 긴 수염을 휘날리며 춤추고 있었다.
아니!
바위를 붙잡고 있던 톳도 찰랑거리는 물결에 따라 춤추고 있었다.
"이런!
밥솥에 바다가 펼쳐졌군.
어느 바다일까!"
새우와 톳이 춤추는 바닷속으로 나도 헤엄쳐 갔다.
"뭐야!
나를 버리고 모두 바다로 가다니.
두고 봐!
내가 어떤 맛을 내는지."
혼자 남은 양송이버섯은 속상했다.
산이 아닌
바다로 떠난 나를 원망하고 있었다.
"새우야!
어디까지 헤엄쳐 갈 거야?"
새우 곁으로 헤엄쳐 가 물었다.
"히히히!
절 따라오세요.
신비한 바다를 구경시켜 드릴게요."
"좋아! 좋아!"
나는 새우를 따라 헤엄쳐 갔다.
"저길 보세요!
톳과 미역들이 춤추는 걸.
그 사이사이에 물고기들이 함께 춤추고 있어요.
바다 생명체는 모두 함께 생성과 소멸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렇구나!
사람들은 자기만 생각하는데."
나는 부끄러웠다.
톳과 미역 사이에 있는 성게 가시가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바다는 고요했다.
새우와 톳이 사는 곳이 부러웠다.
아니
바다가 부러웠다.
"<밥의 안단테>!
집안에 바다 향기가 가득하군.
이런
바다를 밥솥에 넣어버렸군!
히히히!
나는 마법사."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솥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바다와 산!
아니면
바다와 들판!
이런 향기가 나야 하는데.
양송이버섯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건새우와 톳이 들어가서 바다 향이 더 진한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밥이 다 되었다는 신호가 울렸다.
"열어 볼까!
오늘은 또 어떤 빛과 향을 선물할 밥이 되었을까."
나는 궁금했다.
밥이 더 맛있어지도록 오 분 정도 기다렸다.
"어디 보자!
오 마이 갓!"
밥이 보이지 않았다.
새우가 노닐던 바다가 보였다.
해안가 모퉁이에 양송이버섯 재배하는 농가도 보였다.
"세상에!
이런 밥을 내가 하다니.
오 마이 갓!
잠깐
사진 한 컷 찍어야지."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찰칵! 찰칵! 찰칵!'
사진을 찍고 밥솥을 향해 콧구멍을 들이밀었다.
"바다!
세상에 밥솥에 바다를 담았어.
아니!
이건 또 무슨 향기야.
그렇지!
양송이버섯 향기가 달달하게 나는 군."
나는 밥솥을 열고서야 잊어버린 양송이버섯을 찾을 수 있었다.
새우가 바다를 헤엄쳐 다닌 흔적이 여기저기 있었다.
<밥의 안단테>!
나는 향기에 이미 배가 불렀다.
<밥의 안단테>!
반찬이 필요 없었다.
달콤하고 달달한 밥이었다.
시원하고 담백한 밥이었다.
<밥의 안단테>! 한 그릇
"미쳤어! 미쳤어!
세상에 바닷가에 온 것 같아.
어떻게
이런 밥을 지을 생각을 했어!"
초대받은 친구는 <밥의 안단테>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긴 수다를 떨었다.
"세상에!
나도 집에 가서 해봐야지.
작가님!
이 밥 레시피가 어떻게 돼요?"
하고 물었다.
"레시피!
그건 식당 셰프들이나 필요하지.
난!
손에 잡히는 대로 넣었어.
그러니까
레피시가 필요하면 내 영혼 속으로 들어와야 알 수 있어."
하고 말한 내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너무 맛있다!
이건
신의 한 수다."
건새우와 톳 사이에 양송이버섯을 넣은 게 밥맛이 짭짤하면서 달콤하게 해 줬다.
<밥의 안단테>!
매일매일 먹는 밥 한 그릇으로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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