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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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경은 『금강정경(金剛頂經)』,『소실지경(蘇悉地經)』과 함께 밀교의 3부 경전 중 하나이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Mahāvairocanābhisambodhi이고,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Rnam par snaṅ mdsad chen po mṅon par rdsogs par byaṅ chub pa rnam par sprul pa byin gyis rlob pa śin tu rgyas pa mdo sdeḥi dbaṅ poḥi rgyal po shes bya baḥi chos kyi rnam graṅs이다.
줄여서 『대비로자나경(大毘盧遮那經)』·『비로자나성불경(毘盧遮那成佛經)』이라고 하며,
별칭으로 『대일경(大日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唐)나라 때 수바가라(輸波迦羅, Śubhakarasiṁha), 즉 선무외(善無畏) 등이 725년에 동도(東都)의 대복선사(大福先寺)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는 경전의 문의를 해석한 『대일경소(大日經疏)』20권과 그것을 다듬은 『대일경의석(大日經義釋)』이 있다.
진언종에서 전하는 밀교인 동밀(東密)은 『대일경소』를 중심으로 하고, 천태종에서 전하는 밀교인 태밀(台密)은 『대일경의석』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8세기 인도 학승인 붓다구히야(Buddhaguhya)가 저술한 주석서가 티베트어로 번역되었다.
4. 구성과 내용
총 7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깨달음의 마음을 내어 진언 수행을 하는 이가 직접 수행을 통해 교리를 체득하고 성불하기 위한 방법을 설한 경전이다.
산스크리트 명칭은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인 대일여래(大日如來)가 체험한 성불의 경지와 비로자나불이 시현하는 신변가지(神變加持)를 설하는 법문이라는 뜻이다.
비로자나는 우주의 실상을 뜻하는 일륜(日輪)의 다른 이름이며, 신변가지는 부처님의 부사의한 위신력으로 중생을 가호한다는 뜻이다.
흔히 『대일경』이라고 부르며 『금강정경(金剛頂經)』, 『소실지경(蘇悉地經)』과 함께 밀교의 3부 경전으로 분류된다.
『금강정경』이 금강계 진언의 본경(本經)이라면 이 경은 태장계 진언의 본경이 된다.
전반기 밀교경전에서 다라니를 독송하고 각종 밀교 의례를 행하는 목적은 주로 재앙을 없애고 복을 불러오게 하는 현세 이익적인 것이지만, 대일경은 성불을 목적으로 한다.
이 경은 모두 36품으로 이루어지며, 제1권에서 제6권까지의 31품, 즉 제1 「입진언문주심품(入眞言門住心)」부터 제31 「촉루품」까지는 당나라 학승인 무행(無行)이 인도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경의 원문이며,
제7권의 5품, 즉 제32 「진언행학처품」부터 제36 진언사업품」까지는 공양절차법으로 선무외가 보충한 것이다.
이것을 원본과 함께 묶어 번역한 것이 한역 대일경이다.
범어 원전은 현존하지 않고 9세기 초에 번역된 티베트역과 8세기 초의 한역이 각각 1종류씩 남아 있다.
한역본의 36품을 살펴보면,
제1 「입진언문주심품은 「서품」에 해당하며, 경의 대의(大義)를 총체적으로 논한다.
제2 「입만다라구연진언품」은 진언행을 수행하기 위해 건립할 대비(大悲) 태장(胎藏) 대만다라(大漫茶羅)의 건립법과 그 의미를 설한다. 이 만다라의 모양은, 가운데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8엽(葉)의 연꽃 모습이며, 그 꽃잎은 각각 편지원(徧知院)·관음원(觀音院)·금강수원(金剛手院)·지명원(持明院)·석가원(釋迦院)·문수원(文殊院)·허공장원(虛空藏院)·소실지원(蘇悉地院)·제개장원(除蓋障院)·지장원(地藏院) 등을 의미한다.
