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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당선작 ]
밤의 모자 / 권민자
안부는 도로 입속에 넣어줘
토마토의 色을 빌려주겠니? 가지나 타조의 色 같은 것도 괜찮아?
나의 발은 완전히 몽롱해졌으니 은신시켜놨던 자학이나 꺼내야겠다
엉망진창 울고 있는 얼굴과 불쌍한 어깨는 쓰레기통에 처박고
나는, 폐빌딩에서 나올 법한 동전 내 등짝은 폐빌딩의 문짝처럼 너덜너덜해
나는 나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열쇠와 양말을 챙겼다 밤은 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토마토가 필요했다
토마토처럼 굴러가기 좋은 동전을 폐빌딩에서 발견한 나는
모자 쓴 밤의 모자를 벗기겠다 모자의 얼굴과 내 얼굴을 구분 못하겠다
떨어지지 않는 발과 떨어진 발을 고르고 고르다 할 수 없이 괜찮아지겠다
- 《문학사상》2012년 11월호
권민자 : 1983년 포항 출생. 2012년 《문학사상》신인상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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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로운 한주의 시작에 햇살이 방긋방긋~내일 뵙겠습니다.
네~ 조심히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