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록잎님이 올려주신 제주도 관련 글에서 한 스케치 사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3번째 오드리헵번의 사진입니다
사실 이번 '대기근이 온다' 책낼때 저 사진을 꼭 올려놓고 싶어서 원고에 포함됬던 사진입니다
하지만 저작권때문에 그 사진은 빠지고 다른 사진이 작게 들어갔죠 생각난김에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주말인데 한번 재미로 봐주세요
책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드리헵번이 중학생때인 2차대전중 독일군에게 포위되어 그녀와 가족이 거의 굶어죽을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그녀가 살던 네덜란드가 독일의 지배를 받으면서 나치에 저항했단 이유로 나라전체가 봉쇄되어 식량수송이 끊깁니다 이때문에 수백만 국민들이 굶주리고 매일 아사해나갔었죠 실제 3만명가량이 굶어죽었다고하네요
(재밌는건 대전 직전까지 식민지배했던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인들이 독립운동을하며 저항하자 네덜란드인들도 고사작전을 실시해서 역시 많은 현지인들을 아사 시켰는데 자기들도 고대로 당했다는거죠 역사의 아이러니...)
요즘 시리아 마사다 지역의 한 도시가 봉돼되 거기 수많은 주민들이 굶고 개,고양이까지 잡아 먹다 죽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이슬람 종교에선 개,고양이등을 먹지마라고하는데 원체 먹을게 없다보니 율법학자들이 일반인들은 먹어도 된다라고 율법해석까지 해줬다죠
2차대전 네덜란드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있었던겁니다 재밌는건 튤립이 많다보니 거기 도시민들은 도시 화단의 튤립을 캐서 그 뿌리인 구근을 삶거나 죽으로 만들어 먹었다고합니다 반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금반지가 있어도 통조림하나와 바꾸기 힘들었다고합니다
비슷한때 역시 독일군에게 포위되어 300만 도시민들이 고립되어 장장 3년간 방어전을 펼쳤던 레닌그라드에서도 역시 집단 아사사태가 진행됬었죠 기록에는 유명 여배우가 평소 자기가 아끼던 팥알만한 다이아반지를 뒷골목 암시장에 들고나가 통조림 하나와 겨우 바꿔올수 있었다네요
중2였던 오드리헵번도 그때 굶주림으로 뼈만 남을 정도였고 후유증으로 천식과 각종 질병을 앓았습니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 눈가아래에 깊은 다크써클이 있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어렸을적의 천식과 기근때문에 생겼다고하죠
그러다 죽기직전 독일이 항복하면서 포위를 풀고 식량트럭이 들어와서 기적적으로 살아날수 있었습니다 만약 독일이 전쟁을 한달만 더 끌었다면 오드리헵번도 죽어 인류의 역사에서 등장하지 못했을테고 네덜란드 국민 수십만명이 더 아사했을겁니다
오드리헵번은 그때 한 미군병사가 준 초코렛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하네요 그래서 이후로 단걸 좋아하게되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도 매일 저녁마다 밥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한사발이나 초코바를 먹었다네요 그럼에도 살이 안쪘다는건 신기하죠ㅎ
아무튼 소녀때 굶어죽을뻔한 기근의 트라우마가 평생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합니다
그래서 톱스타가 된이후에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의 대기근지역, 전쟁지역, 전염병 지역에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다는군요
죽기 4달전까지도 봉사활동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서 서둘러 유럽의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하니 암이었다고...
제가 책의 오드리헵번 에피소드에서 첫장에 꼭 올리고 싶었던 사진입니다
사실 언제 누가 찍은건지도 모르고 참 분위기 좋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유섭카쉬(yousuf karsh)라는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이라네요 주로 흑백사진을 찍는데 이외에도 여러 유명인사의 흑백사진을 찍었고 다 독특한 멋으로 유명했다네요
그리고 1815 인도네시아 탐보라화산 대기근편에서
p153페이지 '재난이 만든 자전거'라는 부분이 있죠 책에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당시 탐보라화산이 대분화를 일으키면서 전세게는 갑작스레 소빙하기에 들어서게 됩니다 여름이 없는 해로 불릴정도로 여름에도 눈이 내릴정도였고 이때문에 전세계는 심각한 기근이 시작됬다고합니다 사람이 먹을게 없다보니 말까지 다 잡아먹었고 그래서 나중에는 사람과 화물의 운송에 큰 문제가 생길정도였는데 이런시대에 그 필요성으로 자전거가 처음 발명됩니다
드레지엔이라고 현대 자전거의 시조입니다 페달이 없는대신 발로 차서 앞으로 나갔다네요 이사진도 넣고 싶었는데 사정으로 빠지게 됬다는...
