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4일, 금요일, Manaus, Amazon 강 Tabatinga 행 배 (오늘의 경비 US $111: 숙박료 15, 해먹 20, 점심 10, 입장료 5, 식료품 5, 이발 7, Amazon 강 배표 268, 맥주 4, 환율 US $1 = 3 real) 오전 5시 반경 Amazon 강 지역의 제일 큰 도시인 Manaus에 도착하였다. 며칠 동안 배 안에서 조금이나마 친했던 승객들은 자기 갈 길을 찾아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그래도 귀염둥이 자매와 나에게 기독교 설교를 하려했던 젊은이, 그리고 다른 몇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헤졌다. 선착장을 빠져나오는데 뒤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돌아다보니 같은 배에 탔던 친구다. 호텔을 찾고 있으면 자기가 가려는 호텔이 싸고 좋으니 함께 가잔다. 멀지 않느냐고 물으니 가깝단다. 그래서 따라가 보니 내가 들려고 정해 놓았던 세 호텔 중의 한 호텔이었다. 방 가격이 싸고 마당도 널찍하고 분위기도 좋다. 방을 정하고 샤워부터 했다. Manaus는 매우 더운 곳이라 배에서 호텔까지 고작 20분 정도 걸었는데 땀이 비 오듯 했다. 호텔 주방에 부탁해서 커피 물을 얻어서 아침 커피를 만들어서 맛있게 마시면서 오늘 계획을 세웠다. Manaus 시내 구경도 하고 정글 관광과 Manaus에서 Tabatinga까지 가는 Amazon 강 배 시간을 알아보고 밀린 인터넷도 하고, 이발도 하고, 할 것이 많다. Tabatinga는 브라질과 페루 국경에 있는 Amazon 강변도시이다. 그곳까지 Amazon 강을 다니는 배로 가서 페루 국경을 넘고 다른 배로 갈아타고 페루의 Iquitos 까지 간다. Iquitos에서는 페루의 다른 도시와는 육로로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항공편으로 가야한다. 가능한 한 육로로 다니는 것이 내 원칙인데 Iquitos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원칙을 어긴다. 우선 손빨래를 대강 해서 널어놓고 호텔을 나서니 인터넷 카페가 근처에 보인다. 가보니 아직 열지 않았는데 10여분 후에 연다한다. 부두 쪽으로 가다보니 해먹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고 내가 원하는 가벼운 해먹이 있다. 나일론 천으로 만든 것인데 300g 정도 무게로 배낭여행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잘 때 느낌은 어떨지 모르겠다. 해먹은 대부분 면으로 만들었는데 배낭 여행자가 지고 다니기에는 좀 무겁다. Porto Velho에서 산 면 해먹을 주고 가격을 깎으려 하니 안 된다. 중고 해먹은 자기네에게는 쓰레기나 다름없다며 단 1 real도 안 깎아준다. 할 수 없이 달라는 가격을 다 주고 새로 샀다. 나에게는 가벼운 해먹이 꼭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 정글 관광을 알아보니 여행사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호텔에서 소개하는 한 군데 전화를 했더니 하루 관광이 160 real이란다. 또 한 군데 전화를 하니 80 real이란다. 두 번째 전화가 끝나자마자 첫 번째 전화한 여행사 친구가 호텔에 나타나더니 자기네 것이 비싸기는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을 한다.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판단이 안 되어서 관광은 내일 할 것이니 오후에 정하겠다고 미루어 놓고 Lonely Planet이 추천하는 여행사 한곳을 찾아갔다. 인디언 원주민이 경영한다는 여행사인데 자기네는 1일 관광은 안 하고 제일 짧은 것이 3일 관광이라며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설명을 들어보니 며칠 전에 한 Pantanal 관광과 별 차가 없다. 가격은 417 real로 하루 평균 $40이 넘는다. 호텔 근처에 있는 인터넷 카페로 다시 가보니 벌써 만원이다. 주인이 영어를 잘 해서 물어보니 남아공 출신이란다. 백인들이 남아공을 대거 떠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곳까지 오다니. 이 친구에게 정글 관광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160 real을 부르는 여행사는 문제가 많은 곳이라며 피하는 것이 좋고 원주민 인디언이 하는 여행사는 괜찮은 곳이지만 가격이 좀 비싸단다. 하루 평균 $30이 적정 가격이란다. 그러면서 다른 여행사 한 곳을 소개해 주면서 꼭 자기 이름을 얘기하란다. 그래야 잘 해줄 것이란다. 이 친구도 장사 속인지 아니면 호의를 베푸는 것인지를 알 도리가 없다. 거리로 나가니 여기저기서 관광 소개꾼들이 덤벼든다. 달고 있는 배지를 손으로 가리키며 자기는 진짜라고 한다. 그러면 가짜도 있다는 얘기인데 외국 여행자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도리가 없다. 원주민 인디언이 경영하는 여행사로 다시 가서 하루 $30이면 3일 관광을 하겠다고 하니 저녁 7시까지 호텔로 연락해주겠다고 한다. 