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대화성당(천주교) 관람기
1박 2일 정선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강원도 평창군 대화 2리에 자리잡은 <대화성당>
벌써부터 이곳에 맘을 두고 이 성당이 지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요모조모 알아보았다.
1997년 4월 기공식을 갖고 턱없이 부족한 건축비 마련을 위해 할머니 신자들은 산나물을 캐서 팔고,
작고 피부도 까무잡잡해서 '부시맨'이라는 별명을 지닌 황인찬 신부는 도회지 성당에 나가 색스폰과
팬풀륫을 불고 때로는 노래까지 불러가며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마침내 1998년 11월 14일 아름다운
성당이 완공되어 봉헌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후 황인찬 신부는 그 어떤 사연으로 사제복을 벗고 결혼하여 현재 아들을 하나 두고
<덕유산 한옥학교> 교장으로 계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머잖아 성공회 신부로 사제직에 다시 귀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분이 사제로 돌아오면 멀리서나마 한번 꼭 찾아 뵈리라.
강원도 평창군 대화 2리 소재
최태훈 조각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정문조각들
성당 위 브론즈 십자가는 4복음사가를 연상시킨다
성모자상 쪽이 본당, 장독대 쪽이 식당?
이 성수대와 본당의 십자고상, 제대는 이태리에서 10년간 활동하셨던 조각가 한집섭씨의 작품이다.
번호키로 꼭꼭 잠궈 놓은 성당 마당만 한 바퀴 돌고 돌아서는데 활짝웃으며 나를 반긴 건 한 쌍의 도라지꽃--
문마다 굳게 잠겨 있어서 화가 김남용의 색유리화를 못 보고 도예가 변승훈씨가 <골고다 언덕의 세 십자가>를제작한 성당 뒷벽의 모자이크 벽화도 보지 못했다.
하긴 잘못은 나에게 있다. 10시에 순례자의 미사 참석을 했어야 했다.
그런 마음준비도 없이 찾아온 내가 무얼 툴툴거린단 말인가!! (2011.7.22)
출처: 맑은바람 글쓴이: 맑은바람
첫댓글 융숭한 빈터에 정갈한 벽돌집, 푸른 산을 이고 있어서 정말 아름답네요. "부시맨"과 할머니 신자들, 조각가 두 분의 질박한 손길도 느낍니다. 글쓴이 맑은바람 님, 곧 황인찬 성공회 사제님을 만나시겠네요.
현재까지 한옥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어, 일례로 건축비죠~, 앞으로 한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청되고 실현되면 분명 우리의 삶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음주 중이라도 대화에 다녀와야겠는걸요....감사합니다^^
와~ 저도 가본지 10년이 넘었네요. 아쉽게도 성당 내부를 못 들어가보셨군요. 예술품들로 가득하지만, 문제는 지붕에 단열이 안되어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덥다는 것을 최근에 대화성당 신자들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식하게 시작해서....지금 저런 성당을 지으라면 한옥으로 지을 수 있는데.....안목이 그정도 밖에 안되었으니...... 감사합니다. 이렇게 다시 구경시켜주어서.....그곳에 사는 할아버지 신자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조만간 다녀올 생각입니다.
한옥으로 지으면 정말 좋지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스르릉 안겨 스며드는 한옥이야말로 예술품. 저 잘났다고 으시대지 않고 사철따라 변주하는 기능 또한 과학적이고요. 한옥하면 제가 무조건 좋아하는 곳. 마루, 기둥을 받치는 댓돌, 깊은 마당과 작은 우물 있는 뒤란, 창호지 바른 격자 무늬 문(겨울에는 덧문), 흙담, 드러누우면 기와집/초가집이든 눈에 안겨오는 대들보와 서까래가 빚어내는 기하학적 형상, 암기와/숫기와가 어우러지며 아롱져 흘러가는 물결... 자~ 그러니 이런 곳에서 예배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대화성당이 덥고 춥다고요? 그러면 이거 제 말이 허풍이 돼버려 난처한데^^. 몇 해 전에 경주에 한옥 호텔 <라궁>이 들어섰죠. 히야~ 얼마나 멋지고 황홀하게 보이던지(사진으로만 구경). 성당을 한옥으로 지으려면 비용은 어떤가요? 속성 철근 콘크리트 건물보다 더 들어갈 것 같은데 말입니다. / 하늘재 님, 춘추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님들의 바람도 그렇고 "부시맨"께서 시간 내셔서 빨리 대화성당 다녀 오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