그리고 3장 고난의 시대 - 흉년식량편에서
사람들이 먹을게 아무것도 없을때 나무껍질은 물론 흙까지 파먹게됩니다 우리나라뿐만아니라 서양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더군요 그리고 믿지 못하겠지만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배고픈이들이 흙을 먹고있습니다 아이티의 진흙쿠키라고 유명하죠
원래 이 사진을 넣고 싶었지만 역시나 잘렸습니다
어린아이가 흙을 먹는 모습이 불편했던듯하네요
그리고 많은 페이지에걸쳐 다룬 조선 경신대기근, 1670년 100만명이 굶어죽은 엄청난 재앙이었죠
이당시 일본의 대기근을 다룬 그림사진도 올리려했지만 역시 삭제...
죽어가는 사람들이 인육을 뜯어 먹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1932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설명한 에피소드 부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국민 수백만명이 굶주리며 대량으로 죽어갔다 한편 인육을 먹는 식인행위가 광범위하게 늘었다 이당시에 외국기자가 찍은 사진을 보면 사람의 팔다리와 머리를 잘라 매대에 올려놓은 시장의 모습을 찾아볼수 있다 그자체로도 끔찍한 상황이었지만 카메라를 바라보는 상인의 눈빛은 흑백 사진인데도 야수와 같은 서늘함이 느껴져 살벌할 정도다 ' p174
이부분에서 사실 이 사진을 보고 얘기한것입니다
원고에는 이 사진들이었는데 너무 끔찍하다는 이유로 삭제되고 훨씬 순화된 사진으로 다른게 올라간거라는...
사진으로만 봐도 살벌하죠
미인으로 유명한 이나라에서 불과 한세기도 안된시기에 이런 처참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인류의 과거 대기근 역사를 연구하면서 느낀건 역시나 문명과 인간성, 예의란것들은 정말 깨지기 쉬운것들이란겁니다
21세기가 됬다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쓰는 세상이라고 사상과 인간의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것입니다
양반도 굶으면 남의 집 담을 넘는다는 말처럼 어느 인간이든 극도로 굶게되면 이성이 사라지고 피비린내나는 생존본능이 들어납니다
재난이든 전쟁이든 우리도 언제든 그런일이 있을수 있다는걸 명심해야합니다
지금 시리아 마사다지역에서 그걸 잘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이건 책의 원고파일 정보
총편집시간이 수정횟수 800번에 2074시간 ㅎ
첫댓글 코난님 ......간식 먹고 있다가.....ㅠㅠ
아이티 진흙 쿠키같은경우 국가에서지급하는 깨긋한흙의 밀가루 소금 설탕등을섞어 먹는식으로 물론기근일때발생했지만지금은 맛과싼값에 먹는걸로알고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대찌개처럼요 우리나라같은경우 고기가귀해 국탕요리들이 발달했는데 지금 고기없어서 국탕해먹는건 으니잖습니까 잘못알고있는거라면 죄송합니다
@바라보라(서울) 네 찾아보니 실제로먹을게없어서 탈장과 기생충에감염됬는데도 진흙쿠키를먹네요 조금지위가 높은사람들이 인터뷰를방해한단 기사를접했는데 아마 그사람들이 써놓은기사를보고 믿은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런게 있어야 더 피부로 느꼈을꺼 같네요.ㅎㅎ;
잘읽었습니다
끔찍하네요.. 100마디 말보다 임팩트 있는것이 사진인데 못 실린게 아쉽기도 하네요 이런걸 보면 기자가 진짜 중요하기도 하고..
사진 끔찍하군요... 확실히 저 사진이 올라가려면 책에 연령제한이 붙을 것같네요ㄷㄷㄷ
으악 ㅡ.ㅡ
사진들이 삭제 된게 아쉽내요
참으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이란 것은
깨지기 쉬운 모형정원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서카쉬사진전할때다들저앞에서왔다갔다하던 ㅋㅋ
서울서카쉬사진전할때다들저앞에서왔다갔다하던 ㅋㅋ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아야겠어요
코난님 못 본 사이에 또 책을 내시나 봅니다.
아. 요즘 어떻게 하루하루가 가나 모르겠습니다.
겨울인데도 바쁘신가봅니다 이번에 2번째 책냈습니다 공지에도 올렸는데 ㅎ 농촌현실과 먹거리에 대한 책입니다
대기근이 온다"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저도 어렸을때 먹을 게 없어서 매일 배가 고팠었는데,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너무 풍족한게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