혼자는 그 가격으로 안 되고 두 사람을 더 모으면 할 수 있단다. 어쨌든 이 여행사가 가장 믿을만하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곳이니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일 엉터리 짓을 하면 Lonely Planet 카페에 불평 글을 올려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Lonely Planet의 추천을 받은 곳은 배낭 여행자를 상대할 때 조심한다. Lonely Planet 추천은 배낭 여행자들을 상대로 하는 관광 업소들에게는 큰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Lonely Planet 카페에 자기 업소에 관한 불평 글이 오르는 것은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Teatro 구경을 했다. 한국으로 말하며 국립극장 같은 곳인데 미국 워싱턴 D.C.에서 온 그룹 7명과 함께 했다. 1800년 중반에 지은 극장인데 화려하기 짝이 없다. 유럽이나 미국에도 이렇게 화려한 극장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그 당시 Manaus 고무 부자들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으면 이렇게 화려한 극장을 정글 한 가운데 지었을까. Manaus의 고무 부자들은 옷 세탁을 영국 London에 보내서 할 정도로 사치한 생활을 했고 이 극장을 지은 다음에 유럽 최고의 오페라, 발레, 심포니 악단을 초청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한다. 유럽에서 뉴욕으로 항해하는 시간이면 이곳에도 올수 있고 돈은 많으니 맘만 먹으면 못할 것 없었겠다. Manaus는 Amazon 정글 한 가운데 있는 도시이지만 대서양을 다니는 큰 배들이 Amazon 강을 통해서 이곳까지 직접 항해할 수 있었다. 전기도 브라질에서 Rio de Janeiro 다음 두 번째로 들어왔다 한다. 그런데 세계 고무 생산을 독점해서 떼돈을 벌던 Manaus가 하루아침에 폭삭 망했다. 산업 스파이 때문이었다. 1876년에 영국인 Henry Wickham이란 사람이 영국 돈 700 pound 상금을 타기 위해서 Amazon 지역으로부터 고무나무 씨 7만개를 영국으로 밀수입했다. 영국은 그 씨를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Ceylon과 (지금의 스리랑카) 말레이시아에 심어서 1910년대부터는 Manaus 고무보다 더 질이 좋은 고무를 Manaus 고무보다 더 싼값으로 세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망한 Manaus의 고무 부자들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모르겠다. 극장 구경을 마치고 내주 수요일에 떠나는 Tabatinga 행 배표를 사러갔다. 내주 수요일이 다음 배가 떠나는 날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표원 얘기가 오늘 떠나는 배도 있다고 한다. Tabatinga 배는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토요일에 있는데 오늘 떠나는 배도 있다니 무슨 얘기인가 하고 생각하니 아차 오늘이 토요일이다. 어째서 오늘 떠나는 배가 있다는 것은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인지, 황당한 기분이다. (후기. 그러나 오늘은 금요일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당장 오늘 떠나는 배표를 사고 배에서 필요한 음식을 대강 사고 이발을 서둘러 하고 호텔 체크아웃을 한 다음 배로 찾아가서 승선을 하니 출발 시간까지 3시간이나 남았다. 일찍 승선해서 좋은 해먹 자리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서둘러서 호텔 체크아웃을 하는 바람에 스위스 포켓 나이프를 호텔 방에 놓고 왔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갑자기 계획이 바뀌어서 Manaus에서 꼭 하려고 했던 것 몇 가지를 못 했다. 정글 관광은 Iquitos 가서도 할 수 있으니 별것 아니다. 더구나 Pantanal 관광과 너무나 흡사해서 중복이 되는 느낌이라 Iquitos에서도 안 할 수도 있다. 카메라 배터리 충전은 배 안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인터넷을 못한 것이 아쉽다. Tabatinga 까지 6, 7일이 걸리고 Iquitos까지는 하루가 더 걸리니 인터넷은 한 동안 못하게 되었다. 여행지도 Manaus에서 제일 유명한 건물인 Teatro Amazonas 극장 유럽의 최고 음악가와 악단을 초청해서 연주했단다, 유럽에서 배를 타면 이 도시까지 직행이었다 이 건물은 특이한 모습의 돔으로 유명하다 호화찬란한 건물 내부, 어두워서 사진이 깨끗하게 안 나왔다 Manaus를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극장 주위에 있는 건물들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