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 원주 간현봉 산행 기록]
산에 가는 이유는, 산에 가서 바로 그 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산에 가면 비로소 그 산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산에 깊이 들어서면, 산을 헤매다보면, 인간 이전의 동물이 된다. 자연상태의 동물이 지닌 '야생성'의 회복을 통해 자유로와진다. 산을 구성하는 자연의 일부가 된다. 그 자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위해, 산에 가는 것이다.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간현봉은 해발 386m이다. 높지는 않지만, 산 능선에서는 그 아래로 간현관광지를 흐르는 삼산천과 섬강을 내려다보는, 나름 경관이 좋은 산이다.
오늘의 날씨는 영하5도에서 영상4도, 구름 많은 흐림이다. 겨울 산행 하기 아주 좋은 날이다.
10시 14분 간현봉 등산로 입구에 도착, 철제 계단으로 산길을 오른다. 눈길이다. '아이젠'은 필수다.
40분 정도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아래로 삼산천이 내려다보인다. 가끔 기차가 그 하천을 가로질러 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그 지점에서 간현광광지의 출렁다리 두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늘 산행 모임에 처음 나오신 회원님께서, 귀한 곶감을 가져오셨다. 이제껏 세상에서 먹어본, 가장 맛있는 곶감이다. 그 회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간현봉을 800m 앞둔 지점의 바위 벼랑 위에서 판대 쪽 벌판이 내려다 보인다. 이 지점이 사진찍기 아주 좋은 곳이다.
산 곳곳에 지난 첫 눈, 폭설로 쓰러진 소나무가 길을 막고 있다.
어떤 곳은 한참을 우회하여 피해가야 했다. 오늘 산행이 다섯 시간 이상 걸린 이유이다.
12시 06분에 간현봉에 도착.
간현봉 정상에서 능선으로 이어진 옥대산을 거치고
망태봉으로 건너가고
두몽폭포로 내려왔다.
산은 역시 산이다. 겨울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