제3 「식장품(息障品)」은 만다라를 건립할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수행자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한다.
제4 「보통진언장품(普通眞言藏品)」은 여러 불보살의 진언 119가지를 열거하고 그 진언이 종자(種子) 진언인 아(阿) 자와 같은 의미임을 설한다.
제5 「세간성취품(世間成就品)」은 진언의 실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과(果)의 세계를 설한다. 그 세부 항목으로 자(字)·성(聲)·구(句)를 상응시키는 것을 강조한다. 선무외는 진언을 나타내는 자(字)는 본질적으로 깨달음의 마음을 나타내고, 진언의 독송소리는 제법(諸法)의 실상을 표출하며, 진언의 구(句)는 청정한 자신의 본존을 표현한다고 설한다.
제6 「실지출현품(悉地出現品)」, 제7 「성취실지품(成就悉地品)」, 제8 「전자륜만다라행품(轉字輪漫茶羅行品)」은 종자 진언 아자(阿字)를 사용한 성취법을 설한다.
제9 「밀인품(密印品)」은 인계(印契)로서 불법을 표현하는 40여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제10 「자륜품(字輪品)」을 비롯한 제11 「비밀만다라품(秘密漫茶羅品)」, 제12 「입비밀만다라법품(入秘密漫茶羅法品)」, 제13 「입비밀만다라위품(入秘密漫茶羅位品)」, 제14 「비밀팔인품(秘密八印品)」, 제15 「지명금계품(持明禁戒品)」, 제16 「아사리진실지품(阿闍梨眞實智品)」, 제17 「포자품(布字品)」 등은 주로 종자 진언과 자륜관, 여러 가지 범어의 의미를 설한다.
제18 「수방편학처품(受方便學處品)」, 제19 「설백자생품(說百字生品)」, 제20 「백자과상응품(百字果相應品)」, 제21 「백자위성품(百字位成品)」, 제22 「백자성취지송품(百字成就持誦品)」, 제23「백자진언법품(百字眞言法品)」, 제24 「설보리성품(說菩提性品)」, 제25 「삼삼매야품(三三昧耶品)」, 제26 「설여래품(說如來品)」, 제27 「세출세호마법품(世出世護摩法品)」, 제28 「설본존삼매품(說本尊三昧品)」, 제29 「설무상삼매품(說無相三昧品)」, 제30 「세출세지송품(世出世持誦品)」, 제31 「촉루품(囑累品)」등은 100자 진언과 자관법(字觀法), 삼매법 또는 호마법을 설명한다.
그 밖에 제32 「공양차제법중진언행학처품(供養次第法中眞言行學處品)」, 제33 「증익수호청정행품(增益守護淸淨行品)」, 제34 「공양의식품(供養儀式品)」, 제35 「지송법칙품(持誦法則品), 제36 「진언사업품(眞言事業品)」등은 선무외가 체득한 공양법을 각각 정리한다.
위의 각 품을 종합해보면, 제1품은 대개 진언밀교(眞言密敎)에 대한 교리를 조직적으로 해석한다.
이 가운데 보리심(菩提心)에 관한 내용은 『화엄경』 이래 전개된 보리심에 관한 사고를 계승한 것이다.
제2품부터 31품까지는 단을 설치하는 것[造壇]·관정(灌頂)·손 모양[印契] 등 위의 행법에 대해 설명한다.
제7권인 32품에서 36품까지의 5개 품은 원래 『금강정요략염송경』의 다른 번역으로 별행되었다.
그래서 티베트대장경에서는 앞부분의 6권은 성전부(聖典部)에, 뒷부분의 제7권은 논소부(論疏部) 에 편입돼 있다.
『대일경』은 비밀불교가 독립된 체계를 가지도록 한 밀교의 근본 경전 가운데 하나이며, 7세기 중반경 서인도에서 성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은 인도밀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가지며, 사상적인 면에서나 실천적인 면에서 6세기까지 인도의 전반기 밀교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