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일(6월 9일. 간성-마차진리/금강산콘도) 고지가 눈앞에
흐림. 20℃

P선생 덕분에 속초 도로공사 연수원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고, 연수원 앞에 있는 '밥 짓는 마을'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우린 버스로 간성까지 이동한다. 사흘을 우리와 함께 동행하며 고락을 같이 한 '의리의 사나이' P선생은 우리와 작별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간성에서 09:20 출발. 이제 목표가 눈앞에 다가와서 그런지 걷는 내내 어깨를 짓누르던 배낭도 이제는 그 무게도 못 느끼겠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선 신바람이 절로 인다.
송죽리를 지나는데 화백 몇몇이 내일 통일전망대로 오겠다는 전화가 온다. 마지막 영광의 자리에 빠질 수 없다는 일념에서 먼 거리를 새벽부터 달려오겠다고 한다.


길옆으로 끊어진 교각도 보이고, 한적한 도로를 걷다가 옆길로도 내려서 걸어본다.
11시경, 거진을 지나는데 서울에서 K화백 친구 네 분이 이 먼 곳까지 격려차 차로 당도한다. ‘구심회’라는 친목모임 멤버라고 한다. 우리와 함께 한참을 걷기도 하고, 대진항 횟집에서 푸짐한 생선회를 대접 받았다. 그간 겪었던 일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갈 길이 멀어 아쉬운 이별을 하고 네 분은 서울로 떠나고 우리는 계속 이어서 걷는다.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지는 해안길을 따라서 걷는다.
초도리에서 가게를 만나 며칠째 못 먹었던 '메로나'도 사먹었다. 초도리는 ‘이화여대 화진포 수련관’이 있어서 몇 차례 와 본 곳이다. 화진포 호수를 지나고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며 파도 소리와 함께 바다 냄새를 맡으며 마차진리에 이르니 금강산콘도가 눈앞에 나타난다.

내일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 오늘은 이곳에서 일정을 마친다. 미리 예약해 둔 방에 짐을 푼 후, 지하 사우나에 내려가서 피로를 푼다. 뜨거운 탕속에 몸을 담그니 스르르 눈이 감기며 그동안 걸어온 길과 마을이 영화 필름 처럼 지나간다. 목욕을 하고 나오는데 카운터의 아줌마가 우리 모습을 보더니 먹고 있던 식빵을 좀 먹으라고 나눠준다. 이때의 초췌한 우리모습은 노숙자와 다름없었다.

저녁 9시경 우리 아들이 제 엄마와 C의 아내를 태우고 도착한다. 또 10시가 넘으니 퇴근 후 출발한 학교 후배들이 들이닥친다.
오다가 거진에서 생선회를 잔뜩 떠서 아이스박스에 얼음까지 채워서 가져왔다. 콘도 방에서는 늦은 밤 때 아니게 축하 케이크까지 등장하는 파티가 벌어진다.
보나마나 내일 통일전망대가 한바탕 떠들썩하겠다.
▶오늘 걸은 거리 : 16km(4시간)
▶코스 : 간성-송죽리-반암리-자산리-거진-초도리-대진-마차진리(금강산콘도)
<식사>
아침 : 황태해장국(설악동)
점심 : 생선회(거진)
저녁 : 우거지곰탕(금강산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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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06 년 6 월 11 일
그날 말입니다, 통일 됬으면 클나는 거였지요.
백두산 까지 안 갈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