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당나라 말기에 운문이라는 스님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데서 연유합니다
보름 전의 일은 그대들에게 묻지 않겠다 오늘부터 보름 이후의 일을 표현할 수 있는
한마디 언구를 일러 보라 하시니 제자들은 무어라 대답하는 것이 좋을지 다들 묵묵부답으로 앉아있습니다.
이에 스님은 스스로 답하기를 일일시호일(날마다 좋은 날)이라 하였답니다.
이미 지나간 날이 어찌되었건 그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과거지사요,
지금 오늘 이후로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은 내가 주체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행복을 만들고
엮어 나갈 수 있는 새날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나 좋은 날은 누가 나에게 아무 댓가 없이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삶을 통해서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고 사는 사람에게는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
아니 될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 탕왕이 쓰던 세숫대야에 기록된 말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신일일신우일신(日新日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을 줄여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새롭게 라는 의미로 스스로를 경책하는 글로 삼았다 하는데 운문스님의 날마나 좋은 날과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봄꽃이 만연한 임진년 4월의 어느날 아침 모든 산꾼님들의 나날들이 좋은날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미천한 제가 감히 한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